영화2006. 10. 30. 19:23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유로 영화제가 개최되었죠. 그 중에 3편의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어쩌다보니 다 소위 예술적이라는 국제 영화제에서 상 탄 작품들인데 영화제 영화는 재미없고 지루하다!--라는 편견을 확 깨주는 재미있는 영화 뿐이었습니다. 동시에 주제의식도 있고, 작품성도 있으니 금상첨화!!
그럼 유로영화제 감상문으로 GO GO GO~~ (번거로워서 숨기기는 한동안 방치..)
스포일러는 최소한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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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9. 29. 00:06
9월에 볼 다큐멘터리가 두 편 있었습니다. 무속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사이에서]와 앨 고어의 환경주의 강의인 [불편한 진실]. 그러나 바쁘고 아픈 현실에 치대어 (지금은 안 아픕니다) 어영부영 하던 도중, 정신을 차려보니 둘 다 내려버리고 말았습니다OTL (물론 추석 시즌도 한몫 했지만-_-) 정말 어떻게 볼지 모르겠습니다. 흑흑...

하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는 속속 나와주니...(국내개봉은 아직이지만)

바로 현재 미국에 개봉되...기도 전에 트레일러만으로도 여기저기 뒤집고 있는 [예수 캠프(Jesus Camp)]

국내 뉴스보도는 여기

트레일러는 이곳입니다.

....뭐랄지.

꽤 밝고 맑은(???) 트레일러인데도....

여러모로 자극적이군요-_-;;; 왜 논란이 됐는지 이해가 갑니다.

참고로 반낙태 교육은, 태아 인형과 반낙태 시위 참가로 이루어 진답니다.
사실 개인적으론...낙태에 대한 교육 이전에, 성교육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이들에게 군복을 입히는 건 [하느님의 병사]라는 의미에서...라고....

아직 영화 본편은 못 보는 고로 이리저리 영문 뉴스 돌아다니며 정보 수집 중인데...저 캠프 결성자인 아줌마 말이 걸작.

[이슬람권에는 테러리스트 양성학교들이 있어서, 자기들 신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젊은이들이 길러지잖아요. 우리도 그런 게 있어야 해요.] (<--저기요 지금 살짝 위험발언을....)
[왜 제가 정치적이라는지 모르겠네요. 성경 말씀대로 지도자를 위해 기도한 것 뿐인데...] (<--역시 자각이 없는 게 더 무서운...)
[미안하지만 진실은 (이슬람이 아닌) 저희(서구 기독교권)에게 있거든요?] (<--자살충동 있으십니까? OTL...)

와우....이거 잘하면 새로운 명언록(...)이 또 하나 탄생하겠는걸요?

이에 대항해 어린이 히피 캠프나 어린이 사회주의 캠프...같은 걸 계획한다는 말은 아직 들어본 적 없습니다(...)

뭐 가볍게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만....무서운 건, 저 아줌마가 개념이 거의 없다는 거랑, 순진한 아이들이 세뇌되다시피 길러지는 것과 (차라리 우리나라의 시니컬하고 영악한 '초딩'들이 더 나아보일 정도입니다-_-), 저 아이들이 자라나는 미국이란 나라가 지구 각곳에 영향력을 행세하는 세계최강국이라는 점이죠.

현재 미국에서는 우익성향의 기독교 단체에서 자신들을 편협되고 묘사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트레일러만으로도 여러모로 강렬해서(...) 블로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군요. 판단은 일단 보고 나서로 미뤄두지만, 그래도 저런 캠프가 있다는 것 자체가 좀 석연찮긴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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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9. 23. 13:52
에도가와 란포 소설 감상문을 질질 끌다가 그만 영화 쪽 리뷰를 먼저 쓰게 되었군요(...퍽!)

하여튼, 이 [란포지옥]은 4명의 각자 다른 영화감독이 란포의 소설들을 영화로 만든 옴니버스 형식으로, 영상화하기 힘들다는 란포의 작품세계에 대한 영화화 도전이라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전편에 걸쳐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사정이 있길래 영화 내내 장발을 고집하는지는 불명. 장발을 할 땐 수염이 기본 옵션으로 따라오거나, 아예 상투로 틀어올리던가 하는 편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저는 란포의 소설은 국내에 번역된 것밖에 못 읽었기 때문에, 많은 말은 할 수 없지만...그래도 영화에 나온 작품 중 두 편의 원작들은 각자 읽어보았고, 전반적으로 어떤 분위기의 어떤 경향을 가졌다...에 대한 개념은 살짝 있었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올리는 다소 허접한 감상문이니 양해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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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7. 17. 21:13
간신히 짬을 내서 보고 왔습니다.



정정당당하게 뉴스계 포토에서 픽업하다가 그나마 키이라 안 나오는 사진이라 선택.......-_-

1탄에서는 키이라가 그렇게 눈에 거슬리진 않았는데 왜 2탄에서 싫어진 거지?? 설마 D모양에게 옮은 건가? 내지는 오만과 편견에 그것도 설득력 없는 사이즈로 나온 게 싫어서? 아님 파미나랑 키이라랑 똑같이 슈팅 라이크 배컴에 주연했는데, (게다가 정확히는 파미나가 주인공이란 말이다!!!) 백인이라고 키이라만 뜨고 있어서 어느새 얄미운 기집애!--모드가 된건가? 아무튼 이상하게 배우가 너무 거슬려서....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상관없이 보기싫어 모드!---였습니다. (물론 마지막에는-스포일러 긁기--나쁜 뇬!! 어떻게 감히 우리 죠니를!!! 어차피 모자만으로 타겟 착각하고 덤비는 멍청한 괴물 아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 그냥 개인적인 원한인거지 이 못된 계집애야!!!--하고 발끈! 하긴 했습니다만;;) 어쩌면....그나마 모자 눌러쓰고 있을 때가 참아줄 만했던 건 단순히 얼굴이 잘 안보여서일지도....잠깐, 그럼 어느 새 배우 얼굴 자체가 싫어진건가! 나 정말 왜 이래!! 진짜 D양에게 옮았나봐!!-△-;;

하여튼 영화 자체는 재미있었습니다. (맨 앞좌석에 그것도 사이드라 각도도 이상하고 목도 아팠지만....-_- 하지만 쓰레기 버리는 시간에 맞춰서 귀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음. 그냥 슈퍼맨 볼 걸 그랬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원래 의도는 해적이었으니 목이 삐뚤어져도 해적을 보고 가겠다!--심정이었음.)
뭣보다 죠니~~죠니~~~죠니~~~~가 잭 스패로우로 나와주는 걸요 으허허허허~~~!
정말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아니 주인공 캐릭터로써는 드물게 비겁, 치사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점이 포인트!
등장인물의 이해, 신뢰관계도 심히 엇갈리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나저나 액션감독이 괴혼 중독증인지는 몰라도 구르는 것이 참 많이 나오더군요. 뭐...재밌었지만.
감옥과 술집은 볼 때마다 디즈니월드의 카리브해의 해적 라이드가 생각납니다. 하긴 노린 거지만요 쿨럭...;
특히 크라켄 등장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전설, 야사 속에 나오는, 흔히 대중소설에 조악한 그림으로 나오던 크라켄의 배 공격 이미지가 딱이었습니다!! 그런...묘한 점에서의 향수랄까, 메르헨(??)적 심리를 자극하는 데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비록....영화 자체가 기나긴 3탄 예고편이긴 하지만 말입니다.....-_-
속편 제작 초반에 롤링 스톤즈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즈가 잭 스패로우의 아버지 역을 한다길래 목을 빼고 기다렸지만....마지막까지 보고 3편으로 미뤄진거냐! 뷁!!!--하고 으르렁 댔습니다-_-;
아니, 속편 나오는 건 좋은데 그래도 2편에서 나름대로의 결론은 내야 할 것 아냐.....길기는 또 길고.....
이게 무슨 월화 드라마도 아니고 다음주 계속---이러는 것도 아닌데 말야....툴툴.......
아무래도 키스 리처즈 건 봐도 그렇지만 영화에 이거저거 마구 짚어넣다가 질질 끌게 된 것 같습니다-_-;
그래도....끝은 만족스럽게 내 주지....하는 아쉬움이 남게 되더군요.

덤으로 바르보사 부하로 나왔던 콤비.....2탄에서는 완전히 지식인이 되어 있습니다. 전형적인 인텔리 어투;;
노링턴 제독은 안습입니다. 1탄에서 당신 좋았었는데 말야.....외모는 아라곤이 되었더군요.
데이비 존스는 문화적인 이유상 서구인이라면 금새 아!--하고 와닿는 이름이겠지요^^ 플라잉 더치맨도....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망태기 할아버지가 정말로 노인형 몬스터로 나오는 것 같은 겁니다...다소 스케일의 차이는 있지만;
망자의 함의 정체는 너무 뻔했습니다. 지가 무슨 마음 없는 거인이야??---였음-_-;
윌은 어느틈에 스니킹 미션의 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위의 인텔리 콤비와 함께 1탄과 2탄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시리즈의 연속입니다.
데이비 존스 포함해 플라잉 더치맨의 선원들은 수산시장 마케팅용인 것 같습니다. 배....배고파......
물론 궁극은....바로 크라켄.....
오....오징어 다리 먹고 싶어......문어도 좋아.........

........역시 이 영화는 수산물 시장 활성화 기획이었을까요?? 쿨럭......;;
(아니...동양인이라서 그런지도 모르지만.....북미 애들은 지중해 혈통이 아니면 촉수가 먹는 거라고 이해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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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5. 29. 00:27

토요일, 용산 CGV에서 진행되는 시카프2006 영화제에서 두 작품을 관람했습니다. 주말의 시간 사정상 두 가지 정도밖에 볼 수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둘 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더군요. 어차피 일본 애니메이션은 많이 보지 않냐고 딴지를 걸 수도 있지만, 제가 모르는 일본과, 제가 모르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광범위하고, 직접 보고 난 뒤에도 그 점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이하 카와모토 키하치로 감독의 [사자의 서]와 니시자와 아키오 감독의 [니타보]의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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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5. 6. 22:27


지난 주에 봤지만 이제야 리뷰를 올리는 영화, [노스 컨츄리]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전혀....관심도 없었고 막연히 개방한다는 소식만 들었습니다.

게다가 주변에도 이 영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는....그런 영화였습니다.

그러다가 ㅎ모님과 의기투합해 극장으로 달려간 이유는....!



SEAN BEAN!!!


SEAN BEAN!!!


SEAN BEAN!!!


......그렇습니다, 하필 션 빈이 그 영화에 출연한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그것도 그 소식을 들었을 때가 하필이면 국내 개봉일 이틀 전....게다가 국내 소스도 아닌 해외 정보에, 평소에 잘 뒤지지 않는 뉴스사이트를 통해 정말 지나치게 타이밍 좋게 들어온 정보였죠...;;

결국 이것을 하늘의 계시라고 받아들이고 순전히 션 빈씨를 보기 위해(...) 영화를 본 겁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마지막에는 끝까지 션 빈씨가 살아있는 데다가(!!!) 따지고보면 영화에서 가장 착한 남자!!! 게다가 감독이 팬인지 괜한 클로즈업 남발! 옵빠는 싸구려 옷 입어도 멋있어! 너무 지적이라 마을에서 붕 떠! 캬아~!!--등등 팬으로써 건질 게 많아서 흡족했다는...(퍽퍽...)


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4. 25. 01:30
사실은 그림을 올리려고 했는데...출퇴근 하면서 채색하기 여간 힘든 게 아니군요-_-; (사실 채색작업 자체도 오래 걸리지만...) 그런 이유로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션 빈씨 소식입니다.

사실 최근에 들은 바로는 코나미 게임의 영화화인 [사일런트 힐]에서 크리스토퍼 역으로 캐스팅되었다는 것 정도였고, 마침 북미 개봉이 되어서 온라인으로 평을 찾아 읽고 있었지요. 그런데 영화평은....물론 게임 원작의 영화가 적지않게 좀 그렇고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어쨌든 가장 많이 별을 받은 것이 2개입니다(...) 대체로는 평균 1개를 받더군요. 그래도 개봉시에는 박스오피스 1위지만...원래 흥행성과 작품성은 반드시 비례하진 않으니....;

그럼 일단 [사일런트 힐]의 빈씨는 어떻게 나오셨냐 하면, 우선 대부분의 리뷰어(일반 평론가 및 게이머 포함)가 영화 자체를 욕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거의 언급을 못하고 넘어가는 기사가 많더군요(...) 그나마 영화 자체에 대한 좋은 평이라면 세트를 잘 만들었다 정도...? (이것도 한 게이머 블로그에서. 그것도 거의 유일한 장점이었다고 함...한편 토론토에서는 기자가 관람하던 도중 [내 돈 돌려줘!!!]--하고 절규하는 관객까지 있었다고...;) 어쩌다가 이따금 빈씨에 대한 언급은...[그 좋은 배우가 왜 이런 데 나왔는지 모르겠다.] [대사를 너무 형편없이 써놔서 그걸 읊어야 하는 배우들-특히 션 빈-이 불쌍해 보일 정도] 내지는 [이 영화에 부족한 건 보로미르다. 전사 보로미르, 양손에는 검, 허리에는 곤도르의 뿔을 차고 사일런트 힐로 달려나가 악령들을 죄다 몰살시켜라!--인 편이 훨씬 더 나은 영화였을 것이다]같은 평까지...(그러고보니...[트로이]에서는 트로이의 왕자들이 각자 헐크와 레골라스로 변신해 그리스군을 쓸어버리는 편이 더 나은 영화였을 것이다 라는 평이 있었죠....그런데 거기도 빈씨 나오셨네OTL) 이것도 요즘 할리우드 트렌드인지 애 찾는답시고 이상한 데서 설치는 엄마가 주역이고 션 빈씨는 아내 말리고나서 거의 영화 내내 안 나오다가 생뚱맞은 에피소드 하나에 썰렁하게 나오고 끝이라는군요. 차라리 그냥 아빠가 애 찾게 만들지....(바요넷으로 무장한!!) 역시 할리우드는 제정신이 아닙니다.

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4. 11. 17:53

불륜의 향기...라고 하니 왠지 [죠죠는 흡혈귀물]이라고 하는 것 같군요;

....그러고보니 단배산을 지금까지 다섯번 봤다는 얘기 했던가요?
첫번째는 혼자서 보고 나머지는 죄다 누군가를 끌고(...?) 갔군요...
(의기투합한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극장에서 그렇게 많이 본 영화는 처음입니다....
소설을 읽고나서 보니 감회도 새롭고 느낌도 신선하고...매번 볼 때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그런데 어쩌다보니 관객 중에 성직에 계신 분들과 같이 보게 된 경우가 두번이나 되는군요. 첫번째 혼자 보러 갔을 때는 객석에 스님이 한 분 계셨고 마지막으로 ㅎ모님과 보러 갔을 때 ㅎ님 옆자리에 수녀 두 분이 계셨고......아니 특별히 성직자라고 보면 안되는 영화라는 것은 아니지만 단지 [종교VS동성애]의 공식이 너무나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서구권에서는 성직자가 사복 차림이라면 몰라도 신분을 드러내고 장안의 화제와 논란이 되는 동성애 소재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무척이나 보기 힘든 일이라... (...하긴 딱히 카우보이 신화가 없고 동성애나 성전환에 대한 개념이 어딘가 좀...희한한 우리나라니까 미국만큼 논란이 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은 그 분들의 감상이 제일 궁금했습니다(....)

뭐 잡담은 이 정도로 해두고, 오늘은 [브로크백 마운틴]에 대해 보여지는 한국에서의 거부감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언론들이야 지나치게 반응이 좋았으니(뭐...뭐야 이 아줌씨 아저씨들...-_-;;) 넘어가고, 주로 블로그나 댓글 등에 올라온 영화에 대한 감상을 읽고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물론 굉장히 반응이 좋았던 감상도 많았지만,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그와 비슷하게, 아니 어쩌면 더 두드러지게 많았던 부정적인 반응과 거부감에 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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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4. 7. 02:27


OST를 질렀지만 정작 열심히 듣고 있는 것은 저보다는 어머니(...)
영화를 엄청나게 감동깊게 보셨기 때문에 당연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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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06. 3. 25. 01:48
-원작자인 퓰리처 수상자 애니 프루는 현재 와이오밍 주에서 살고 있고 와이오밍에 대한 소설을 주로 쓰지만, 사실은 캐나다 출신. 영화 속의 [브로크백]도 사실 촬영지는 캐나다의 알버타주였고, 아무튼 여러모로 캐나다가 관련된 작품. 하긴 브로크백의 풍경을 보며 묘한 향수(?)가......라기보단 사실 그레이하운드 버스정류장에서 더 느꼈지만요^^;

애니 프루가 이 이야기를 쓰게 된 계기는, 와이오밍의 한 술집에서 본 중년의 농장 일꾼으로 보이는 어떤 남성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그 남성은 혼자서 술을 마시며 당구대 주위에서 당구를 치면서 노는 젊은이들을 줄곧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그 젊은이들 중에 조카나 아들 등 아는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뭔가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물론 [사실 그 남성은 왕년의 전설적인 당구 챔피언이었는데 부상을 당해서 한창 때에 은퇴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농장을 전진하며 하루하루 입에 풀칠을 하고 살아가다가 우연히 술집 당구대에서 당구를 하는 청년들을 보고 잠시 옛 시절에 대한 추억에 잠기다가, 그 중에서 천재적인 잠재성을 지닌 젊은이를 발견하고 달려들어 어깨를 붙들며 "너는 나의 내일이다! 널 최강의 풀 샤크(당구의 달인)로 키워내겠어!"하고 맹렬특훈을 시킬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평범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그건 언제까지나 범인(凡人)의 사고지요.

애니 프루는, 그 눈빛에 어떤 종류의 애틋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고장에서 저 남성의 젊은 시절에 동성애 성향을 가진 남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물론 관찰의 대상이던 그 남성이 딱히 동성애자라는 것은 아니라 단지 영감을 제공해준 것 뿐이라고 작가는 명시해두었지요. (그래도 홧김에 안주(...)가 되어버린 그 아저씨가 괜시리 불쌍해짐...) 그나저나 실생활에서 저런 망상상상을 해서 소설을 쓰다니...마치 길 가다가 사이좋아 보이는 남자 한 쌍을 보고 숙덕거리며 즉석 동인지를 쓰는 여고생....같은 것 보다 훨씬 급수가 높군요; 오로지 눈빛 하나와 특정 지역에 대한 배경지식만으로 저런 영감(...)이....과연 대작가는 달라도 뭔가 다릅니다!!!

-애니 프루는 60번이 넘도록 퇴고를 거듭해 [브로크백 마운틴]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소설의 리얼리티를 위해 당시에 목장주인을 하던 사람들에게 60년대 양치기들은 주로 칠레인들이었는데(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백인 남자애들이 하기도 했는지 (실업률이 높아서 신빙성이 있다고 함), 정말 보통 두명을 올려보냈는지 등등을 캐물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실제로 그런 외딴 공간에서는 혈기왕성한 남자 둘이라도....아니 오히려 혈기왕성한 남자 둘이니까....종종 해프닝(...)이 있을 수 있었고 고용주들도 그냥 그럴 수도 있지 뭐~둘이 심심할 것 같아서 일부러 두 명 올려보냈는걸~....하고 대개 눈감아주는 분위기였다고 하죠. (이...이런 것까지 조사해서 확인하냐! 무서워 이 사람!-△-;;) 그래서 일부러 첫 씬(...)도 급박하고 [분출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긴 거친 시골총각들이 뭘 처음부터 러브러브하게 하겠냐만은.....영화는 소설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보면 됨. 개인적으로는 너무 빨리 지나가서 유감 덕분에 리얼리티가 올라갔다고 생각함.) 아무튼 현실과 소설의 다른 점이라면, 그것이 평생의 사랑이 되어버렸다는 점이겠지요.

-원작 [브로크백 마운틴]은 불과 30페이지 가량밖에 안 되는 단편소설이고, 그 때문인지 교보문고같은 데서는 매진이 된 것 같기도 하지만....절대로 짧다고 쉽고 가볍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내용을 떠나서 사투리가 너무 강해요. 단어만 다르게 쓰는 게 아니라 어순이나 문법 자체가 전혀 다릅니다. (그나마 영화에선 배우들이 읊어야 하는 대사고 의미를 파악해야 하니까 다소 표준어화된 편) 게다가 원래 작가 스타일이 그렇지만 문장이 무지 깁니다. 단어도 이따금 좀 어려운 단어가 나오구요. (그리고 문체를 떠나서 감수성이 섬세한 분이라면 다소 대미지를 입을 수도 있는 격정이 있습니다...) 마치 등장인물들처럼 소박하고 투박하면서 건실한 느낌의 문체인데 물론 특유의 매력과 완성도, 개성은 상당하지만, 부드럽게 읽히는 종류의 글은 아닙니다. 그러면서 영어만으로 살아나는 특유의 템포와 리듬감도 있어 묘하게 부드럽기도 합니다. 또한 30페이지밖에 안되지만 동시에 어마어마한 내공이 응축되어 있는 소설입니다. (괜히 60번 퇴고한 게 아니지요...) 더할 나위 없이 강렬하고 거칠면서 안타까운 느낌이 있습니다. (좋은 의미로…) 사실 영화 쪽은 소설보다 더 소녀틱♡....아니 멜로틱한 편이지요. 오오, 이 묘사가 이렇게 영화에~!!--하는 기분으로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초반에 브로크백에서 내려온 에니스가 잭과 헤어져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Within a mile Ennis felt like someone was pulling his guts out hand over hand a yard at a time. He stopped at the side of the road and, in the whirling new snow, tried to puke but nothing came out. He felt as bad as he ever had and it took a long time for the feeling to wear off.

1마일도 채 못 가서, 에니스는 누가 창자를 한뼘 한뼘 뽑아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눈발이 휘날리는 길가에 멈춰서 토하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더할 수 없이 기분 나쁜 그 느낌은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다.


.........라는 묘사로 설명되죠.
대부분의 주요 대사들도 소설에서 따온 것이고, 저런 장면같은 경우 대본에서는 배우에게 구체적인 지시 없이 소설의 묘사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감독과 배우들도 원작을 분명히 읽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저런 직접적인 묘사/대사의 채용도 있지만 소설의 템포와 느낌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원작을 존중했다는 생각이 들죠. (라는 의미에서 좀 본받아라 마코토 게다가 니 애비잖아←설마 사실은 아버지를 미워해서...) 영화를 보셨든 안 보셨든, 반드시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브로크백 포스팅 연속이라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저는 단배산폐인(斷背山廢人)인걸요.....!!!
Posted by 시바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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