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2011. 12. 9. 22:51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가디언지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사실 작품을 봐도 성향이 정반대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지만 직접 까대니 와 신난다!!^0^


지난 수십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만화 창작자 중 하나인 앨런 무어가 같은 업계의 베테랑 작가 프랭크 밀러의 작품을 “여성혐오적이고 호모포비아적이고 방향성부터 완전히 어긋났다 ”고 공격했다.

영국인인 무어는 <브이 포 벤데타> <왓치맨> 등의 호평 받는 만화책을 창작했고 미국인인 밀러는 <신 시티>와 파급력이 큰 배트맨 만화 <다크 나이트 리턴즈>를 만들었다. 둘 다 만화업계의 재편성에 크게 기여한 작가들이며, 작품의 상당수가 영화화되었다.

무어의 공격은 오큐파이 운동을 향한 밀러의 비난으로 촉발되었다. 밀러는 지난 달 자신의 블로그에서 오큐파이 운동을 “얼간이, 도둑, 강간범에 불과한, 우드스탁 시대 노스탈지아나 빨아먹는 자기정당성에 쩔은 폭도들”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독립출판사 어니스트 퍼블리싱이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무어는 자신과 밀러는 “여러가지 사항에 대해 정반대의 관점을 지녔지만, 특히 오큐파이 운동에 대해서는 명확한 반대 입장”이라고 대답했다.

무어는 전세계적인 반자본주의 시위를 “극히 정당한 도덕적 분노의 표효”이고 “매우 지적이고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점이 프랭크 밀러의 불만 중 하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어는 “만약 그들이 배트맨 분장을 한 젊고 반사회적인 자경단이었다면 밀러는 더 만족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러는 오큐파이 운동에 대해 “어설프고 한심하게 표현된 무정부주의적 시도” 그리고 “아이폰, 아이패드나 들고 다니는 배 쳐부른 애새끼들은 멀쩡하게 일하는 사람들 방해하지 말고 취업활동이나 하라”며 그 이유는 “미국은 (알카에다와 이슬람주의라는) 무자비한 적과 임전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써서 비난을 받았다.

무어는 밀러의 코멘트가 “딱 내가 예상한 반응 그대로”라고 했다. 또한 “지난 20년간 프랭크 밀러의 작품은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신시티>는 케케묵은 여성혐오물이고 <300 (1998년 만화 시리즈)>은 터무니 없이 비역사적이며 호모포비아적이고 방향성부터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프랭크 밀러의 작품에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적잖이 불편한 정서가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밀러의 최신작 <홀리 테러>에서는 새로운 슈퍼히어로 “픽서”가 알카에다에 맞서 싸운다.

자칭 무정부주의자인 무어는 (무어의 그래픽 노블 <브이 포 벤데타>에서 혁명가 브이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정부를 무너뜨리려고 한다.) 오큐파이 시위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권리를 마땅히 되찾으려는 것 뿐”이라고 했다.

무어는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 아이들과 다음 세대의 삶의 수준이 극심하게 저하되는 사태를 손 놓고 구경만 할 이유를 모르겠다. 특히 우리를 이 지경에 처하게 한 자들이 오히려 상을 받는 판에 말이다. 그들은 파멸하기에는 너무나 크고 중요하다는 이유로 어떤 형태의 벌도 받지 않았다. 나는 오큐파이 운동은 “파멸하기에 너무 큰 존재”가 과연 누구인지는 대중이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의사표명으로 본다.”고 밝혔다.

“나는 무정부주의자로써 권력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들에게 힘이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더 이상 우리의 운명을 조종하는 집단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들이 권력을 가진 이유는 단지 통화가치를 조종하기 때문이다. 도덕적 권위는 전무하며, 오히려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11. 11. 27. 20:35



출처는 타가메 겐고로 트위터.

오늘 오후 4시경부터 오르기 시작한 트윗인데...Aㅏ....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


부모님께 비밀로 하고 있던 펜네임이 들켰음 나우ㅎ


구글놈ㅋ


참고로 전 게이라는 건 딱히 숨기지 않았고 (단지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건지, 오늘 새삼스럽게 재확인하셨다고 할지ㅎ) 에로 그림을 그린다고도 했었지만, 구체적인 펜네임은 가르쳐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근 구글 검색을 배운 부모님이 마침내 찾아내고야 말았고...어머니가 "아버지가 네 펜네임 찾아내셨어!"라고 불러서, 뭐얏 하고 생각하면서 거실에 갔더니, 아버지가 "이거지!" 하고 위키피디아의 제 항목을 보여주셔서, 끼약~! 했던 것입니다^^;


위키피디아를 본 어머니와 나의 대화: "너 게이였니?" "그래요. (전에도 말했잖아요!)" "어머...그럼 같이 사는 00씨도 그렇고, 그런 관계니?" "그래요." "어머나...그럼 호적에는 올렸니?" 아니 그게 가능하다면 고생하지 않았겠죠ㅋㅋㅋ <-지금 이 시점ㅎ


더해서 어머니가 "형들은(형과 형수 부부) 아니?" "네." "어머, 언제부터?" "꽤 예전부터요." "어머머...그럼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만 숨겼구나!?"...란 느낌으로 힐책당했습니다. 죄송^^;


뭐, 펜네임이 들킨 건 어쩔 수 없으니, "실수로라도 단행본 살 생각은 하지 마세요"라고 못 박아 두긴 했지만...지금쯤 이것저것 구글링 하면서 두분이서 얘기하고 있을 것 같아서, 아아아아아아 무섭다...^^;


왠지 "자위하다가 부모에게 들킨 고딩"같은 기분 나우 (´・ω・`)

------------------------------------------------------------------------------------------------------------------------------------------



....그래도 게이라는 거나 에로 만화가라는 사실 정도는 커밍아웃하고 있고, 부모님이 의외로 쿨한 반응이라 (어머님 좀 귀여운 분인 듯...ㅎ) 생각보다는 무난....하게 끝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단지 구글 이미지 검색에 타가메 겐고로 입력하면....거시기...거시기하고도 참 거시기한 이미지의 향연이라 OTL....

결론은 구글....무서운 아이!

'만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DC코믹스 합작 참가 일러스트  (2) 2013.10.09
앨런 무어, 프랭크 밀러를 디스  (4) 2011.12.09
효게모노 재밌습니다^_^  (2) 2011.07.05
BL도서관 논란의 배경-2  (11) 2010.10.29
BL도서관 논란의 배경-1  (3) 2010.10.26
Posted by 시바우치
창작2011. 10. 31. 18:23


웹툰 보러가기


이번엔 주제를 정해줘서 편할 것 같지만 사실은 힘들었음...

정책홍보용이니까 생각해보면 프로파간다군요 흑흑ㅠㅠ 이거시 바로 목구멍이 포도청....ㅠㅠ

그래도 이걸로 이런 지원장비가 있다고 홍보가 되서 많이 이용하면 좋을 듯....도 하지만

애당초 많이들 안 보는 만화니 홍보효과도 없다는 게 함정!ㅎㅎㅎㅎ


'창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티브 잡스 웹툰  (3) 2011.10.13
서찬휘님께 드리는 축전  (5) 2010.01.08
해피 한가위 되세요  (5) 2009.10.03
빵꾸냐 날림이냐  (6) 2009.08.26
일억년만의 동인녀 비망록  (16) 2009.07.09
Posted by 시바우치
애니메이션2011. 10. 21. 01:57


디즈니의 2006년도 단편 애니메이션 <성냥팔이 소녀>입니다. 날씨도 추워졌고 해서 올려봅니다.

초기단계에서는 <판타지아 2000> 이후의 판타지아 신작 용으로 기획된 단편 중 하나였는데 모종의 이유로 계획이 취소되고, 별도 단편으로 제작되어 2006년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 공개되었습니다.

원래 판타지아용 작품이었기에 대사가 없이 보로딘의 현악합주를 위한 야상곡 2번이 BGM으로 깔려 있습니다.
감독은 로저 앨러스, 프로듀서는 돈 한입니다.

원작의 배경이 덴마크에서 러시아로 바뀌었지만 (그리고 러시아의 추위를 생각하면;;) 내용은 대체로 비슷하게 따라갑니다. 전체적으로 흑백톤을 유지하며 색채를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한 점, 투박해 보이지만 시대고증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럴듯한 성냥의 모습이나 주인공 소녀의 움직임, 자세 등에 사소해 보이지만 리얼리티가 들어가 있어서 단순하면서도 섬세하게 잘 만들어진 수작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사실 전 이 작품의 존재를 최근에야 그것도 우연히 알았습니다; 디즈니와는 애증관계가 있어서 고전 단편도 다 봤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실수가...

그런데 알고 보니 <성냥팔이 소녀> 자체가 지극히 제한된 형태로만 구해볼 수 있기 때문에 그랬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니까...인어공주 플래티넘 DVD에만 수록되어 있습니다; 본가에 인어공주 비디오(옛날옛적에 존재했던 사각형의 검은 매체입니다)를 소장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DVD판을 구매할 생각도 안해서 놓쳐버렸던 것이죠-_-; 이것도 사실 팬심이 딸린 건가...

어쨌든 음악과의 조화, 영상미, 연출 모든 점에서 훌륭한 수작이고, 6분 남짓밖에 안 하니 잠깐 짬을 내서 보고 가셔도 좋을 듯 합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책임지지 않습니다^_T
Posted by 시바우치
창작2011. 10. 13. 20:23

 


웹툰 보러가기


갑작스러운 스티브 잡스 사망소식도 일주일이나 지났지요.

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정리하는 겸, 마침 이번 주가 제가 방통위 웹툰을 올릴 차례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보시다시피 분량조절에 실패했습니다. 결과물은 보잘 것 없지만 작업량은 좀 빡셌음;

"세련된 웹툰 채색"을 하고 싶지만 실패orz 좋은 모범사례 탐색중입니다ㅠㅠ

'창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통위 웹툰-장애인 방송프로그램  (1) 2011.10.31
서찬휘님께 드리는 축전  (5) 2010.01.08
해피 한가위 되세요  (5) 2009.10.03
빵꾸냐 날림이냐  (6) 2009.08.26
일억년만의 동인녀 비망록  (16) 2009.07.09
Posted by 시바우치
TV2011. 9. 29. 23:28
댓츠 게이That's Gay는 미국 방송사 Current에서 방영하는 3분짜리 프로입니다.

미국내의 동성애 이슈 및 미디어의 동성애자를 묘사한 방법에 대해서 풍자적으로 다루는 프로이며, 제작과 진행을 맡은 브라이언 사피 특유의 비꼬면서도 유쾌한 진행방식이 재밌습니다. 한국에서 번역된 건 죠니 위어(를 비웃는 피겨스케이팅계를 풍자하는) 편 정도밖에 없는 것 같던데, 한국 MC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비꼬는 어법을 써서 정말로 죠니 위어와 피겨스케이팅을 디스한다고 잘 못 받아들인 분들이 있는데...그게 유머 포인트입니다^^;

미드와 리얼리티 프로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미드 팬들도 재밌게 볼 것 같고, 미국 대중문화가 동성애자를 어떤 식으로 소비하는지 궁금하신 분에게도 참고가 될 듯 하여 번역해 봅니다.

일단은 남자 동성애자를 소비하는 예로 [게이 절친]에 대한 것,

 



또한 여자 동성애자를 소비하는 예인 [여자끼리 키스하기]부터 올립니다.



사실 미국 대중문화에서는 내내 후자 쪽이 압도적이었죠^^; 일본이나 간혹 한국 방송에서 여성향적인 동성애 요소를 넣는 것과 비슷하게...아니 그보다 더 노골적이고 성적인 방식으로 레즈비언을 소비해 왔습니다. 포르노에도 많이 활용되는 소재고, 사실 그런 이미지가 주류문화로 흘러나와서 이런 식으로 소비되는 것이죠.

물론 게이 절친도 딱히 덜 성적이라고 더 바람직하진 않지만요(...) 사실 아동, 외국인, 장애인, 빈곤층, 동물 등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대단히 편리한" 설정과 동성애자에 대한 자리매김도 비슷한 곳이 많아서 좀 불편하죠.


엄청 포스팅 안했다가 이제야 하는 게 이런 거(...)지만 쌓아놓고 비공개한 글들 차근차근 올릴 생각입니다^^: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츠 게이: 나쁜게이 착한게이  (0) 2012.04.14
블랙잭, 하우스와 만나다!  (5) 2010.08.05
안돼...명수횽이...!  (0) 2010.06.11
텔레토비  (8) 2009.10.24
한국 사극의 법칙  (2) 2009.06.15
Posted by 시바우치
카테고리 없음2011. 8. 17. 13:26


 


Posted by 시바우치
게임2011. 7. 7. 20:57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노부'냐'가의 야망입니다. 보시다시피 전국시대 인물들을 죄다 고양이로 만들어 놨습니다(.....)

이름도 말장난이 심해서 냥~이나 니~가 남발하고 있습니다. 보면 뭔가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애묘가들과 전국시대 매니아들을 동시에 노린....것....같은데......으음..........;;;;

공식홈페이지 주소 http://www.gamecity.ne.jp/nobunyaga/  그냥 직접 확인하세요....

노부나가의 여동생 오이치와 아자이 나가마사의 딸인, 즉 노부나가의 조카인 고우가 부각된 점은 역시 NHK에서 방영중인 대하드라마 <고우 ~히메들의 전국~>을 대놓고 의식한 것이겠지요. 이전까지는 전국무쌍에서도 등장한 적 없고 노부나가의 야망에서도 그렇게 중요한 캐릭터도 아니었으니...자매들이 나오는 것도 역시 드라마를  의식한 흔적인 듯.

가라샤는 전국무쌍에서 남편과 대략 30살 차이는 나는 것 같은 고스로리 미소녀로 나온 바 있죠. 근데 순교했다는 건 구라이지 말입니다ㅎㅎㅎ 이시다 미츠나리가 가라샤의 남편 호소카와 타다오키에 대항하기 위해 그녀를 인질로 붙잡으려고 해서, 남편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무사의 부인으로써 죽었지요. 기독교인이라 자살은 못하고 부하를 시켜서 창에 찔려 죽었으니, 적어도 사망 방식은 기독교 신앙을 어느 정도 반영하긴 했습니다만 순교는 아닙니다. 서양에는 폭력남편에 시달려 순교한 귀부인으로 잘못 알려져서 연극이 만들어질 정도였다는데, 이 때문에 일본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는....코에이가 몰랐을 것 같지는 않고 그런 널리 퍼진 이미지를 이용한 것이겠지요.

 
코니시 유키나가는 그냥 말장난하려고 내보낸 것 같습니다orz

전국 안젤리크 다음에는 뭐가 나와도 안 놀랄 것 같았는데 역시 코에이는 상상을 초월.........


뭐 첫인상의 충격에서 벗어나면 디자인도 귀여워 보이고 인물들의 특징도 잘 나타낸 것 같으니 의외로 먹힐지도요.




............추가. 말 대신 돼지를 타고 다니는군요. 괘, 괜찮은가!?;;;
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11. 7. 5. 21:43

...그리고 주인공은 귀엽지>ㅂ<

요 근래에 푹 빠진 만화는, 다름 아닌 효게모노.
원서로 단행본을 읽었고, 애니북스에서 나온 정식판도 물론 구매했습니다.
아마 무쌍시리즈에 클론무장으로도 안 나왔을 것 같을 정도로 무공은 없지만, 전국시대 말기에서 에도시대 초기의 문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후루타 오리베의 인생을 그린...개그성이 상당히 높은 만화입니다.
아무래도 예술사와 미학(여기에는 센스, 패션, 취향 등등의 다 들어가 있지요...)을 다루는 만큼, 주인공은 물론이고, 보통 각종 매체에서 진지하고 멋있게 그려지는 전국시대 무장들의 익살스럽고 한심하고 헛점 투성이인 모습이 자주 그려지는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대략 늘....이런 식...그 근데 귀엽다능!!

작품은, 각 인물의 '미학'이 곧 그의 가치관에 있어 절대적인 중추로 기능하는 것이 특징인, 어떤 의미로는 진정한 의미의 '탐미'만화입니다^^; 그렇다고 무슨 요리 하나, 와인 하나로 일이 다 술술 풀리는 판타지는 아니고, '물건'을 보고 사람에 대해 판단하는 주인공의 인생관이나, 혼란스러운 전국시대에 인질을 교류하던 것과 함께 신뢰의 상징으로 '명물'이라고 불리던 진귀한 아이템...아니 예술품을 주고 받던 당시의 정치풍습, 다도와 다회가 체제에 편입되며 무사들의 경쟁력 스펙 중 하나로 부상하는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습니다.

역사적 상상력도 풍부한 작품이라, 기본적으로는 정사를 따라가지만 혼노지의 변 묘사처럼 상당히 파격적인, 그러나 은근히 그럴듯한 진행이 전개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효게모노>의 세계에서 주인공을 포함한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뒤집어 놓은 치명적인 사건인데, 2, 3권 등 초반부에 묘사가 되니까 미리 스포일러 하지는 않겠습니다.
 
<효게모노>의 미덕 중 하나는 당대 일본내에 존재했던 문화적 다양성을 최대한 묘사하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폐쇄적인 역사관으로 오로지 자국 고유의 미술 운운하지 않고, 일본이 중국, 서양, 그리고 조선의 예술양식으로부터 받은 막대한 영향을 그립니다. 이러한 다양한 문화의 조합으로 기묘한 조합물도 당시 사람들의 시선이 느꼈을 법한 '이상함'을 의도적으로 어필하게 그려져 있는데, 가령 실제로 서양옷을 즐겨 입었다는 오다 노부나가의 패션감각(!)이 그렇습니다. 보통 매체에서는 서양옷을 입어도 좀 멋있고 위엄 있게(얌전하게) 그려지는 편인데, 여기서의 노부나가의 패션은 기묘하면서 인상적입니다. "저...저거! 저렇게 입는 게 아닌데 왠지 멋있는 것 같기도...!" <<뭐 이런 기분이랄까요^^; 또한 주인공의 기독교인 매부를 포함해 서양미에 푹 빠진 인물들도 등장하며, 주인공은 조선의 가마를 심히 궁금해하기도 하고, 일본과 조선의 도자기 미의식의 차이가 히데요시와 조선 사신 사이의 충돌 이유 중 하나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조선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보통 일본의 전국시대 미디어에서 임진왜란은 무슨 흑역사나 공백기처럼 훌쩍 뛰어넘어가 버리거나, 정말 약간 언급만 되고 쑥 들어가버리는 수준입니다만, 실제로는 일본 역사로서도 정권을 뒤엎어버릴 정도로 막대한 파급력을 지닌 전쟁입니다. 잘 안 다루는 이유는...추측컨데 캐릭터 모에, 미화에 중점을 둔 작품일 경우 침략전쟁이라는 당위성 제로의 명분+해군은 조선수군, 육군은 보급부족으로 허덕이며 고전하는 등 여러가지 차원에서 FAIL이고, 민감한 문제니 잘못 건드렸다가 자칫 비난여론에 휩싸이는 것도 걸리고...그리고 무엇보다 사실상 외국에서의 전쟁이니 사료조사가 귀...귀찮아!...가 큰 요인인 것 같습니다. 뭐가 그렇게 어렵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한국 임진왜란 드라마의 왜군이나 일본 묘사를 생각해보면 될 듯(...) 자국 사극도 힘들지만 외국 배경이면 더더욱 어렵고, 귀찮습니다. 그래서 전국시대를 다룬 수많은 매체에서 임진왜란은 언급이나마 나와도 진귀할 수준입니다. 사실 도요토미가의 몰락은 물론 세키가하라에서의 편가르기와 직결된 중대한 전쟁이었던 만큼, 공백기로 넘어가버리면 너무 손해보는 것 같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효게모노>는 예술 중에서도 다도와 도자기를 메인으로 다루기에, 조선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 도공들이 일본의 도자기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고 이는 일본 미술사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수준입니다. 또한 주인공이 주군으로 섬기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폭주와 몰락을 그대로 드러내는 중대사이기에, 대충 언급만 하고 넘어가지 않고 작중에 다루었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무려....무려 그 분이....!



'그 분'이 등장하여 일본 역덕후들도 감탄했다는 뒷말이 있더군요^^; 어쩌다 임진왜란은 나와도, 최대최강의 네임드이신 그 분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아마도 일본 무장 입장에서는 '그 분'의 등장은 곧 사망플래그를 의미해서 그런 것 같기도....^^;) 일본에서 그려진 매체에서 '그 분'이 나오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랍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사망플래그'라는 점과 '그 분'이라는 위엄 때문인지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실존한 역사인물들을 망가뜨리던 작가도 다소 우회해서 조심스럽게 다루었다는 점이긴 한데, 자세한 것은 원서나 애니북스 정식판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또 다른 이 작품의 미덕(!)을 꼽자면, 개그적 요소는 강하지만 기본적으로 역사적 사실, 의복양식 등에 대해 충실하려는 것 때문에, 등장인물의 90%가 촌마게 머리라는 점입니다. 머리 산발하고 포니테일이고 그렇게 비껴나가지 않는다! 본디 몸가짐 바른 무사라면 촌마게일 뿐!....이러다보니 아무리 촌마게가 진절머리 나는 독자라도 하도 많이 보다가 익숙해지고, 차후에는 전국시대면서 촌마게가 아니면 오히려 이질감을 느끼게 만드는 무서운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것이지만, 주인공 후루타 사스케(나중에 오리베로 개명)가 너무 귀여운 아저씨에요!! 첫 등장부터 35세의 아저씨인데, 그냥 무늬만 아저씨가 아니라 연령상 사회적 위치나 처신을 고민하기도 하고 출세를 꿈꾸기도 하고 처자식을 아끼는, 그 나이 특성상 짊어지고 신경 쓸 것이 많은 진성 아저씨입니다. 그러면서 레어템(!)과 오덕킹...아 아니 다도킹이 될거야! 라는 목표에 ㅎㅇㅎㅇ거리는 꿈꾸는 소년같은 면도 있고, 등장인물 중 가장 표정이 풍부해서 아니나 다를까 짤방으로써도 은근 인기가 많더군요...^^; 아저씨 팬이라면 놓질 수 없습니다!

애니북스판 1권 리뷰에 앞서 몇가지 전체적인 시리즈에 대한 주저리를 써봤는데, 생각보다 길어지고 말았네요.

그런 이유로 좀 각 잡은 리뷰는 다음 기회에........

Posted by 시바우치

7(나나) 4(시) 니까 나나시의 날! 이래요!

그런 의미로 간만에 ㅎㅇㅎㅇ하게 나나시 그림을......

올리는 시점에선 날짜가 좀 지나버렸지만 상관없어!




나머지는 more 클릭....뒤조심.......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