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2009. 10. 5. 20:07

캡콜드님의 폼잡기 좋은 만화 42선에 삘 받아 간략히 작성해 보았습니다.

순서는 무작위(...)


-삼국지 (요코야마 미쓰테루/AK북스)
왜: 신 하드커버판 간지+[삼국지연의]를 완독한 척 할 수 있음+이문열 [삼국지]보다 재밌게빨리 읽힘.
설명: "무심하고 쉬크하고 원작에 충실한 역사소설 만화화의 극치."
(*유사품: [대망] 시리즈. 하드커버는 아니지만 역사소설 원작, 만화로 안 보이는 표지, 박스세트의 이점은 있음.)


-300 (프랭크 밀러/세미콜론)
왜: 넓고도 견고한 면적과 살벌한 모서리로 마음에 안 드는 상대를 쳐죽일 수 있음.
설명: "디스 이스 스퐈르톼아아아아악!"


-목걸이 장인 (유시진/서울문화사)
왜: 유시진 만화임.
설명: "유시진 만화라니까." (그리고 작가가 사실은 BL을 그리고 싶은데 자기 이미지 관리 때문에 못하는 것 같다는 치졸한 통찰은 절대로 입 밖으로 내선 안됨.)


-아버지 (다니구치 지로/애니북스)
왜: 앙굴렘,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아스토리어스 국제만화제 4관왕 수상!
설명: "앙굴렘,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아스토리어스 국제만화제 4관왕 수상!"


-태일이 (박태옥, 최호철/돌베개/1-5권)
왜: 사회파, 박스세트, 부천만화대상 2009 수상작
설명: "전연령을 위한 전태일 평전. 을 넘어선 명작."


-MW (데즈카 오사무/AK북스/1-2권)
왜: 최근 영화화, 세트판매, 만화로 안 보이는 표지
설명: "[몬스터]가 여기서 나왔다능~!"


-토마의 심장 (하기오 모토/서울문화사)
왜: BL의 원조(중 하나)를 봤다고 잴 수 있음. (단,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와 착각하면 무식의 낙인이...)
설명: "문학적 감수성으로 그려낸 아련하고 가슴 아픈 청춘의 잔영" (무슨 뜻인지는 아무래도 좋음.)


-르네상스 미술이야기 (김태권/한겨레출판사)
왜: 고급스러운 판형과 디자인, 칼라, 미술사 교양만화.
설명: “살짝쿵(?) 속물스럽고도 귀여운 바사리군과 떠나는 르네상스 미술사 여행☆”


-재미난 집 (엘리슨 벡델/글논그림밭)
왜: 아이즈너상 수상작. 기타 다양한 퀴어 문학/문화상 수상작.
설명: “현대적 여성판 [율리시스]!” (어떤 [율리시스]인지는 상관 없음)


-고양이가 봉투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 (제프리 브라운/애니북스)
왜: 귀여운 디자인, 커피 테이블 장식으로도 이상적인 판형, 그리고 정말로 봉투가 들어있음.
설명: “나는 차가운 도시남자(혹은 여자). 하지만 내 고양이에게는 따뜻하겠지...”


--나중에 돌아와서 추가. 캡콜드님의 오리지널 포스팅을 보면 아시겠지만 허세 부리기 유용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북두의 권]이나 [유리가면]이 없는 것임. 뭐 올칼라판 [북두의 권]이 국내 발매된다면 몰라도...(어?!)
요코미쓰 [삼국지]의 빗금 표시는 이문열씨가 고소할까봐 상처 입을까봐 배려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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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09. 9. 13. 20:29
간만에 온라인에 글이 실렸습니다. 만화규장각 기사 링크

저 특집이 몇년을 하다보니 온갖 주제를 다 써버린 나머지 원래는 그쪽에서 '야구'를 하자고 건의했는데

제가 스포츠만화를 잘 안 봐서 이전부터 써보고 싶던 주제라고 맛집으로 건의했고 OK 받음.

원래는 약간 다른 주제였는데 너무 포괄적이라 좁히다보니 맛집이 되었습니다.

[차이니즈 봉봉클럽]은 솔직히  만화로써의 재미나 연출은 그냥 그렇지만 맛집 소개가 매우 친절하고

무엇보다 저기 실린 곳들 실제로 맛있습니다(!) 중국요리 좋아하는 분이라면 필히 구입.

...사실 올해 중에는 월간 우리만화에도 인천문화재단 발행지에도 실렸지만 온라인 형태가 없어서;
(그러면서 책 자체는 보내주지 않아서 알아서 구함;;)

그냥 블로그에 올려버릴까도 생각중. 그런데 공개할 걸 생각하니 새삼 민망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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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09. 6. 3. 17:03


작화, 내용, 연출, 구성 전반에서 일본만화는 고퀄리티라는 환상에 따귀를 갈기는 희대의 성인극화, [미악의 꽃].

그 주인공 히무로 마사토는 '뛰어난 외모, 지력과 육체를 무기로 악의 정점을 노린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봐도 지력이 뛰어난 것 같지는 않으니 주위 사람들을 자기보다 바보화시키는 독가스라도 내뿜는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주변 인간들은 다 바보가 되어서 히무로 마사토의 멍청한 행보를 막지 못합니다.
(다른 말로는 그만큼 내용이 허접하다는 의미)

이래저래 회사 몇 개 잡아먹고, 특별한 이유도 없이 괜히 아이돌을 괴롭히는 히무로 마사토의 행적 중에서 독보적인 것은 이름부터 티가 나는 매춘업소 '쾌락의 궁전'과 C(코카인을 [미악의 꽃]에서 지칭하는 은어. 차라리 코크라면 모를까...)의 유통망 구성이 아닐까 합니다. 화장품에 C를 함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어떻게 함유했는지는 묻지 말 것) 조만간 C를 자연스럽게 자판기로 공급할 것이라는 허세를 떨어서 읽는 이의 콧방귀를 유도했지만...

그는 해냈습니다.

[기사] 중국 이번엔 '코카인 음료' 소동



외국에 갔을 때 몇 번 보이긴 했지만 맛없을 것 같아서 안 마신 홍뉴(레드 불).

우리식으로 박카스 느낌의, 아니 그보다 좀 더 강하다는(가격 면에서도) 드링크제인데요.

대만과 홍콩에서 홍뉴로부터 마약 코카인이 검출되어 난리가 났더군요.

음, 과연 (몇권인지는 까먹었지만) 홍콩에 가서 바보 독가스를 뿜어낸 것은 전부 이것을 위한 포석이었나...

정말로 C를 자연스럽게 공급하겠다는 야망을 이루다니 대단한 히무로 마사토!

뭐 이걸로 결딴나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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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09. 5. 27. 15:39
-히스토리에 5권에서 굉장히 공감되는 대사:
"책...! 책만 많이 있으면 저는...!" -에우메네스-
응, 그래, 그렇지...금강산도 식후경이고 밥보다 책이야...
알렉산드로스는 '제한된 그림체의 작가가 초미형을 그리려 할 때의 방법론 예시'로써 모범적.
(1.여자 얼굴로 그린다+2.평균 여자 얼굴보다 예쁘게 그린다+3.미美의 신에게 기도하고 기합을 넣는다)
그 아버님도 매우 멋진 미중년이고 에우메네스를 귀여워하기도 해서 참 훈훈하네요.
5권 보는 김에 1~4권 다시 통독했는데 역시 엄청나게 재밌음.

-세인트☆오니상 3권 영풍에서 구입.
...원래 그렇긴 했지만 점점 데즈카 오사무 [붓다]를 필수도서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필수도서...
남자 둘이서 같이 유원지를 가도, 크리스마스를 보내도, 온천에 가도 전혀 꿀릴 것 없다는 메세지를 줌.
남자끼리 영화관도 못 가겠다고 징징대는 속인들에게 반성을 촉구하는 만화입니다. (그런 의도 없...)
부작용(?)으로 [붓다] 전 14권을 다시 읽고 싶게 만듬.

-새삼스럽지만 밍크/윙크 계열의 고전 리메이크...라기보단 고전 고유명사 채용 만화들과는 잘 안 맞는 듯;;
고전을 재조명하는 것 자체는 나쁠 게 없는데, 그 작품의 진정한 매력 포인트인 핵심적인 정수/엑기스/진국을 잘 파악하고 살리는 것이야말로 고전 리메이크의 의의라고 생각하는데 (언제나 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보통은 그냥 몇가지 컨셉과 고유명사만 사용할 뿐이고, 그러면서 본격 리메이크인양 재는 느낌도 들어서 심란.
(그러니까 최소한 [일기당천]은 제목에 삼국지를 쓰지는 않았....;)
가령 [천일야화]는 지독한 여성불신증, 여성혐오증인 한 남자가 용기 있고 현명한 여자 덕분에 그것이 고쳐졌다는 점이 굳이 여자 입장에서 보지 않더라도 설득력과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나는 생각했는데, 셰라자드가 남자면 솔직히 의미가 탈색되지 않는가. 남녀라서 진정으로 성립되는 이야기도 있으니 BL코드라도 다 좋은 건 아닐텐데. 
그리고 아무리 순정지라지만 미염공 관우에게 수염이 없다니 용서가 안됨
[작은 아씨들]은 남북전쟁 배경, 아버지의 부재, 궁핍한 현실 아래 중상류층 가치관과 기독교적 도덕성을 유지하려는...이라고 쓰면 헛소리로 들릴 것 같아서 간략화 하자면, 가난하지만 레이디답게 살고 싶은 소녀들의 성장기가 포인트라고 나는...생각했는데. 모처럼의 크리스마스 만찬을 불우이웃에게 나눠 준다던가 부상당한 아버지를 위문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팔아서 돈을 마련한다던가, 즉 현실적인 각박한 환경이 주인공들을 시험하고 성장시키는 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시대에는 너무 궁상 맞아서인지 그냥 빅토리아 시대 영국 기숙사물이 되었음.  

솔직히 빅토리아조 기숙사물이 그리고 싶었으면 그냥 오리지널로 해도 될 것 같은데 대체 왜 대서양 너머 미국의 자매들을 소환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제목으로 소설 만화화같은 교양만화로 착각하거나 내지는 원작과 같은 제목의 만화를 읽었으니 고전을 읽었다는 만족을 주기 위해? 그것도 아니면 캐릭터 만들기 귀찮아서

뭐 어쨌든 잘 먹히고 팔리는 트렌드인 것 같으니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리고 한양문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어쩌면 제가 아는 [작은 아씨들]과 저 만화가 원작으로 하는 [작은 아씨들]은 (비록 주인공들의 이름도 같고 캐릭터와 설정도 매우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작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가혹하게 말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증거로 작품 해설:

 

자세히 보면




몽고메리 작의 [작은 아씨들]이라는군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작은 아씨들]은 루이사 메이 올코트 여사의 소설이지만, 사실 몽고메리라는 작가가 주인공들만 가져다 쓴 또 다른 [작은 아씨들]이 있었나 봅니다. 심지어 속편을 다른 작가가 쓰는 경우도 빈번하니 있을 법 햐죠. 자칭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편인 [스칼렛]이라던가 자칭 [레 미제라블] 속편 [코제트]처럼 말입니다.

어쨌든 그런 동인지스러운 [작은 아씨들] 소설이 있다니 좀 궁금해지네요. 한번 찾아볼까 합니다.

...단순히 [빨강머리 앤] 작가 몽고메리와 헷갈렸을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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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09. 5. 14. 23:36
[비밀]>>보러가기
[악플]의 235478님...아니 작은숲님의 최신 연재작.
3대에 걸친 여인들의 대하 멜로극...이지만 그보다는 90년대인데 왠지 흑백사진이라던가(패션도...;), 충격적일 정도로 당당하고 상큼하게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숨겨진 아이와 더욱 경악스런 가족들의 반응이 더 신경쓰임.
"최첨단 아부" "뇌가 좋다" "골고다 언덕으로 보내버리겠다" 등 명대사도 일취월장중.
이제는 "죽여버리겠다"같은 시시한 위협보다 "골고다 언덕으로 보내버리겠다"를 상용화 합시다.

[오늘의 네코무라씨]>>보러가기
하루 한 컷 올라오는 일본 웹만화. 메일을 등록, 로그인하면 열람 가능. 국내에도 단행본 1권 발행중.
고양이 가정부 네코무라 네코가 부유하지만 위태로운 이누가미 집안에서 일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림.
설렁설렁 대충 그린 것 같은 그림체지만 그 간략미와 내공에는 감탄하게 되는 무언가가 있음.
주인공...아니 주묘공 네코무라씨가 미칠듯이 귀여운 것도 있지만 (게다가 무려 아줌마 고양이) 내용도 무척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한 멜로드라마. 최근엔 사모님에게 가슴 떨리는 위기(?!)가 닥쳐온 상태라 다음이 심히 궁금함.

써놓고 보니 꽤나 여성취향적인 웹툰들이네요. 뭐 원래 제 취향이 그렇긴 하지만...
...사실 이번 달은 살인적인 스케줄이라 웹툰 외에는 얼마 낙이 없기도. 안선생님, 놀고 싶어요~~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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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09. 4. 23. 00:22



네코무라씨 귀여워서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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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09. 4. 8. 22:05

샌드맨, 꿈의 왕, 모르페우스 공, 오네이로스...등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시는 꿈의 현신이신 그 분. 애칭 꿈님.

7명의 영원의 현신-운명, 죽음, 꿈, 파괴, 욕망, 절망, 분열 남매 중에서 세번째로 존재하신 분.

(꿈의 세계에선) 전지전능하신 능력자이며 책임감 강하시고 (나름) 정의로우시고 (비교적) 공정하신 위대한 분.

동시에 한없는 찌질리즘으로 가득 차서 절대 사귀고 싶지 않는 남자 제 1순위인 그 분(...)

네, 현재 시공사에서 엄청난 스피드로 발간되고 있는 만화 [샌드맨]의 주인공인 꿈님입니다.

스토리 작가은 일괄적으로 닐 게이먼 선생인 반면 작화가는 에피소드마다 바뀌어서 한국독자에겐 좀 생소한데
사실 반복되는 작화가도 많고, 스타일을 고려해서 에피소드를 배치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괜찮습니다.

내용은 지극히 단순히 정의하자면 꿈님을 비롯한 영원 일족들의 이야기...인데
사실은 온갖 신들이나, 악마나, 잊혀진 슈퍼히어로나, 심지어 셰익스피어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얽히기도 하는
 신화와 전설, 역사와 일상을 넘나드는 기묘하고도 경이롭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의 모음입니다.

그럼에도 중구난방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답답하고 복잡하게 설정된 세계관도 아닌, 절묘한 밸런스가 포인트.

명목상 주인공인 꿈님이 아예 안나오거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같은 역할만 하는 에피소드도 종종 있지요.

물론 아무리 멋있게 나와도 독자는 그 찌질리즘의 진상을 알고 있기에 쓴웃음을 짓게 되지만...(애정을 담아서)
냉혹한 척 하나 사실은 무척 예민하고 감성적이고 한번 삐지면 1만년은 가는...한마디로 찌질리즘의 결정체(...)

그러니까...결점 때문에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예를 참 잘 제시해주는 것 같아요.

가령 저는 삼국지의 조조를 좋아하지만, [창천항로]의 조조는 너무 완벽하고 흠이 없어서 정나미 떨어지는데
(오히려 공감 가는 못난이인 유비에게 더 정이 가는...;)
스펙이 쨍쨍한 캐릭터일수록 단순한 애교 포인트...를 넘어 치명적인 결점을 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꿈님이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상대인 죽음누님도 굉장히 강렬하고 매력적인 인물인데요.

'죽음'과 '잠'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면 이 둘이 친한 것도 자연스럽게 납득이 갑니다.
(게이먼 선생이 [판의 미로]의 델 토로 감독과 손 잡고 영화화한다는 죽음누님 외전, 매우 기대 중~)

흔히 우리나라 독자들이 그래픽 노블에 기대하는 괴물 수준의 일괄적 작화와 채색이 아니라서인지, 익숙한 히어로물이 아니라서인지, 단순히 할리우드 영화화가 안되서인지(...) 놀라울 정도로 국내 인지도가 낮은 작품입니다만

사실 이야기 구조상으로는 오히려 히어로 장르보다 더 친근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화도 [한여름 밤의 꿈]같은 전설급 에피소드를 비롯해, 눈부시면서 무척 다양한 화풍을 감상할 수 있구요.
(사실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복장의 꿈님을 그리고 싶다 모에~~도 있는 것 같지만; 작화가들 좀 부럽...)

오히려 다양한 작화마저 [샌드맨]이라는 세계의 다양성과 포괄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꿈님의 찌질행각...아니 꿈같이 즐겁고도 비정하고 섬뜻하면서도 매혹적인 이야기에 끌리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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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자기] 작가 호연, 수술비 마련 위해 그림 판매

[꿈의 주인] 연재 재기 이전에 한 사람의 독자로써 그림쟁이로써 블로거로써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포스팅합니다.

실은 [도자기] 이전부터 스토킹 지켜보던 분이라 이번 일은 심히 놀랐습니다. 심장질환이라니...

그림은 장당 만원. 564701-01-144356 (국민은행) 강효경 앞으로 입금하신 뒤 작가님 블로그에 이름과 주소를 남기면 됩니다.

이런 마이너한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많은 분께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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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 사촌누나 '꿈의 직업' 후보

절대 김범 검색하다가 나온 건 아니구요. (범이가 귀엽긴 하지만...)

아무튼 읽어보면 호주의 아름다운 섬에서 거의 놀면서 거져 월급 받는 듯한 이미지지만, 사실 [닥터 스쿠르]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파라다이스한 섬에 일단 경계심부터 가질 겁니다.

수의학과 애들이 전공 정하는 에피소드인데 유교수(우루시하라 교수)가 너무 괴퍅해서 찬우...하무테루와 늘 친구 따라 강남 가는 니카이도 외에는 병원 지원자가 없자 교수가 홍보성 소문을 흘리는데

바로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 투어라는 것으로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아프리카의 한 섬에서 교수의 표본 채집만 도우면 비행기삯만으로도 다녀올 수 있다는 언뜻 환상적으로 들리는 이벤트...

추운 지방 학생들이라 유독 여기에 솔깃해서 병원에 학생이 폭주할 지경이 되지만 도가 지나치자 병원의 연구생이 이대로는 곤란하다고 느껴 학생들에게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 투어의 진상을 가르쳐줍니다.

일단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섬이긴 하지만 바다에는 상어가 많아서 헤엄도 못 치고 숙식은 각자 해결이며 하는 일이란 하루 종일 정글에서 쥐 잡는 일이고 일본에 돌아가고 싶어도 배가 일주일에 한번밖에 안 와서, 한번 다녀오면 아주 처참한 몰골이 되는 천국보다는 지옥에 가까운 투어였던 것...

이에 정신 차린 학생들은 다른 강좌로 뿔뿔히 흩어집니다. 물론 하무테루와 니카이도는 딱 붙잡히지만...
 
뭐 설마 그 정도로 열악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너무나 완벽하고 좋아보이는 것일수록 뭔가 경계해야 할 것 같다는 노파심이 드는 것은...왠지 저런 것이 연쇄살인/B급 괴수물 설정의 왕도이기 때문도 있어서일까요...


**어제 학교 다녀오면서 북오프에 들렀는데 간만에 Craft(비엘 앤솔)를 보고 전혀 반응하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가 슬퍼졌습니다. 분명히 그런 은은하게 색기 있는 터치를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것만...언젠가부터 근육이 불끈거리거나 잡힐 듯한 질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무덤덤하게 되어버림...흑흑흑...


***아무튼 북오프에서의 수확은 [만화의 길] 문고판 두권과 (애매하게 중간권이 빠져있음;) 대산초어님 블로그에서 본 [오사카 햄릿] 1권인데 전부 나이스였습니다. 데뷔 초창기의 이시모리 쇼타로의 무시무시한 스피드(그러면서도 그림은 초미형)에 대해서 나오는데 느려터진 저로써는 악마에게 혼을 팔고 싶을 정도로 부러운 스킬...작업속도는 자신감+선천적 재능의 차이라고 하더군요. 후자는 확실히 없으니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키워야 하나...
[오사카 햄릿]은 정말 간만에 보는 진솔하게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같은 동네 이야기인 것도 좋았음. 그림과 연출도 너무 마음에 드네요. 2권이 없어서 유감이었습니다.


****스트레인저 개봉관, 여태껏 뜬 곳은 롯데시네마 뿐인데...제발 홍대입구점에 개봉하기를 간절히 빌고 있음. 절대 집과 가까워서가 아니라 오덕의 구역이니까 애니메이션이 개봉하기에 걸맞다고 생각해서입니다.

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09. 1. 25. 15:29
여러분 설날은 잘 보내고 계신지요...

사실 저는 가족도 못 보고 친척들 제사야 다 신정 때 끝내버렸기 때문에 그다지 명절 실감은 안나지만...  

원래 어제 교수님이 등산 가자고 모이자고 했는데 설산에서 떨어져 죽기 싫어서 바빠서 결국 안 갔지요.

지금은 쓸쓸한 설날 술과 맥반석 오징어를 벗 삼아 일하는 중에 포스팅입니다.

왠지 하드를 뒤지다가 요코야마 미쓰테루 60권 삼국지의 진궁만 모아둔 자료를 발견해서...

X년 전에 모 삼국지 커뮤니티에 포스팅하다가 도중에 날아가서 좌절한 후 줄곧 봉인상태였던 것입니다.
(혹시 진궁이 뭔가여 먹는 건가여? 하시는 분은 좀 옛날 글이지만 이것 참고)

사실 설날이랑은 전혀 상관 없지만 모처럼 발견했으니까 그냥...인 겁니다.




일단 이것이 첫 등장시의 진궁.

동탁 암살 미수로 쫓기는 조조를 도와주는 역할이기는 하지만 현령은 아니고 일개 경비대장.




가끔씩 눈을 뜨기도 합니다.

요시카와 삼국지를 정말로 충실히 따르는 요코미쓰 만화 삼국지임에도 불구,

어째서인지 진궁의 경우는 최후에 조조가 투항을 권유하지만 거절하고, 질질 짜는 조조를 뒤로 하고
당당하게 사형대로 오르는 진궁...이라는 무척 강렬한 이벤트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진궁의 행적을 추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여백사 사건 때문에 조조에게 정이 떨어져서 죽이려다가 그만두는 것. 이건 연의와 같습니다.

좀 다른 점은 조조의 고향까지 따라와 군대 결성을 돕는다는 점입니다. 정사와 비슷한 부분이죠.

그렇다고 조조 뒤통수를 치는 것까지 나오지는 않고 어느 틈엔가 여포의 부하로 들어가 있습니다.




대폭적인 성형수술을 하고 말이죠(...)

턱도 깎고 코도 좁히고 눈도 째고 수염도 기르니, 이건 완전 다른 사람...

그런데 나중에 여포가 패주하여 유비에게 몸을 의탁할 때는...




....이것도 뭔가 다른데...

뭐 수염을 좀 길러서 인상이 달라보이는 것이라고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여기까지는....




...그런데 또 바뀌었어!

유비를 배신하자고 부추켜서 흑화된 걸까요?




거기서 또 바뀜(...)

하지만 어쩌면 저는 횡산선생의 대범한 작화력을 너무 간과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게 전부 다 같은 인물이라고 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분명 저런 조언과 대사를 하는 진궁의 역할을 수행하고는 있지만

여포군 등장 이래에 아직까지 이 중에서 진궁이라고 명명된 인물은 하나도 없습니다.

즉 여포군의 또 다른 군사라고 생각할 여지도 충분합니다.
왠지 진궁 외에는 군사나 책사가 없는 것 같지만...

그리고 마침내 하비전에서는 진궁이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오 지금까지 중 제일 훈남...




...이 아니라 역시 지난 것도 전부 진궁은 진궁이었는데

횡산선생께서 얼굴을 까먹었다! 는 근거를 튼실히 할 뿐이잖아!!!

그래도 마지막이라고 좀 훈남으로 그려주신 게 다행...?




...그런데 기각지계가 대체 뭐길래 여포가 저렇게 놀랄까요?




사실 여포도 모름(...)

이런 바보를 주군이라고...




이런 바보를 주군이라고2

뭔가 조조에게 쌓인 것처럼 보이는 게 진궁다움.

요코미쓰 조조는 평소에 쿨한 척 구는만큼 흥분할 때 귀엽습니다.
(그리고 유비도 그렇지만 엄청난 동안...;)

여튼 인상은 비정해 보여도 결국은 조승상이라 정이 깊어서, 원래대로라면 진궁 붙잡고 말리고 그랬겠지만...




이런 모양이라 못알아 본 듯(...)

사실 횡산선생께서도 진궁의 최후 이벤트 넣으려다가 눈치 빠른 어시가 지적해주어서

결국 넣고 싶어도 못 넣으신 거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올해 안에는 모르겠지만 내공과 외공을 쌓으면 꼭 그리고 싶은 게 진궁 주인공 삼국지입니다.
(모 삼국지 앤솔에다가 짤막하게 그린 적도 있지만...)

절대로 길게 질질 끌 일 없고 결말도 확실하거든요.

죽는 방식이 확실하면 캐릭터든 스토리든 최후의 순간을 위해서 구성하면 되니까, 무척 이상적이라 생각.

[작전명 발키리]가 결말이 뻔해서 재미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거라면 이순신은 왜 봅니까...

정말로 재미가 없다면 결말 이전에 뭔가 다른 것에 문제가 있었던 거라 추정.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