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2009. 1. 25. 15:29
여러분 설날은 잘 보내고 계신지요...

사실 저는 가족도 못 보고 친척들 제사야 다 신정 때 끝내버렸기 때문에 그다지 명절 실감은 안나지만...  

원래 어제 교수님이 등산 가자고 모이자고 했는데 설산에서 떨어져 죽기 싫어서 바빠서 결국 안 갔지요.

지금은 쓸쓸한 설날 술과 맥반석 오징어를 벗 삼아 일하는 중에 포스팅입니다.

왠지 하드를 뒤지다가 요코야마 미쓰테루 60권 삼국지의 진궁만 모아둔 자료를 발견해서...

X년 전에 모 삼국지 커뮤니티에 포스팅하다가 도중에 날아가서 좌절한 후 줄곧 봉인상태였던 것입니다.
(혹시 진궁이 뭔가여 먹는 건가여? 하시는 분은 좀 옛날 글이지만 이것 참고)

사실 설날이랑은 전혀 상관 없지만 모처럼 발견했으니까 그냥...인 겁니다.




일단 이것이 첫 등장시의 진궁.

동탁 암살 미수로 쫓기는 조조를 도와주는 역할이기는 하지만 현령은 아니고 일개 경비대장.




가끔씩 눈을 뜨기도 합니다.

요시카와 삼국지를 정말로 충실히 따르는 요코미쓰 만화 삼국지임에도 불구,

어째서인지 진궁의 경우는 최후에 조조가 투항을 권유하지만 거절하고, 질질 짜는 조조를 뒤로 하고
당당하게 사형대로 오르는 진궁...이라는 무척 강렬한 이벤트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진궁의 행적을 추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여백사 사건 때문에 조조에게 정이 떨어져서 죽이려다가 그만두는 것. 이건 연의와 같습니다.

좀 다른 점은 조조의 고향까지 따라와 군대 결성을 돕는다는 점입니다. 정사와 비슷한 부분이죠.

그렇다고 조조 뒤통수를 치는 것까지 나오지는 않고 어느 틈엔가 여포의 부하로 들어가 있습니다.




대폭적인 성형수술을 하고 말이죠(...)

턱도 깎고 코도 좁히고 눈도 째고 수염도 기르니, 이건 완전 다른 사람...

그런데 나중에 여포가 패주하여 유비에게 몸을 의탁할 때는...




....이것도 뭔가 다른데...

뭐 수염을 좀 길러서 인상이 달라보이는 것이라고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여기까지는....




...그런데 또 바뀌었어!

유비를 배신하자고 부추켜서 흑화된 걸까요?




거기서 또 바뀜(...)

하지만 어쩌면 저는 횡산선생의 대범한 작화력을 너무 간과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게 전부 다 같은 인물이라고 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분명 저런 조언과 대사를 하는 진궁의 역할을 수행하고는 있지만

여포군 등장 이래에 아직까지 이 중에서 진궁이라고 명명된 인물은 하나도 없습니다.

즉 여포군의 또 다른 군사라고 생각할 여지도 충분합니다.
왠지 진궁 외에는 군사나 책사가 없는 것 같지만...

그리고 마침내 하비전에서는 진궁이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오 지금까지 중 제일 훈남...




...이 아니라 역시 지난 것도 전부 진궁은 진궁이었는데

횡산선생께서 얼굴을 까먹었다! 는 근거를 튼실히 할 뿐이잖아!!!

그래도 마지막이라고 좀 훈남으로 그려주신 게 다행...?




...그런데 기각지계가 대체 뭐길래 여포가 저렇게 놀랄까요?




사실 여포도 모름(...)

이런 바보를 주군이라고...




이런 바보를 주군이라고2

뭔가 조조에게 쌓인 것처럼 보이는 게 진궁다움.

요코미쓰 조조는 평소에 쿨한 척 구는만큼 흥분할 때 귀엽습니다.
(그리고 유비도 그렇지만 엄청난 동안...;)

여튼 인상은 비정해 보여도 결국은 조승상이라 정이 깊어서, 원래대로라면 진궁 붙잡고 말리고 그랬겠지만...




이런 모양이라 못알아 본 듯(...)

사실 횡산선생께서도 진궁의 최후 이벤트 넣으려다가 눈치 빠른 어시가 지적해주어서

결국 넣고 싶어도 못 넣으신 거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올해 안에는 모르겠지만 내공과 외공을 쌓으면 꼭 그리고 싶은 게 진궁 주인공 삼국지입니다.
(모 삼국지 앤솔에다가 짤막하게 그린 적도 있지만...)

절대로 길게 질질 끌 일 없고 결말도 확실하거든요.

죽는 방식이 확실하면 캐릭터든 스토리든 최후의 순간을 위해서 구성하면 되니까, 무척 이상적이라 생각.

[작전명 발키리]가 결말이 뻔해서 재미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거라면 이순신은 왜 봅니까...

정말로 재미가 없다면 결말 이전에 뭔가 다른 것에 문제가 있었던 거라 추정.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