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2009. 12. 3. 19:07
공식홈에 올라서 이제야 봤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다양한 층위의 메세지와 비판성을 담고 있으면서 유머감각도 출중해서 한동안 시들해졌던 사팍에 대한 관심도 및 호감도가 마구 상승~

간략한 스토리 다이제스트입니다:



생일로 돌고래 체험장에 간 스탠의 가족...이지만 느닷없이 일본인들이 들이닥쳐 돌고래들을 척살합니다.



일본인들은 수족관에도 난입해 귀여운 발루가 고래를 죽이고,



심지어 돌고래라는 이름이 붙은 미식축구팀 마이애미 돌핀스마저 척살합니다.
(사실 이런 대학살극을 단순한 반칙 플레이처럼 태연하게 해설하는 스포츠 중계자들도 좀 뿜김...)



국제여론이 일본을 비난하지만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고래 뺙큐! 돌고래 빡큐!"



"아빠, 일본인들은 왜 그렇게 고래를 미워하죠? 이해할 수 없어요."
"나도 모르겠구나, 스탠. 그들은 우리처럼 '정상'이 아니잖니..."



친구들이 아무도 고래 보호에 관심이 없자 고래 보호 다큐 시리즈인 Whale Wars 팀에 합류한 스탠.
저는 본 적이 없는데 동생에 의하면 고래 보호 운동가들이 각종 공작으로 일본 포경선을 방해하는 내용입니다.
(동생은 가식 쩌는 민폐병맛프로라고 욕하더군요...^^;)



최첨단 포경선인데 여전히 전통적 사냥법이라 왠지 웃기는...
아무튼 Whale Wars 팀의 훼방공작이라는 것이 고작 일본 포경선에 썩은 버터를 던지는 것이나 일본 선원들에게 구타당한 것처럼 조작해서 국제여론을 집중시킨다는 식의 맹탕한 좌파운동 전략의 극치라 실망하는 스탠.



여튼 고래척살에 대해서는 한치의 훼방이라도 용납할 수 없는 일본 포경선에 의해 팀의 선장은 살해됩니다.
이에 스탠이 분연히 리더쉽을 발휘해,



일본 포경선을 불지릅니다(...)



그 밖에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고질라를 이용해 돌고래 테마파크를 지키는 등, 공세로 나갑니다.



스탠이 이끄는 팀의 활약은 효율적으로 포경행위를 봉쇄하고 이에 일본 관료들은 치를 떱니다.



뿐만 아니라 시청율도 올라서 래리킹 라이브에 출연하게 되는데, 순수하게 고래를 지키고픈 목적으로 공격적 전략을 펼쳤던 스탠은 미디어의 관심이 오로지 시청율에만 쏟아지자 복잡한 심정을 느낍니다.



심지어 Whale Wars가 자기들 밥그릇(=시청율) 뺏는다고 분개한 또다른 해양 다큐멘터리 팀의 방해를 받습니다.
(이 쪽도 실존 프로그램으로, 게 잡는 어선의 일지를 묘사한 Deadliest Catch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고래들의 도움으로 쫓겨나고 스탠은 고래들이 자신의 뜻을 알아준 데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일본의 카미카제 공격으로



고래떼 및 스탠과 아이들을 제외한 선원들은 전멸합니다.
(카트맨과 케니가 들러붙어 있는 건 시청율이 높아지니까 스타 한번 되보려고...)

"야, 일본인들 고래 진짜 싫어한다"라는 카트맨의 대사가 명언.



천황은 왜 일본이 고래를 증오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소년들을 히로시마 원폭기념관으로 데려갑니다.



원폭 직후 미국이 원폭을 떨군 범인의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물론 합성) 조종사가 고래와 돌고래였던 겁니다.
미국이 범인을 가르쳐 준 데에 감복한 일본은 감사의 표시로 즉시 항복하고, 나라의 원수인 고래들의 씨를 말리기 위해 지금까지 분투해 왔다는 것입니다.

이에 스탠은 진범인(미국)을 가르쳐 주려고 하지만 그러다간 자기들이 고래 꼴 날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소와



닭이 합성된 사진을 내세워 고래들은 이들의 음모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진실(...)을 깨닫고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 일본인들은



이제는 소와



닭을 척살합니다(...)



"훌륭하구나, 스탠. 네 활약 덕분에 일본도 우리처럼 '정상'이 되었어."

Whale Wars같은 일련의 고래 보존운동의 비효율성과 경박함과 민폐성을 비웃음과 동시에 고래를 향한 순수한 선의는 훼손하지 않는 한편 포경금지 압박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제국주의적 정치성도 꿰뚫는 통찰력이 대단합니다.

아울러 미국 수족관의 고래마저 일본인 어부들의 학살대상이 되는 어이 없고도 강렬한 장면들은 폭발적 유머효과와 함께 (특정한 동물을 죽인다는 이유로 야기되는) 타문화에 대한 혐오감을 그대로 드러내서 인상적입니다. 미국의 수족관에 난입해 전통적 포경 방식으로 고래를 찔러 죽이는 (심지어 수족관 유리를 창으로 깨 부수기까지 합니다. 엄청난 전투력...) 야만적인 일본 어부들의 모습은 너무나 의도적으로 그려진 나머지 극심한 위화감이 느껴지고 그 결과 웃음이 나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 보고 스테레오타입화니 뭐니 하면 레벨 낮은 해석임.

종종 과격하다는 비난도 받지만 과격한 연출법을 실로 효율적으로 살리고 그 바탕에 흐르는 개념은 극히 굳건하고 건전한 것이기에 (이에 비해 인기 없는 입장에서 까면 다 통할 거라는 이유로 브라이언을 공화당으로 만든 [패밀리 가이]는 너무 줏대가 없고 얄팍하다는 생각이 드네요-_-;) 13시즌에 와서도 의미있는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이것이 하토야마 총리의 첫 [사우스파크] 등장일 듯 합니다. 강렬한 쌍빡큐(...)
그러고보니 시즌 13 에피소드 Pinewood Derby 중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등장한 것도 있는데 왠지 이명박보다는 반기문 총장에 가까운 외모더군요; 설마 추하다고 일부러 제대로 안 그린 건 아니겠지...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Go! Go! 선거-사람 미치게 하는 일본 국정홍보 애니메이션  (5) 2010.03.25
요코미쓰 삼국지 애니판  (4) 2010.02.03
누가 로저래빗을 모함했나  (4) 2009.11.10
  (8) 2009.07.29
  (3) 2009.07.14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