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07. 3. 4. 18:51
요즘 몇주 동안 영화 몇편 봐서 한꺼번에 올립니다.

왠지 영화는 외로워서 보는 건가...도 있지만.

....개강이라는 현실을 마주보고 싶지 않아서...도 있는 듯(...)

드림걸즈. 비욘세가 나온다길래 보러 간 것도 있는데.

음...얘 언제 나오는거지???---하다가 나중에...리드싱어가 되니까...비욘세인 줄 눈치챈...-_-
(지금까지는 화장발?!...뭐 역할을 위해 그때까지는 의도적으로 수수하게 꾸민 것이겠죠...)

영화가 조금 산만하고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지만 요즘 할리우드 영화들이 다 그러니 뭐...(←이미 포기인가;)

감독이 백인이라 그런지 당시 흑인 인권신장운동 및 급동하는 현실의 치열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그냥 중요한 이벤트마냥 언급만 하고, 스물스물 넘어갈...수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시카고] 감독이라고 좀더 신나고, 춤추고, 막나갈 줄 알았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그래도 흑인 배우들이 잔뜩 나와주니 좋긴 좋네요. 노래들도 듣다보면 중독성 있고...

마이너 밴드 노래를 메이저에서 표절해서 얄팍하게 만드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영화 내에서도 몇번 발생하는데, 캐딜락 노래 백인 가수가 부른 것...가창법도 그렇지만 뮤직비디오도 더해서 웃겨서 죽는 줄 알았음.

기억에 남는 건 제이미 폭스 잘생겼어 므흐~(...)랑...통통한 애가 주인공이었구나...그건 좋은데 솔직히 솔로노래 너무 오래 찍었어...내가 편집감독이면 진작에 잘랐다....
그리고 비욘세 캐릭터, 참 생각이 없어보이는(...)
가장 비리비리 마른 애가 무뇌경파긴 한데 그나마 무뇌경파 속성대로 성격이나 경향이라도 있지, 비욘세 캐릭터는 인간이 제대로 속물이 된 것도 독해진 것도 아니고, 물에 탄 듯 술에 탄 듯 맹한 건지 정말 애매함.
참 그리고 잭슨 파이브 패러디한 그룹에서 우하하;; 그나마 저 때의 마이클은 아직 흑인이었어(...)



훌라걸즈. 왠지 드림걸즈에 이어 ~~걸즈 일색인...
탄광촌에서 춤이니까 당연히 빌리 엘리엇이 생각나지만 정작 영화 보는 내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음.
일단 발레는 거의 빌리 혼자만의 이야기였고, 훌라걸즈는 팀으로 춰야 하니까...도 있는 듯.
...하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빌리 엘리엇이 떠오를 수밖에 없음(...)
개인적으로 주인공 키미코 역의 아오이 유우보다 친구인 사나에 역 배우가 더 귀여웠어요.
캐릭터적으로도 현실적이니 불쌍해서...그런데 우리나라쪽 정보에는 왠지 배우 이름이 안나오는...
감동포인트가 교본적으로 잘 조절된, 괜찮게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딱히 초감동...이러지는 않았음...일본영화에서 잘 보이는 것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묘하게 붕 뜨게 넘어가는 것도 그렇고, 회사는 별로 욕 안 먹고 끝나버리는 것도 그렇고...훌라춤이란 것도...솔직히 60년대에나 먹히지 않으려나 하와이 붐 같은 건...라는 생각도 들고....(뭐 지금도 남아 있다니까 그런 것도 아닌가...)
사투리가 참 알아듣기 힘들어서 자막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중반까진 안 그렇다가 후반에는 빌리 엘리엇이 생각날 수밖에 없네요. 개인적으로는 빌리에 한 표. 애가 친구가 적어서 그런지(...) 발레가 돈도 더 많이 드는 험난한 길이라서 그런지, 영국영화 특유의 사회, 정부 비판이 여과없이 박혀 있어서 좀더 현실성이 돋보이는 만큼 절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는 빌리 쪽이 좋았습니다.
그래도 훌라걸즈도 괜찮은 영화에요. 조연 배우들도 좋았고...특히 키미코 어머니.
그런데 마지막까지 왜 마도카 선생이 탄광촌으로 올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사정이 안 나오는데...
...성격 보면...불타오르는 정의감을 주체 못하고 깽판 치거나 현피 뜨고 다녀서...로 추정중(...)



황혼의 사무라이. 원제는 [황혼의 세이베이].
사나다 히로유키가 딸 둘에 병든 노모가 딸려 생활고에 시달리는 궁상 홀아비 사무라이로 나옵니다.
절대 무사도를 찬미하거나 향수하는 영화가 아니라....
음...사무라이 참 별 거 없다...에서 시작해...
나중에는...에이씨 사무라이가 다 뭐라고....씁-_-...인 결론...
그래서 사무라이에 대한 환상과 낭만을 간직하고 싶은 분에겐 비추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정말...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참 궁핍한, 주위에서 깔보기까지 하는 녹봉 50석 홀아비 인생인데도 꿋꿋이 긍지를 지키며 살아가는 주인공.
물론...긍지만 지키고 아무것도 안한다면 별로 설득력 없었겠지만...밭도 갈고 새장 만들기 아르바이트도 하고...
(현대로 치자면 종이로 장미를 만드는 거나 구슬을 꿰는 부업이려나...쿨럭....-_-)
생활에 여유가 없는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가족을 무엇보다 우선시 하기 때문에, 황혼을 알리는 종만 울리면 동료들과의 술자리에도 안 나가고 칼퇴근 한다고 [황혼의 세이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
하지만 그런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진정 남자답달까요.
오히려 그가 사무라이라는, 사족이라는 신분에 얽메여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신분과 체제를 유지하는 제도는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도록 요구한다는 것, 그 무사도라는 정신과 막부라는 현실이 어떻게 보면 세이베이의 진정한 비극입니다. 물론 무사도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대의를 위해 사람의 목숨마저 뒷전으로 놓는 그런 권력이나 힘은 일본 막부에만 존재한 것이 아니었으니, 시공을 초월해 적용 가능한 이야기지요.
자세한 건 직접 확인하시고....
아무튼 참 잔잔하면서 깊이 있는 영화입니다.
검술 액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화려한 액션은 기대하면 안됩니다.
그보다는 한 가난한 사무라이의 소소한 일상, 인생관, 그리고 순정(!)을 충실하게 담아냈지요.

 

토모에 역의 미야자와 리에 참 이뻐요~~
...하지만 옛날에 세이베이와 소꿉친구였다고 해도, 지금은 어른이고 게다가 서로 사족 집안이니.
세이베이도 토모에에게 격을 차려 존칭을 써서 시대적으로 올바른 것은 물론, 둘 사이의 묘한 거리감과 긴장감이 표현되는데, 자막에서는 반말 까고 있으니...이건 아니잖아 고풍스럽지 않아...였던...-_-
(그러고보니 이 영화도 현대&표준어 일본어와는 다른 옛 말씨인데, 왠지 훌라걸즈보단 알아들을 수 있던 편...)
그리고 또다른 사무라이로 나오는 다나카 민이란 분...
어째 왕카리스마에 포오스가 낯설지 않아...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히미코]셨던 그 분...
무용가라는 본직이 클라이막스에서도 잘 활용됩니다. 필견...
(...그런데...일도류와 토다류는 그래도 표기하면 덧나나?-_- 원 이상하게...)

개인적으로는 요즘 본 영화 중에 [황혼의 사무라이]를 베스트로 꼽고 싶습니다. 꼭 보시길~
...아이러니한 건...국내개봉은 요즘이지만 제작은 2002년, 즉 꽤 오래 된 영화라는 것(...)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