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원작인 만화를 먼저 읽었습니다. 정확히는 학부 시절 모 강의 교재였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나온다고 했을 때 가장 신경쓰였던 점은....원작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신경쓰였을 그것....
영화 속의 스파르타군은 과연 망토만 걸친 누드일 것인가? 노골적인 표현으로 노빤쓰일 것인가?!!!!
그렇습니다! 만화책을 보면 왕만 제외하고는 다 누드 위에 망토만 걸친 스파르타군!
게다가 평화 시에는 왕도 당당히 노빤쓰에 어깨로 천조각만 걸친! 누드사회 스파르타!
물론 실제 스파르타군은
대략 이랬지요...
아무리 강철의 육체를 자랑하는 스파르타인이었다지만 미쳤다고 다 벗고 망토만 걸치고 전쟁 나갔겠습니까...
아무튼 영화는 무려 18금 성인용 딱지까지 붙어있지를 않나, 해서 기대했건만...
트레일러나 사진에선 졸병들이 건방지게 빤쓰를 입고 있다! 이런 원작 개무시가 있나! 용서 못해!
하...하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홍보성 물건이니 빤쓰를 덧칠한 게 아닐까?? 정작 영화 속에선 노빤쓰라던가!
아아....빤쓰가 너무 신경쓰여!--가 아니라...미칠듯한 공명정대 정신을 간직한 자로써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결론:
제기랄...여자와 XX씬같은 거 넣어서 18금일 바에야 노빤쓰로 18금 해라!!!
(↑배우의 인권이나 프라이버시는 무시하는 거냐! 쿨럭;;)
...실제 원작에도 없는 XX씬 외에는 18금일 이유가 없음. 잔인한 것도 너무 스타일리쉬하니 잔인하지도 않음.
물론...
원작의 명장면들을 마치 뽑아낸 것 같은, 감탄 나오게 재현한 연출과 충실함은 높게 사줄 만하지만...
그밖에 화면 가득히 넘치는 하아하아 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근육과
무려 3D로 재현한,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의 피어싱만으로 만들어진 아스트랄 복장....
또한 CG로 첨칠된 배경과 화면은 지금까지의 영화에서 구경할 수 없었던 특유의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레오니다스 왕 보면 막...대쉬 무쌍기도 사용하고...
뭐 요는...돈 낸 만큼의 볼거리는 제공해주는 영화라는 결론...
하지만 그래도 불만을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바로....
영화 [오페라의 유령]에서 극장 지하실의 헬스장 존재 여부를 의심받은 몸매의 유령이었던 제라드 버틀러.
....아니, 캐스팅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고...물론 어떻게 보면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긴 하지만...
그러니까..비주얼적으론 대체로 만족이에요...페르시아왕 어깨가 좀 좁긴 했지만 뭐 그 정도야...
문제는 목소리.
물론 원작의 이미지 때문도 있겠지만....제가 딱히 목소리 패치라던가 그런 건 아니니까...
나의 왕님은 그렇지 않아! 그렇게 고함칠 필요도 없는 궁극 남성이란 말야! 그런 목소리도 발성법도 아니야!!!
페르시아왕은 더 ^*^&&%ㅉㅎㄴ!@#해서 더 *ㅓㅎㅎ$@#!@하게 변태스러운 목소리여야 해!!!---라던가.
해설자인 델리오스...목소리가 빈약해! 빈약해! 차라리 이 역할에 션빈을 시켜!~--그런데 왜 하필 션빈이지...
라 갸우뚱 했는데...알고 보니 그 배우가 파라미르 배우라 형 했던 목소리 좋은 션빈씨가 생각난 거구나; 라는...
원작에서도 나이가 꽤 되는 캐릭터고 그래서 이야기꾼이니까...상관 없었을텐데...체엣....
영화와 만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왕비의 역할이지요. 간단히 말해 영화에서 비중이 훨씬 늘어났다고 할지...
영화를 전체적으로 악평하는 서구 평론가들마저 [강한 여성상]이라고 좋게 봐주는 역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거기다가 시간 할애할 바에야 원작에는 좀 분명히 드러난 특정 병사들 성격이나,
(한때 덜렁이라고 놀림받은 스텔리오스나, 작품 도중도중에도 병사들을 위해 이야기를 하는 델리오스나...
특히 델리오스같은 경우 그런 묘사로 이야기꾼으로써의 능력이 드러나는데 영화에선 도입부 한번밖에 없음;)
안습의 테스피아인들이나 아테네의 활약 등 다른 도시국가들에 대한 묘사나 더해 밸런스를 유지했으면 했지만.
사실 왕비라던가 원작엔 구별도 안되는 레오니다스 아들의 존재는 할리우드적 가족주의를 위한 장치일 뿐이죠.
게다가 집 지키며 파병 선동하는 왕비는...안그래도 예민한 영화의 정치적 논란에 부채질하는 꼴이고...-_-
게다가 왜 이리 왕비가 멍청해...솔직히 멍청한 것 때문에 강한지 어쩐지도 안 보이는...
영화를 보시면 왜 멍청한지 알게 될 겁니다....진짜 강한 여자란 뭔지 모르는구나 감독-3-
아무튼 영화에 얼마나 비중있는 여성 역할이 안 나왔으면 저런 걸 보고 평론가들이 감동을 할까요...
개인적으론 할리우드 가족주의 때문에 스파르타 남자들이 너무 물러터져서-_- 불만이긴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의 정치성...
사실 원작부터 [오리엔탈리즘]의 저자 에드워드 사이드가 보면 뭐라 했을지 궁금할 정도의 수준이긴 했지요.
뭐 이미 스파르타인들이 죄다 빨가벗고 나오는 데서 이 만화는 결코 [역사]가 아닌
[판타지]...그것도 환상에만 존재하는 궁극의 남성성에 대한 판타지였으니까요.
그렇다 해도 하필이면 적인 페르시아가 서양인 머리 속의 온갖 이국성, 기괴함의 집합체라는 점은 변함 없지만...
게다가 미국 패권주의가 팽창중인 현재의 정치적인 상황과도 밀접해 있어
감독의 (의식적인) 의도가 어쨌든 결과물과 무의식적으로 깔린 사상은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뭐 제 옆에 앉아있던 커플이 극장을 나가면서 한 대화로 일축할 수 있습니다.
남자: 저 저게 뭐야! 말도 안돼! 엉터리!
여자: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남자: 아니, 세상에 지중해에 나라가 두개밖에 없냐고! 그것만 문제가 아니지만!
여자: 그래도 역사 이야기래잖아~
남자: 저건 역사가 아냐! 선전물이야! 완전 우익 사상에, 군국주의에 패권주의에....(이하 막 흥분중)
그러니까...오리엔탈리즘이나, 미국 패권주의에 대해 욕 먹는 건 한마디로 그래도 싸다 이고(...)
그밖에 개인적인 잡담을 하자면...
전투 장면...개인적으론 우리나라 시위대 VS 전경대가 생각났습니다(...)
그러니까 페르시아 군대를 보면 원작에도 없는 막..화염병(...병 모양이고 위력도...) 던지고...
스파르타 방패전술...밀치고 버티고...아아니 이것은 전경들의 방패전술!!!
즉 진짜 신나는 걸 보려면 차라리 서울 한복판에 가라는 결론
스타일리쉬 전투장면도 슬로우, 빨리감기가 과하다 보니 짜증도 나고...
정말 그런 짓 안하던 옛날 홍콩영화들이 그리워질 정도...
게다가 자막 만드신 분...
아마데우스 가면...아니 불사신 부대는 대관절 왜 자막에선 발음 그대로 [이모탈] 부대인 거지요?
이모탈이 무슨 번역이 안되는 그리스 고유어인가요?
[불사신]이니까 그만큼 위협적이고 무서운 느낌이 드는 게 아닌가요?
그래서 The Immortals-we put their name to the test (불사신...정말로 그런지 우리가 시험할 차례다)
라는 대사도 그대로 번역되지도 않고, 임팩트도 날아가고...
내지는 우리나라 관객들은 무식해서 불사신도 무슨 말인지 못알아먹는 건가요?
혹시 이 포스팅을 볼 일이 있으면 답해주시면 고맙겠군요. (아마 볼 일 없겠지만...)
아무튼 불사신 부대...원작에선 별로 안 그랬는데 영화에선 무기와 자세 때문에 무슨 짜가 닌자같더라는-_-
그밖에 왕이 왕비와 이별할 때...
[Only the hard and only the strong may call themselves Spartans]
(냉철하고 강한 자만이 진정한 스파르타인이다.)
라는, 원작에서 보면 남성 뿐만 아닌 여성 스파르타인도 그렇다는 의미와 연출의 대사...
자막에선 굳이 [스파르타 남자]라고 함으로써 의미랑 뉘앙스 완전 날라가고...-_-
배신자 에피알테스에 대한 레오니다스의 마지막 한마디도 노골적인 비난은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복합적인
[May you live forever.] 오래오래 살거라.
는 말인데...자막에선 [평생을 후회하며 살거다]라니...
나의 왕님은 그렇지 않아!!!!
....결론은 영화도 볼만하긴 하지만 원작! 국내에 정판 나온 원작!--을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나의 왕님(...)의 진정 어떤 분인지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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