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에 쓰다보니 졸려서 정말 정신이 없었군요;; (사진 순서도 뒤죽박죽이라 필름을 보고 간신히 확인...)
어쨌든 천단공원은 1일째에 갔던 것입니다. 우매한 중생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럼 과거는 물에 흘려 보내버리고....(이봐......)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는 뷔페식으로 죄다 중국식이라 까놓고 말해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기름기가...)
아침부터 볶음밥을 먹는건가? 사이즈는 작다지만 고기만두도? 야채도 전부 기름에 튀긴 것??!;
그나마 나은(...) 것은 죽과 달콤한 빵과 미니호빵 (개인적으론 딱 좋은 사이즈)랄까요.
어째 괜찮다는 게 거의 다 단 음식 뿐이군요;;
개인적으로는 일본에 있을 때 호텔에서 먹었던 일식(+약간의 서양식) 아침 뷔페가 더 취향이었습니다. 아무튼 호텔 아침 뷔페같은 데서 사진을 찍는 취향은 없으므로 전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아침에 잔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불안해서 결국 호텔방으로 잠깐 돌아가서 카메라 덮개(는 과연 수동카메라 덮개답게 무식하게 딱딱함....) 를 가져서 입혀놓은 채로 들고 다녔는데 나중에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둘째날부터 본격 세일즈! 루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페키지 관광답게(...)
오전에 들른 곳은 옥 가공, 세공 공정이었는데 입구부터 커다란 판타스틱 고전풍 조형물들이 있었지만 묘하게 사진 찍을 기분이 아니라서 안 찍었습니다(....설명불가;)
옥 박물관을 다소 초스피드로 박물관 가이드(덧붙여 우리 팀의 가이드도 그랬지만 이런 가이드들은 전부 조선족으로 한국어가 상당히 능숙했습니다.) 따라가면서 옥과 비취의 차이도 듣고....비취가 인간의 생기를 흡수하며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무시무시한 마석(魔石)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다소 왜곡의 여지가 있는 설명임.)
사실 나중에 실내 분수식으로 만든 옥 조형물을 찍기는 했는데 너무 가까이서 찍어서인지 그만 윤곽이 흐릿해져서 사진관 아저씨가 외계 생명체(....)로 착각해서 사실 MIB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무튼 필름으로만 존재하고 현상되지 못한 사진 중에 하나라 미처 못 올리는군요(....)
물론 박물관 끝에는 팔아요 팔아~.....입니다. 참고로 이것도 정부경영 기관입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 정부가 정말로 바쁩니다. 저희가 머물던 호텔도 정부경영이고 관광루트 중의 상당수의 쇼핑성(...) 기관과 대형 식당은 전부 정부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즉 이런 데서 보석 파는 애들도 말하자면 공무원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공무원 시험 봐서 공무원 되는 것보다 중국으로 이민 가서 공무원 되는 것이 더 나아보이기도 할 정도로 국가에서 정말 다양한 사업을 펼치더군요(...) 뭐 다른 말로는 공무원이 서비스업을 한다는 뜻이기도 한데....그 '공무원+서비스업'의 결과물의 전반적인 퀄리티에 대해서는 별 말 안해두겠습니다.
아무튼 어머니와 저를 제외한 일행은 꽤 질르셨습니다. 특히 비취가 심장에 좋다느니 하는 소리가 효과적이었던 것 같군요. 저희는 가난(?)해서....라기보단 들고 갈 것을 생각하니 귀찮아져서 그냥 구경만 하다가 작은 기념품만 조금 샀죠.
제가 중국에서 (필름 외에) 뭔가 산 곳이라면 이곳 정도로군요. 그냥 작은 옥돌로 조목조목 만든 팔찌였습니다. 또 하나는 사촌 조카를 위해서 샀구요. 인사동에도 있겠지만 어차피 싼 물건이고 뭔가 안 사기에는 썰렁해서...아무리 팔뚝이라도 굵은 팔뚝인데다가 셀카는 찍어본 적 없으니 구경하고 싶으신 분은 직접 문의를....퍽!
사실 산 것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구석의 잡화점에서 파는 중국 쵸콜렛 바였습니다. 맛의 감상은....뭐랄까....러시아도 그렇고 왜 사회주의 국가들은 쵸콜렛이 이 모양인 겁니까?! 아니 이것도 쵸콜렛이라고 불러줘야 하는 것입니까! 모두의 칼~이나 프리드리히~나 만국인민의 아이돌♥ 니콜라이가 쵸콜렛을 싫어했다는 말은 어디에도 안나와 있거늘!!! 아무튼.....왜 쵸코파이가 중국과 러시아에 인기가 있는지 정말 실감이 나는 체험이었습니다(.....)
아무튼 다음은 13릉입니다. 고로 이제 지겹디 지겨운 글 대신 마침내 사진이 나옵니다.
13릉은 명나라 황제들 13명이 묻혀 있다고 하는 (그러나 안 묻혀있는 황제도 있는...) 무덤들입니다.
이집트로 치자면 [왕들의 골짜기]같은 장소겠죠.
아무튼 사진은 무덤에 들어가기 앞서 있는 유물전시관인데....다 짜가! 입니다.
물론 아무리 짜가가 많은 중국이지만 이 경우는 짜가일 수밖에 없는 슬픈 사정이 있습니다...
문화혁명 시절 이 무덤을 발굴 당시, 발굴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던 당시의 북경 시장이 친구와 같이 스캔들에 휘말려 (*브로크백같은 스캔들 아님.) 불미스럽게 은퇴하게 되었고, 따라서 정적들이 [시장이 하고 있던 모든 일도 잘못되었다]는 의미로 홍위병들에게 명령해 무덤의 부장품과 장식품, 황제와 두 황후의 시신 등을 모조리 파괴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뭐....금 정도는 녹여서 빼돌렸겠지만요...-_-)
그런 이유로 황과 황후 두명의 초상화, 기타 부장품 등은 죄다 짜가인 것입니다.
사실 이 사진을 이 각도에서 모르는 인간의 방해를 받으며 찍은 이유는....황후의 왕관보다도 [북경에는 군인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왠지 대놓고 기념사진 찍기에는 좀 그렇고....일단 제 카메라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일행에서는 저밖에 없으니 안되고(....) 어쨌든 정말 많았습니다. 저보다 어려보이고 실제로 어린 애들이 다수라지만요. 서커스의 어린이들처럼 시골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 많다는군요....
과연 거대 스케일의 중국이라 무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아까 보이던 전시관 전에도 상당히 걸었어야 했고 그 다음에도 상당히 걸었어야 했습니다.
이런 성벽같은 것도 올라가면서요. 나무가 특이하게 자라서 찍었습니다. 판타지물같기도...
사실 몇년에 한번씩 내시들이 무덤을 청소했기 때문에 사람이 발길이 와야 하는 곳이라 어떻게 보면 공원같기도 했습니다. 추웠지만요....
무덤까지 내려가는 곳은 다행히도(?) 계단이었는데.....이........이............
메탈기어솔리드3의 사다리 기어오르기보다 더 끝도 한도 없는 계단을 직접 경험하다니;;
(다행히도 올라오는 출구는 낮았습니다;;)
무섭다! 스케일!---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_-;;
아무튼 왕릉 안은, [사후의 궁전]이라는 말대로 왕좌와 그 주변 방의 구도를 충실히 따르고, 사방이 전부 한백옥석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처음에 황제의 유체를 발견했을 때 놀랍게도 완벽하게 미이라화되어 보존이 되어있었던 이유는, 바로 옥석의 보존효과 때문이라고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미이라를 홍위병들이 절벽 아래로 냅다 던져버리긴 했습니다만(...)
사진이 없는 이유는....기술적 문제 때문입니다;
어중간하게 어두워서 플래쉬가 없는 상태로는 찍을 수 없었습니다.
휴우......망원렌즈와 플래쉬.....(하지만 니콘에서 더 안 만든다고 했지T_T)
황후 두명과 같이 묻혀있는 이유는, 첫번째 황후는 (당연히) 정략결혼이라 사랑하지 않았고 또한 일찍 죽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신 두번째 황후는 사랑하던 여자라고 합니다. 전시관에 황제와 황후 두명의 초상화가 있었는데 사실상 황후들은 사랑받은 황후 쪽이 더욱더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다는 것만 빼면 비슷하게 생긴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둘째 황후에게는 쌍꺼풀이 있더군요! 과연, 그래서 개나 소나 쌍꺼풀 수술을 하는건가!!! (드디어 깨달음을 얻음)
이 황제는 명나라 말기의 신종으로, 중국을 위해 해놓은 것이 하나도 없어(...?) 백성들과 후세에 지지리도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위해 원군을 보내주기는 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자기 무덤을 지은 것을 제외하고는 업적이 없다시피 하고, 후대에는 결과적으로 명나라의 쇄망의 책임자로 몰려 단단히 욕을 먹은 왕입니다.
그에 대해서 좀 묘하달까, 아이러니하달까 하는 일화가 있는데 바로 이 무자비(無字碑)입니다.
황제들은 각각 비문에 자신의 업적을 남기는데, 신종의 경우 하도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없어서(...) 고심하던 신하가 무엇을 적으면 좋겠냐고 묻자, 신종은 호탕인지/자포자기인지/진심인지/유머감각인지 [그냥 아무것도 적지 말아라. 아무것도 적지 않아도 백성들은 다 알아줄 거야.]라고 말해서, 아무 글자도 적히지 않는 무자비가 나오게 되었답니다(....)
(뭐....뭐지?!; 도저히 범인의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는 스케일의 센스야! 게다가 순 놀랑패 왕이!-△-; 설마 패리스 힐튼의 전생??! 내지는 시니컬 유머인가??! 도저히 모르겠어!!!)
아무튼 죽은 사람을 불러낼 수도 없으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뒤로 하고(....)
만리장성으로 향했습니다.
만리장성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점점 고지대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귀가 계속 멍멍해지고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만리장성의 가장 높은 부분을 케이블카로 이동해 그 위를 걷는 투어였습니다.
케이블카는................
스릴을 맛보고 싶은 분께 추천해드립니다(.......)
특히 제가 갔던 겨울/초봄의 바람이 엄청나게 강한 시기에....
사실 케이블카 자체보다는 도중도중 지탱하는 기둥에 있는 사다리를 보며, 고장시 저것을 수리해야하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니 더더욱 아찔하더군요.
어쨌든 만리장성은.......
크고
게다가..........
안그래도 바람이 센 북경인데 더 북쪽인데다가 더 높으니......
더럽게 추웠습니다;;;
계단 곧곧 얼어붙은 눈이나 얼음이 있어서 위험했지만....
수많은 세월을 지나다보니 계단과 바닥 그 자체도 울퉁불퉁해서......
잘못 발 내딧다가는 농담 안하고 으왓! 데굴데굴~---신세일 겁니다;;
그래도 가장 높은 지점에 올라가니 기분은 좋았지만....그래도 장소 자체가 무서워!
뭐랄까, 그 다소 살벌한 고도와 안전상태 때문도 있겠지만 그 이전에 무섭다는 의미가......
이런 괴물같은 것을 지은 놈들은 대체 뭐하는 녀석들이냐!!!-ㅁ-;;;
......라는 감탄사인지....욕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직접, 올라가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그 뒤로 한국에 돌아와서 중국 관광용 포스터에 아늑♡하게 푸른 숲에 둘러싸이고 아잉~하고 귀여운 척 하는 만리장성을 보고 하마터면 [거짓말!!!! 너의 본모습을 난 알고 있어!!]--라고 한 길가에서 절규할 뻔 했습니다;;
일단 저는 추울 때 가서 푸른 숲 따위는 없었구요.....
뭣보다........
추워요.............
더럽게 춥단 말이에요.......
아무리 아늑해 보이는 숲이 있어도....추울 거에요......
게다가 높아요......
사진같은 데선 그렇게 실감 안 날 수도 있지만......
산맥 위에다가 벽을 지은 거라구요.....
게다가 그 산맥 자체도 고도가 높아서 바람도 세고 귀도 멍멍하고.....
보면서......참 이런 데로 발령되기 싫겠다....하는 생각이 들면서......
(적을 탐색하기 위한 용도의 작은 구멍들이 곳곳에 보임)
다시한번 이런 괴물같은 것을 지은 놈들은 대체 뭐하는 녀석들이냐!!!-ㅁ-;;;---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데 이런 괴물같은 것을 이런 산까지 기어올라와서 때려부수고 침략하던 놈들은 또 뭐냐!!!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아....정말 스케일의 압박, 이었습니다;;
물론 멋지고 굉장한 체험이었음은 변함이 없지만요.......
그래도 정말....너무 무시무시했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더 무서운 건.........
그 가장 높은 지점에 차려져 있는 기념품 가게와(.......)
케이블카 내려오는 곳에서 버스정류장이 있는 아랫길을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만리장성 모형 저금통을 팔려는 지난 번의 엽서 아저씨를 능가하는 초거머리 근성의 아저씨 아줌마들;;
(일행 중 한분은 압력에 못 이겨 하나 사셨음.....그런데 같은 가격에 조금만 더 버텼으면 3개를 살 수 있었을텐데....)
후후 물론 저는 AT필드/바리어/자기장 기능으로 어머니도 지켜냈습니다. 후후.
돌아와서는 호텔의 큰 식당에서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역시 전 샤브샤브나 스키야키 류의 급히 국물에 데워먹는 요리랑은 잘 안 맞나 봅니다;
사실 왠지 고기맛을 국물에 잃는 것 같아서 아쉽고, 그렇다고 국물을 먹자니 나중에는 온갖 찌끄레기로 범벅이 되서 먹기 힘들지 않습니까?---같은 건 단순히 개인 취향의 문제일테니 그렇다치고....진짜 문제는......
왜 내 화로는 데워지지 않는거지....?;
.....하며 남들이 먹는 것을 손가락 빨며 구경......;;
먼저 데운 화로 중 하나인데 왠지 데워지길 거부하더군요;;
결국 기울여서 간신히......
고기는 소고기와 양고기 두 종류였습니다. 양고기......하니 브로크백 마운틴이 생각나는군요. 보면서 정말 양고기 먹고 싶었습니다. 향에만 익숙해지면 먹을만해요, 양고기.....Mmmm....lamb...... (심슨가족의 호머 억양으로)
식사 후에는 원래 그냥 발맛사지인데....어른들은 한 분의 선동으로 전신맛사지 받으러 가셨지만.......발맛사지 하는 스킬을 보니 전신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꼬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걸 못한다고 하지 어떻게 말합니까;
그 영향인지 만리장성의 거센 바람 탓인지는 몰라도 어머님은 속에 탈이 나시고 말았지요;
그 다음날 어떻게 되었는가!---는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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