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아침 6시 30분에 기상, 아침을 챙겨먹고 대망의........
건전한 문화 관광여행을 목표로, 교토로 출발!!!
...그런데 호텔 근처 역에서 이런 것을 발견해서 아침부터 그만 찰칵 해버렸습니다;
(레이가 빛에 반사되서 잘 안 찍혀서 유감T_T)
일단 다른 열차로 이동한 뒤 교토행 급행열차에 무사히 승차. 그런데 하필이면 햇빛이 비치는 쪽의 좌석을 타서(...) 여행중 내내 칸막이를 내리고 건너편 창문의 풍경만 바라봐야 했습니다.
오사카에서는 점원들만 상대해서 사투리를 잘 못 들어서 좀 유감이었는데, 교토행 열차에는 교토 사투리가 많이 들려오더군요. 외국인으로써 말하기엔 이상하지만 왠지 교토 사투리에는 묘한 정감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어쨌든 교토 시치죠 역에 무사 도착. 하지만 저녁에 만날 분을 위한 선물을 들고 다니며 관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일단 다른 곳으로의 이동이 편하고, 코인 로커가 있는 교토역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더우면 멀게 느껴집니다(...)
교토역 코인로커에 짐을 넣어두고 교토역에 있다는 데즈카 오사무 월드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대체 어디??
오오 있다!!!
잘 보니....웬 호텔 맞은편에 이어져 있는, 극장 건물에 있더군요...
설마 그 호텔에 묵으면 데즈카 캐릭터 꿈을 꾼다던가! 어서 나도 돈 벌어서 호텔에! (퍼억--)
괜히 클로즈업(.....)
하지만 개장시간은 30분 뒤라는 말에 그 때까지 기다리기도 애매하고 어차피 문 닫는 건 저녁 7시니까, 다른 곳이나 구경하다가 돌아오기로 하고, 일단 역에서 가까운 것 중에 가장 볼만하다는 산쥬산겐도(+근처에 교토 국립 박물관이 있음)로 가기로 했습니다 하루종일 사용 가능하다는 500엔짜리 버스표는 샀지만 길을 익히고 운동 좀 할 겸 도보로........
........간 것은 크나큰 잘못이었습니다. 적어도 한여름의 교토에서는 그랬습니다.
한마디로 더 웠 습 니다.
으어.........생각할수록 덥군요.
그러므로 어느 정도 더웠는지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생략합니다.
단지....사방천지에 널린 선토리 음료수 자판기가 저 덕분에 이익을 톡톡히 올렸을 거라는 힌트와,
그렇게 산 음료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따끈따끈 데워졌다는 것 정도만 알려드리지요.
그래도 도보니까 사진은 찍을 수 있어!--라며 찍기도 하고....
이렇게 현대적인 주택가 사이에 생뚱맞게 튀어나오는 유적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고궁처럼 아예 큰 거라면 모르겠는데, 정말 평범한 집 사이에 끼어있으니 더더욱 신기하더군요.
시치죠 다리 바로 옆에 있던 신사.
그리고.......
그 앞에 알짱거리던 신사의 수호신(??) 고양이.
너무 카메라를 드리대니까 너 뭐야~하는 식으로 좀 뒤로 물러났지만 대체로는 정말 느긋함......
그나저나 이 시점에서 카메라가 바테리 부족 경보 신호를 냈는데;; 디카 사용이 익숙치 않았고 어제밤만 해도 멀쩡했고 배터리를 들고 다니다간 뜨거운 태양열 아래 폭발(;;;)할 것 같다는 위기감에(정말?-_-)....한마디로 여분 배터리는 오사카의 호텔방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쿨럭;;
별 수 없으니 그냥 배터리 절약으로 밀고나가기+핸드폰도 웬만큼 버티는데 디카야 뭐!--하는 무식으로 밀고나가기로 결정.
다시 시치죠 역에 돌아와서....강가를 따라 걷는데.....
정말 좋더군요.....버드나무도 풍류가 있고 강가에는 종류불명의 새가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늘과 강가를 즐기며 걷기를 한 십여 분......
그러던 중 순간 깨달은.......
근데 여기가 어디지???-_-
서둘러 지도를 확인하니 목적지는 동쪽인데....강을 따라 북쪽으로 가고 있었던 겁니다....;;
그렇습니다....더위는 판단력과 방향감각을 흐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서둘러....가고 싶어도 지쳐서 무리니 아무튼 왔던 길을 다시 돌아와서....이제는 도저히 걸어갈 기력이 없어서+또 길 잃을까봐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진작에 그러지...-_-)
하여튼 이번만큼은 지도를 치밀하게 확인해서 여차저차 들어간 산쥬산겐도.
바깥은 이렇습니다.
안에는 1000여개의 불상들이 서 있는 것으로 유명하고 옆으로 쭈욱~기나긴 구조라 활쏘기 대회도 한답니다.
그 기~다~란 구조의 일부일 뿐입니다.
실내 촬영은 금지....라도 몰래 찍는 사람들이 있다지만...저는 금지라고 하면 정말로 안 하므로 사진이 없습니다.
하여튼 수많은 불상들이 좌악 늘어서 있고 (각자 얼굴이 다르고 이 중에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의 얼굴이 있다지만....대체로 클론틱한 편이라 불명; 차라리 진시황릉 토기인형들에 그런 속설이 붙었다면 믿을지도...) 그 앞에 좀더 오리지널한 불교의 수호신 및 불교의 수호신으로 승격된 일본의 민간 신들의 조각이 있습니다. 특히 풍신, 뇌신의 복근은 정말 압권이라 직접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이 유감이군요. 과연 이런 복근이 옛날에도 존재했었단 말인가! (←왠지 볼수록 모델이 있었을 것 같음) 아니 과연 그런 몸매가 옛날 일본에 가능한건가?!---등등 쓸데없는 생각만 들었군요;
아무튼 여기서부터 시작한 일본 절, 신사 특유의 관광객 돈 긁어모으기인 [소원 빌고 동전 넣기]가 틈틈이 보이더군요; 기복 신앙은 사실 우리나라보다 여기가 더 심한 거 아닌가?? 아니 물론 시설 관리하는 측에서는 좋겠지만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사찰이나 문화재도 저런 점을 본받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사행성으로 보이거나 다소 비굴해 보일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실내는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 조명이 어두운 편이었는데 (게다가 선풍기일 뿐...으허...) 거기다가 향의 냄새와 좌악 늘어선 불상들의 압박이 음침하다던가 무섭다던가 웅장하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문제는 저는 그냥 오~제법 인상적인데~정도의 반응이었다는 점-_-;; (유명하다는 대불도 그냥 보통...의 느낌) 나중에 생각해보니.....훨씬 더 무서운 스케일의 나라인 중국의 문화유산을 봐 버려서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과 중국 여행 양쪽을 고려중이신 분은 일본 쪽을 먼저 가셔야 감회가 더 강하실지도 모릅니다.
볼 것은 다 보고 바깥으로 이동.....
산쥬산겐도 정원 호수를 태연작약하게 거늘던 새. (이름은 모름;;) 강가에서 본 종류와 비슷했습니다.
오늘은 휴관~~♡
OTL..........
처음에는 내일이 15일(오봉)이라서 내리 쉬는거야??--라 생각했지만 관광책을 확인하니 월요일이 정기휴일이었던 겁니다.
그래도 어차피 박물관 계획이야 처음부터 약간 옵션의 느낌이었고, 또다른 목적지인 도보로 가야 하는 미미즈카와 도요쿠니 신사를 향해 박물관 벽을 따라 걸었습니다.
.....가는 길에 유카타 입은 아가씨들 찰칵. 도촬(;;)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저렇게 유카타 입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오사카나 교토에 종종 눈에 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시원해 보이는 데다가 예쁘더군요. 궁금한 것은 저것을 입고 아무 곳에나 놀러가도 되는건가?--라는. 오사카 카페의 손님 중에서도 보긴 했지만 말입니다.
뙤약볕 속에 산채로 삶아지면서 박물관 길을 따라 걸으니 먼저 도착한 쪽은 도요쿠니 신사였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영령을 모셔둔 곳이죠.
신사 중에서도 꽤 화려한 축에 속합니다. 금박(??) 장식도 있구요....
아시다시피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우리나라로써는 임진왜란의 주범이지만, 일본에서는 일개 머슴A에서 사족으로, 끝내는 일본 통일을 이룬 엄청난 인간승리, 휴먼드라마, 아메리칸....아니 사무라이 드림(??)의 위인입니다. 오다 노부나가 등 사람을 잘 만난 덕도 있겠지만, 분명 객관적으로 봐서도 굉장하긴 하지요. 단지 애꿎게 조선이 피해를 입어서 다소 관점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일 뿐이죠.
더 깊숙히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용하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함) 뭐 그렇게까지 서비스 해줄 생각은 없고....근처에 있다는 미미즈카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지도에 의하면 일단 길을 건너야 해서, 횡단보도를 건너니 바로 웬 놀이터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 놀이터의 이름이 미미즈카 공원(....공원급이라기보단 정말 지극히 평범한 모래밭 놀이터일 뿐이지만....)인 것입니다! 미미즈카 바로 옆에 있다는 놀이터가 여기구나!---하고 감회에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크워어어어어어어!!!!
왜 하필 이런 타이밍에!!!!!
배터리가 죽는 거냐아아아아아아아!!!!!
이것은....이것은 아무리 봐도............
히데요시의 음모다!
자기 신사는 찍게 하면서 미미즈카는 못 찍게 하려는!! 히데요시의 음모!!!
.............좌우지간 이 카메라 사태에 대해 고민하며 착잡한 심정으로 미미즈카를 바라보았습니다............
배터리를 또 살 수도 없고.....으허허허......
그냥.....무(無)사진 여행으로 갈까? 추억은 내 마음속에 남는거야~~라고?
............하지만 첫날부터 사진 찍었으니....이미 늦었음.....게다가 오늘은 관서 관광의 꽃인 교토인데......
무엇보다....................
젠장! 그렇다고 내가 질 줄 아느냐 히데요시!!!
한국인의 근성을 보여주마!!!
----란 괜한 오기(;;;)가 발동하여..........(왜 거기 히데요시가....;;)
큰 길로 죽어라 걸어가서 (으으....이 때의 체감온도는 두번다시 떠올리기 싫.....)
편의점에서 1회용 카메라를 샀습니다........
그리고 찍었습니다....미미즈카..........
도요쿠니 신사 바로 앞에 있는 미미즈카(耳塚-하나즈카(鼻塚)라고도 불림)는 임진왜란 때 왜장들이 자신의 공훈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본국에 보낸 조선 병사들(이라지만 어차피 구별이 안되니 민간인 포함)의 시체에서 잘라낸 소금에 절인 귀와 코를, 한 곳으로 모아 무덤을 만들고 비를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히데요시 때는 무덤을 만들고 불교식 제사를 지냈었고, 비를 세운 것은 조선과의 화평을 원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였다는 설도 읽어본 것 같습니다.) 만든 이유가 죽인 이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인지, 히데요시의 공적을 자랑하기 위해서인지, 일종의 액막이 차원인지는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다는군요.
참고로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왼쪽 뒤에 보이는 것이 도요쿠니 신사, 오른쪽이 미미즈카....
참혹한 역사에 비해 분위기나, 느낌이 참으로 평온한 곳이었습니다. 절초 관리도 잘 되어 있었고, 초라하다기에는 사이즈 자체가 꽤 커서...단순함 때문인지 오히려 신사보다 더 인상적인 데가 있었습니다. 일반 일본 무덤과는 다르게 동산처럼 지어둔 것은 묻힌 이들이 조선인이라는 데에 기인해서?--라는 점이 궁금하더군요. 유적을 설명하는 표지판에도 유난히 조선 '민중'이라고, 민중이라는 단어가 반복되어 나오는데, 조총련계와 관련이 있는 건지도 궁금했습니다.
이 곳에 가면 전쟁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무덤이 도요쿠니 신사 바로 앞에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치가 떨리는 우리나라 분들이 많다는데 저는 뭐랄까....어떻게 보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얼굴에 당신은 이런 짓도 했지!---라고 들이대는 것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부쉬 대통령 무덤 앞에 이라크인 희생자들의 기념비를 세워두는 것 같달까요....일본인으로써 보면 저렇게 으리으리한 신사가 세워질 정도로 자수성가한 위인의 어두운 그림자를 바로 옆에서 마주해야 하는 입장일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저에게는 분노나 원한이나 울분보다는, 착 가라앉은 슬픔과 평온함이 느껴지는 장소였습니다. 영감이 있었다면, 이미 이곳에 남아있는 영혼은 없거나 편히 잠들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전쟁에 희생된 이들의 명복을 빌고 돌아서니, 지금도 이런 사람들이 계속 나오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나서 가슴이 무겁기는 했습니다.
주택가 골목길을 지나 큰길의 버스 정류장으로 가던 도중 찍은 무궁화. 왠지 교토 주택가의 정원에는 이 종류의 무궁화가 가끔 보이더군요. 캐나다에서 이따금 보이던 분홍 종류보다는 훨씬 좋아하는 하얀색이죠.
하여튼 버스를 타고 키요미즈데라 가는 길에 하차. 절 자체에는 직접 가지 않고, 걸어가야 한다는군요. 뭔가 길이 두 갈래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밀려 가면 있겠지 라 생각해 가다보니 (말해 두지만 버스는 약냉방이라 더웠고 바깥은 더 더웠고 버스 내려서 산 차가운 차는 5분도 안 돼 미지근 차가 되어 있었고.....) 웬 커다란 절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관광객보다는 일반시민들이 더 많이 있었고, 에어컨 찾아 들어간 실내는 납골당 분향소 관리국(...) 아무튼 절 바깥의 골목길에 많이 오르던데, 그쪽이 청수사인가 보군....하고 판단한 뒤, 관리국 실내 카페의 지나친 빙수값에 절 입구로 돌아와서 딸기시럽 빙수를 먹고 절 옆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골목길을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시럽을 많이 퍼준 건 고마운데 너무 진하니 빙수의 시원함이 전달되지 않더군요;
그래서....사람들을 따라 오르막길을 헥헥거리며 올라갔더니..............
공동묘지.............
.............................;;
그 때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았던 건, 다음 날인 오봉을 맞아 조상들 무덤에 참배를 하러 온 것이었음을....
뭐 그래도....일반 사람들의 풍습을 일부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솔직히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만한 규모의 일본 공동묘지에 와 보냐....는 생각에 그냥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니 음식 종류 공물을 무덤 앞에 두지 말고 가져가 달라는 포스터가 있었습니다. 원숭이가 출몰한다는군요. 또한 근처가 절이라서 그런지 계속 염불을 외우거나 원하는 사람에게 외워주는 (뭔지는 몰라도 의식적으로 어깨를 두드린다던가 도 함...) 스님들도 보였고....여승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라서 남자나 여자나 대머리로 깎은 사람은 없어서 이색적이었어요. 아무튼 더워 보이는 게 안돼서 조금 시주를 올렸습니다(...)
....문제는 대체 키요미즈데라는 어디냐!---였지만 지도를 확인해보니 사람들에 쏠려서 착각한 지점을 깨닫고 다시 가 보니....정말 아예 [키요미즈데라미치]라고 붙여져 있더군요-_-;; 너무 더우면 정말 주의력이 산만해지나 봅니다..... (원래 그래서일지도......)
하여간 드디어 제대로 들었다! 키요미즈데라 가는 길! 하고 찍은 사진....
잘 보면 가운데에 탑 같은 것이 보이는데 그것입니다....
오르막길인데............. 정말 꽤 많이 올라가야 해서........
.....도중에 이런 걸 보며 타고 싶어졌습니다-_-;;
하지만 운전수가 안보여.....서가 아니라 근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정말.....고생고생 하며 끝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했을 때는......완전히 파김치가 되어서.......
곧바로 입장하지 못하고 그늘에서 땀을 닦고 숨을 돌려야 했습니다;
하여간 대충 체력회복을 하고 (제법 뜨끈뜨끈해진....음료수로.....) 입장!
입구에서 찍은 해태. 미안하지만 또다시 중국과의 스케일 및 센스 비교가 되어버림;;
하지만 중국보다 훨씬 나았던 것은....
바로 풍부한 녹지의 보존이죠. 키요미즈데라는 바로 이 숲과 산이 있기에 더더욱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덧붙여 별로 남의 가족 기념사진 찍어주려는 건 아니었지만 그나마 사람이 적은;; 부분이어서 찍은 광경...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절경이었습니다. 땀의 보람이 있었어요.
오는 길에 오미쿠지를 뽑는 곳이 있었는데 제법 결과가 좋았어요. 남은 해는 좀 나아질 듯....
키요미즈데라 안에 있는, 연애점으로 유명하다는 지슈 신사.
모처럼이라고 저도 시도해 봤는데......(사람이 많아서 힘들었;;)
마지막에 애매하던 즈음에 웬 총각이....오른쪽! 좀더 오른쪽이요! 맞아요 거기!--하고 알려주어서 대충 성공;
보아하니 다들 친구나 일행들끼리 길을 가르쳐주는 분위기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눈을 감고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 자력으로 하라는 내용은 없었군;;)
쿨럭....그렇게까지 나의 사랑을 이루어주고 싶었던 거야 총각?? 좋아 분발해 볼게.....
(아직 상대는 못 만난 것 같지만....)
하여튼 그 총각은 저를 친절하게 인도해준 다음에는 자력으로 해봐야지~하고 일행들에게 자랑하며
룰루랄라 반대쪽 돌로 향하더랩니다.....과연 성공 했을지....
내리막길로 돌아가는데 산 밑이 내려다 보이는 난간 위에 인형을 올려두고 사진을 찍던 총각의 정체가 궁금....
하여튼 내려가는 길에 있던 이런 여우 신사 앞 벤치에서 잠시 쉬고....
키요미즈(=맑은 물)데라 이름의 근원이라는 폭포수도 마셔보고.....
올라온 곳과는 반대쪽 길로 내려가며 수많은 관광객 대상 가게에 뜨억하기도 했습니다.
교토 명물이라는 삼각형으로 접은 떡을 시식하고 맛있어서 회사용 기념품으로 사가고....
어떤 큰 가게는 다양한 과자를 팔고 입구에서는 차가운 녹차를 주며 과자를 전부 시식해볼 수 있게 했습니다.
가족을 위해 가격대비 실용도가 괜찮아 보이는 선물도 사고 구경도 짬짬히 즐기며 내려왔습니다.
이런 곳까지 디즈니가;;
서양식 저택을 개조한 빨간 융단이 깔린 식당으로 (하지만 입구에서 신발은 벗음) 어떤 교수가 요리연구를 위해 세웠다나....입니다. 일단은 관광지니 그렇게 부담스러울 정도의 분위기나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음식을 사진으로 찍기에도 좀 애매한 곳이기는 해서 사진은 없습니다.
하여튼 요리는 나왔는데.....
더워서 뜨거운 요리가 입에 잘 안 맞아서인지, 진정 내 입맛이 싸구려라 그런 건지, 더위를 먹어서 식욕이 부진해서인지, 아까 시식용 과자를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왠지 입에 안 댕기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참깨 소스에 담긴 두부는 소스 자체보단 두부에 버터라도 섞어 넣었냐! 하고 느끼함에 진절미를 떨었고....
스님들의 정진요리가 모티브이다 보니 튀김도 죄다 야채튀김이었습니다.
유도후는 뭔가....소스가 더 다양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보통 때는 두부 그 자체의 맛도 즐기는 편인데 역시 더울 때는 뜨거운 것은 맵고 짜고 자극적이지 않으면 입맛도 안 댕기고 미각도 둔해지는 것 같습니다OTL
그래도 돈이 아깝다고 80% 이상은 먹고(...) 한동안 두부는 못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식당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서울에 돌아와서 바로 연두부를 사는 것을 보면 학습능력이 떨어지거나 뼛속까지 두부 매니아;;)
내려오는 길 자체가 거의 관광지랄지....옛 목조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묘하게 낭만적이고 고전적이었어요.
이런 풍경이나
이런 풍경....
이런 골목도 좋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전에 중국 사진 찍었을 때도 그랬지만 왠지 골목과 복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근두근한 걸요. 저 끝에, 모퉁이 너머에, 문과 담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상상하는 것이.
뭐 일단 다음 목적지는 정해야....야사카신사와 네네노미치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카모토 료마의 묘.
다음날에는 신선조의 성지(...)라는 미부데라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공평하게(!) 유신지사들의 묘 역시 봐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후후...이 몸의 공명정대함은~~♡), 그리고 메이지 시대를 다룬 박물관이 있다는 정보에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공동묘지이므로 또다시.....
오르막길............
우어...............
그리고 그렇게 올라간 박물관은(묘지 바로 옆에 있음)................
크어.....이러기야 정말??!!! 이것들이 단체로 짠 거야??! (←단순히 월요일에 휴관이 많은 건지도...-_-;;)
어쨌든 기왕 기어올라 왔으니.....
본전이라도 뽑을 심산으로 봐주마!! 사카모토 료마 및 유신지사들의 무덤을!!!
;;;
무덤도 돈 내? 쿨럭........;
하지만 본전은 뽑아야 한다......는 의미로 300엔을 내고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몇 계단을 올라가서 가장 먼저 보였던 사카모토 료마의 묘......
저 소년처럼 (비키라고까지 하지는 않았음. 귀찮아서....) 참배는 하지 않았지만 여기저거 둘러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위인들과 달리 특이한 점은 매표소 앞의 포스터도 있었지만 여전히 이 인물의 추종자들을 위한 [료마 선생님을 기리는 ㅇㅇㅇ]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현재진행중이라는 점....물론 우리나라 위인들도 교과서나 책에서 칭송은 받고 존경을 하라고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사카모토 료마의 인기는 그것보다 좀 더 [살아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저 사진 아래에 보면 사각형의 돌 같은 것들이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팬레터입니다(...) 료마 선생님처럼 살고 싶다던가, 료마 선생님에게 용기를 얻었다던가, 날짜를 보면 대부분 최신의 것들이고, 비록 이런 단편적인 부분밖에 보지는 못했지만 거의 팬클럽(...)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보다 보니 그 팬레터 중에도 참 애매한 것들이.....
[고마워요! 전부 료마 선생님 덕분이에요! 시게루♡사토미(가명)]라던가 [타로↑유미(가명. 참고로 아이가사 모양;;) 저희를 지켜봐 주세요 료마 선생님!]....같은 것들을 보면........
[김구 선생님 고마워요! 꼭! 행복해지겠어요! -민석♡수진-]
[안중근 선생님 멋져요. 선생님처럼 살다가 죽고 싶어요... -알카에다 총각A-]
↑이런 거잖아??!!! 쿨럭......;;
(두번째의 총각은 미션이 부쉬 암살인 모양;;)
물론 사카모토 료마의 무덤만으로는 본전이 뽑히지 않아서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한 높은 데까지는 다 올라가 봤습니다. 그 외에 아는 유신지사의 이름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던가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에도 불구하고요. 상당수가 군대의 장교였고, 일본 자국의 발전에도 전념했겠지만 동시에 조선침략에도 직간접적으로 기여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인지, 이방인으로써 그런 이들이 묻힌 땅에 서 있다는 자각 때문인지, 무성한 나무 그늘 때문인지는 몰라도, 묘한 싸늘함과 착잡함이 느껴지는 장소였습니다만.....300엔의 본전을 뽑기 위해 끝까지 올라갔습니다. 쿨럭;
유신지사들의 묘지에서 내려다보이는 교토 시내. 자신들이 건국한 나라를 어떻게 굽어보고 있을지....
아무튼 이후 타박타박 내려오며......
야사카 신사도 지나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인 네네가 남편의 죽음 이후 여생을 보냈다는 엔도쿠인도 지나치며.....
.....그리고 상반신 땀띠에 햇빛에 심히 그을린 팔은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다음날은 첫날에 못 갔던 다카라즈카!
---에 과연 무사히 갔을까요? 기대하시라~!!
그나저나...몇일에 걸려 쓴 기행문인지 이거 원....-_-;
'기행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경기행 (3) | 2007.07.29 |
---|---|
간사이 기행 사흘째와 나흘째-이 눈으로 메카를 보다 (12) | 2006.09.14 |
간사이 기행문 첫날-오사카에 지다 (12) | 2006.08.19 |
북경기행 2일째 (4) | 2006.03.15 |
북경기행 1일째 (7) | 2006.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