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2008. 3. 17. 17:41

http://www.kgbnews.kr/sub_read.html?uid=509&section=sc3&section2

...확실히 끔찍한 사건이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는 더욱더 끔찍했을 것이고

직접 사건을 취재한 기자로써 감정이 격해지는 건 인간적으로 이해가 가지만...

그 살인자(필리핀인 불법체류 노동자였다고 함)가 속한 집단까지 싸잡아 욕하는 건,

아니 심지어 정직히 대놓고 욕하지도 않고 전형적인 수동적 공격적 태도+3자 효과까지 더해서

마치 불법체류자는 뭔 짓을 해도 닥치고 옹호된다며 심지어 이런 사건이 조직적으로 은폐되고 묻힌다는

어딘가에 엄청나게 영향력 있는 불법체류자 옹호 조직이 있다는 듯한 음모론적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군요....

(덧붙여 제 3자 효과이론3rd Person Effect Theory라는 것은 특정 메세지에 노출된 사람들이 나 자신-즉 제 1자-은 영향을 받지 않으나, 나 외의 다른 타인-제 3자-들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효과이론의 하나입니다. 예: 나는 야한 걸 봐도 괜찮으나 다른 사람들이 보면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나는 한국드라마 대사의 중국집 비하를 믿지 않으나 다른 사람들은 믿을 것이므로 우려가 되고 따라서 방송사에 항의한다 등등)

사실 저 기사의 문제점을 가장 정확히 지적한 건 [레드맨]이란 ID의 글이니 저도 긴 말 하고싶지 않습니다만,

문제는 대다수의 댓글이나 이 기사를 링크한 곳에서 드러난 여론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

뭐, 그렇다고 제가 왠지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빨갱이 띠가 붙어있는 인권쟁이 레벨의 운동가는 아닙니다.

끽해야 앰네스티에 매달 지원금 나가는 그 정도지요.

그리고 뭔가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 같은데 인권단체들이 자기들이 대변하는 집단이 무슨 일을 벌이건 그것을 닥치고 은폐, 부정, 위장하는 것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문제점이 있다면 그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인정함으로써 원인을 해결하려고 하고,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소년병 출신의 소말리아 난민들을 많이 받아들인 탓에 이들의 거주지역에 폭력범죄 발생율이 높다고 합니다. 여기서 인권단체가 하는 일은 절대 그런 일 안햇어염~이 아니라 (물론 정말로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쓴 거라면 진실을 밝혀내야 하겠지만) 살인이 정상적인 문제해결이라고 교육받아온 소년병 출신자들을 평화로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 재활 프로그램을 설립, 강화하는 일이구요.) 범죄가 사실이라면 최소한 이 나라의 범죄자만큼의 인권이라도 보장해주려고 노력하는 일이지요. 이건 제가 뭐 그런 데서 일해본 게 아니라 상식적으로 생각하거나 관련 보도 좀 읽어보면 다 아는 거고(...)

인권단체에 대한 오해야 그분들이 이미 익숙할테니(...) 넘어가더라도 문제는 특정 집단에 대한 공격입니다.

저 기자를 비롯해 호응하는 의견들은 그렇군요....딱 그거네요.....

2ch이나 혐일류같은 데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재일한국인들은 얹혀살고 범죄율도 높은 주제에 온갖 사회적, 정책적 혜택을 받는다 찌질찌질]

혹은 최근 티베트 사태에 대한 중국내 반응에서도 드러나는,

[서장(중국의 티베트에 대한 명칭)은 정부 덕분에 충분히 발전하고 있는데 왜 대들고 지랄이냐]

재일교포들은 합법적으로 사니까 다르다구요? 티베트는 수백년 전부터 정당한 중국 영토인데(...) 다른 경우라구요? 어차피 중요한 건 합법적으로 사냐, 불법적으로 사냐가 아니라 (심지어 합법적으로 살고 있어도 계기만 주어지면 어차피 다 싸그리 한 뭉텡이로 밀어넣는 경우가 다반사니까) 특정 소수집단에 아무렇지 않게 적의를 발산하고 그걸 무려 사회 정의라 믿어 의심치 않는 사고방식입니다.

네, '사회정의' 말입니다. 기사에서도 진실이니 정의에 대한 강조가 몇번이나 계속됩니다. 인간에겐 공격성에 대한 제동이 있어서 누굴 대놓고 죽이라고 하면 잘 못하지요. 하지만 그것이 사회정의를 위해서다, 모두를 위해서다, 모두가 하는 거다, 따라서 너 개인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인식되면 무섭게 달려들어 갈갈이 찢어 죽입니다. 아 예, 물론 이 사건에서 죽은 것은 한국인 여중생이지 불법체류외국인이 아니지만, 언제라도 그 가여운 여중생같은 피해자를 희생양으로 내세워 특정 소수집단을 린치할 가능성이 팽배한 사회인 건 부정할 수 없지 않습니까. 아앗 미국 남부의 데자뷰가(...)

...그러니까 제발, 힘들수록 개념과 냉정함이라는 눈약 좀 넣자는 겁니다. 알만하신 분들이....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중훈의 고백?!!  (0) 2008.03.24
정글고는 실존한다?!-입시명문 사립 진성고등학교-  (5) 2008.03.22
티베트  (2) 2008.03.16
신세대-Emo...?  (4) 2008.03.15
이익집단의 정의  (0) 2008.02.25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