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2008. 4. 11. 22:49



소년애(少年愛) 장르의 원조, 즉 야오이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다케미야 케이코의 [바람과 나무의 시].
시기적으로는 하기오 모토의 [토마의 심장]이 먼저 나왔지만 정신적인 사랑에 가까웠고
하기오 본인도 인정하듯 그녀를 남남물에 끌어들이고 육체적인 소년애를 부각시킨 것은 바로 다케미야.
뭐 그런 것만이 아니라 심리묘사 등의 연출에서도 일본만화 연출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작품인데...
사실 이미지 상으로는 남자 기숙사 배경의 응응응 하는 삐리리 내용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정작 안을 들여다보니 그 정체는 사실.........



무협물이었다.

그 증거로 화려한 무술연무를 자연스럽게 일상동작으로 화한 질베르를 봐라!

때는 19세기 말, 불란서국 남부의 낙혼부라도 (落魂不羅道) 학원.
불란서국은 십수년전 보불전쟁에서 큰 타격을 입고 젊은이들의 무술수행에 힘을 쏟고 있었다.
그러한 낙혼부라도는 대체 어디서 배웠는지 사파(邪派)의 요술과 암기를 사용하는 질베르에 의해
혼란에 휩싸여 학생들의 기강에 애로사항의 꽃밭을 이루게 했다.



보다못한 B클래스의 지도생인 칼이 질베르를 저지하려고 했으나,
되려 질베르의 다크사이드 빠와~ 언리미티드 빠와에 호되게 당해 간신히 목숨만 건지고 도망쳤다.
이대로 과거의 명문, 낙혼부라도는 똥통학교로 전락하는 것인가?



모두가 희망을 버리려던 찰나, 폭풍우와 함께 한명의 전학생이 찾아온다.
그의 이름은 세르쥬...과거 낙혼부라도를 비롯해 전 구라파 무림 최고의 고수였으나,
밀교의 여인과 사랑에 빠져 사랑의 도피를 한 후 행방이 묘연했던 아스란의 외아들이었던 것이다.
낙혼부라도의 사람들은 세르쥬 소년에게 새 시대의 희망을 본다.
그야말로 질베르를 쓰러뜨리고, 학교에 평화와 영예를 되찾아줄 것이라고...



물론 질베르도 호락호락 당하고 있지많은 않았다.
비열하면서도 무시무시한 암기를 사용해 세르쥬를 위기에 빠뜨린다.
이 장면에서 보다시피 독을 바른 암기가 심장 주위에 맞아 세르쥬는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세르쥬는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가 물려주신 육중한 건반의 피아노로 수행한 몸으로
타고난 재능도 더해 다져진 악력과 내공이 비범하였으며 사실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선택받은 몸이라
질베르의 치명적인 공격을 이겨낼 수 있었고 바로 다음 순간 막강한 반격을 행한다.
바로 전설의 변호사가 가르쳐준 비술 [찌르기]와 [증거 제시] 양 기술을 합친, [이거나 처먹어라!]....
질베르는 패배감에 전신을 부들부들 떨고, 이들의 대결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데...

......라는 건

물론

당연히



제가 아무래도 뭘 건전하게 만드는 재주는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 사전검열이 철저한 나라에나 취직할까...

농담이고 사실은 매우 진지하고 위험한 내용이고

사실 너무 길어서 다 사지도 못했고 아직 문고판 2권까지밖에 안 읽었지만

그리고 대작, 명작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보다보면......

막 웃음이 멈추지 않아서 미치겠어요 ㅎㅎㅎ

아니, 대체 같은 시대에 비슷한 배경에 소재라도 [토마의 심장]은 진지하게 봤는데

[바람과 나무의 시]는 왜이리 뿜는지...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뿜습니다.

어쩌면 [거인의 별]과 [내일의 죠]의 차이같은 거 일지도 모르겠군요...

아니 그러니까 왜 웃기냐하면...



마 이런 장면이 줄기차게 나오는데 안 웃고 배기겠어요 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생각해 봤는데 [토마의 심장]은 아예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를 다루는 반면,
(물론 육체적 폭력에 대한 소재도 중요하지만 결국 육체적인 점 자체보다는 폭력이 정신에 끼친 영향이 더 메인)

[바람과 나무의 시]는 사실 까놓고 보면 적나라한 육체관계를...70년대식에다가 시적인 연출로 그리니까

아무래도 성적 연출에 대한 시대적 간격상 뿜을 수밖에 없는 게 아닐지...

그래서 진도는 안나가고 뿜느라 패러디만 생각나고....아 미치겠다는...ㅎㅎㅎㅎ

.....죄송합니다 다케미야 선생님.

그나저나 피아노 천재들은 꼭 비정상적으로 무거운 건반으로 연습해야 하는 겁니까?


'만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토 후미야(김전일 작화가)의 기묘한 만화  (7) 2008.04.23
지름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  (4) 2008.04.17
마지널  (4) 2008.04.08
하기오 모토 인터뷰-파트 1  (6) 2008.03.21
음주가무연구소에서....  (5) 2008.03.18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