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2010. 3. 22. 14:30

-영화판의 제랄드 근육팬텀 이후 4분의1 가면이 오피셜이 된 듯-

...이 나왔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물론 속편이야 누구나 쓸 수 있으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레미제라블]같은 세기의 명작들도 원작자 사망 뒤 다른 작가들이 쓴 뭐같은 퀄리티의 속편이랄지 속편격인 동인지같은 책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이 [오페라의 유령] 속편 역시 원작을 쓴 가스통 르루의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권위가 있습니다.

왜냐면 [오페라의 유령]이란 이야기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무대극이기 때문이지요.

3월 초 런던에서 초연한 [Love Never Dies (사랑은 죽지 않는다)]가 바로 그 속편입니다. 당연히 웨버의 작품답게 강렬하게 세뇌적인상적인 음악, 화려한 의상과 무대연출, 첨단 무대기술의 파노라마로써 음악적, 예술적, 기술적 측면은 확실히 평론가들과 일반 관객들 양방의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그 얘기가 속편이 나올 수가 있어?"--라고 태클을 거신 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만...방금 '음악적, 예술적, 기술적 측면 "은"'이라고 한 데서 눈치 채셨다시피 역시 가장 많은 불만은 스토리를 향한 것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추한 얼굴과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함께 타고난 나머지 (당연히) 삐뚤어진 천재 팬텀-'유령'이, 자신이 숨어사는 오페라 극장의 합창단 가수 크리스틴에게 성악을 가르치다가 크리스틴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그녀를 연모하는 귀족 라울의 등장을 계기로 크리스틴에게 과도하게 집착하여 방해자들을 살육하고 오페라단을 혼란으로 밀어넣은 끝에 (당연히) 경찰과 오페라단의 사람들에게 쫓기고, 결국은 라울을 선택한 크리스틴을 떠나보내며 지하 아지트에서 외로운 최후를 맞이하는 내용입니다. 여운과 안타까움을 남기는 비극적 결말이지요. 다른 말로 하자면 비극이라서 의의가 있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Love Never Dies]는 대체 어떻게 그 뒤를 잇느냐...하면 일단 당연히 팬텀이 사실은 죽지 않았다는 설정으로 갑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확인사살이나 능지처참을 한 것도 아니니까. 배경은 원작의 결말로부터 10년 뒤입니다. 그리고 미국입니다. 생뚱맞게 왜 우아한(?) 프랑스가 아닌 천박한 신대륙이냐고 물으신다면 라울과 크리스틴이 왠지 미국으로 이민을 갔기 때문입니다. 아들도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라울이 술과 도박에 쩔어 가산을 탕진하는 진상 남편이 되었지 뭡니까. 게다가 결혼생활 10년만의 위기에 더해 코니 아일랜드(뉴욕시 브루클린 남단부의 반도로 20세기 초에 유원지와 휴양지로 인기를 끈 지역)에서 옛 사랑(?) 팬텀을 만난 유부녀 크리스틴! 알고보니 팬텀은 코니 아일런드에서 대땅 잘나가는 공연단의 단장이고, 크리스틴에게 다시 스타가 되지 않겠냐고 꼬시는데?! 이에 원래 공연단의 스타였던 크리스틴의 왕년의 친구 메그 기리는 질투를 느끼지만 뭐 캐릭터 임팩트가 부족해 별로 위협은 되지 못하고, 한편 크리스틴과 라울의 아들은 사실 크리스틴과 팬텀의 친자식으로 밝혀지며 자식사랑 바보아빠가 된 팬텀의 훈훈한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맹세코 제가 멋대로 지어낸 아침드라마 뻥스토리가 아니라 정말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쓴 오피셜입니다:)
출저는 이런 평론기사라던가 공식 홈페이지같은 꽤나 신뢰가는 곳이므로 허위정보는 아닐 것입니다.

다른 건 다 몰라도, 대부분의 평론가들과 팬들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 부분은...역시 저 친자확인 부분인데요...하긴 저도 팬텀 고자인 줄 알아서그건 분명 미쳤지만 그만큼 순수한 집착적 사랑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했으니 왜 저렇게 제리 스프링어쇼가 되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설마 배경이 미국이라??) 뮤지컬까지 써줬것만 결국 사라 브라이트먼하고 이혼해서 삐뚤어진 웨버가 소원성취적 감정이입 동인설정을 만들었다고 추측하면 고소당할지도 모르니 넘어가구요. 그 밖에 팬텀이 왠지 관대하고 거의 만능적인 단장님이 되다 보니 딱히 위협적인 요소나 악역이 부족해서 극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이 보입니다. 하여튼 아직 초연 상태이므로 수정의 여지는 조금 남아 있고, (보통 각본 자체보다는 연출이나 음악을 수정하는 정도지만...) 무척 화려한 무대고 무려 그 [오페라의 유령]의 속편이니 다소 뒷북 정보지만 혹시 팬이나 관심 있으실 분들을 위해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아 물론 전 딱히 열성팬은 아니고 그냥 스토리가 너무 막장으로 웃겨서 찾아본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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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