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2009. 12. 9. 23:58

테슬라 VS 에디슨의 찌질전설 전류전쟁과 테슬라의 인간적 고뇌를 무대화한 연극입니다.

국수집 안주인님 덕분에 대학로에서 공짜로 봄(...)

전류전쟁에 대해 이미 사전지식이 있어서 그런지 사실 그대로를 충실히 재현하는 내용이라 다소 평범(+테슬라의 고독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테슬라를 사모하는 여성과의 신파적 플롯도 들어감)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를 잘 모른다는 걸 감안하면 재밌게 볼 수 있을 법 합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교육적인 과학사 목적으로 보여주면 딱일 것 같습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중고등학생 할인 있더군요(...) 혹시 학생들 사회견학 계획중인 분 있으면 참고하시길.

아무래도 전류전쟁에 있어서는 에디슨이 악역일 수 밖에 없으니까 알을 품던 엉뚱한 에디슨 소년~ 어머니의 가정교육의 위대함 오오~이런 어린이 위인전 에디슨이 익숙한 관객이라면 좀 충격 먹을 듯. (전부 사실이긴 하지만)

공공성을 위해 (극에는 안 나와도 사실은 웨스팅하우스 사의 부도를 막으려는 의도도 컸지만...) 특허를 포기한 나머지 마지막에는 잊혀진 채 고독하게 죽어가는 테슬라가 대중적 뇌내과학사(...)에는 거의 안 남아 있게 된 결과를 보면 요즘같이 험악한 미디어가 범람하고 신자유주의적 경쟁체제에 내던져진 우리의 자라나는 새싹들은 아마도

1. 요는 돈과 권력으로 경쟁자를 짇누르고 언론플레이를 잘 해야 (비록 그게 거짓말이든 동물 및 인명 피해를 야기하든) 잘 먹고 잘 살고 위인으로 역사에 남고 킹왕짱 되는 길임.

...라는 잘못된 교훈을 얻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너나 그렇지 퍼억--)

동시에

2. 그런데 위인이라고 다 성격이 제대로 박힌 것은 아님(...)

이라는 교훈도 얻으면 좋을...아니 좋은 걸까요?; 최소한 위인전이라는 것의 선정기준에 대해 다시금 곱씹을지도?

뭐 어떤 인물의 역사적, 사회적 평가의 변화에 대해서는 확실히 에디슨과 테슬라는 흥미로운 경우를 제시해 줍니다. 둘 다 비슷한 시대의 과학계와 역사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과학자이자 발명가들인데, 왜 에디슨이 더 친근하고 유명한 쪽으로 남아 있을까요? 에디슨은 태생적 미국인이고 테슬라는 가난한 동유럽 국가의 이민자라서 그럴까요? 이러한 과학자의 출신 여부도 추후 평가와 영웅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가령 알렉산더 그래햄 벨의 경우 여전히 스코틀랜드, 미국, 캐나다가 각자 자기 나라 과학자라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내지는 에디슨은 성공적이고 사교적인 사업가였던 반면 테슬라는 성질머리가 너무 괴퍅해서(...) 그런 걸까요? 음모론자라면 테슬라의 사후 비밀병기 설계도를 기대하고 유품을 압수한 미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테슬라를 대중적 기억에서 잊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믿고 싶겠죠^^ 개인적으로는 출신국가와 본인의 성질머리를 주 원인으로 보는 편.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페라의 유령 The 속편-Love Never Dies  (4) 2010.03.22
주유소 습격사건  (0) 2009.03.22
콤씨와 오페라의 유령  (2) 2008.01.22
엄청 뒷북이지만...  (2) 2008.01.07
쓰릴 미: B 캐스팅  (2) 2007.05.06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