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봉 소식도 안 오르는 공식 블로그에 간만에 업된 기사 번역. 이미지는 따로 안 올려줘서 임의로 작성(...)

개봉 1년하고도 반, 각본가 타카야마 후미히코가 충격적인 뒷설정을 공개한다!

[스트레인저 무황인담]에는 상영 시간상 그리고 영화의 스케일을 조절하기 위해 설정상으로는 존재하지만 미처 작중에는 표현되지 못한 요소들이 다수 있습니다.

가령 여성 캐릭터들의 이름은 스텝롤에서는 나오지만 작중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영화 초반에 아카이케 무사들을 코타로가 있는 절로 인도한 외다리 노인이나, 코타로와 나나시가 묵었던 농가의 주인 역시 대본 상으로는 각자 모사쿠(茂作)와 고헤이(五平)라는 이름이 있지만 작중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거듭 여성 캐릭터들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모쿠유와 모쿠보가 자매라는 사실도 설정상으로는 존재하나 작중에는 언급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암시는 해 두었습니다.)

물론 그 정도는 전체적인 내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항들이니까 작중에 생략해도 상관 없다고 여겼고 실제로도 작품 감상과 이해에 별다른 장해를 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습니다. 반면 상당히 중요한 것인데 정말로 어쩔 수 없이 넣지 못해서 무척 아쉬운 설정이 있어서, 지금이라도 밝히고자 합니다.

사실 나나시와 라로우는 다리에서의 만남이 초면이 아니라는 뒷 설정이 존재했습니다. 나나시가 어린 시절 난파를 당해서 기억을 잃고 일본에 흘러들어 왔다는 모호하게 처리된 과거가 나올 때 "설마..."하시던 관객이 몇 분 계실지도 모릅니다만, 바로 그 예상대로 어린 라로우도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친구 사이였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저의 예전 작품 [라제폰]에서도 등장인물들의 어린 시절이 중요한 비중을 가집니다만 실은 [스트레인저]의 경우도 그럴 예정이었습니다. 나나시는 난파의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지만 라로우는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정말로 놀자고 공격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 둘은 어릴 때부터 특수한 전사로 길러졌기에 무기를 던지는 것 정도는 단지 놀이였던 것입니다. 보통 인간보다 뛰어난 전투력도 그에 기인합니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라로우의 과거 회상과 어린 시절도 나올 예정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소꿉친구 설정이죠.

그런데 안도씨(감독 안도 마사히로)가 이 소꿉친구 설정에 대해서 분명히 재미있기는 하지만 곤란한 점이 몇 군데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일단 같은 배가 난파되었는데 나나시가 일본에 흘러들어 왔다면 라로우도 같은 나라에 있거나 최소한 한반도나 제주도로 갔을텐데 명나라에 있다니 어떻게 된 조화냐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어린애들을 전투훈련시켜서 배를 태워 어디로 뭘 시키러 보냈는지에 대해 설명하려면 스케일이 너무 방대해져서 안도씨의 목표인 상영시간 100분에는 도저히 끼워넣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결국 어쨌든 100분을 넘겨버렸습니다만) 그래서 저는 "괴력으로 명나라까지 헤엄쳐갔다" "둘은 사실 하이랜더였다" 등등 합리적인 설명을 보태며 안도씨를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100분 안에 담기에는 벅찬 설정이라는 점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작중에는 결국 다리 위에서의 대면이 최초의 만남이 되었지만, 제 마음 속에는 언제나 소꿉친구 설정이 살아 숨쉬는 상태에서 최종 각본을 집필했다는 것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여러분도 [스트레인저]를 다시금 감상할 때 이 설정을 마음 속에 염두해 두고 보시면 신선한 재미와 함께 캐릭터들의 심정을 조금 더 진솔하게 느낄 수 있으면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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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야마씨 이런 변명질을 하다니;; 작가로써 제일 하면 안되는 게 작중에는 암시조차 안되면서 다 끝나고 나서 나중에야 사실은 이랬다는둥~하는 거인데 (가령 느닷없는 덤블도어 게이설 이라던가-_-;) 뭐 굳이 말하자면 기억상실이랑 라로우의 물불 안가리는 어택이 암시(...)였다고 주장하는 것 같네요. 아무튼 재감상할 분은 한번 소꿉친구설을 염두하고 보도록 시도해 보세요. 그리고 더 재밌어지는지 어떤지 감상 들려주시길(...)



...



.........



............



.....................



물론
 


당연



하지만




뻥뻐뻐뻥뻥뻥뻐뻥뻥뻥~~~~




믿으실 분은 당연히 없겠지만 최소한 욕은 하지 맙시다. 만우절이잖아요(...)


물론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는 제가 아닌 대인(大人) 국수집 안주인 언니의 발상이십니다.

저번에 영화 보고 나오는데 쟤네 소꿉친구였을지도~라 하이랜더까지 더하시며 설을 꾸리시는데 묘하게 그럴 듯 하면서 끝장나게 폭소적이라 괴상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던 절 너그럽게 봐 주세요. 언니 정말 천재야...

그려둔 건 좀 됐지만 대체 어떻게 업해야 욕을 덜 먹을지 고뇌하다 아아...생각해보니 만우절☆이었지 하하하하~


관대하게 넘어가 주십쇼 허허허허허~~ ..............특히 타카야마씨;; (아마도 모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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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