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그려도 대충 닮게 나와서 대충 그린 티가 날까봐 좀 성의를 투자해서 그려본 라로우.
그러다가 균형 맞추려고 전신까지 그리게 하다니 얄미운 자식 같으니라고...
사실 겨털 그리고 싶었는데 원작에 안나오니 어쩔 수 없었음. 턱수염은 있는데 겨털이 없다니 말이 되냐고.
나나시도 겨털이 안나와서 히무자와 겨털 행방의 비밀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한 적도 있지만 그건 나중에...

어쨌든 [스트레인저]의 주역 3인 라로우입니다. 대륙의 인종적 다양성 홍보물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중국인(...)
사실 제목의 의미인 '이방인'에 가장 노골적으로 들어맞는 캐릭터인 것이, 일단 명나라 사람이니 일본 쪽에서 보면 이방인이고, 명나라 부대 중에서도 대놓고 서양 외쿡인스러운 인종...아니 외모 때문에 이질적이고, 지 혼자 중국어도 이상하고 무지막지하게 강하고 솔직히 말해 대가리적으로도 어딘가 정상이 아니고....

위치상으로는 명나라 무장집단의 돌격대장 정도인데 노동조건이 각박해서인지 업무내용이 마음에 안 들어서인지 단순히 넘치는 테스토스테론을 주체하지 못해서인지 (사실 덩치나 성격이나 쓸데없이 Y염색체 하나 더 붙어서 나온 경우로 보임) 상사가 없는 데선 툴툴대기나 하고 별로 제대로 일하는 것 같지도 않은 귀차니스트적 풍모를 보이다가 유일하게 관심을 보이는 싸움 분야에서만은 열심히 날뛰는...뭐 이런 직원이...잘라버려!

좌우지간 주인공은 아니라서 나나시처럼 벗겨지지도 않...가 아니라 과거도 안나오니 캐릭터를 짐작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타고난 별로 안 섬세한 성격과 대륙의 관대함 때문에 외쿡인스러운 용모에 대해선 별로 콤플렉스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 그러나 명나라는 야만적인 전국시대 무인사회가 아닌 철저한 신분제도에 기반한 안정된 문민사회라 싸움 좀 잘한다고 (비록 나중에 홀딱 망한 구석탱이 나라 관직이긴 하지만) 관직은 해먹었던 나나시와는 달리 오랑캐고 별로 좋은 집안도 아닌 것 같고 싸움밖에 잘하는 거 없는 정도로는 감히 벼슬자리는 무슨...평생 높으신 분들 뒤나 닦는 자객 일이나 할 팔자. 꿈도 희망도 옵션이 별로 없으니 강한 놈 찾는 것만이 삶의 낙이 될 수밖에 없는 배경...도 있겠지만 애당초 개념과 인간성이 맛이 간 이유도 78% 있겠죠. 별로 섬세한 성격은 아닌 듯하니 절대로 뭔가 트라우마가 되서 그렇게 된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너무 강하다 보니까 (게다가 자기 말에 의하면 버진...아니 무키즈니까) 자연스럽게 개념도 살짝(?) 이탈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곁에서 이쁘장한 미소년이 러브러브 전파를 날려도 문자 그대로 거들떠 보지도 않고(OTL) 동료들이 죽어나가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고 멀뚱멀뚱 구경만 하고 있고 난생 처음 보는 남자에게 지멋대로 강렬한 포오쓰인지 페로몬인지 내공인지를 느끼고 느닷없이 냅다 흉기를 던지면서 과격한 구애시비행위를 해도 본인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행동일 뿐...처음에는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했지만 생각해보니 저는 원래 쌈박하게 미친 캐릭터들에게는 관대했고...루카 황자님이라던가...그리고 야마데라상의 절제된 연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록 그 중국어는 아마도 야마데라상 경력상 최고의 수치플레이였을 것 같지만ㅋㅋㅋ) 아슬아슬하게 인간의 범주에 들도록 자신을 억제하고 있지만 언제 폭주할지 모르는 그런 이질적인 존재라고 할까요. (그래서 오히려 얌전히 굴 때가 더 무서운 것 같은데 잘도 먹돌이니 목검이니 던지고 그러는데...제발 그러지들 마시오...후환이 두렵지도 않소...아 덧붙여서 자기가 꺼꾸러뜨릴 파워가 안되면 이런 놈에겐 반하지도 말 것.)

무엇보다...라로우가 없었으면 삿갓이 갈라지는 나나시라던가, 피가 확 뿌려지는 나나시라던가, 지붕 위에서 고통스럽게 굴러 떨어지는 나나시라던가...등등 영화의 진정한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은혜로운 시츄에이션들이 불가했을 것이므로 너그럽게 봐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애정표현이 좀 과격해서 그렇지 사실 마음 속은 한 떨기 소녀라고 믿..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나이가 특정되지 않았고 서양 외쿡인들은 좀 삭아보이는 경향이 있으니 의외로 아직 10대 이팔청춘♥ 한창 성장중~....일 가능성도 고려하면 퓨어도 업☆ 게다가 버진이라니...섬세함은 좀 부족하지만 세심한 곳에는 신경쓰는(뭔가 미묘?!) 사실은 무척 순수한 체리보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