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주말도 끝나가고 이제 담주부턴 지옥 일번지...아니 일상 귀환이군요 툴툴툴
근간 포스팅이 늘어났던 것은 말하자면 최후의 발악같은 것입니다. 라고 해도 자주 하는 습관을 해야겠지만.
사실 이번 학기 강의 수료는 다 했는데 학비 벌려고 학교는 나가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여유있는 주가 지나가기 전에 컴습작을 좀 해보고 있는데
보기엔 별 거 아니지만 선이 끔찍하게 오래 걸려서 색칠은 대충 해버린 케이스2...(언제까지 이럴 거냐...)

[스트레인저]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나나시(無名し)입니다. 이 점을 미묘하게 말하는 이유가
스토리상으로는 사실 코타로도 주인공격 비중에, (제작진이 조금 상식적이었다면 여주인공이었을 겁니다)
정작 액션씬 비중으론 라이벌격인 라로우가 더 높다는, 미묘한 밸런스의 배치 때문입니다.
물론 전체 등장비율은 나나시가 당연히 많고 과거도 나오고 서비스씬도 나오기 때문에 오피셜 주인공 맞지만
그만큼 한정된 상영시간 내에 나나시-코타로-라로우의 삼각 주인공 구도가 잘 조절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죠.

여튼 액션씬 비중에 있어서 (적어도 양적으로는) 나나시가 라로우에 비해 다소 뒤지는 이유는
주인공이니까 강하긴 강하지만, 어떤 이유로 검을 봉하고 있어서  클라이막스 전까진 검을 뽑지 않습니다.
이건 생명을 소중히 여겨서...라는 19세기라면 몰라도 사람 목숨 파리 목숨이던 전국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사상적 이유 때문이 아님이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 비상시엔 적을 칼집으로 두들겨 패죽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러니까 액션이 자주 안나오는 겁니다. 그러면 영화 내내 대체 뭘 하느냐? 라 하면...
코타로에게 밥을 지어주고 있거나, 말 타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거나, 장을 보고 있거나,
개랑 말이랑 어린애랑 다 함께 세계명작극장풍 씬을 연출하거나...그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어찌어찌 하다 전국시대 일본에 흘러들어와 마침 검술도 잘해서 그 결과 가혹한 선택을 강요당한 나머지, 여린 마음씨에 큰 상처를 받고 장래성 없는 백수신세로 굴러떨어진 상태의 나나시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나나시는 천성이 보모 근성에 머슴 근성이었던 것입니다.
타고난 보육권 교사에 마당쇠감에게 칼 좀 잘 쓴다고 적성에 안 맞는 인간백정질을 시키니, 당연히 오래 못 가죠.
그런 의미에서 코타로에게 걸려 천부적 보모질과 머슴질을 마음껏 발휘하게 된 것은 하늘의 뜻입니다.

이렇게 쓰니 점점 한심한 주인공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실 테지만...
비록 제가 실력이 형편없어 못 그리는 것일 뿐 실제로는 매우 매력적이다 못해 에로한 주인공입니다.
처음에는 제 눈에 콩깍지가 씌여 그렇게 보이는 줄 알았지만 동인사이트의 90% 이상이 주인공 모에고
애니를 X번 돌려 반복 재생해본 결과 원화나 동화나 연출이나 끔찍하게 공을 가했음을 알 수 있으니
애당초 존재 자체가 에로하다는 결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페로몬에 이끌려 한 소년과 개 한마리와 한 남자의 운명이 크게 흔들리게 되고...
...라는 왜곡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왜곡이 아닌 내용인 것입니다..


새삼 든 생각이지만 나나시를 계기로 개인적 취향에 대해 재고찰해보게 된 것이
바로 블랙잭 선생님과의 모종의 유사점 때문...

1. 우선 나이대가 '아직'은 젊지만 쌩쌩하게 젊다고는 하기 애매한 추정 20대 끝자락-30대 초반 정도의
개인적으로 노청년이라 칭하는 연령대라는 점과, (중년은 최소 30대 중반부터라 주장함)

2. 흑발 캐릭터 (선생님은 부분 백발이지만 그래도 기본은 흑발계에 분류된다 여겨짐)

3. 겉은 튕기지만 사실 마음씨는 비단결이라 어린애와 동물에게 무척 약함

4. 칼질을 잘함 (용도와 목적은 각각 다르지만...)

5. 바탕은 곱상한 얼굴이나 흉터가 좌악좌악 그어진 절묘한 미형.

6. 험난한 성장과정의 결과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이 (라는 걸 드러내기 위해 종종 벗겨짐)

7. 마지막으로 어린애와 같이 다니는데 어린애 쪽이 공


....참고로 7번이 가장 결정적...(퍽!)

어쨌든 이렇게 좋아하는 캐릭터의 특징을 나열해보는 것도 자신의 취향 파악에 있어 좋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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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