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가 땡겨서(?) 드라마 한판

재주는 전국무쌍이 넘고 돈은 전국바사라가 벌었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캡콤에게 엿먹어서 벌레씹는 기분이었을 것 같은 코에이가 드디어 본격적인 설욕전을 펼친다는 소식에

이시다 미츠나리가 나루호도처럼 나오는 그 게임 배경이 마침 세키가하라 전투라길래

음 한국인이라면 서군과 동군 중 어느 쪽이 그나마 나을려나 고찰할 겸사
(사실 그 나물에 그 밥. 어느 쪽이든 임진왜란 때 열심히(...) 참전한 장수들이 잔뜩 몰려서)

생각해보니 전국시대에 요즘 관심이 많이 가는군 겸사 글이 잘 안써져서 겸사

어떤 장편 대하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라고 추측하던 위부인...왜 그리 경악을 해!

각트가 나와도 NHK니까 아마 제대로 된 드라마일텐데...

여튼 [풍림화산]은 아니구요.

뭐냐하면......




KBS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전 104부작.

DVD도 나왔지만 104화를 33화로 팍 줄였임(...)

일본 방송국에서 사들여서 방영할 거라는 소식에 일본시청자들이 볼만할까? 궁금했던 것도 있지만

뭐 사실은 단순히 명민좌 에네르기가 필요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지금 10화까지 봤는데 진짜로 일에 지장이 갈 것 같아서 더 이상은 참고 있어요.



[불멸의 이순신]으로 말할 것 같으면 2004-2005년 방영된 후

사상 최고의 샤방샤방한 이순신으로 명민좌를 전설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도 있지만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 나약한 면에도 주목한 점이라던가

원균에 대한 다소 긍정적인 해석이(이순신의 소꿉친구로 나옴) 방영시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1화부터 돈을 아낌없이 쳐부은 KBS 사극 티가 팍팍 나니 맥락을 모르는 외국인이라도 볼만할지도.
(그래도 일본군은 여전히 잔인하게 나오니 일본 시청자가 보면 좀 그렇겠지만...
한편으론 그러한 조선 입장에서 본 일본을 알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여튼 이 드라마는 1화부터 팍팍...장군님이 페로몬을 뿌려대셔서




샤방~ 청아~



부하 무장들은 물론



졸병들까지...(심야 장군님 팬클럽 횃불집회 진행중)
재밌는 건 역사적 사실인 군율을 무척 엄격하게 다스리는 점은 그대로 묘사된다는 점.
그런데도 팬심이 꺾이지 않다니 무서운 카리스마...



심지어 왜군들이 조선인 포로를 인질+방패막이로 사용하는 비겁한 술수를 쓰자
(사실 별로 효용성 없을 것 같아서 좀 억지같지만...)



아아~ 이걸 어쩌면 좋지? 샤방~~



...하는 안타까운 모습에 감화받은 이름없는 트윈테일 포로가 나서서
"우린 어차피 죽은 목숨이다! 쏘시오! 쏘시오!"하고 자기희생을 합니다.
...그나저나 왜군 병사들 조선에 오래 있다보니 조선말 많이 늘은 모양...포로들 말대꾸에 일일히 반응...;



언젠가부터 조선배경 사극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머리 풀어헤친 호위무사 캐릭터도 나오구요.
"언제나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비협조적인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에게는 적당히 츤츤거려 자극시키다가



의리초콜렛 판옥선 두개를 던져주며 적당히 데레거려서 완전히 포로로 만들고



집에 가고 싶어! 세키가하라가 날 부른다! 라며 팍팍 스트레스가 쌓여있는
겉으론 쿨가이를 표방하나 사실 신경질적인 코니시 유키나가에겐 (뭐 결국은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만...)
"이순신의 목을 소금으로 절여버리겠다!"는 에로구로 발언을 뽑아내다가



"내년 봄...내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반드시!
이순신...
이순신!!!
그때까지 꼭 살아있거라."


...라는....뜨거운 순애고백까지 받아내 버립니다...!


무서워!! 이 드라마 뭐야!




...그런데 듣기로는 진국은 와키자카라나...

대체 얼마나 더 무서워질려고...덜덜덜....

덧붙여 와키자카는 역사상으로 이순신에게 너무나 깨진 나머니 애증 가득한 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쪽은 시마즈 요시히로.
명대사: "무슨 일이 있어도...도자기만은 챙겨가야 한다!"
오덕인증(...)



소우 요시토시라는 이름이 있는데 왜 혼자만 한자 발음인지 알 수 없는 종의지.
대마도 번주도 했는데 고니시 사위라는 거 외엔 의미가 없는 존재같이 쓰여있음.



일본 진중은 전체적으로 좀 럭셔리합니다.
의상이나 갑옷도 가끔 살짝(?) 어긋난 것도 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고증에 퀄리티.



그에 비해 조선의 조정....

비비비비비비비비빈궁해!!;

이래뵈도 1598년인데! 복귀공사 좀 했을 거 아냐!



귀축공이 되고 싶지만 헤타레공밖에 되지 못해 안쓰러운 그, 선조...

이순신에게 각종 모순된 명령을 내리고 쥐락펴락, 그러면서 목숨만은 면해주마 이렇게 괴롭히지만

사실 이순신 생각에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비운의 왕 선조...



그에 비해 매우 성숙, 유능하면서 테크니컬한 외유내강공 유성룡...

물론 소꿉친구라는 메리트가 있긴 있지만 그럼에도 무서운 유성룡...

아아 경의로운 유성룡...


1화부터 5화 초반까지는 이순신 최후의 전투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5화부터 어린시절이 펼쳐지는데

사실 진정한 공포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겁니다....



원균>>이순신<<유성룡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불꽃튀는 삼각관계를!!!


허걱걱걱 이 드라마 너무 무서워!

제목을 차라리 [마성의 이순신]으로 바꿔라!!!


...왜곡이 아닙니다. 원래 저런 드라마 맞음(...)

일본에서 대박,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