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꿋꿋하게 스트레인저 포스팅 성공 기념(...)
원 출저는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9권.
[스트레인저 무황인담] DVD 초회한정판 특전에 실려있는 각본가와 감독의 대담을 번역해 봤습니다.
이야기의 장
[스트레인저]라는 영화
우리들은 어떠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는가-
감독 안도 마사히로X각본 타카야마 후미히코가 새롭게 이야기한다
타카야마 후미히코(각본) X 안도 마사히로(감독)
"애니메이션이란 기본적으로, B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도: 저로써는 70년대 즈음에 2편 연속상영식으로 개봉되었던 장르영화-[서브웨이 패닉](1974)이라던가-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B급 영화 말이죠. 그런 말 하면 미나미(마사히코)씨에게 혼날지도 모릅니다만(웃음). 하지만 뭐, 애니메이션이란 기본적으로, B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거창한 인간애를 노래하는 것도 아니고, 대작도 아니지만, 템포가 좋고 "아, 이거 재밌네~"라는 소릴 들을만한 걸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원래는 100분 이내로 하고 싶었죠. 오리지널이고 자기 작품이면 너무 제멋대로 막나갈 것 같아서. 결국 100분은 넘겨버렸지만요(쓴웃음).
타카야마: B급 영화, 딱 그 말씀대로에요. 걸작 B급 영화는 제한된 예산 안에 아슬아슬하게 낭비를 줄이면서 작은 부분을 최대한 살리는 방법으로 만들어졌으니까, 영화제작 참고서같지요. 최근에 돈 시겔의 [돌파구](1974)를 다시 봤는데 역시 "아아, 굉장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브웨이 패닉](1974)도 무대가 거의 지하에서만 진행되는 점이 대단하지요.
안도: 그런 제한이 긴박감 있는 영화제작으로 이어지지요. 그래서 [스트레인저]도 보여주고 싶은 부분은 가능한 한 조여내는 식으로.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스토익한 느낌의 작품으로 하고 싶었어요.
타카야마: 인간관계가 나와서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스트레인저]는 일종의 연애물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어요.
안도: 그러고보니 그런 얘기 있었지요(웃음). 시나리오 몇고 째던가. "이 작품, 여자애가 안나오네요"라는 말이 나오니까 타카야마씨가 "제 안에서 이것은 남자들간의 연애물이거든요"라고 하셨죠(웃음). 뭐, 연애라고 하면 오해를 살지도 모르지만, 옛날 스포츠 근성물이나 대결물을 보면, 구조적으로 연애물에 가깝긴 합니다.
타카야마: 네, 맞아요. 옛날 카지와라 (잇키) 작품이 그랬잖아요. [거인의 별]같은 데서 "호시군!"하고 눈물을 흘리며 하나가타 미치루와 호시 휴우마가 서로 부둥켜안고 그랬죠. [캡틴 츠바사]에서도 여자애들끼리 라이벌인 그런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어요. 만화나 애니메이션 뿐만이 아니라, 영화 중에도 프랑스의 [그랑 블루](1988)에서 쟈크 마욜(쟝-마크 바 분)과 엔조 몰리나리(장 르노 분)의 관계가 있지요. 미국영화는 그런 게 별로 없지만 [와일드 번치](1969)에 조금 그런 요소가 있긴 하죠.
안도: 또 역사적으로 봐도, 전국시대는 남자들간의 관계가 꽤나 당연한 시대였구요.
타카야마: 종교적으로도, 무사들 사이에서도 그랬죠.
안도: 그렇죠. 그래서 '연애'란 말이 적절한가는 둘째 치고, 타카야마씨의 시나리오에는 일종의 남자들간의 대치적 관계가 배치되어 있고, 그것이 영화의 중요 포인트로 되어 있어요. 이타도리에게 있어 쥬로타, 라로우와 후우고, 그리고 나나시와 코타로. 어느 쪽이든 미묘한 상하관계이고, 동경이기도, 사제관계이기도 하지요. 그런 구조가 확실히 배치되어 있는 부분에서 타카야마씨 역시 대단해, 라고 감동했습니다.
타카야마: 그리고 시대성이라고 하면, 사람을 죽인다는 감각은 지금과 매우 달랐을 것 같아요. 그 시대라면 좀더 간단히 사람을 죽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안도: 클라이맥스 전투 직전에, 코타로가 쓰러져있는 놈한테서 칼을 뽑아내는 장면 있지요. 원래 초기 원화에서는 아무 망설임 없이 뽑았어요. 그런데 뭔가 아닌 듯한 기분이 드는 겁니다. 그게 뭘까 생각했더니, 역시 저기서 망설이지 않으면 좀 걸린다는 거였어요. 아마 당시에는 죽음이 당연한 것이니까 망설임 없이 뽑는 게 보통이었겠지만,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래도 위화감이 있어요. 그래서, 연기상으로는 살짝 주저하는 정도로 고치고 끝냈지요.
타카야마: 오다 노부나가에게 신세진 선교사 프로이스가 쓴 일본 견문록을 읽어보면 "일본에선 누구라도 검을 가지고 있다"고 쓰여 있어요. 백성도 무장하고 있어서 반쯤은 무사같이 하고 다니고, 검을 가지고 있다고. 게다가 "도시 아이들도, 농민 아이들도 검을 가지고 다녀서 놀랐다"고 써져있어요.
안도: 역사적 사실을 지키는 것과는 별개로, 그러한 시대적 감각을 현대적 인터테인먼트 안에 도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지요.
타카야마: 하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면 검무는 애니메이션으로써의 힘이 발휘되서 굉장히 훌륭했어요. 미국영화를 봐도, 그렇게 좋은 검무 액션이 없어요. 스피드는 있어도 템포가 나쁘다던가, 좀더 절제했으면 하는 느낌이라 딱 적당하게 만들어진 게 없어요.
안도: 타이밍 문제라고 할까요. 다행스럽게도 차라리 실사가 나았겠다는 감상은 거의 안들었어요. 관객들께서 "역시 애니메이션"이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은, 저희 쪽도 더듬더듬 하면서도 굳게 믿고 열심히 만든 부분이라, 고생하면서 만든만큼 전달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아마도 실사나 3DCG처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캐릭터가 일정한 제작법과는 다른 맛이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타카야마: 그런 의미에서 [스트레인저]는 애니메이션만이 가능한 본격 B급 액션영화라고 할까요.
타카야마 후미히코 (高山 文彦): 감독, 연출, 각본가. 감독 대표작은 OVA 시리즈 [기동전사 건담0080 주머니 속의 전쟁](1989), [초시공세기 오거스02](1993), 극장작품은 [WXIII 기동경찰 페트레이버 PATLABOR THE MOVIE 3](2001). 각본 및 시리즈 구성 대표작은 TV작품 [라제폰](2002), [부활하는 하늘-RESCUE WINGS-](2006) 등.
....뭔가 태클 걸고 싶은 곳이 한두개가 아니지만 (감독 당신 감동포인트가 이상해...라던가)
쾌적하고 자율적인 감상을 위해 그냥...넘어가도록 하지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느낌으로 만들었구나...라는 게 영화 본편과 딱딱 맞닿아서 재미있었습니다.
감기는 ㅎ모님의 은혜로운 닭찜 한턱+ㅈ모님의 자비로운 선물+치유계 이미지+폭면 콤보 덕에 쾌차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