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2007. 11. 10. 01:16
부천 웹진에 [게임과 만화] 기사가 올랐군요. 링크는 여기.
쓰고 싶었던 주제라 찬휘님 통해서 밀어붙인 게 드디어 통과되어서 열심히 썼습니다.
전부터 생각했지만 만화의 내용 외의 요소로 쓸 수 있는 기사가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스포일러도 덜 하고.
혹시 모 게임 홍보하려고 쓴 건 아니냐는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뭐 근황은 이 정도고, 요는 외롭고 슬플 때 캔디는 거울을 보지만 머리가 썩은 어른은 호모책을 본다는 말대로
사실 그다지 외롭고 슬플 여유는 없지만 가을이니 허~해서 마음의 보양식을 좀 질렀다 이 말이지요.
보양식 구매 가이드라인 겸사겸사 짤막한 감상을 올릴까 합니다.



[천사의 노래 1]

니시다 히가시 신작이자 간만의 장편입니다. 어차피 조만간 국내에 나오겠지만 가끔 원서 살 기분도 들죠.
아무튼 이 작가의 새로운 시도를 감탄하게 되는 요소로 일단 배경이 무려 외국~!!!...이라던가.
.....생각해보면 이전에도 외국 배경이 없었던 건 아닌 것 같지만 왠지 이 사람...도쿄 샐러리맨 이미지라.....
하여간 배경이 외국이니까 주인공들도 외국인! 게다가 초딩애 어린애 캐릭터까지 (제대로)그릴 수 있었어! 얼~~
...하도 작가가 비슷한 배경과 캐릭터를 고집해 이런 거 가지고 감탄해야 되는 독자가 왠지 한심스럽지만 암튼...
덧붙여 주인공들 직업도 최고로 화려합니다. 무려 소아과 외과의사에 잘나가는 지휘가입니다. 소위 잘난 넘들.
...물론 작가 경향 때문에 창창하고 탱탱하던 30대 초반 청년이었던 의사는 험한 일 겪고 나서 후줄구레하고 냄새날 것 같은 칙칙한 아저씨가 되어버리고 이 작가도 노다메를 본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가 엄청나게 빤짝이를 잔뜩 넣어 그려준, 마치 니시다판 치아키님스러운 느낌마저 드는 지휘자는 게이....지만.........
이야기로 따지면 진지하고 무겁고 인물의 절망감이 느껴질 정도지만 눈을 뗄 수가 없고 개그도 적절합니다.
한마디로 완전 대박. 처음엔 외국이라 좀 이질감을 느꼈는데 이 작가는 어딜 그리나 사람냄새가 나서 좋아요.



[비르투스]

타가메 겐고로가 [근육남]에 연재했다가 잡지가 망했던가 그래서 완결이 안 났던 로마시대 글래디에이터 만화.
다행히 단행본으론 결말이 그려졌습니다. 표제작 [비르투스]와 단편 두 작품이 같이 실려 있습니다.
오오! 드디어 이 작가가 완전무결 BL에 성공했어! 게다가 일라이저같은 뇬도 나오니 고전소녀물 필까지 ㅋㅋ...
.....라며 이 정도면 국내 비엘 출판사에서 내도 되겠다고 낄낄거리다가 뒤에 있는 단편들을 보고....
이히...죄송해요...제가 이 무슨 허튼 생각을....아무래도 우리나라엔 좀 무리죠 헐헐헐....;;
아무튼 내용은 평범한 외모에 키도 보통인 흑발의 검투사 양성소 신입이 검투사 월드의 왕자님, 아이돌인 눈부신 금발에 졸라짱쎈 그물 검투사에게 왠지 찍혀 이리저리 마구마구 강간을 당해서, 저 새끼 죽여버릴 거야!--라고 분노해 근성과 노력으로 더 짱쎈 검투사가 되려고 수행한다는 전형적인 순정만화 스토리라인입니다. 그렇지요?
액션씬이 더 많았으면...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모에는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생각해요.
당신도 노력하면 비엘을 그릴 수 있다!--의 교본으로써도 가능할 정도로 완벽한 비엘이란 것도 포인트♡
....그래도 역시 뒤의 단편들이 노인 수에 뚱보 오야지 모에물이라 우리나라엔 무리일 듯...일부러 그러는 거요?!



[꿈꾸는 성좌]

쿠사마 사카에는 전부터 알던 작가였는데 그림이랑 연출이 무척 좋았습니다. 하지만 왠지 내용이랄지 뭔가가 미묘하게 허전하달까...좀 개인적으로 어긋나는 데가 있어 구매는 안 하고 남의 거 빌려만 보고 있었다가, 그래도 그림만 봐서라도 한권은 소장해봐야...하고 아직 읽어보지 않은 걸 주문했는데 제 돈 주고 사서 그런지(...) 그냥 객관적으로 괜찮은 작품이 더 많아서 그런지 참 좋덥니다. 그림체가 정말 특이하면서 은근히 관능미가 있어요.
내용이나 분위기는 좀더 강하거나 위험해도 좋을 것 같은데 익숙해져서인지 이대로도 괜찮다는 느낌...
은은하면서 잔잔한 긴장감과 나른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조용한 거 볼 기분일 땐 딱 좋지요.



[럼블 러쉬]

표지의 아저씨에 낚여서 산 건 절대로 아니라고 말해봤자 소용 없을테니 그냥 인정하렵니다. 허-허허허....
그림작가, 스토리 작가가 따로 있는 만화인데....뭐랄지........다른 스토리 작가랑 만나...라고 하고 싶은...
아저씨도 잘 그리고 청년도 잘 그리는데 왠지 묘하게 아저씨들이 메인이 아니잖아! (수가 아니라서? 쿨럭-_-;)
....라는 주관적인 불만도 있지만 뭔가 그림에 스토리가 잘 안 살아난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니 스토리 자체도 그저 그렇지만....야잡지의 섹슈얼 인카운터류를 의도한, 즉 순수히 야한 것만 노린 거 같은 스토리도 몇 개 있는데 그거 치곤 그림이 충분히 폭발적으로 야하지는 못해! 그렇다고 스토리성 계열 스토리가 절대로 좋은 건 아니고.
한마디로....잠시 다른 사람과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는 콤비입니다. 그러다 잘 눈 맞으면 독자는 좋구....



[백일의 장미 2]

1권을 예엣날에 원서로 질렀는데 어느새 1, 2권이 라이센스판으로 나와서 사람을 비참하게 만든 만화.
하지만 1권이 원서였으므로 2권도 원서로 살 수밖에 없었다. 는 결정을 하기까지 너무나 오래 걸렸군요.
씬이 그럭저럭 있었던 1권과는 달리 스토리 진행을 하느라 지하철에서 봐도 좋을 정도로 건전한 2권입니다.
뭐...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말하자면 미수....니까....무효인 것이지요.
아무튼 작가는 여전히 불타며 군복과 전투씬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웃나라들이 뭐 이리 문화권이 달라!--같은 태클은 예의가 아니고 의미도 없습니다. 그냥 그림만 보며 모에하고 하앍거리면 충분한 것입지요.
젊은애들한테 슬슬 질려서 아저씨들을 더 그리고 싶어하는 것 같은 눈치이지만 언제까지나 제 착각이겠지요.
거의 일 저지른(?!) 질투 아저씨의 차후 향방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응원 아저씨와 잘 되면 딱일 것 같은데....
(대체 뭔 소리야...하는 분들은 만화를 직접 보시면 됨......봐도 저런 별명으론 모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이번도 보람찬 지름!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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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