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만화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음악만화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등교길이 너무나 길어서(...) 이것저것 잔뜩 보고 말았군요. 내 돈...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
내가 왜 이 만화를 이제 와서 본 거지...하게 되는 종류의 만화.
한마디로 진짜 물건!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꼭 필견!
분투하는 인디 밴드의 성장 이야기.
인디 음악계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만화.
사회의 시선, 가족의 반대, 상업주의적 음반계, 온갖 방해공작, 심지어 밴드 내부의 갈등 등 수많은 현실적인 장애와 역경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 절망을 거름 삼아 성장하며 음악의 길을 나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 오를 정도.
내용과는 별개의 얘기지만 그림체 변화 및 내용이 점점 다양한 밴드들 중심이 되니 주인공들 훈남화 및 다양한 훈남 등장으로 눈이 즐거워지기도.
작가가 삼국지 팬임을 드러내는 흔적도 쏠쏠한 재미(...)
드래곤 보이스
[할렘비트] 작가 연재 끝나고 대체 뭘 하나 했더니...연예인 만화를 그렸던 것이다.
그것도 그냥 평범한 아이돌 만화가 아니라 우정과 열혈의 뮤지컬 배틀 만화를(...)
인물들끼리 갈등이 생기면 노래해서 푼다. 라이벌 밴드와는 노래로 붙는다.
주인공 밴드의 노래와 춤살은 엄청나서 도쿄 시내의 시민들마저 춤꾼으로 만든다.
어처구니를 상실한지 오래지만, 동시에 만화로 뮤지컬을 그리려는 게 얼마나 되나?
나중에는 음악으로 싸우는 특촬 전대물도 나오고...이 정도다 보니 단순한 아이돌 만화의 영역을 초월해 명실상부 음악만화라는 칭호를 붙여도 되는 것이다.
만약 인기가 있었으면 일본에서 보기 드문 뮤지컬 애니메이션 혹은 영화로 만들어지거나, 코나미에서 밴드육성 게임으로 만들거나, 코에이에서 음악무쌍이라는 게임이 나왔을 수도 있지만, 소년잡지에 미남 주인공인 연예물이라...급전개 완결당함.
먹짱!
나는 알고 있다. 대명종이 7권까지 이 작가의 이름을 틀리게 표시한 것을(...)
원제는 食いしんぼ이며 빨리먹기, 많이먹기의 프로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참 적절하게 번역한 국내판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정말 먹짱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미식가 샐러리맨이었는데 (미식가라는 데서 이미 평범하진 않지만) 우연한 기회에 헌터 죠지라는 먹보의 달인을 만나 먹보 세계에 입문한다.
그리고 만두의
...뻥 치는 게 아니라 진짜로 만화 속에서 엄청나게 진지하게 그려지는 내용이다.
먹보 대회라 음식을 경외시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뜻밖의 건전하고 올바르고 묘하게 멋드러진 음식 사상을 접할 수 있다. 언젠가 자세히 쓰고 싶은 만화.
월광
음악을 다룬 만화에 대해 찾던 중 K모 언니에게 들은 만화.
올드보이 원작자가 스토리 작가로 나온다.
주인공이 누나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마지막으로 누나가 듣던 CD를 가지게 되는데, 4번째 트랙에 이르자 유체이탈을 하게 된다.
이 기이한 체험을 반복하며 누나의 죽음의 진상과 CD의 비밀을 찾으려는 내용.
음울하고 초자연적인 세계를 인디만화에서나 볼 법한 특이한 연출로 그려낸다.
문제의 CD는 알버트 아일머라는 실존하는 재즈 뮤지션의 연주로, 실제로는 들어도 유체이탈 되지 않으니까 들어도 상관없다. 국내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2권까지밖에 안 나온 시점이지만 상업만화의 틀 내에서 표현해낸 특유의 정신분열적이면서 탐미적인 연출법과 분위기는 인상적이다.
나블루스
한양문고 신간 코너에 있었는데 혹시 팔레스타인 상황이 나온다는 그 만화인가...하고 샀다. 사실 표지만으론 제목도, 본 그림체도 알아볼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결론은 원하던 그 작품이 맞긴 맞았다는 것이니 잘된 것...이겠지.
팔레스타인을 방문한 젊은 미국인과 한국인, 그리고 이스라엘 장벽에 평화를 기원하는 벽화를 그리는 팔레스타인인 청년과 저항운동을 하던 약혼자를 이스라엘군의 손에 잃은 여교사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펼쳐진다.
주제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태도가 훌륭하다. 서구라면 팔레스타인 입장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 및 유대계 단체에 테러옹호나 반유대주의로 찍혀 매장당했을테니 우리나라도 장점은 있다...그러나 이원복마저 태클 먹은 상황이니 앞날은 알 수 없다.
사소한 바램이지만 등장인물 얼굴이 좀더 확실히 구별이 가게 그려졌으면 한다.
강철의 연금술사
사실 본인은 이제껏 하가렌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음. J모
재미있다. 그리고 소년만화라는 틀 안에서 최대한의 개념을 추구하는 개념작품.
[인물들이 통통해요]라는 팬레터에 [애들이 비쩍 마르면 못 먹고 돌아다니는 것 같아서 불쌍하잖아!]라며 밥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작가, 개념인간 인정. (기준이...)
깔끔하고 소박해 보이면서 묘하게 멋스러운 그림과 연출이 인상적. 유사한 느낌의 그림체는 여럿 있지만 제대로 뽑아내는 것에는 별도의 내공이 요구됨을 증명한다.
뒤의 보너스 만화가 본편보다 재밌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소년만화에서는 드물게 여성 캐릭터들이 무려 인간으로 묘사되어서 마음에 든다.
내용 구조과 복선을 확실히 다져둔 짜임새 있는 구성도 장점.
.....여담이지만.
애니판에서 고작 인간이 되고 싶다는 소심한 목적의 악당들이 이해가 안 갔는데...애니만 그렇더군요.
아무리 봐도 로이는 수의 상인데 (그러니까 호크아이 공 지지...) 왜 대관절 동인계에 로이에드같은 게 넘치는지 납득이 안 됐는데, 이것도 애니 때문이라고 ㅅ모님이 가르쳐줌. 음....원흉은 애니인 건가...
암스트롱 소령이 참말로 참하지만 역시 가장 삘이 꼳힌 것은 휴즈 준장. 명 짧고...랄까 이미 죽어버린(...) 유부남이 취향이라니 정말 난감. 그런 의미로 과거 이야기인 15권 표지를 올린 것입니다...라고 고백할 리는 없지요.
스카는 왜 게이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알 것 같습니다. 훗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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