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2008. 6. 14. 21:51

주말 아침이라 매트리스에 얼굴을 묻고 퍼자고 있었는데
문득 뭔가 흔들림...을 느꼈습니다.
그냥 매트리스 안에 스프링이 있으니까 흔들리겠지! 라며 도로 잤습니다;;

나중에 보니 동북지방 중심으로 지진이었더군요. 사망자도 나오고...
이번 달 가는 학회가 그쪽인지라 좀 걱정되는군요.

물론 이것이 저의 첫 지진은 아닙니다.
중학교 때도 서울에 지진이 있었다는데 그 때 느끼지 못해서 그건 패스고(...)
작년 학회차 일본에 왔을 때입니다. 저희 교수님이 발표하시는 중인데 몇초간 계속 흔들리더군요.
순간 저는 어디선가 줏어읽은 [지진이 날 때에는 책상 밑으로 다이빙]을 생각해내
잠시 책상 밑으로 들어갈까 고민했으나....
아무도 들어가지 않고 다들 태연해서 (서 계시던 교수님만 ㅎㄷㄷ하심)
좀 민망할 것 같아서 안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전등이 떨어지고 할 정도의 지진은 못 겪었기에 지진이 나도 지진인가 보다...하고
북한이 핵무기 만들었나 보다...정도의 감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역시 책상다이빙은...미국 60년대의 원폭이 떨어지면 책상다이빙만큼이나 좀 비효율적이라서
일본인 친구 말로는 아무튼 뭔가 떨어질만한 데가 없는 탁 트인 공터가 최고라는군요.
책상 밑이 아니라 바깥으로 나가야하는 것이죠.

그에 비해 지인분의 지인인 어떤 한국인 유학생의 부인은,
첫번째 지진을 자택에서 아기와 둘이서만 있을 때 겪고는
너무나 충격을 받아 남편에게 애원해서 결국 일본을 뜨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얘기가 나온 이유는 그 지인이 [정말 한국에는 지진이 없어??]라고 저에게 물어보기 위해;;)
그에 비해 저는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가엾은 저희 교수님 제외) 동요하지 않은 상태라
제법 큰 지진이었는데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력이 정말 크다는....

그렇다고 해도 지진인데 졸리다고 처 자는 오늘 아침같은 짓을 반복하다가는
천장이 꺼져도 모를 것 같기에.....생존본능이 형편없군요....;;
앞으로는 조금 정신을 차리고 대응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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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