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2008. 6. 4. 22:40


동경에 한번이라도 와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서울에 닭둘기가 있다면 동경에 까마귀가 있습니다.

그리고 까마귀는 비둘기에 비해 훨씬 영리하고 덩치도 상당하기 때문에

동경시가 대대적으로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무서운 까마귀....

히치콕의 모 영화나 [닥터 스쿠르] 꽃놀이나 유교수...아니 우루시하라 교수와의 전쟁같은 것이

실제로 가능한 지능과 파워와 맷집을 가진 것이 바로 까마귀....

기숙사 쓰레기 버리는 곳만 해도 짝퉁 죽은 까마귀가 매달려 있고 쓰레기 위에 그물이 쳐 있는데

이것도 가장 기본적인 대(對) 까마귀 방비책이었던 것입니다.

덩치도 있지만 사람의 인상을 기억하고 공격하기 때문에(...) 열추적 유도 미사일 스팅거 뭐 거의 그런 수준;

실제 동경의 까마귀를 보면 딱히 공격해 오지 않아도 인간으로 하여금 위협을 느끼게 하는 풍모가 있습니다.

보톨 닭둘기의 2.5배 정도 되는 사이즈에 인간을 생까는 뻔뻔스러움, 샤프하면서 공격적인 외모 등...

아무튼 그다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인상인 것입니다.

동경의 비둘기들이 갸낦은 마른 몸매로 비틀대는 것도 (사실 이게 원래 몸매고 서울이 비정상인 것이겠지만....)

까마귀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지요.

여튼 여기서 친해진 미국인 M씨(여성)와 길을 걷다가 부실한 비둘기를 보고 까마귀 얘기가 나왔던 것입니다.

까마귀의 까악-도 아니고 으악-하는 울음소리에 새벽마다 깬다며 투덜거리는 M씨.

그런데 그 다음 하는 말이....

[일본 까마귀는 덩치도 크고 잘 먹어서인지 윤기도 반지르르하니까 맛있어 보이지 않아?] 라고(......)

이....이것은......



그 남자의 정신이다....

그래....리퀴드랑 솔리더스가 심히 착각하지만 빅보스의 진정한 정신은 사실 아우터헤븐 따구가 아니야....

언제 어디서든 눈에 띄는 것은 다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서바이벌 정신! 그것이 빅보스의 정신이야!

사실 M씨는 진정한 빅보스의 딸이었던 건가...(같은 미국인이고 쿨럭....)

물론 저도 3탄 한창 할 때는 교정의 파랑새도 마취총으로 쏘고 싶은 환각에 시달렸고,

지금 기숙사 방 나올 때 복도 유리에 비치는 빨간 불빛이 사실 바깥에 설치된 적외선 탐지기 폭탄이라고 상상했고
(사실은...그냥 복도에 설치된 소화전 불빛이 반사된 것;;)

그런 적은 있지만 까마귀를 보고 식욕을 느낀 적은 없었어! 대단해 이 언니!!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빅보스의 후예!! (쿨럭....)

...라고 상대가 오덕이 아니라 말해줄 수 없었다는 게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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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