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키의 파워업은 찰활공 찌르는 모션인데 (원작에서는 라오우와 대적하기 위해 초근육질맨이 되어 강권을 사용하려고 찌른 비공으로 수명을 단축시킬 정도로 몸에 엄청난 무리가 온다는 데 게임에선 수시로 찌름;) 이게 선 채로 양팔을 교차하여 수도(手刀)로 허벅지 안쪽을 찌르는 연출로 묘사...되다보니 아무래도 [짱구는 못말려]의 하이구레 대마왕의 세뇌빔을 맞은 하이구레! 하이구레! 포즈가 생각나서 이 무슨 발칙한 연상을...이라며 괴로워했습니다. 하지만 공략게시판같은 데 보니 저만 그런 생각 한 게 아니라 나름 안심...?
진행상황은 사우저, 라오우 환투편을 제외한 스테이지는 올클한 상태. 전설편은 원작 시나리오를 충실히 따라가는 것이다 보니, 가령 토키의 경우 스테이지가 세개밖에 되지 않고(...) 레이와 마미야는 엔딩에 해당하는 이벤트가 동일합니다. (둘 다 그 시점에서 1부 등장이 끝나 버리니;) 그리고 [건담무쌍]부터 도입된 것이라고 하는데 보스를 쓰러뜨릴 때마다 리듬게임틱한 버튼입력으로 피니쉬를 해야 하는 특유의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2차 플레이부터 미션 포인트를 전부 클리어하면 보스가 강화되서 나오는...것까지야 근성으로 깰 수 있다고 쳐도, 저 버튼입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한 40개쯤 찍은 뒤에 헉헉...이제 됐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또! 아아아앍....) 켄시로가 하트를, 라오우가 레이를 오로지 플레이어가 버튼입력을 못한다는 이유로(...) 이기지 못하는 굴욕적인 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나마 게임오버를 당해도 경험치는 전승되는 이점은 있지만 여튼 황당할 뿐이고...해결법은 그냥 2차 플레이부터는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전부 클리어하고 싶으면 공략이라도 참고하며 첫 플레이 시에 끝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뭐 그냥 이건 제가 버튼입력을 심하게 못하는 염소발 게이머라 보편적인 결점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 [북두무쌍]의 진국은 프리모드이자 오리지널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환투편입니다. 시스템적으로는 무쌍 전통의 넓은 맵과 수많은 적들과 약간의 전략적 요소로 캐릭터들을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사용하는 재미가 있고 (무엇보다 지옥의 버튼입력이 없...), 컨텐츠적으로는 각 캐릭터로써 최선의 가능한 시나리오, 즉 if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일종의 외전이랄지 2차 창작물적인 컨셉이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십년간 역사 2차 창적으로 먹고 살아온 '쓸데없이 대단한 코에이 센스'랄까요. 환투편 고유의 설정과 세력구도가 있고, 이 배경이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짜여져 있습니다. 개중에는 원작보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스토리도 있습니다. (...뭐 사실 부론손 선생이 원래부터 섬세하고 말 되는 스토리가 강점인 양반이 아니다보니 그냥 상대적인 것도 있지만;) 프리모드라는 특성상 다른 캐릭터 시나리오의 스테이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노가다에도 딱이구요.
이하는 캐릭터 및 환투편 잡담입니다. 조금 네타가 있을 수도...?
켄시로: 당연히(...) 가장 레벨업이 많이 된 캐릭터입니다. 전설편도, 환투편도 스테이지가 가장 길고 무엇보다 쿠소캐...아니 좀 다루기 힘든 캐릭터라 상당히 키워놓지 않으면 저같은 액션치는 원활한 진행이 어렵습니다. 진공서 달아주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 공격범위도 그렇고 잡졸에게 콤보 깨지기 쉬운 느린 공격속도도 그렇고;; 물론 키우다보면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동시에 켄시로 전설편만 가능한 게임 초반에 패드를 집어던지고 [북두무쌍]은 쿠소게라고 욕할 게이머를 생성할 위험이 상당히 높은 타입인 것이 문제입니다. 제작진은 켄시로의 안티인가...?!
...그런 것 치고 모델링은 너무 예쁨. 솔직히 켄시로 보고 잘생겼다고 생각할 날이 올 줄은 몰랐어! (눈썹 다듬으니 새사람이 됐군요ㅎㅎㅎ 입매도 괜시리 섹시하게 만들어놨...)
물론 [유리아 외전]에도 초미형 켄시로가 등장한 적이 있으나 (당연하지만 애당초 유리아를 미화하려고 기획된 것 같은 작품이고 유리아를 이쁘게 그리라고 무려 카사이 아유미까지 썼으니 유리아도 초미형) 순수히 그림만 봐서는 BL만화 공캐러라면 모를까(ㅎㅎ!) 북두신권 전승자 켄시로라고 알아보기는 어려우니 약간 예외로 쳐줘야...
켄시로 환투편의 요지는 '토키가 건강해서 전승자가 되고 라오우가 동생 죽이려할 때나 지가 죽을 때 말고 평소에도 형다운 아량을 보였으면 북두의 세계는 한층 더 훈훈하고 아름다운 곳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승자 외의 제자는 권을 봉한다는 게 무슨 비공을 찔러서 권을 못 쓰게 제대로 봉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냥 알아서 자기책임~이라는 허접스러운 거라 충격!!! 이러니까 그 개판이 나지 류켄님아!!! 참 그리고 레이를 아무렇지 않게 쿨하게 죽이는 것도(...) 레이편에서 걔가 얼마나 삽질하는데 이 매정한 남자야! (그냥 레이를 만나기 전의 켄시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 치고는 레이의 사망대사가TTTT)
라오우: 권왕이니까...사기캐입니다^^ 공격력도 범위도 압도적이라 거의 오의를 사용하지 않고, 심지어 타 캐릭터만큼 경락을 찍지 않아도 무난히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였음. 특수액션이 일시적 무적상태가 되는 것이라 화살을 막거나 피할 필요도, 경망스럽게시리 남만...아니 독늪을 점프해서 뛰어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마지막판의 무상전생 켄시로는 쫌 많이 무서웠음;;) 속도가 다소 느린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사실 전설편은 그렇게 멀리 돌아다닐 필요도 없고 흑왕 소환기술이 생기면 충분히 커버가 됨. 환투편이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토키: 병자라는 설정 때문에 콤보를 마지막까지 사용하거나 대쉬 후 적을 공격하면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치명적인 딜레이가 있어서 병극복 버전 토키(...)가 나오기 전까지는 설설 플레이했습니다. 적들이 키모치 이이~~하면서 몸이 괴이하게 뒤틀리며 죽는 유정권 효과가 왠지 기쁨. 툭하면 찰활공을 찔러대기 때문인지(...) 허벅지가 헐어서 옷이 섹시하게도 허벅지부터 찢어집니다. 환투편은 '토키가 건강해서 전승자가 되고 라오우가 동생들 죽이려할 때나 지가 죽을 때 말고 평소에도 형다운 아량을 보였으면 북두의 세계는 한층 더 훈훈하고 아름다운 곳이 되었으리라는' 켄시로와 비슷한 내용입니다. (하긴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쟈기도 불만이 없을 테니...) 도중에 쟈기를 구해서인지 그 과정에서 마미야를 패서인지(사실 헌병의 "마미야니이이임!!!"하는 처절한 외침을 보면 후자 쪽이 주일 듯;) 자신을 따르던 민중들의 신뢰를 잃고 잠시 좌절하는 부분에 라오우가 격려해 주는데 쫌 훈훈했음. 그나저나 병극복 버전은 머리도 검어지고 살도 좀 붙고 수염도 깎으니 한 20년은 젊어 보이더군요(...)
쟈기: 쟈기는 환투편에만 사용 가능합니다. (원작에서는 등장한지 얼마 안되서 켄시로에게 척살당하니 당연하겠지만서도;) 같은 특수계 캐릭터인 마미야를 사용한 이후인데도 처음에는 다루기 좀 난감했지만, 익숙해지고 경락 좀 찍다보니 유쾌한 학살병기로 돌변!ㅎㅎㅎ 기술이나 오의 연출이 웃겨서 재미있기도 합니다. (스카페이스는 정말...TTTT 그런 흉기급 얼굴을 만들어 놨으니 켄시로 원망할만도 함!) 환투편의 내용은 대략 세기말 찌질이 루저남도 기회만 주어지면 세기말 구세주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이면서 무척 코믹한 스토리입니다. 짝퉁 사칭범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아미바와의 버디무비스러운 대화도 재미있고 (슈우가 맹인이라는 것을 이용해 속이려는 이벤트에서는 일종의 성우개그까지...ㅋㅋㅋ) 엔딩에서는 [트와일라이트 신드롬 재회편]의 공포가 떠오르덥니다...TTTT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아미바와의 훈훈한 우정(...)에 거대 할망구도 있는 게이도가 높은 시나리오일지도?!
레이: 기존 무쌍시리즈에는 조자룡이나 유키무라같은 사용하기 편한 캐릭터가 게임 시작에 풀려 있어서 클리어용 및 입문용으로 애용되고는 하는데 사실 레이도 그런 의미로 처음부터 해금되었어야 하는 캐릭터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남두 캐릭터들의 특성상 움직임이 빠르고 경쾌하며, 공격력은 켄시로보다 훨씬 떨어지지만 이것도 '간파'로 커버할 수 있고 공중콤보도 강력합니다. 단지 그래픽적으로 장발 캐릭터들 전반의 문제지만(...) [북두무쌍]이 땀맺힌 듯한 피부와 힘찬 근육의 묘사는 좋은 반면, 긴 머리카락은 떡지게 대충 만들어놔서 조금 불만입니다(...) 환투편은 유다에게 노예조교당하는 내용으로(좀 어폐가 있...)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또다른 소중한 사람들을 해치게 되어 내내 괴로워하는 스토리인데 아름다운 남자가 고통받는 모습만큼 모에한 것도 없으니 참...좋지요.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레이의 속성을 캐릭터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식으로 활용한 구성도 좋고. 결론은 이러나 저러나 유다는 호모인 듯 합니다(...)
마미야: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북두무쌍]에서 가장 화려하고 긍정적으로 재현된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원작에서 안습이었다는 의미도...;) 기능적으로는 공격범위가 넓고 원거리 공격으로 대량학살이 가능한 특수계 캐릭터로 꽤 즐겁게 사용했습니다. 전설편은 진행상 보스는 깨야 하니 마치 유다를 실제로 작살낸 건 마미야인데 레이가 피니쉬만 해준 것 같은 에러스러운 느낌도 들고(...) 환투편은 '만약 마미야가 유리아(+오차성)를 만났다면?'이라는 있을 법한 가정하에, 처음에는 사랑하는 켄시로와 유리아의 행복을 위해 싸우다가 점차 시대의 바람에 부응하여 과거의 트라우마를 준 변태남(유다)도 발라버리고 라오우도 쫓아내고 사우저도 거시기 차기로 개심시키며 백성들과 모히칸들과 함께 새나라를 건설하는 마미야 여왕님이 된다는 엄청난 페미니즘적 스토리입니다ㅎㅎㅎ 마치 안젤리크의 하렘엔딩 여왕엔딩을 보는 듯한 데자뷰가...!
신: 환투편 전용 캐릭터. 레이와 같은 남두계 캐릭터로, 사용해보면 왜 과거에 켄시로가 신에게 발렸는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간파 상태의 강공격이 원거리 공격의 속성이 있어 상쾌합니다. 단, 병자라서 피를 토한다는 납득이 가는 딜레이가 있는 토키와는 달리, 머리를 넘기고 하하하하하~하는 나르시시즘적 딜레이가 좀 웃기더군요ㅎㅎ 쟈기와 마찬가지로, 환투편에서만 사용 가능. 스토리는 신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아프게 깨닫는 내용입니다. 랄지 아마 연애소설은 한편도 안 읽어본, 대가리에 근육만 든 주먹마초가 여자 의사는 개무시하고 연애하려 드니 당연히 안 되지...-_- 개인적으로는 레이와 함께 환투편 스토리가 찡한 감동을 주는 계열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담이지만 하트는 사실 신과 사우저가 함께 탐낼 정도로 유능한 인재였던 것인가...?!
사우저: 환투편 전용. 남두계+라오우와 같은 제왕급 캐릭터이다보니 남두계열의 강점과 빠방한 기초 공격력이 합쳐진 막강계 사기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얘도 후하하하하~가 있어서 유쾌한 캐릭터. 아직 올클리어는 하지 않은 상태인데, 하는 작태를 보니 대가리에 근육만 든 주먹마초가 통치를 하려들면 안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너무나 초딩이라 신 환투편에서 보면 켄시로, 신, 권왕을 비롯한 모든 남자들이 허덕대는 유리아에 대해서도 완전 불감증으로 심지어 태연하게 처형하려고 하기도ㅎㅎㅎ...역시 마미야 여왕님에게 혼나는 게 어울려!) 사실 라오우도 하는 짓은 크게 다르지 않고 켄시로 역시 대가리에 근육만 든 주먹마초지만 그나마 나은 것은 조직 만들고 통치하려는 짓을 하지 않아서라고 확신하게 되는군요(...) 근데 슈우 이 분 너무 관대하십니다아...TTTT ...그나저나 경락 찍다 보면 켄시로 전설편에 나오던 분신술이나 왕좌차(...) 소환은 나올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