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역사]에 이은 크로넨버그의 새 경지...
등등이 이 영화에 대한 평론이자 설명문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 주의*
보스의 아들이 게이라서 벌어지는 생난리.
정확히는 아들의 성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보스의 똘레랑스 부족이 불러일으킨 비극(?)...
입니다. 농담 아님. 물론 좋은 영화는 좋은 영화지만 핵심은 저것임(...)
어차피 모든 마초주의적 세계가 그렇듯이 러시아 마피아 세계도 엄청 게이한데
동시에 극단적 호모포비아가 공존하는 나머지 그런 모순점이 엄청난 파장으로 퍼지는 그런 것을 보여줍니다.
아버지에게 심어진 호모보피아 때문에 자신의 성정체성에 고민한 나머지 좀 모자란 바보가 된 보스의 아들,
그 아들의 약점과 자신에 대한 호감을 꿰뚫어보고 적절히 이용하는 왕님 주인공 니콜라이,
아들의 동성애적 성향을 고쳐준답시고 쓸데없는 모범을 보이다가 미성년자 강간으로 파멸하는 보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아니 보스 아들은 게이라고 괜시리 입 싸게 놀리다가 절단나는 조직원,
그리고 우연히 이런 개판오분전 가족사정을 알아버려 위기에 처하는 조산부 안나와 그 가족....
모든 것은 자신의 아들이 게이란 것을 보스가 받아들이지 못해서 작용하며 성립하고 있던 것입니다.
왜 이런 중요한 것을 쓰지 않는 것인지...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지나친 스포일러라서
크로넨버그 영화를 관람할 듯한, 소위 진지한 작품성 있는 영화를 추구하는 관객층에겐 씨알도 안먹힐 것이며
[앤티크] [왕의 남자]의 성공을 가능케 한 (쁘띠)동인녀 관객을 노리면 되지 않겠냐 할 수도 있겠지만
[쌍화점] 정도만 되도 너무 남자같아서 징그럽다며 설레발을 치는 어설픈 내공이 그녀들의 평균치입니다.
게다가 호모포비아를 통해 폭력적 세계 속의 남성성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고찰하는 그런 주제는 더 싫겠지요.
어쩔 수 없이 평론가들은 전자의 관객층을 선택하고 그럴싸하게 포장하며 쓴 것입니다...
뭐 영화를 그런 식으로 읽고 싶다면 못 읽을 것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주축에 있는 것이 호모포비아인데
즉 폭력에 대한 탐구 어쩌고 그렇게 읽어도 핵심적인 요인이 바로 마초 월드 속의 호모포비아인데
그것에 대한 언급이 저어어어어언혀 없다는 것은 평론가들이 너무 점잖은 분들이거나
우리나라의 진지한 영화 찾는 관객층에겐 안 먹힐 거라고 생각해 일부러 생략했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런 걸 너무 외면하니까 조폭/버디영화라는 이름의 퀴어영화를 여전히 찍고 있는 나라인 것임(...)
마초적 세계의 끈적한 남성성과 호모포비아의 밀착성에 대한 우수한 사례를 제공해줌에도 불구하고
그런 식으로 읽히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퀴어학적 관점에서도 아쉬울 따름입니다.
뭐 우리나라는 퀴어학은 무슨 젠더 연구도 거의 없으니까 상관 없나...
...물론 김화백은 이미 다룬 주제입니다. 과연 김화백!
그나저나 작년에 연말에 본 영화가 아메리칸 갱스터였는데
왜 안그래도 스산한 계절에 스산한 갱영화를 보게 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