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2007. 8. 9. 05:33
격조했습니다. 왠지 여기 인터넷이 제 노트북을 안 좋아해서 무지하게 느린 데다가 자주 끊기는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어느 정도냐면....수강신청을 놓졌을 정도....9월에 해야겠군요....인기 많은 강좌는 애원이라도 해서...) 번역일 때문에 대체로 히키코모리...라고 봐도 좋은 생활입니다. 물론 하다가 지치면 본가에 있던 오레시타 올 CG 모으기도 시도하고 있지만....(결국 딴짓이잖아!!) 그 밖에 여동생에게 응원단을 시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응원단은 응원의 요정일 것이라고 주장하는군요. 뭐 저도 대략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가끔은 외출도 하는데 (사실....차가 없으면 군것질도 할 수 없는 동네니 어차피 한정되어 있지만....) 어제는 어머니 따라서 한국식품점과 한국식당에 갔습니다. 둘 다 위치가 바뀌고 새단장을 한 점이 우선 눈에 들어오더군요. 말해 두지만 원래 캐나다의 한국식당에는 좀처럼 가지 않습니다만 이번은 약속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왜 가지 않냐구요? 그건 우선 식품점 얘기부터 하고 설명하겠습니다.

한국식품점은 간단히 말해 한국식품을 파는 곳입니다. 물론 한국....뿐만 아니라 가끔은 일본 과자, 조미료, 발효품 이런 것도 팔지만 일반 캐나다 슈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고추나 상추, 생선류와 고기 부위를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갈비뼈 자체를 잘라둔 식의 갈비나 삼겹살은 보통 캐나다인은 안 먹죠. 그밖에 밥통, 한국 화장품 팩, 밥상 등도 팝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식품점이 문화의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는 점. 대다수 TV에서 그대로 녹화한 한국 드라마, 연예프로, 영화를 대여합니다. 한쪽에 한국 드라마 포스터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것은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그밖에, 유행가를 묶어 시디로 구워서 팔기도 합니다. 어쨌든 잘 나가는 드라마는 좀 튀게 분류해두기도 하고, 포스터도 잘 보이게 붙여두는데....하얀 거탑은 안 보이더군요. 개사라새라는 있으면서....혹시 교민들은 남녀상열지사에 안 질려서?

어쨌든 대략 식품점 주변에 있는 식당 얘기입니다. 아마도 식재료를 구입하니 거리가 가까운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깔끔하게 새단장을 했습니다. 손님은 주로 한국인이나 동양계지만 가끔 백인들도 오니 메뉴는 한글, 영어, 한자로 되어 있습니다. 문에는 여름 특집인 삼계탕이 붙여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삼계탕이...

18달러 95센트....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17000원입니다(...)

뿌라스 캐나다니까 계산할 때는 세금도 붙겠지요...

사실 이쯤 되면 그냥 집에서 닭죽이나 해먹고 싶어지게 됩니다.

아무튼....앞서 말했듯이 여러 종류의 손님들을 전부 만족시켜야 하니 대부분 이런 류의 한국식당들이 그러하듯이 절대로 한식만을 취급하지 않습니다. 일식, 중식도 취급합니다. 즉 회, 초밥, 짜장면, 탕수육을 전부 파는 것입니다. 와 대단해! 환상적이야!--라고 감탄할 수도 있지만 원래 이거저거 지나치게 잡다하게 취급하는 요리점 치고 하나라도 제대로 맛있는 거 찾기 어렵다고 하면 맛은 대충 짐작 가능하실 듯....게다가 가격이...

짜장면-$8.95 (7800원)
간짜장-$11.95 (10400원)
짬뽕-$10.95 (9500원)

.......

이런 압구정스러운 가격을 보면, 역시 짜파게티나 먹고 싶어지게 됩니다.

저희 일행이 시킨 것은 파전과 순두부 찌개와 LA 갈비였는데 파전은....아무리 제가 통파를 안 좋아한다지만 이렇게 파가 궁핍하게 들어간 데다가 부침이 이상하게 노란 것이...영어로 코리안 팬케익이라고 쓰여 있는데 정말 이곳 팬케익 믹스를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아무튼 맛이 없어서 피니쉬당하지 못한 요리....

기본 반찬은 김치...가 떨어졌대서 김치 겉절이, 무우말랭이, 콩나물, 감자절임...이었습니다. 별로 감상 없고...순두부는 순두부 맛이고 갈비는 갈비지요. 삼겹살제일주의인 한국과는 달리 삼겹살 자체만으로는 양념도 뭐도 안 되 있어 식당에서 시키는 의미가 적어서인지 여기의 메인은 양념이 되어 있는 갈비입니다. 대략....순두부가 그나마 먹을만 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참고로 음식 사진이 없는 것은 캐나다에서는 왠지 식당에서 음식 사진 찍으면 좀 바보같아서....라는 분위기적인 이유입니다.

어쨌든 어중간하게 광범위한 메뉴와 어중간한 맛과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교민들이나 가끔은 이국적(......)인 맛을 느끼고 싶어하는 현지민들에게 제법 인기가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맛+서비스가 황이라는 점 때문에 개인적으론 그다지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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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