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보니 더 재밌습니다. 덧붙여 신촌 메가박스에서 M관 상영을 하니, 내리기 전에 필견!!!
그리고 잔인해서 싫다니, 마케팅이 낚시질이라서 싫다니 하며 안 보기에는...아까워요. 꼭 보세요.
-이 영화는 명백히 판타지 영화입니다. 판타지적인 영화=판타지적인 소재와 테마가 중심을 차지하는 영화이므로 판타지 영화 맞습니다. 장면 비율만으로 현실세계가 더 많으니 판타지가 아니다, 라고 하기에는 서사구조와 주제 자체가 아주 상징적입니다. 단지 반지의 제왕 류의 검과 마법 계열 판타지가 아닐 뿐. 그럼에도 이 영화에 대해 평이 좋든 나쁘든, [판타지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역으로 판타지 영화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협소한가를 보여주는 한 예시일지도.
-대체로 이 영화에 대한 갈리는 (국내) 평은, 국내 배급사의 마케팅 때문인 듯. 나니아, 해리 포터와 비슷한 계열의 판타지 영화로 광고했고, 따라서 그런 영화를 기대하며 간 관객들의 기대치에선 크게 벗어날 수 밖에. 동시에 앞서 말했듯이 판타지에 대한 인식 자체가 협소한 편이라, 어떻게 달리 광고하기 애매하긴 했을지도.
-평이 갈리는 두번째 이유는, 연령 등급 때문. 미국에서는 R 그러니까 성인용 등급인데, 국내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 내전이라는 내용상 꼭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법 잔인한 고문, 살인 장면이 나오는 영화인데 중고등학생이 봐도 OK? 야한 것이 안 나오니까, 폭력은 OK? 그럼 미국에서 R 등급 받은 브로크백이 15세 이상인 건 또 뭔데! 사실 장면 이전에,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아마도 진짜 불평은 판타지=어린이 가족 영화라 생각해 아이를 데리고 관람했다가 된통 뒷통수 맞은 학부모 및 교사들에서 나온 듯.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머리속으로는 판타지=애들 영화라 생각했어도 15세 이상 관람가라고 쓰여있는 이상 그것을 준수하지 않은 관객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뭐 그네들 입장으로썬 '마케팅에 속았다'일 듯. 내지는 의도적으로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주어 인격과 품성을 성장시키려는 충격요법식 교육법...인지도 모름. (K모 언니와 함께 '어린 시절 트라우마의 창의적 중요성'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으니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 어쨌든 저런 점에 대해서도 사실 정상적으로는 마케팅과 연령 등급에 낚인 관객들을 측은하게 여겨야 마땅한데, 왜 웃기다고 생각되는지는 불명. (그러니까 혹시 낚여서 잘못 보신 분이 있더라도, 미안하지만 동정은 해 드리지 못합니다.)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 어린이 만화영화 필름 중간에 의도적으로 포르노 영화 컷을 집어넣은 브래드 피트의 심정이 이런 걸까??? 이 재미로 저지른 거냐! 이미 사도(邪道)의 길로 들어선 거냐 나는!!!----쿨럭;
-하지만, 결과적으론 저 낚시질과 등급이 없었으면 신촌 메가박스 제 1관(M관)이라는 끝내주는 환경에서 상영되는 일은 없었을테니, 미묘한 심정(...) 마케팅 담당자는 고도의 안티나, 고도의 팬이었을지도. 솔직히 할리우드 것도 아닌 영화가 그렇게 좋은 상영관에 나올 확률, 이 지구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공주가 되기 위해선 잠입 미션을 몇번이나 성공해야 한다! 즉 스네이크는 사실 공주가 되고 싶었던...(퍼억)
-수류탄을 던지면 칼로리 메이트를 얻을 수 없음! 그러므로 제대로 문을 열어야...(메탈 기어 솔리드3 참고)
-그나저나, 만드라고라를 왜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나무 뿌리]라는 기나긴 이름으로 번역했는지는 불명. 대사에선 확실히 만드라고라라고 했음. (두 번 봤으니 절대 맞음.)
-사실 마케팅에서 나니아를 언급한 것은 아주 어긋난 방향은 아니었을지도 모름. 왜냐면 사실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에게 나니아 일이 먼저 들어왔으므로(...) 하지만, 부활하는 사자에는 관심 없다며 거절. 설마 이 감독도 사자의 구라질에 배신감을 느낀 건가! 내지는 남성성이 선, 여성성이 악인 기독교적 구도가 맘에 안 들었다던가...
-....그리고 감독은, [판의 미로]를 만들었습니다. 사악한 의붓아버지가 나오는...-_-;
덕분에 감독 색채가 매우 깊게 녹아나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완성도가 높은 걸작이.
정말....할리우드에선 이런 영화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아마도 투자가들에게도 기획 단계에서부터 평범하고 무난한 판타지인 것처럼 보이게 해서 낚시질을 했을지도. 좋은 방법이다. 창작자로써 본받자. 하지만, 결과적으로 판타지는 판타지니까 아주 어긋난 건 아니죠.
덧붙여 도중에 들켰는지는 몰라도 영화 방향을 바꾸라는 투자가의 압박에 돈 안 받고 2년 이상을 뻐팅겼다는 뒷이야기가(...) 이 정도 근성이면 인정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판은 정말 의심스럽게 생김. 괜시리 마지막 임무 달성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생긴 걸지도 라는 생각이(...)
-가능하면 트레일러고, 사진을 보지 않고 가기를 권함. 너무 과다 네타랄까 재미를 흐릴지도.... 대략 장백지 연날리기가 미리 나와버린 북미판 무극 트레일러라고 생각하면 됨
-비달 대위. 사람들이 이름은 잘 기억 못하는 경우가 왠지 빈번히 보이는, 그래서 그냥 대위가 되어버리는 비달 대위. 그런 비달 대위의 이름을 제가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