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소세키. 일본의 대표적인 근대 소설가. 구 1000엔 화폐에 얼굴이 실려지기도 했음.
수많은 대표작이 있지만, 그 중에 읽어본 것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번역본 정도...
[코코로(마음)] 원본이 있어 읽어보려고 했지만, 친척이 저에겐 너무 어렵단 이유로 가져감.
...하지만 진작에 읽어 보았어야 한다고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도이 타케오. 일본의 저명한 정신분석학자.
지난 학기에 기말 페이퍼를 위한 자료 조사를 하다가 자료 옆에 꽂힌
[일본인의 의식구조-아마에의 구조]라는 책도 눈에 띄길래 같이 빌려서
딴짓...아니 참고할 겸 넘겨봤는데, 이 중에 도저히 안 읽고는 넘어갈 수 없는 챕터가...
[아마에의 병리-동성애적 감정]이라는 제목....
70년대이니까 아직 동성애적 감정을 병리로 분류하는 건 그렇다 쳐도
그 예시로써 제공되는 게 나츠메 소세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코코로]라는 점.
(도이 선생의 글에 의하면) 주인공 총각은 해변을 거늘던 '선생'이라는 연상의 남자에게 끌리는데
'선생'은 이전 하숙집 총각을 짝사랑했다가 실연당한 이후 사랑불신증에 자살충동 증상을 보여
어긋나는 마음과 고독의 끝에 존재하는 것은 정녕 무엇인가...
....적어도 도이 선생님의 글에 의하면 저런 내용이었던 겁니다.
제 기억력 필터로 조금 이상하게 조정되었을 수는 있지만
동성애적 해석으로 저 소설을 분석한 건 사실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가 이런 초순정 비엘 소설을 썼다니.
게다가 그것이 일본 청소년 추천도서라니.
무...무서워!!!
...어쨌든 도이 선생님은 저걸 통해 '아마에'가 충족되지 못했을 경우를 예로 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만...
그보다 제 뇌리 속에 남는 건...나츠메 소세키는 근대 비엘 소설을 썼다는 거랑....
70년대에 일본의 저명한 정신분석학자는 그걸 국제적으로 알려진 자기 책에다 소개했다는 점....
(얼마나 유명하냐면 일본 연구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책임...)
그러다 시간이 흘러 2학기.
일본 연구하는 인류학과 강의 시간에 다시 저 책이 나왔습니다.
아무튼 드디어 이번이 기회! 일본 연구 전문가인 교수님에게 확인받을 기회!
"교수님, [코코로]의 인간관계를 동성애적으로 해석해 '충족되지 못한 아마에'를 설명한 챕터 말인데요..."
"아, 그거 사실 저도 왜 [코코로]를 그렇게 읽었는지 알 수 없더군요. 나츠메 소세키가 알면 화낼 걸요."
!
뭐...뭣이라?!
그럼 원작은 멀쩡한 소설인데.....
이 분이 비엘로 해석한 것인???!!!!
이 분 동인남??@@$%@!!!!!!
오~~~~노~~~~~~~~~!!!!!!!!!!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어어어어!!!@$%~!!!!!!!
.........이 혼란을 타개할 방법은 딱 하나....
직접 [코코로]를 읽는 것 뿐이군요.......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야말로 원본에 도전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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