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즈카 프로덕션이 데즈카 오사무의 대표작 중 하나인 <블랙잭>이 미국에서 실사 TV 드라마화 진행중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데즈카 프로덕션 담당자에 의하면 <워킹 데드> 배급으로 알려진 제작회사 Entertainment One입니다. 실사화 교섭은 작년 할리우드판 <주온>의 프로듀서 이치세 타카시게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영화든 드라마든 이번처럼 미국측으로부터 <블랙잭> 실사화 오퍼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TV시리즈화 프로듀서는 <주온> 등에서 협력한 적이 있는 이치세와 더그 데이비슨. 이후엔 Entertainment One이 개발한 TV시리즈판 기획을 방송국에 팔고, 방송국 측의 허락이 떨어지면 본격적인 제작단계로 들어갑니다. 2013년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는 캐스트, 스탭 등은 미정.
음...뭐 할리우드가 각지에서 소재 발굴하느라 혈안인 것은 자명하고, <아키라>가 제작된다는 시점에서 또다른 미국 1세대 일본만화 덕후들의 아이돌인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까요. <도로로> 영화판도 저스틴 린 감독으로 진행중이고 말이지요. 그리고 블랙잭 실사화는 일본에서도 몇번 된 적 있고 무대극(타카라즈카)으로 만들어진 적도 있으니...오히려 미국제작사라면 코스프레 극화 느낌만 강해진 일본의 만화/애니/게임원작 실사판과는 색다른 느낌을 보여줄 것 같아서 약간 기대도 됩니다. 특히 무겁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는 데에도 별로 규제가 없고 말이죠.
물론 어떤 방향으로 (예:HBO타입이라면 딱히 내용과 상관 없어도 에피소드마다 떡치는 장면이 무조건 나옴^^) 제작할지에 따라서 크게 갈리겠지만...적어도 영화가 아닌 드라마라는 점은 마음에 듭니다. <블랙잭>은 원작이 옴니버스 형식인만큼 시리즈물이 가장 적합하고, 적당히 DVD 시장으로 직행하기도 애매하고 시청률과 방영당시 입소문이 중요한 TV 시리즈일 경우 퀄리티가 영화보다 안정적일 수도 있거든요. 하여튼 잘 되기를 빌어봅니다.
사족1. ...........감독과 시나리오 라이터 더럽게 부럽다 제길....나도 미국에서 시나리오 작가나 될걸 흑흑흑
그러나 원작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비록 피노코의 귀여움으로 어떻게든 무마되는 것처럼은 보이나
이들의 관계는 사실은 매우 불안정하고 미래가 불투명합니다.
자의식은 성숙한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인체적 한계상 육체적으로 성장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동년배들과도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피노코라던가
(실제로 유치원에 보내놓으면 늘 깽판을 내서 한번도 제대로 교육기관에 다니지 못한 심각한 일면도)
천재외과의사지만 무면허고 성격도 삐딱하고, 어딜 가나 기습, 감금, 고문의 위협에 시달리는 블랙잭이나
피노코가 바라는 배우자 역은 커녕 보호자 역할이나 간신히 수행하고 있으니
이들의 앞길을 생각하면 할수록 어두운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동생으로부터 어떤 청천벽력같은 자료를 전달받았을 때
저는 충격을 받으면서도 내심 아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체념감을 느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중인 시리즈 [Betsy's Kindergarten Adventures (벳시의 유치원 모험)]
그 중에서 주인공인 소녀 벳시의 외모와 설정은 실로 경악할만한 것이었습니다.
..........!
피 피노코!!!!!
그러나...이 어찌된 일입니까. 그녀는 새로운 이름 [벳시]로 알려져 있고
어머니, 아버지, 고양이, 강아지, 남동생까지 있는 화목한 가정의 장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론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하루만에 유치원 퇴학은 커녕
유치원 생활의 주인공이 되어 모두에게 친절한 오지랖질을 하는 밝고 상상력 풍부한 소녀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아아아...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역시 예상했던 그...결말...
블랙잭은 결국 피노코를 양녀로 내주고 만 것입니다....
하긴 언덕 위 외딴집에 언제 집에 돌아올지 모르는 보호자를 기다리며 성격결함상 의무교육도 제대로 못 받는
그런 생활을 생각하면 블랙잭으로써는 사실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지요...원작에서도 시도한 적 있고....
단지 이번에는 좀더 제대로 된...그것도 머나먼 외국땅의 화목한 가정이고
벳시가 피노코 시절의 기억이 없는 것은 아무래도 어떤 사고를 계기로 기억상실이 된 것을
(블랙잭과 함께 있으면 어쨌든 사고에 말려들기 쉬운 것은 사실...)
피노코를 위험에 빠뜨린 책임감에 시달린 블랙잭은 마침내 뼈아픈 결단을 내린 게 분명합니다.
피노코는 사실 천성은 밝고 영특한 아이라
쌍둥이 언니에 대한 어두운 기억만 없으면 아이들의 리더가 되는 등 긍정적인 가능성이 충만했구요.
시바우치가 이 르포기사를 낸지 얼마 되지 않아
PBS는 데즈카 프로덕션에 표절의혹으로 고소당했고
시바우치는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역시기자나부랭이들은다그래 식의 엉터리 기사를 썼다는 비난
...보다는 사실 메탈기어4 스위트 스네이크 모에피규어화에 의한 충격 때문에
입산한 뒤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잡아먹으며 현피하는 중이라고 전해진다...
눈의 여왕은 2005년 5월에 첫 방영이었고, 저 캐릭터 등장도 시리즈 초반이니까 가능해!!!
게다가 실버, 알랑, 블랙잭의 뒤를 잇는 [데자키류 멋진 중후남] 계열의 최신판인걸!!!
무엇보다 그 수많은 모자를 놔두고 왜 하필 챙 모자겠어!!!
아무튼....캐릭터 디자인도 대폭 바뀐 판에 굳이 주역에 OVA랑 같은 성우를 고집한 것부터 수상했지만......
(별로 이런 데에 왜 오오츠카상이 나오는거야! 짱나게시리!!--같은 비뚤어진 팬심은 아님. 오히려 처음에는 그런 의견에 강하게 반발했었음.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OVA판이랑 TV판이 성우가 다른 건 그리 드문 일도 아니고, 오히려 작품의 대대적인 이미지 체인지를 노렸다면 성우 변경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것임.)
설마.....설마 마코땅은.......
의식하고 있는 것인가! 데자키 감독을!!
"젠장 나쁜 기집애! 울아빠 죽게 내버려둔 빌어먹을 돌팔이 의사놈에게 금가루나 뿌려주고!!!"
--라고 하면서도(↑언제까지나 가설) 실은 의식하고 있었던 건가!!!
진실은 [은하철도 999]가 아니라 [눈의 여왕]에 있었던 것인가!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데자키 감독에게!!!
오오~그렇다면 블랙잭21부터 나온 이해불가의 오리지널 요소인 악의 조직 여자 캐릭터도! 메인 악역(...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하지만, 그래도 비중은 크니...) 이었던 [데자키류 성숙미 넘치는 미녀] 계열 캐릭터인 눈의 여왕을 의식한 건가!!! (....물론 정말로 그랬다면 여왕님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어!!---지만-_-;;)
그리고 블랙잭 TV판이 점점 캐릭터 외모 외에는 볼 것 없다는 미소녀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설은! 데자키 감독이 AIR 극장판 감독해서, 히트친 것 가지고 열 받은 마코땅이, 제길 나쁜 쉐이! 나도 미소녀물 만들고 싶어!!!---모드가 되었는데, 아무도 미소녀 게임 애니화 프로젝트를 안 건네주어서, 있는대로 블랙잭이나 가지고 미소녀물 만들고 있는 건가!! 생각 외로 쪼잔한 남자였던 건가 마코땅!!! 아니면 그 정도까지 OVA의 임팩트가 대단한 건가!
........어쨌든 만약 모자에 대한 추리가 들어맞는다면, 시청자들은 조만간 블랙잭의 기타(일단은 21세기니 류트보단 기타. 그렇지만 엘렉기타는 무리일 것 같으므로 기타.)+시 열창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것으로 우리는 한 발짝 더 진실에 가까이 다가갔을지도 모릅니다. (구라질 블로그가 되어가거나....)
요즘 TV판 블랙잭21이 점점 블랙홀로 가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아스트랄'은 중의적인 의미가 있으니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특히 원작의 [판이 있었다]를 옮긴 최근의 72화에서는 안락사 의사 닥터 키리코의 캐릭터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경악스러운 진행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원작에서 그 에피소드의 포인트는, [자신의 아버지마저 안락사의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 키리코의 안락사를 향한 강력한 의지와 결의,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자식으로써의 절망감]이었습니다. 애니판에서도 일단 독을 주사하기는 하지만 마지막 순간이 다시 살리려고 발악을 합니다(...) 이래서야 원작을 처음 읽었을 때의 [이...독한 놈! (부들부들)] 하던 전율이, 안락사가 키리코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함이, 그만큼 강렬하게 다가왔던 키리코와 블랙잭 사이에 깊게 파인 괴리감이, 그러면서도 납득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안락사 의사로써, 그리고 자식으로써의 키리코의 [최선의 선택]이 절절히 가슴에 와닿는 느낌...같은 것은 이미 저 세상으로 날아갔군요. 어차피 다시 살리려고 발악할 거면 키리코라는 캐릭터를 지탱하는 안락사가, 안락사를 향한 의지 자체가 의미를 상실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캐릭터 망가뜨리기를 떠나, 캐릭터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맛의 달인]의 우미하라가 맛이 가서, 일본음식이 후지다느니, 패스트푸드가 최고라느니 하고 예찬하는 꼴이지요. 감정을 떠나서 창작적 입장에서 냉정히 생각해보면, 만드는 사람이 미쳤거나 안티가 아니면 저 원작에서 저런 번안은 안 나오는 게 정상일 겁니다.
물론 그 여동생 유리도 무슨 Get out of my property!(←미국 중부 혹은 남부 사투리로) 하는 농부도 아니고 엽총이나 휘두르며 오빠 죽인답시고 설치니.....[각자 다른 방법으로 아버지를 구하려던 자식들]이라는 개념이나, 오빠의 방법에는 찬성할 수 없으면서도 오빠를 사랑하기에, 블랙잭에게 도움을 구한 유리의 의지와 입지라던가, (게다가 그만큼 부곽되는 블랙잭의 중요성은? 이거 순 주인공도 말아먹는 거 아냐? 아니 이미 말아먹었지...-_-) 제대로 된 의사 표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병마에 고통받지만 그래도 살려고 발버둥치던 키리코 아버지라던가...등등 키리코의 가족 역시 블랙홀에 쳐박혔습니다. 엽총 따위 들지 않아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원작의 유리와, 애달픈 남매애가 그립군요. (이건...여동생 페치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함....)
이상.......종합해 보면 블랙잭21은 아무래도..........
블랙잭 안티 애니메이션입니다........-_-
처음에는 어린이용이다, 비주얼만 내세운 무뇌다(...)라고 봐줄려고 했지만 점점 내용과, 메세지와, 캐릭터성마저 부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니...이건 아무리 봐도 안티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군요.
게다가 무려 TV애니메이션에, 공중파까지 타며 스스로의 '오피셜'함을 만천하에 어필하는, 한마디로 지능형을 넘어선 공적 자본형 안티인 것입니다. 무섭군요.
그렇다면 과연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팬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물론 이런 방법도 있겠지만 살인은 아니되지요. (짤방은 [에로이카로부터 사랑을 담아서]에서 출저. KGB에서 고용한 13명의 암살자들(....)입니다.
참고로 에로이카 에피소드 중에 블랙잭이 등장하는 형식으로 [블랙잭 얼라이브에] 참가한 작가. 되게 웃겼음.
과연...마코땅과 블랙잭21의 제작진은, 블랙잭 팬이라면 원작에 감화되어 비폭력주의, 생명존중적 노선을 타서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수 없는 것을 인지한 위에, 재생산의 길이 거의 끊긴 오래된 작품의 팬이므로 [주인공이 움직인다]는 매력 때문에, 내용이 블랙홀로 가든 버뮤다 삼각지로 가든, 썩어도 준치라고 주인공이 풀컬러로 움직인다는 사실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울며 겨자 먹기로 볼 수밖에 없는 약점까지 이용해서, 안전한 안티질과 동시에 보장된 시청률과 수익을 만족시키는 비열하면서도 무시무시하게 사악하고 지능적인 음모 작전이었던 거군요.
어쨌든 법치 민주 자본주의 사회적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대처법이란.......
냉정히 말하자면, 한국에 사는 팬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단 공식적으로 수입되서 국내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다른 말로 법적으로 엄격하게 따지자면 봐서는 안되는 물건이죠. 그러니, 그것을 가지고 제작사에서 대놓고 항의할 수 있는 권리 역시 없는 것입니다. 혹시 블랙잭 TV판이 국내에 수입되서 방영중이라면 얘기는 다르겠지만, 이미 그 시점에서는 번역, 더빙작업 때문에 일본 내의 방영분과는 까마득히 차이가 나서 실시간 항의가 불가능할 겁니다.
물론 만약 블랙잭21이 한국 드라마였다면, 진작에 분노한 팬들의 미칠듯한 게시판 테러질로 제작사가 싫어도 노선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전반적으로는 그런 식의, 시청자에게 과도하게 휘둘리는 현상은 좋게 보지 않습니다만, 때로는 항의할 데서조차 좀처럼 목소리를 안 내는 일본 시청자들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점잖은 항의글이 홈페이지에 올라와도, 바로 삭제된다는군요. 이럴 때는 같은 글을 잔뜩 올린다던가, [새로고침] 버튼의 반복질을 통한 온라인 테러질이 있습니다만, 이건 제작사가 피해자 시늉을 하면 공적인 영역에서는 팬들이 맛이 간 온라인 테러리스트 취급이나 받고, 역으로 제작사에게는 더더욱 막나갈 면죄부를 주는 것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뒤집힐지 몰라도 분쟁 자체를 안좋게 보는 일본에선 안 그럴 겁니다.) 그리고 게시판 즘이야 얼마든지 닫아버리면 되고, 온라인 항의가 빗발친다고 내용 자체를 수정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그 대신 가장 단순하고 뻔하지만, 동시에 사회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어마어마하게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단, 그 해결의 열쇠는 일본 시청자들에게 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공식적인 [향유층]이자 [소비자]이니까요.
영화든, 게임이든, 모피코트든 기타등등의 상품이나 단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면, 그 반대 의사를 어떻게 표현할까요?
바로 [사지 않는 것]입니다.
이익이 최고인 사본주의 시스템에서, [사지 않는 것], 다른 말로 [팔리지 않는 것]만큼 치명적인 결정타는 없습니다.
과자 회사도 안 팔리니까 문제시 되는 첨가물을 빼고 난리를 친 것이지요. 꼴보기 싫은 영화를 극장에서 최대한 빨리 내리는 방법은 당연히 안 보러 가는 것이구요. 어떤 게임 제작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빨리 망(...)해버리기까진 안해도 반성시키고 싶으면, 게임소프트를 안 사주면 되는 것입니다.
TV 프로그램같은 경우는, 시청률이 수익성과 인기의 척도입니다. 간단히 말해 일본 시청자들이 안 봐주면 되는 것입니다.
물론, 팬이기에 볼 수 없다는 심리와, 팬이기에 볼 수밖에 없다는 심리, 양쪽 다 충분히 남득이 가고, 이해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어느 쪽이 더 많이 작품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랑의 방법이 조금 다른 것 뿐이지, 보거나 보지 않는다고 사랑이 모자라거나 잘못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욕하려고 보게 되는 작품]이 있다는 것도 숙지하고 있고, 내용이야 어쨌든 원작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생동적인 매체로써 되살아나 시각적, 청각적 매력을 제공한다는 매력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으며, 또한 팬으로써 작품 자체의 인기를 유지시키기 위해 본다는 슬픈 충섬심에 대해서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상업 문화는 기본적으로 [인터테인먼트]입니다. 재미든, 지식욕이든, 감동이든 어쨌든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향유자는 그 [즐거움]을 추구하고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취향이 아니라면 스플레터 호러물을 안 보면 되는 겁니다. 러브 코메디가 싫다면 안 보면 되는 겁니다. 원작을 파괴하고 짓밟고 블랙홀로 보내버리는 번안물이 있다면, 안 보면 되는 것입니다. 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괴로워해야 합니까? 왜 자신을 괴롭히는 애니메이션을 봐야 합니까? 무슨 보기엔 괴롭지만 중대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좌파적 성향의 고발성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말입니다. 시청자는 즐겁게 애니메이션을 볼 권리가 있습니다. 선택의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지 않는 것을 선택하면 되지 않습니까?
즉, 시청 거부 운동이 필요합니다.
나 하나 안 본다고 그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 시청 여부와는 상관없다구요? 물론 개개인 몇몇이 안 본다고 그 변화는 크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차차 저런 움직임이 넓게 퍼진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시청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 제작사는 당연히 좀더 시청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에 따라 노선을 크게 수정하거나, 심하면 방송국 측에서 시간대를 옮기거나 아예 조기종영을 시켜버려서 영영 흑역사에 묻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팬으로써는 더 이상 블랙잭 관련 프로젝트가 계속되지 않을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후자의 경우를 피하기 위해 시청률을 유지시키려고 억지로 봐주는 것은 납득할 수 있습니다만, 솔직히 언제까지 감싸주고, 참아줘야 하는 겁니까? 제작사에도 따끔한 일침을 가해야, 정신을 차리지 않겠습니까? 앞으로의 새로운 프로젝트에도 좀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구요? 무엇보다 시청 거부가 중요한 것이, 시청률이 떨어져야 항의와 비판도 먹힙니다. 아무리 불평해봤자 시청률과 DVD 판매율은 안정세라면, 제작사 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겠습니까? 눈에 두드러지는,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있어야,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연구와 반성이 있겠지요. 그리고 사람은 웬만큼 배부르고 여유 있으면 잔소리 따위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좀 힘들어봐야 남의 충고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지요.
요는, 만약 진정 블랙잭21이든 어떤 TV프로그램에 불만을 품고 있다면, 우선 본격적인 시청 거부 운동이라는 바탕이 있어야 그 위에 항의와, 서명과, DVD 불매운동 등의 활동이 바야흐로 빛을 보고,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장 조용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입니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은, 일본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 주어야 의미가 있다는 데에 있죠(.......)
몇 주 전 일본에 다녀오신 K모 언니가 사주신 블랙잭 아이템들입니다! 원작 안 보신 언니께는 힘든 걸
부탁드려서 매우 송구스럽지만, 그래도 정말 괜찮은 물건을 사오신 언니 센스에 원츄! 무한의 감사~!!!
일단 첫번째 아이템은........
장르를 모르시는 언니가 무지 고심하신 뒤 선택한 동인지. 이유는 표지의 선생님이 나이스해서....♡
내용은 고등학생 피노코의 1인칭(그렇습니다! 표지도 잘 보시면 피노코 각도...)이 주인 개그입니다~
....물론 이런 물건들은 메리수 확률은 높지만, 개그인데다가 뭣보다 이 피노코는......
자신이 보호자라는 각성을 너무 잘 하고 있습니다. 쿨럭;;
와~ 이 사람들 뭔가 아는구나! 그래 맞아 피노코가 공이야!--라서 유쾌하게 읽었지요^^
그 다음은....책받힘이었는데......
뒷태를 보자꾸나~~~
오~ 정말 귀엽군^^
하고 뒤를 돌려서........
앞태를 보니..........
더헉.
.................................
므허허........
므허허허허.........
므후후후으허허허하하하하하!!!!!!
너무 좋잖아!!!!!!
(언니........역시 언니는 저를 너무 잘 알고 계셔요....................;;;)
상품명도 BJ&키리코 책받힘입니다....쿨러억.....;;
현재 책장 위를 장식하고 있습죠......느허허허허......좋아라잉..........
정말 고마워요 언니!!!>▽< 더블 원츄!!!!! 싸랑해잉~~~!!!!!
덧붙여서....장르를 모르는데도 이렇게까지 정곡을 찌르다니........;;
역시 블랙잭을 읽혀드려야 해.....술렁술렁~~~~
그 외에 블랙잭 쿠키도 있었다지만....차마 선생님의 (안그래도 얼굴 한가운데 좌악 흉터가 난;;) 얼굴을 베어먹을 수는 없으니 안 사신 것이 현명한 선택이셨습니다....;
사실 마코땅에 대한 살의(殺意)가 팽배하던 이전 블랙잭 번개모임부터 생각해 오다가, 요즘에야 동생이 스캔한 페이지를 제공해 주어서, 드디어 올릴 수 있게 된 물건입니다.
일명 요코야마 미쓰테루 [삼국지]를 이용한 [마코땅 암살계획]입니다. (원작에서는 동탁 암살 부분...)
물론 개재하기 이전에 이 작품은 실존하는 인물, 단체, 사건과 하등 관련이 없는 픽션입니다 라고 명시해 두겠습니다.
모방범죄 조성하는 거 아닙니다. 오히려 내재된 폭력성 해소를 통한 모방범죄 방지입니다. 그리고 본디 TV시리즈라는 것은 감독 개인만의 의사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만화에 나오는 팬들의 다소 일방적인 모습에서, 마코토만을 탓하는 우 역시 지적하려는 자성적인 자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고 데즈카 마코토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생각해주시면 될 겁니다. 물론 제목을 보고 애초부터 아예 안 보는 방법도 있지요.
사실 그보다는...요코야마 선생님의 만화를 이런 데에 써도 되는지 걱정입니다만;;
그래도 도저히 그 장면이 아니면 안되어서...문제가 있으면 내리죠.
사실 롱기누스의 창이라는 것 정도는 저도 압니다. 단지 그러면 그림을 직접 수정해야 하니 귀찮아서....
속편은...동생이 스캔을 보내주면(...) 오를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보는 요코미쓰계 데인져러스 섹시 냉미남 조조~♡...로군요. (특히 132페이지의 클로즈업 연속~ 연출도 정말 나이스~~)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그렇듯이 망가지긴 합니다만;;
그리고 저 난세에서는 암살계획도 참 영웅스럽게 묘사되었지만 평화시의 현대로 바꾸어놓고 보니 정말...심각한 범죄입니다;; 요코야마 선생님의 객관성을 강조한 연출, 구성력이 한몫 해서일지도....
몇일 동안 쓰고 있던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블랙잭 출판만화 구해보는 방법과, 각 판본의 차이점에 대한 글입니다. 경어로 쓰다보니 너무 늘어나서 그냥 반말로 적었습니다...만 여전히 길군요;
참고로 맨 처음에 덧붙인 그림은 이전에 동생이 왼손으로 그렸냐고 의심한 마우스+타블렛 그림입니다.
블랙잭을 찾아 읽어봅시다 - A Reader’s & Buyer's Guide to Black Jack
블랙잭 (ブラック・ジャック, Black Jack). 일본에서 ‘만화의 신’이라 칭송되는 대작가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가 1973년부터 1978년까지 일본의 주간 소년만화잡지 [주간 소년 챔피언 (週刊少年チャンピオン)]에 정기연재하고, 1979년부터 1983년까지는 비정기적으로 개재한 옴니버스식 장편 의학 만화. 고액보수를 요구하는 천재 무면허 외과의사 블랙잭의 활약을 그리고 있으며, 일본 의학만화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작품. 뛰어난 연출력 덕분에 온갖 심오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읽히고, 또한 그 모든 것을 어우르는 인간과 생명에 대한 철학은 [블랙잭]을 미학적이고 교양적인 차원에서 누구에게나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임에 틀림없게 하지만......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무척이나 구해보기 힘든 만화인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 만화를 구해보는 것은 중요, 아니 필수적이다. 아무리 작품이 명작이니 걸작이니 해도, 직접 읽어보지 않고서 어떻게 그 진가를 알고, 느끼고, 진정으로 ‘명작’으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마치 성경을 읽지 않고 기독교 신자를 자칭하는 것이나, 공산당 선언을 읽지 않고 스스로를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라고 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설마 기독교인이면서 아직도 그 무시무시하게 재미난 하드코어 전설을 안 읽은 것은 아니겠지! 또한 북한이 사실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 이유는, 정부에서 허가한 일부 발췌문을 제외한, 공산당 선언 전문이 일반인에게는 금서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80년대에 나온 데자키 오사무 감독(出崎統라고 쓴다. 원작자 데즈카 오사무의 제자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대표작은 [보물섬], [베르사이유의 장미], [내일의 죠] 등. 스승과 이름은 비슷하지만 동일인물이나 친인척 관계는 전혀 아니다.)의 OVA나, 요즘 니혼TV에 방영중인 데즈카 마코토(원작자 데즈카 오사무의 장남)감독의 TV시리즈라는 애니메이션 버전들이 존재하지만, 둘 다 원작을 바탕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에 (예를 들어 OVA는 블랙잭을 보고 자란 어른들이 타겟으로, 모든 배경설정은 시청자들이 다 알고 있다는 숙지 하에 제작되었기에, 그러한 설명이 거의 제공되지 않는다. 이 점이 일본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북미에서 출시되었을 때는 블랙잭의 과거와 피노코의 정체에 대한 설명부재로 불만을 표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TV판은 어린이...어쩌면 정확히는 PTA취향에 맞추어서 그런지, 감독인 데즈카 마코토 본인의 취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왜곡도가 상당히 높아서 원작에 비해 내용적 완성도나 카타르시스 면에서 부족한 스토리가 많고, 그림체를 제외하고는 원작의 essence-진국을 제대로 담아냈다고 하기에는 명백히 무리가 있다.) 어쨌든 원작 만화를 보지 않고서는 애니메이션만으로는 도저히 [블랙잭]을 논할 수 없다.
그리하여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바로 현실적으로 블랙잭 원작만화를 구해보는 방법이다. 또한 구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다양하게 나온 블랙잭 판본 및 리메이크 버전들의 차이점과 특징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겠다. 아무쪼록 이 글이 조금이라도 국내에서 블랙잭을 읽는 이와 좋아하는 이를 늘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빈다.
정식한글판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블랙잭은 정식 국내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보다는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사실 블랙잭의 본명이 강흑남이라고 나온 흑역사의 산물도 있다지만 이미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해적판에 불과하니,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어쨌든, 학산출판사가 출시한 정식한글판은 22권짜리 코단샤(講談社) 판본을 번역한 것이다.
...하지만 표지는 코단샤판과 꽤 다르다.
학산의 누군가의 독특한 칼라 센스로 내내 멍든 검퍼렁색 배경과 시뻘건 글자 색을 유지한다.
일부러 멍과 피를 연상시키려는, 의학 만화임을 고려한 고도의 디자인 철학...인지는 불명.
표지는 코단샤 DX판의 칼라 일러스트를 조금 불규칙적으로 배치한 오리지널리티를 발휘.
잠깐 위에 말한 [코단샤 판본]에 대한 부연설명을 덧붙이겠다. 워낙 오래된 만화다 보니, 그리고 예민한 정치성과 실제 존재하는 질병을 다룬다는 점 등등의 문제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수 차례 가위질을 거친 [블랙잭]이라, 판본도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겠고, 일단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그 많은 판본 중에 하필이면 코단샤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왜 ‘하필이면’이라는 표현을 쓰냐 면...코단샤판은 다양한 판본 중에서도 잘린 스토리가 가장 많은 것(20여개가 잘렸다)으로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혹 이것을 잘린 내용 중에 한국 관련 스토리가 있어서, 일부러 그것을 피한 판본을 고른 게 아니냐는 설도 있지만, 바쁜 출판사가 화제의 신작도 아닌 고전만화의 그런 데까지 신경을 쓸 리가 없다. 코단샤판이 출간된 것은 단순한 비즈니스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당초 학산은 코단샤의 데즈카 오사무 전집을 전부 한글로 출간할 예정이었고, 따라서 블랙잭도 코단샤판이 번역된 것 뿐이다.
불만은 줄줄이 썼지만, 그래도 정식한글판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지덕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의 블랙잭, 아니 데즈카 오사무 작품 전파도의 실상이다. 특히 2권까지 나오다가 만 미국판의 절망적인 상황을 보면, 그래도 끝까지 나와준 것이 어디냐, 라고 감탄하며 냄비든 날림공사든 뒷마무리를 대충 하든 일단 겉포장적인 끝장은 내놓고 보는 한민족의 근성에 복잡한 경의를 표하게 된다. 번역도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고, 물론 일본어 원판 블랙잭의 특유의 말투는 한국적 존대말 표현에 모순되기에 그대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한국 실정에 맞으면서도 캐릭터를 살린 번역으로 처리되었다. (마쿠베 로쿠로가 난데없이 고아가 되어버리는 등 얼치기 번역도 있지만...물론 부자집 아들로 여겨지는 동인쪽 설정에야 안 맞지만, 개인적으로는 [뱀파이어]의 마쿠베하고도 이어지고, 파파 디노 같은 미소년 취향의 마피아 두목을 꼬셔서 유학을 갔을 거라는 제멋대로 설정에도 부합되므로 그다지 불만은 없음.) 그리고 일본과의 사회문화적 유사점 때문인지, 웬만큼 엄한 일본만화가 돌아다니는 마당에 의미가 없어서인지, 단순히 출판사의 편의를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몇 유럽판이나 미국판과는 달리 현란한 재편집이나 검열, 삭제과정은 전혀 거치지 않았다. 순도만으로 본다면 해외판 중에서 제일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요는...그렇다. 한글판이다. 훨씬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한글판이란 말이다. 한글판! 한글판이 나온 게 어디냐!!!
하지만 문제는 그 한글판을 구해보기 엄청나게 어렵다는 데에 있다...
우리나라는 사실 만화 보기에는 참으로 좋은 환경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이렇게까지 다양하고 수많은 해외만화를 수입해 오는 국가는 보기 힘들다. 일본만 해도 자국만화에 국한되어 있는 편이고, 북미에선 아무리 일본만화가 히트라지만 여전히 언더그라운드 취급이니 말이다. 물론 그 부작용으로 음지도 존재한다. 출판사로써는 번역이 더 싸게 먹히고 리스크도 적지만, 국내 작가들로써는 경쟁하기 어려운 것과, 만화를 너무 다양하게 찍어 내다보니 거의 초판만 나오고 재판은 없어, 단번에 희귀물품으로 전락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만화도 수도 없이 많다는 점이다. 그나마 대여점 주인이 좀 센스가 있으면, 대여점 구석 책장에서나마 찾아볼 수 있는 만화도 있다. [블랙잭]의 경우, 그러한 대여점을 잘 찾아 다닐 수밖에 없다.
필자는 사실 굉장히 운이 좋았다. 당시 머무르던 동네 만화&영화 대여점의 삼단책장 깊숙이 블랙잭을 비롯한 학산판 데즈카 만화들을 갖춰놓고 있던 것이다. 물론...주인 아저씨가 데즈카 팬도 아니면서 굳이 데즈카 전집을 모아두었다는 데에서 이미 범상한 대여점은 아니지만 말이다. 책 구입도 툰크 중고장터 구매요청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몇일 안 지나서 책을 처분하려는 서울 외곽의 한 대여점에서 연락이 올 정도였으니, 기막히게 운이 좋았다고 할지, 아무튼 묘하게 인연이 닿았던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대여점을 쏘다니며 파헤쳐도 나오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가끔 옥션에 올라올 때도 있지만, 올라오는 경우도 적을 뿐더러 경쟁이 붙으면 가격이 상당히 뛴다.
그러나 적어도, 정식한글판은 사막의 신기루는 아니다! 엄연히 물질세계에 존재하는 고체다. 한반도에서 이것을 찾아볼 확률은 최소 1%지, 0%는 아니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1%의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제안을 내놓아 본다.
1. 근성과 노력
말 그대로 피땀 나는 근성과 노력이다. 통학, 혹은 출퇴근 길 반경 1km내의 모든 대여점과 만화방은 이 잡듯이 뒤지는 것은 기본이고 (설사 책장에 있어도 컴퓨터에 등록되어있지 않거나, 주인이 귀찮아서 내지는 잊어버려서 없다고 대답할 수도 있으니, 치밀한 육안검색이 요구된다. 참고로 옆면은 회색 바탕에 시뻘건 글씨로 BLACK JACK이라고 쓰여 있으니 제법 눈에 튀는 편이기는 하다.), 볼 일로 외출을 할 때에도 다른 동네나 시내에 대여점이나 만화방, 헌 책방이 보이면 반드시 둘러보는 것도 필수다. 구매를 원할 경우 유동성이 높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나 만화책 중고 장터 게시판에 몇 번이고 들락날락 거리며 확인하고 자신의 구매희망에 대해 널리 선전해야 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이렇게까지 그물을 넓게 펴 두면 무언가가 걸릴 확률은 분명히 상승한다.
2. 대여본 정보교환
상시 24시간 오각을 곤두세우는 노력 위에는, 좀더 확률을 높이기 위한 정보력과 추리력을 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대여 가능한 책-그것이 대여점에 있든, 개인 소장용이든-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모으고, 확보하는 것이다. 블랙잭 팬들이 모이는 온라인 게시판이 있다면, 그런 공공장소에서 서로 대여점 정보를 교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아는 한 연희동의 모 대여점에서는 학산판 블랙잭 전권을, 신촌의 한일교류 카페, 토토로 하우스에서는 원판 호화판을 비록 13권까지이지만 대여용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를 말한다. 덧붙여 만화책을 정리해둔 방은 종종 교실로도 사용되어 출입할 수 없는 시간이 있으니, 이 점 유의해야 한다.) 물론 빌리러 가기 전에 책이 있는지 확인전화를 하는 센스는 필요하고, 잘못하면 구매용 정보로 악용(?)될 소지도 있기는 하지만...어차피 처분되는 경우라면 재활용 쓰레기가 되느니 소장용이 되는 게 낫기는 하다. 어느 정도의 신뢰관계를 쌓은 지인에게 빌리거나, 팬들간의 모임에서 일종의 교류의 장을 펼쳐볼 수도 있다. (아니 실제로 모 번개 모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소수자(그렇다. 적어도 한국에선 마이너...)는 소수자끼리 뭉쳐야 한다! 아무튼 이 점은 적극적인 의견, 제안을 제시해주면 무척 도움이 되겠다.
3. 스캔본
불법적인 방법이라 개인적으로 스캔 만화는 기피하지만 책 자체가 절판이 되어서 스캔본 외에는 구경하기조차 어렵다면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스캔만화의 세계에서도 학산판 스캔은 상당한 레어아이템이고 전권 다 스캔이 되어있는지도 불명. 만약 중국어가 가능하다면, 거의 모든 분량이 다 번역되어 돌아다닌다는 중국어 스캔본을 찾아 다니는 방법도 있다. 참고로 영어 쪽은 포기해라. 그 쪽 일본만화 독자들의 주류 선호대상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무엇보다 의학용어도 많고...하니 정식출판사도 2권까지 내다가 포기한 거다. 물론 불성실함도 있겠지만.
4. 학산출판사에 재판 요청
가장 공식적이고 합법적이고 당당하고 게다가 덤으로 홍보효과까지 있는 방법이다. 간단히 말해 [먹통X]처럼 독자들이 자주적으로 출판사에 대한 재판요청 홈페이지를 만들고 책값을 선금으로 지불하는 형태로 인쇄비를 모아 출판사에 직접 재판을 요구하는 것이다. 물론 당연히 1인당 전권 구입이 조건일 테니, 전권 22권에 각 권이 당시에는 3500, 요즘이라면 3800원은 할 테니 7~80000원은 넘는 가격이라 만만치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신작 게임보다는 싸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법도 있다.) 아예 이 김에 지난 번과 똑같은 (스토리가 다량 잘린) 22권짜리 코단샤 판본의 재판이 아니라 17권짜리 아키타 문고판인 일종의 복각판로 내주는 것은 어떨까? 아예 깔끔 담백하게 문고판으로 내주면 출판사 입장에서도, 독자 입장에서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해결책일 것이다. 물론 계약 문제는 좀 있겠지만 어차피 [블랙잭~검은 의사~]가 나온 상태에서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원리상으로 보면, 같은 아키타에서 나온 블랙잭을, 원작이 아닌 리메이크부터 내다니 주객전도가 아닌가. 문고판에 추가된 스토리들을 번역하고, 권수는 훨씬 적은 17권이면서 재판, 내지는 요즘도 꾸준히 우려먹...아니, 나와주는...소위 ‘애장판’ 이라는 형태로 가격을 좀더 올리면 독자로서 납득도 가고, 만족도도 올라가고, 똑같은 판본이 아니므로 이미 22권짜리 학산판을 소유한 독자들도 구매할 의의가 생기니, 출판사 입자에서도 어느 정도 수지가 맞을 것이다. 또한 독자들이 자주적으로 요청해 재판될 정도의 시리즈라면, 대내외 만화업계에서 어느 정도 화제를 불러모으고, 이것은 곧 블랙잭의 인지도 상승과 팬과 독자 증가라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은가. 이 방법은 진지하게 고려중이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의 의견과 조언을 구한다.
정식한글판 #2
엄밀히 말하자면 블랙잭 원판은 아니지만 같은 출판사(아키타)에서 블랙잭 30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사의 만화가들에게 블랙잭 리메이크나, 패러디 등 일종의 추모성 기획을 진행했다. (물론 음반계 쪽도 그렇지만 이런 추모성 프로젝트로 나온 물건들은 다소 가려가며 감상해야 한다.) 그 중에서 야마모토 겐지라는 작가는 [블랙잭~검은 의사~]라는 블랙잭 리메이크 작품의 장기연재를 맡았고 3권으로 완결을 냈다. 그리고 최근 몇 달 사이에 학산에서 이 야마모토 겐지 블랙잭의 정식한글판을 출간했다.
1권이 나온 것도 모자라 쥐도 새도 모르게 2권까지 나왔다...
이 정보를 제공하는 이유는 첫째는 일단은 아키타의 공식 블랙잭 추모성 프로젝트 위에 기획된 만화이기는 하고, 둘째는 정식한글판이 존재한다는 점이며, 셋째는 대여나 구매를 희망할 경우의 주의할 사항 때문이다. 까놓고 말하자면 폭탄주의보인 것이다. 그렇다. 솔직히 이 만화는 질적, 내용적, 미학적인 면에서 도저히 <블랙잭 입문작>으로써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이 만화는 리메이크-개작(改作)이다. 원작의 똑 같은 스토리를 이따금 연출도 비슷하게 흉내내가며 거의 그대로 재현한 것 뿐이다. 간접체험을 하고 싶다면 알프레드 히치콕의 1960년 작 [싸이코]를 본 후, 그 영화를 장면 하나하나 똑같이 재현해 칼라로 촬영한 구스 반 산트의 1998년 작 [싸이코]를 봐라. 앞이 다 뻔히 보이는 (그것도 장면 장면이) 것을 다른 작품이라는 형태로 다시 보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허무한 짓인지 알게 될 것이다. (보다가 미칠 것 같으면 두 번째 영화는 끝까지 안 봐도 된다.) 거기에다가 구스 반 산트 [싸이코] 배우들이 상당히 어긋나게 미스캐스팅이고 (이따금 내용과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캐릭터의 외모가 불일치), 연기도 굉장히 못하고 (표정이 굳었다. 물론 굳이 봐주자면 블랙잭은 어릴 때의 안면성형 수술로 표정이 썩은 미소로 굳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원작의 미묘한 느낌의 표정들이 눈에 밟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전설의 샤워씬에서 쓸데없이 전신을 꼼꼼히 다 비춰주며(의미 없는 선정성, 게다가 매끄럽게 처리하지도 못했음), 편집도 연출도 종종 투박하고 연결이 끊긴다고 생각해봐라. 왜 블랙잭 입문작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지 이해가 갈 것이다.
[#M_ 참고로 리메이크 자체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용은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가려둔다.| less.. |
물론 그렇다고 리메이크 작품들 자체를 싸잡아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특수한 경우-예를 들어, 원작이 아이디어는 좋은데 연출이나 캐스팅, 예산, 기술력 등의 문제로 그 아이디어를 잘 살리지 못한, 한마디로 장점은 있으나 어딘가 모자란 작품을, 자기 식으로 잘 소화해 원작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관점과 시선을 가미해 되살리는 경우다. (피터 잭슨의 [킹콩]은 여러 차원에서 훌륭한 ‘리메이크’였다.) 그런 면에서, [블랙잭]은 굳이 개작이 필요한 작품이었나?
일단 원작의 완성도 부재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은, 일단 매 에피소드가 독립된 (가끔 연관성이 있는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의 경우 매 화를 제각각 하나의 작은 세계로 봐야 할 정도로 개별적 완성도가 중요한데, [블랙잭]은 각 스토리가 연출, 구성력, 완성도 면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지니고 있다. 환자의 등장과 블랙잭의 수술, 그리고 수술의 결과라는 단순한 툴의 적절한 활용 (때로는 변형) 및, 단편에서 오랜 내공을 쌓았던 작가의 후기작인 [블랙잭]은, 원작자에 대한 존경심을 떠나 순수히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 봐도 내용에 크게 손을 대거나 본질적으로 변질시키는 작업을 굳이 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같은 만화 형태로 같은 내용을 다시 그리는 의미가 없다. 아예 다른 형태의 매체-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작업인 각색, 번안의 경우에는 시청각적인 변화의 임팩트가 크므로 표현상 새 매체의 장점과 특성을 최대한 살렸을 경우에는 설사 비슷한 내용이 전개된다 하더라도 신선한 느낌으로 볼 수 있지만, 같은 매체에서 같은 내용의 반복...은 정말 지겹고 무의미하다. 특히 내용상의 의외성과 반전이 상당히 중요한 [블랙잭]의 스토리텔링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리메이크를 만들 이유가 있는가? 그리고 이처럼 원작 자체가 완성도가 높은 경우, 딱히 본질적으로 더하거나 뺄 필요가 없으므로 변화를 준답시고 무언가를 첨가하거나 삭제했다면 리메이크만의 개성이 돋보이기는커녕 원작에 비교해 그 부족함이 더더욱 두드러져 보일 뿐으로, 그리는 이나 보는 이나 괴로울 따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잭~검은 의사~]나 [블랙잭M]처럼 블랙잭의 에피소드들을 리메이크하려는 프로젝트는, 애당초 아마도 그다지 자율성이 없었던 작가들보다 아키타 편집부 측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예외적으로 리메이크 중에서 나름대로 괜찮은 작품이라면, [네코가미가의 사람들]을 리메이크한 공포작가 오챠즈케 노리의 단편이었는데, 워낙 강렬한 자신의 색채에다가 블랙잭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공포 장르와 잘 맞닿는 스토리를 선택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본다. 그 역시 내용적인 변질은 가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블랙잭~검은 의사~]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요즘 그림체로 블랙잭을 본다’ 정도지만, 솔직히 그렇게 ‘요즘 그림체’가 좋다면 차라리 블랙잭 동인지나 동인 사이트 쪽을 다녀보라고 하고 싶다. 데즈카 오사무의 그림체가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은 알지만, 그렇다고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그림의 [블랙잭]을 그릴 작가로 하필 야마모토 겐지를 선택하는 센스는 뭐란 말인가. 그리고 데즈카 그림에는, 비록 유행하는 그림체는 아닐지도 모르나 특유의 세련됨과 흉내낼 수 없는 매력과 내용과 연출과 같이 어우러진 생명력이 있다. ‘요즘 그림체’의 블랙잭은, 오리지널을 충분히 느끼고 나서 심심풀이로 찾아보아도 늦지 않다.
요는, 블랙잭을 아직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가능한 보지 말아줬으면 하는 정식한글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설마 리메이크와 원작을 동일시 해서 이상한 만화 평을 쓰는 기자는 없겠지?
일본어 원판
학산의 희귀본을 구하기 어렵다면, 일본어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은 원판을 찾아보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인터넷은 물론, 교보문고 같은 국내 대형서점을 통해서도, 만약 일본에서 비행기를 갈아탄다면 공항 내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일본 국민만화급의 작품이 바로 블랙잭이다. 가격은 좀 센 편이지만 여유가 된다면 구입할 가치도 있고 무엇보다 문고판의 경우는 재판을 계속 찍어내주고 있다.
하지만 정작 블랙잭 단행본을 검색해보면 그 수많은 판본 때문에 어지러울 것이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오래된 만화이기도 하고, 심의나 외부 항의나 작가의 개인적 선택으로 인해 판본에 따라 잘려나간 에피소드가 제각각 다르니 이 점 역시 유의해야 한다. 좀더 편리한 구매를 위해 각 판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아키타쇼텐(秋田書店) 소년 챔피언 코믹스(少年チャンピオンコミックス) 신서판(新書判)
70년대에 나온 오리지널 코믹스다. 전권 25권. 더 이상 재판은 찍어내지 않고 있지만, 이따금 중고 상품이나 재고 판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록 에피소드 수는 총 243화 (소년 챔피언에서 [블랙잭]이라는 작품명으로 재개된 것, 그리고 수정되어 재수록된 것도 포함해서 말한다) 중 7개가 빠진 236화로, 현재까지 나온 모든 판본 중에서 최다 수록이다. 오로지 신서판에만 수록된 에피소드도 있으니, 일본 팬들 사이에서는 아키타 신서판 전 25권을 모은 뒤 당시의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신서판에 미처 수록되지 못한 에피소드를 모아둔 문고판 17권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절판된 상태이므로, 신서판 전권 25권을 한꺼번에 구입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코단샤(講談社) 데즈카 오사무 만화전집(手塚治虫漫画全集)판 & DX판
코단샤의 데즈카 오사무 만화전집에 들어있는 블랙잭과, 전집 중에서 블랙잭만 추출해 따로 낸 것이 DX판. 전 22권으로, 총 243화 중 22화가 빠진 221화가 수록되어 있으며, 또한 정식한글판과 동일 편집이기도 하다. 냉정하게 말해 코단샤판의 원판을 사느니 한글번역이 되어 있는 학산판을 사는 것이 훨씬 나으니, 혹 일본 옥션에서 이따금 전권이 돌아다녀도 구입하는 것은 조금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키타쇼텐(秋田書店) 문고판(文庫判) & 호화판(豪華版)
아키타에서 출간한 문고판. 현재까지 17권이 나와 있고, 총 243화 중에서 11화가 빠진 232화가 수록되어 있다. 문고판인 만큼 성인독자들을 의식해 책 사이즈도 아담하면서 굵고, 또한 원작자의 가족이나 지인 및 일본 유수의 유명 만화가나 작가 등의 인사들이 쓴 데즈카 오사무와 블랙잭에 대한 글이 실려있는 것도 장점. 무엇보다 신서판을 비롯해 여타 판본에는 실리지 못했던 에피소드들이 실리기도 했다. 호화판은 문고판과 편집은 동일한데 4×6인치의 하드커버로 문자 그대로 호화판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문고판을 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손쉬운 원서 구입법이기는 하다. 또한 컬러 원고만을 따로 모아둔 올컬러판 호화판도 존재한다.
아키타쇼텐(秋田書店) 챔피언 코믹스(チャンピオンコミックス) 신장판(新装版)
최근에 아키타에서 출간한 코믹스판. 전 17권으로, 총 243화 중에서 12화가 빠진 231화가 수록되어 있다. 문고판과 별 차이가 없어서인지, (편집은 다른 듯) 그다지 많이 눈에 띄지는 않는 판본.
이 외에 잡지 형식으로, 주제별로 블랙잭 에피소드를 모아둔 편의점용 판본도 존재한다.
일본어 원판-오피셜 블랙잭 관련 만화
아키타에서는 몇 년 전 블랙잭 30주년 기념을 맞아 자사의 만화 작가들에게 블랙잭의 리메이크나, 블랙잭을 등장시킨 창작 에피소드를 그리도록 한 적이 있다. 전자 쪽은 블랙잭M, 후자 쪽은 블랙잭 ALIVE라는 제각각 2권짜리 단행본으로 묶여 출간되었다.
블랙잭M은 위에서도 말한 완성도 높은 원작을 리메이크할 때의 비극을 절절히 실감하게 해주는 기운 빠지는 작품들이 많은 편이나, 작가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와 창의성을 허가해 준 블랙잭ALIVE같은 경우 (엄밀히 말하자면 프로 작가들의 블랙잭 동인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괜찮은 작품들이 눈에 띈다. 어느 쪽이나 다양한 그림체의 블랙잭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기는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ALIVE를 강력히 추천한다.
야마모토 겐지의 [블랙잭~검은 의사~]는 정식한글판에 대해 위에 적었으니 설명은 생략한다.
블랙잭NEO
[블랙잭NEO]는 국내에 [배틀로얄] 만화판으로 잘 알려진 다구치 마사유키의 작품으로, 리메이크가 아닌 작가 창작 및 재구성의 블랙잭 만화다. 원작과는 굉장히 다른 그림체에 거부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내용과 연출력, 그리고 충만하게 느껴지는 원작에 대한 존중과 함께 그 내용과 스타일을 자기 식으로 요즘 시대에 맞게 소화해낸 역량으로 상당히 걸출한 작품이 탄생했다. 애당초 그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읽었던 필자가 하는 소리니 정말로 내실은 보장해도 좋다. 현재 소년 챔피언에 연재 중으로, 단행본은 1권이 출간되었다. 사실 원작 블랙잭에 충실하고 싶었으면, 그리고 질적인 퀄리티만을 따져도 학산은 야마모토 겐지가 아닌 다구치 마사유키의 [블랙잭]을 내주었어야 했다. 원작의 정신과 본질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존중과 애정, 그리고 그와 함께 크리에이터 자신의 개성과 능력으로 원작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나서야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진실을 보여준다. 그 정신은 어떤 의미로 데자키 오사무의 OVA와도 맞닿는 데가 있다.
덧붙여 블랙잭의 흉터가 반대 방향인 것도 인상적인데, 작가가 몰랐을 리는 없고 아마도 의도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어쩌면......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 성 베드로 놀라스코 앞에 나타난 사도 성 베드로의 형상
차마 예수님과 같은 방법으로 죽을 수 없다고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죽기를 선택한 사도 베드로처럼, 원작자에의 경외감을 담으면서, 동시에 크리에이터로써 자신의 블랙잭의 고유성과 독립성을 선언하는 의미가 아닐까? 작가 인터뷰는 읽어본 적이 없지만, 어쩌면 그러한 속내가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
블랙잭M, 블랙잭ALIVE, 그리고 블랙잭NEO는 전부 반디 앤 루니스 등의 서점에서 오히려 원작보다 훨씬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이상이 한국에서 블랙잭 만화책을 구해보는 방법과, 다양한 블랙잭 판본에 대한 것 치고는 쓸데없이 긴 글이었습니다. 쓸만한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이 글이 블랙잭을 읽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아울러 실수 지적이나 조언이나 의견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_M#]
'어둠의 의사'라는 설정이나, 망토를 걸치고 다닌다는 공통점, 반대로 죽음을 안겨주는 의료를 일삼는 라이벌이 있다는 설정 탓에 한때는 <슈퍼 닥터 K>가 <블랙잭>을 표절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니 전혀....일단 장르가 다르잖아? 닥터 K는 무협이래두~~~집안까지 나오는데....(쿨럭;)
사실 개인적으로 더헉!--한 것은 어디였냐 하면요......
<블랙잭>은 (어렸을 적 사고로 인한 피부 이식 탓에)마치 드라큘라 백작을 연상시키는 어둠의 의사 '블랙잭'과 그의 라이벌인 '키리코'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다.
.........에? 그랬었어? 아니, 그야 블랙잭에 대한 이야기인 건 맞는데, 닥터 키리코도 물론 피노코 다음으로 (그나마) 많이 등장하는 레귤러 캐릭터이기는 한데....그래도 솔직히 230여화 중에서 열번도 등장 안 하는데 말야.....저렇게까지 만화 전체를 두 사람의 이야기라고 팍팍 강조를 때리면 말이지....
.
............마치 ↑저런 느낌이잖아? 쿨럭....;; (그렇게 아이들은 자라나는 겁니다....)
사실 저 기사가 오른 것은 몇일 전인데 왜 이제야 언급하냐면....네, 맞습니다.
바로 자작 짤방 때문이지요-_-;; 전 원래 주객전도형 인간이니 이미 체념........
덧붙이면 저 짤방도, 단순히 액쫀 뿌리케가 그리고 싶었을 뿐....(그만햇~!)
뭐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의외로 늘 냉정하게 생각하려 노력하는 편..이라 생각중) 기사 주제가 [어둠의 의사]니까 닥터 키리코를 그만큼 부곽시켜준 것이긴 하지만요...그래도 그냥 블랙잭이 주인공인데, 라이벌은 누구에요~식으로 말할수도 있는데, 왜 굳이 두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적어놓은 것인지...는 왜 하필 그 많은 OVA 중에서, [두 사람의 검은 의사]편을 KBS에서 골라 방영했는지에 대한 수수께끼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진실은 여러분의 마음 속에.....
뭐 그런 식의 살짝쿵 과장법이야 상관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사 중의 참고로 <블랙잭>은 야마모토 겐지의 리메이크 버전이 따로 출간돼 올드만화 팬들의 흥미를 돋구고 있다. 부분에 이의 있소!!!--라고 냅다 외치고 싶은 게....뭐가 흥미냐! 흥미는! 되려 욕 쳐듣고 있다!
왜냐면....솔직히 야마모토 켄지판은......
........이 정도로 좌절스럽다니까요. 정말 농담 안 하고, 사적인 감정 버리고, 만화로써 그렇다는 겁니다. (그러고보니 다른 곳에도 적용 가능한 짤방이 될지도...모 TV판이라던가...)
미래를 내다보며 200수십여년 전에 이런 그림을 그려주신 다 화백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게다가 한글판까지 발매되는 것은...더욱더 OTL...
뭐 안그래도 조만간 블랙잭 만화책판에 대한 글을 슬슬 올릴 참이었습니다.
후후후....기대...하실 것까진 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