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간만에 조조로 영화 보러 갈 예정이었는데 그게 대한늬우스 상영관이면 기분 잡칠 것 같아서
확정 나기 전까지는 (제발 어느 극장인지라도 공개하란 말이다...) 영화 볼 기분이 안나서
몇일 전 하다가 만 에메랄드 드래곤 다시 붙잡고...
...그런데 왜 이렇게 안 끝나?! 어 마왕이 끝이 아니었어! 사실 원흉이 더 있었어~ 이러며 막 길어지는데
그 사이 주인공과 히로인의 레벨은 이미 100대를 넘어서(...) 마법사 히로인이 남자들보다 떡대가 강하고...
마지막 던전은 아이템 주머니도 꽉 찼는데 보물상자는 뭔 그리 많은지, 다 무시하며 길 해메다가 (한번도 도망에 성공한 적이 없는 게임이라 전투가 시작되면 일단 다 깨야 해서...)
드디어 보스 찾아서 클리어...휴 찾아가는 과정이 더 힘들었다 헉헉.
그리고 엔딩...
마지막 전투로 각자 레벨 127, 126이 된 주인공 아토르샨(세키 토시히코)과 히로인 타무린(카사하라 히로코). 즉 저 상황은 100% 연출(...) 타무린은 레벨 100이 넘으면 무시무시한 맵병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야말로 지상 최강의 커플.
바람둥이라는 유명세 때문에 적에게 성희롱적 모욕을 당하며 나중에는 마왕군에게 붙잡혀 납치감금능욕마저 당하는 왕자 하스람(이노우에 카즈히코)과 소꿉친구인 여전사 파르나(토마 유미). 보통 게임은 히로인이나 공주 구출기에 시간 끄는데 이건 왕자 구출기라 신선했습니다. 그나저나 이놈의 왕자는 비싼 전용약(!)을 먹여서 도핑까지 했는데도 왜 보스전마다 죽는 건지...
일행 중 유일하게 커플이 아닌 바람의 영웅 사오슈얀트(하야미 쇼). 5인 파티가 최대라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명궁으로 유명하다는데 처음에는 활이 마왕군에게 빼앗겼다는 이유로 공격력도 약하고 툭하면 빗나가다가 나중에 활을 되찾으면 활이 마왕의 저주를 받았다는 이유로(왜...!) 공격력은 조금 오르지만 그래도 빗나가고 마지막에 저주 풀림+풀파워 업까지 하는데도 가끔 빗나가고 행동력이 낮은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싱글이라 그런가...(어이)
아토르샨 잘생겨서 그냥...이 아니라 보스 놈이 또 부활할 것 같은 기미가! 사실 개인적으로는 얼마든지 덤벼라 쿠하하~...였지만 (보스전보다 던전이 더 괴로운 플레이어) 위기를 느낀 주인공들은 다섯 개의 반지의 힘 에메랄드 그레이스를 모아 에메랄드 드래곤을 소환합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에메랄드 드래곤. ...하지만 다섯가지 반지 에메랄드 그레이스를 모으려고 그 동안 개고생한 걸 생각하면 그리고 제목에 나와주시는 걸 감안하면 이 정도는 나와 주어야... 여튼 보스의 힘이 초폭주하여 위험하니 빨리 뜨자고 하는데
보스가 섭정질 하던 고대일족의 사람들이 걱정된 착한 타무린은 망설힙니다만
어쩔 수 없잖아, 우리라도 살아야지....같은 말은 아니고 (요지는 대략 그렇지만)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그리고 죽어간 동료들(야마데라상 캐릭터라던가)을 생각해!-라며 설득
그 모습을 따스하게 지켜보는 커플...과 싱글남.
탈출 성공
커플이 주인공인데도 이것이 게임 중에 나오는 유일한 키스신이라 그런지 둘 다 스물이 넘었는데 마치 퍼스트 키스같군요; 그러고보니 염장질과 땅파기질이 심하지 않아서 정이 가는 건지도. 후반에 타무린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위기가 나오기는 하는데 아토르샨의 화끈한 한마디에 30초만에 회복 또한 일행과 강제로 갈라지게 됨+출생의 비밀 크리를 당했는데도 바로 정신차려서 일행을 구하러 갑니다. 정말...쓸데없는 고민을 안하는 커플(해도 30초만에 해결)...행동파랄지 착하고 건강한 사고방식 덕분이랄지(...)
여튼 무사히 탈출하게 되고 에메랄드 드래곤은 아토르샨에게 너를 다시 용의 모습으로 돌릴 수 있으니 나와 함께 용의 대지로 돌아가 우리 일족의 성지를 찾지 않겠냐...고 하고 타무린은 조용히 눈물 짓지만...
우리의 아토르샨은 당연히 인간으로써 이곳에 남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이 캐릭터만 보면 주인공이긴 하지만 엄청나게 여성의 하트에 직격하는 순정 속성이라 거의 여성향이란 느낌. 동서고금 소녀(혹은 마음은 소녀)들이 추구하는 로맨틱한 남주인공상의 이상을 전부 충족하고 있는... 참 훌륭한 캐릭터입니다. 얼굴도 잘생겼고...
이런 행복한 처자가...!
바보 커플은 바보 커플대로 유쾌.
커플끼리 노니까 쓸쓸한 아저씨(...로는 안 보이지만 제일 연상인 듯)는 괜히 끼어서 아토르샨과 타무린의 여행에 동참해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보통은 분위기 깬다고 싫어할 것 같은데 착한 애들이라 물론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설마 사오슈얀트, 타무린을 노리는 건 아니겠지. 내지는 아토르샨을
하하하~ 호호호~ 젊은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응원하는 에메랄드 드래곤.
끝
...이지만 아까운 캐릭터가 엔딩에 빠져서...
부록 추가.
바로 초-중반부의 메인 보스 캐릭터인 오스트라콘(시오자와 카네토).
인간임에도 불과하고 마왕군에 붙어 왕국군을 위기로 몰아넣는 마도사입니다.
삐뚤어진 성격에 자만심 강하고 악당 보스답게 치사하고 더럽고 비겁하며 무엇보다 그것을 숨기지 않는 당당함!
인간의 몸으로 대체 왜 마왕군의 편에...? 어떤 과거가 그를 이리도 삐딱하게 만들었나!
초미남에 은백발 보라색 눈동자의 악당이라면 당연히 심오한 척 하는 찌질하고 초딩스런 사연같은 것은 있겠지?
그 따위 것 없다! 음-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왠지 같이 따라 웃게 되는 마력을 지닌 오스트라콘의 웃음^▽^)
...그렇습니다. 주인공들부터 무척 쌈박담백했지만 악당도 쌈박담백했던 것입니다!
뭔~ 출생의 비밀 때문에 엄마의 자궁으로 복귀하려고 메테오를 떨어뜨리거나, 첫사랑에 실패해(사실 괜한 오해) 모든 인간을 증오하게 되었거나...그딴 초딩~중2병스러운 설정은 커녕 자기 정당화와 변명도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악당은 악당일 뿐. 예엡. 어떤 경위로 지금 이 모양이 되었든 구구절절 공감과 동정따위 구하지 않는다!
이것도 착하고 예의바른 주인공에 이어 정말 신선했습니다...
세이브 데이터 상으로는 20시간이지만 체감 플레이 시간은 왠지 더 길군요(...)
전형적이지만 그만큼 감동적이고 효과적인 정통파 스토리에, 아름다운 피노가다 비주얼 씬, 주인공 캐릭터 외에는 오토로 술술 넘어가는 전투, 그리고 좋아하는 성우들이 다 함께 모인 초호화 캐스팅에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던전도 95%의 경우 친절하게 맵이 구비되어 있어서(...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 지도를 확인하면 클리어하기 수월해지고, 스토리 강화형 롤플레잉이라 단일적인 진행만이 가능해서 좀 빡빡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시나리오를 즐기는 목적으로 플레이하는 경우를 위해 밸런스나 인터페이스 면에서 여기저기 친절하게 설정되어 있구요. (어느 정도냐면 저 같은 바보 플레이어가 공략 없이 클리어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