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2015. 5. 7. 15:26

원문: Blame Abe’s bad history on diplomat George Kennan


[외교관 조지 케넌: 아베의 잘못된 역사인식의 원흉]

제임스 깁니 


[뉴욕] 일본 총리 아베 신조의 매파 정책, 역사수정주의, 그리고 국내외 언론을 조정하려는 시도는 일본 국내는 물론 이웃 국가들의 비판자들로부터 격렬한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그 분노의 일부는 미국의 슈퍼 외교관 조지 F. 케넌을 위해 남겨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전후 미국 점령기 초기, 이상주의적인 뉴딜 개혁주의자들과 연합군 최고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휘하의 우파 지사들이 어지럽게 뒤섞인 연합군 사령부는 일본의 경제와 사회를 자유화하려는 급진적인 시도를 했다. 그런 변화 중에는 전쟁범죄자 기소, 기업집단 해체, 토지개혁과 노동운동 양성도 있었다. 

주로 미국 변호사와 공무원들이 초안을 쓴 새로운 헌법은 시민권을 극적으로 확장시켰다. 그 결과 일본 여성들에게는 역사가 존 다우어가 “현대 헌법 중에 가장 강력한 평등권 조항”이라고 칭할만한 시민권이 주어졌다. (다우어의 퓰리처상 수상작 [패배를 껴안고]는 이 시기를 매우 훌륭하게 다루었다.) 또한 헌법 9조는 맥아더 특유의 호언장담대로 일본을 “태평양의 스위스”로 만들고자 하는 희망 아래 일본을 공식적인 평화주의 국가로 규정했다.

하지만 케넌은 맥아더의 개혁을 전략적 재난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보았다. 그는 내전으로 갈라진 중국, 황폐해진 채 분열된 유럽, 냉전이 시동하는 시기에 일본이 “태평양 안보 시스템의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1947~48년을 시작으로 케넌과 워싱턴에 있는 그의 우군들은 미국의 대일정책을 180도 바꿔놓았다. 전범 재판은 갑작스럽게 끝나버렸고, 공무원들은 파업할 권리를 잃었으며, 미국은 일본의 기업과 수출 산업체들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전쟁 전의 보수적인 정치가와 관료들이 복직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위 “빨갱이 사냥”을 통해 2만명이 넘는 좌파 노조원들과 기타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

케넌의 “역코스”에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인물 중 하나는 아베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였다. 기시는 1941년 대미 선전포고문에 공동서명한 인물 중 하나였으며 군수성 차관으로써 수백, 수천명의 조선인과 중국인 노동자의 강제징용을 감독했다. 다우어는 기시를 “우수하면서 부도덕하다”고 평했고, 또 다른 미국 점령기 역사가인 마이클 샬러는 기시에게 “미국이 가장 총애하는 전범”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기시는 도쿄 스가모 교도소에서 A급 전쟁범죄 용의로 조사를 받으며 3년간 복역하다가 1948년에 다른 전범 용의자 18명과 함께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왔다.

1957년, 기시는 미국이 원조한 자금에 힘입어 총리가 되었다. 샬러에 의하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CIA가 기시와 당시 신생당이었던 자민당의 특정 당원들에게 비밀리에 선거 자금을 지원하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그 대가로 기시는 일본 국민들에게 호응이 좋지 않은 조항은 일부 폐기하면서 미국이 일본내 미군기지를 계속 주둔시킬 권한은 확보하게끔 미일안전보장조약의 개정을 유도했다. 동시에 기밀 협약으로 미국이 일본을 “경유해” 핵무기를 이동시킬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이 조약에 항의한 안보투쟁이 결국 기시의 사임을 이끌었다.)

전후 미국의 가장 큰 전략적 성과가 나토와 최근에 기시의 손자 아베가 개정된 지침을 통해 더욱 강화된 미일 안보관계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초래한 반대 측면에 대해서는 좀처럼 논해지지 않는다. (국가간 무역 긴장 상태를 대할 때 공리를 위해 경제보다 안보를 우선시하는 미국 노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입는 피해는 물론이고) 미국은 케넌의 행동으로 인해 일본을 지금보다 훨씬 활기 있고 격동적인 사회로 만들 수 있었던 경제적, 정치적 개혁을 저해시키고 말았다.

만약 일본의 노조들이 번창할 기회가 있었다면 높은 임금을 지지하여 디플레이션 문제 타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수 있다. 미국 대일정책 역코스 시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강력한 권력이 주어졌던 일본 관료체계는 일본 국민의 생활 전반에 대해 현재만큼 강력한 통제권을 가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여성을 위한 동등기회 보호는 단순한 지면상의 활자를 넘어 실질적으로 기능하여, 아베가 요란하게 허풍 떠는 “우머노믹스” 추진을 할 필요조차 없앴을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일본인들은 미국적 기질에 대해 지금보다 더 호의적인 관점을 가졌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자민당은 아마도 이 정도로 장기집권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미국은 자민당을 지키기 위해 1990년대 중반까지 CIA의 자금 지원에 관한 문서의 기밀상태 해제를 거부했다. 국무부가 댄 이유는 “다수의 현직 자민당 지도자가 문제의 시기에서부터 활동했다”는 것이었다. 자민당을 지탱하던 견고한 경제적 이해관계는 현재 아베가 절실하다고 주장하는 구조적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자민당, 특히 아베 정권에는 일본의 미래를 위해 역사를 새로 써야한다고 믿는 당원들이 여럿 존재한다는 점이다. 아베의 내각 관료 중 다수는 전몰자뿐만 아니라 전범마저도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하는 집단에 속해 있고, 또한 난징대학살과 일본군에 의해 매춘을 강제당한 여성들의 전시 기술을 부정하려는 일본회의라는 단체와 교류를 하고 있다. 그런 수정주의와 그것을 부정하지 않으려는 아베의 태도는 중국과 대한민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강화된 미일 군사 협동관계의 효과를 약화시킨다.

만약 국가적 동화보다 권력정치를 믿었던 현실주의자 케넌이 이 상태를 안다면 실망할 것이다. 케넌은 일본에서의 활동을 마샬 플랜과 함께 “정부 소속으로 행했던 가장 의미 있는 기여”라고 여겼다. 케넌의 “태평양 안보 시스템”이 더욱 가까워진 이 때, 아베의 역사적 망상이 그 비전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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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15. 5. 4. 14:02

원문: 왜 스타워즈 프리퀄 삼부작은 많이 미움 받는가?

스타워즈의 날을 기념해 번역해 봤습니다.

필자와 동의하는지 여부는 넘어가더라도, 적어도 왜 대다수의 오리지널 삼부작 팬들이 프리퀄에 격렬히 반응했는지 자비 없이 잘 정리가 되어있는 글이라서 꽤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왜 스타워즈 프리퀄 삼부작은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가?]


왜냐면 스타워즈 프리퀄 삼부작은 오리지널 삼부작만큼 좋은 영화들이 아니었고, 그에 비해 기대치는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워즈 프리퀄은 그 자체만으로 매우 형편없는 영화들이기도 하다. 흔히들 프리퀄이 오리지널 삼부작을 망쳤다고 말하지만, 애초에 오리지널 삼부작이 마련해준 지지층이 없었더라면 프리퀄이 흥행조차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는다. 만약 [보이지 않는 위험]이 최초의 스타워즈 영화였다면 스타워즈는 지금쯤 극소수의 팬들이나 기억하는 잊혀진 영화 시리즈가 되었을 것이다.

오리지널 삼부작의 장점 중 하나는 단순한 선악 대결구도다. 다스베이더와 황제는 사악했고, 루크와 그 일행은 악하지 않았으며, 나쁜 놈들은 착한 놈들을 없애려고 전쟁을 일으켰고, 결과는 좋은 영화들이었다. 

하지만 프리퀄은 무역분쟁에 대한 내용이었다. 무역분쟁에 관한 좋은 영화가 있다면 하나 대봐라. 인물들이 서성대며 대화하거나 상원회에서 투표하는 장면이 많았고 라이트세이버로 재밌는 일을 하는 장면은 적었다. 한마디로 지루한데다가 더 나쁜 점은 각본이 나쁜데 지루하다는 점이다. 이왕 무역분쟁에 관한 대화를 본다면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톡 쏘는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을 보고 싶다. 처참한 대사를 들으면서 “왜 저 사악한 자본자들은 아시아 억양으로 말하는 거지? 대체 왜 그렇게 설정한 거지?”같은 딴 생각이나 하고 싶지는 않다.

오리지널 삼부작은 영화사에 남을만한 악역을 낳았고 카리스마적인 영웅 캐릭터들과 대립시켰다. 2003년 미국 영화연구소는 역대 가장 위대한 영웅 캐릭터와 악역 캐릭터 순위를 매겼다. 다스베이더는 악역 3위에 올랐고, 한 솔로는 선역 14위, 오비완 케노비는 37위에 올랐다. (원작 삼부작에서 알렉 기네스가 연기한 버전의 오비완) 프리퀄 캐릭터는 당연히 한명도 없었다. 그나마 프리퀄에서 가장 흥미로운 악역이라고 칠 수 있는 다스마울의 출연분량은 15분 남짓이고, 유일하게 흥미로운 선역은 오비완이지만 그마저도 맥그레거가 알렉 기네스 흉내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삼부작은 훌륭한 스토리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결말을 주었다. [제다이의 귀환] 후반부에 주인공들은 적의 덫에 걸리고 만다. 한과 레이아는 엔도르에서 붙잡혔고, 함대는 데스스타에 의해 폭발당하기 직전이었으며, 루크는 다크사이드로 넘어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주인공들은 지고 있었고, 쉽사리 타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세 번째 프리퀄의 결말에서는 네 명의 주역들 사이에 매우 길고 지리한 라이트세이버 결투가 있었다. (요다 VS 팰퍼틴, 오비완 VS 아나킨) 그리고 누가 살아남을지는 뻔했다. 긴장감도 박진감도 없고, 프리퀄이 다 끝났다는 안도감만이 있었다.

사실 어떤 추가적 짜증 요소가 없었더라면 끔찍하게 형편없는 대사와, 의미 없는 플롯과, 캐릭터성의 부재 정도는 잊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자자 빙크스는 모든 의미에서 큰 실수였다. 전혀 웃기지도 않았고, 거의 모든 장면에 삽입되는 바람에 더 큰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자자는 다른 인물들이 대화하는 장면 배경에서 덜렁댔고, 똥을 밟고, 방귀를 맞고, 한마디로 최저급의 싸구려 개그 캐릭터처럼 행동했다. 심지어 자자에겐 만회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아서, 끝까지 용기나 지혜를 드러내는 장면도 없이 그냥 영화 내내 망한 캐릭터였다. 원작 삼부작에는 순수한 개그캐릭터는 필요 없었다. 전개 과정에 직관적인 개그씬을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자는 두 명의 엄청나게 짜증나는 아나킨들과 함께 프리퀄 삼부작 내내 짜증덩어리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증오를 일으키기엔 부족하다. 프리퀄은 지루하고 짜증나고 영혼이 없지만, 그런 영화는 수없이 많다. 프리퀄이 미움받아야 하는 이유는 원작 삼부작을 깎아내리기 때문이다. 프리퀄이 나오기 전까지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포스의 다크사이드로 끌려온 선량한 파일럿이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아나킨이 징징대고 짜증나는 아이였고 연기 못하는 낭만적인 바보에다가 하필이면 C3PO와 R2D2의 절친을 디자인한 놈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다스베이더는 속죄의 순간이 주어진 악인 중의 악인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 폭소가 터질만큼 끔찍한 “안돼애애애ㅐㅐㅐㅐ”라고 외친 가망 없는 루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프리퀄은 그냥 나쁜 영화들이다. 게다가 좋은 영화들을 악화시키기까지 했다. 그러니 당연히 미움받는 것이다.



Posted by 시바우치
시사2013. 10. 1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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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스튜어트 엘핀스톤 그랜트 더프 경이 카를 마르크스와의 만남에 대해 영국 제 1 왕녀 빅토리아에게 올린 개인 편지

당시 영국 군주(빅토리아 여왕)의 장녀이자 프로이센 왕세자(독일제국 선포 이후 독일제국 황태자, 즉위 후 독일 황제 프레드릭 3세가 되는)의 아내인 빅토리아 아델라이드 메리 루이사는 영국 정치가 더프에게 마르크스에 대한 관심을 표했습니다. 가족들에게 "비키"라고 불리던 빅토리아 왕녀는 어릴 때부터 영특하고 지적이었으며 시집 간 독일에서 여자아이들을 위한 고등교육기관과 간호사 학교를 설립하고 예술과 교육을 후원하고, 자유주의적인 성향이 있어 아들 빌헬름 2세와 정치적으로 대립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빅토리아 왕녀는 당시 여론을 들끓게 했던 마르크스에도 흥미를 가졌던 듯 합니다. 

이에 따라 더프는 1879년 1월 31일 데본셔 클럽에서 마르크스와 만나 바로 다음날 왕녀에게 편지로 보고를 올렸습니다. 더프는 회고록에 수신자에 대한 내용은 전부 삭제한 이 편지의 일부를 삽입했습니다. (1873-1881년 일기의 기록들)

이 편지의 전문은 1949년 7월 15일자 타임즈지 문예부록에 A. 로스슈타인의 "카를 마르크스와의 만남"에서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편지 전문:

1879년 2월 1일

마담,

제가 근래에 황태자비 전하를 뵐 영광을 누렸을 때 전하께서는 카를 마르크스에 대한 호기심을 비치시며 그를 아느냐고 여쭈셨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마르크스와 교제할 기회를 가지고자 하였으나, 그 기회는 어제 오찬 때에 그를 만나 세 시간을 함께 보내기 전까지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마르크스는 단신에 다소 작은 몸집이고, 회색 머리카락과 턱수염이 아직 검은 콧수염과 기묘한 대조를 이루었으며, 얼굴은 둥근 편이고 이마는 잘 생겼습니다. 눈빛은 다소 엄혹하나 전체적인 인상은 호감이 가는 편으로, 경찰이 생각하는 것처럼 요람 속의 아기를 잡아먹을만한 신사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매우 박식한, 아니 조예가 깊은 인물로, 고대 슬라브어를 비롯한 변두리 학문을 향한 관심의 계기였던 비교문법에 더 흥미가 많았습니다. 화제는 기발한 방향으로 틀기도 하고 종종 드러나는 메마른 유머감각이 다채로움을 더했는데, 가령 헤제키엘의 비스마르크 공에 대한 책을 언급할 때에는 부슈 박사의 책과 비교하면 마치 구약성서인 것처럼 말할 때 그러하였습니다. [G. 헤제키엘의 1869년 저서 <Das Buch vom Grafen Bismarck>를 의미]

전체적으로 별다른 열정은 드러나지 않는, 매우 현실적이고 다소 냉소적이면서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마르크스가 과거나 현재에 관해서 말할 때에는 매우 정확한 고찰을 보이지만, 미래에 관해서는 막연하고 불충분한 내용을 말했습니다.

마르크스는, 타당한 근거를 이유로 러시아에서 멀지 않은 기간 내에 큰 붕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위에서부터의 개혁이 원인으로, 오래되고 부패한 체제가 견디지 못해 전체적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체제를 대신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생각이 없었고, 단지 러시아는 오랫동안 유럽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다음에는 그 운동이 독일에도 퍼져 현 군사제도에 대한 반란의 형태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하지만 어떻게 군대가 사령부에게 반란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자, 마르크스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현재 독일에서는 군대와 국가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잊으셨군요.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사회주의자들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훈련된 병사입니다. 군대라고 했을 때 상비군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비군(Landwehr)도 고려해야 합니다. 상비군 내에도 많은 불만이 쌓여있고요. 가혹한 규율로 인한 자살율이 이렇게나 높았던 군대는 없었습니다. 자신을 쏘는 지점에서 상관을 쏘는 단계까지의 거리는 멀지 않으며, 한 번 그런 선례가 생기면 같은 일이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유럽의 지도자들이 다 함께 군비감축에 협의하여 국민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면, 당신이 어느 날 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혁명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마르크스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 하지만 지도자들은 그렇게 못합니다. 온갖 두려움과 질투 때문에 불가능하지요. 인민의 부담은 점점 심해질 것이며, 과학의 발전이 전쟁기술을 촉진하고 발달시킴에 따라 매년 더 많은 이들이 전쟁이라는 값비싼 엔진에 동원될 것입니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입니다." 저는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진정 막대하게 비참한 상황이 아닌 한 본격적인 민란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자 마르크스는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지난 5년 동안 독일이 얼마나 큰 위기를 겪고 있는지 전혀 모르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혁명이 일어나서 원하는대로 공화정 정부를 설립했다고 칩시다. 그래도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이 말하는 특유의 사상이 실현되기에는 요원하지 않습니까?" 마르크스는 답했습니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모든 위대한 움직임은 느립니다. 영국의 1688년 혁명처럼 더 나은 시대를 위한 발판에 불과합니다. 먼 길의 중간단계일 뿐이죠."

이상의 내용으로 전하께 마르크스가 생각하는 유럽의 가까운 미래에 대해 알려드릴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지당히 위험한 광적인 군비지출 상황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면, 마르크스의 생각은 위험이 되기에는 너무나 몽상적입니다.

그럼에도 만약 다음 10년 안에 유럽의 지도자들이 이 악순환을 해결해 문제의 혁명을 막지 못한다면, 저는 적어도 이 대륙의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는 절망할 것입니다.

카를 마르크스는 대화 도중에 몇 번이고 황태자비 전하와 황태자 전하에 대해 경의와 예의를 갖추고 말했습니다. 특정 저명인사들에 대해 경의를 갖추지 않고 말할 때에도 날카롭고 톡 쏘는 비판은 풍부할지언정 마라(역주: 프랑스 혁명의 장-폴 마라) 식의 격하고 야만적인 느낌은 없었습니다.

인터네셔널 운동과 관련된 끔찍한 사건들에 관해서는 여느 점잖은 사람과 같은 견해를 보였습니다. 

또한 혁명과 연관된 망명자들이 어떤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시사해주는 일화도 언급했습니다. 그 몹쓸 노빌링(역주: 빌헬름 1세를 암살할 의도로 습격한 카를 노빌링)이 영국에 있었을 때 마르크스를 만나고자 했었다는 것입니다. 그에 대해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저를 만나러 왔다면 기꺼이 맞아주었을 겁니다. 노빌링은 드레스덴 통계국 직원이라는 명함을 내밀었을 것이고 제 관심분야도 통계니 매우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테지요. 만났더라면 참으로 즐거운 입장이었을텐데!"

마르크스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을 말씀드리자면 비록 저와 견해는 정반대지만 전혀 불쾌감을 주지 않았으며, 다음에도 기꺼이 다시 만나고 싶은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상을 거꾸로 뒤집을 위인은 되지 못할 것입니다.


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13. 7. 23. 12:51

각지에서 수많은 상을 받고 평단의 극찬을 받은 <액트 오브 킬링>은 학살자가 학살을 재연하는 다큐멘터리의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 인터뷰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1965~1966년 인도네시아 학살의 가해자 중 한명인 안와르 콩고는 다큐멘터리 제작자 조슈아 오펜하이머의 요청에 따라 친지들을 모아 자신이 저지른 학살을 연극적으로 재연합니다. 학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현재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2회 상영했고 마지막으로 7월 26일 상영한다고 합니다.



[번역] 조슈아 오펜하이머: “학살을 미화하는 이유는 거울 속의 자신을 마주보고 싶지 않기 때문”

원문 링크.


조슈아 오펜하이머: “학살을 미화하는 이유는 거울 속의 자신을 마주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슈아 오펜하이머는 1960년대 학살의 생존자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그런데 결국은 학살자들을 촬영하며 그들과 친해지기까지 했다. 그 결과물은 올해 최고의 영화로 각광받는 <액트 오브 킬링>이다.

안와르 콩고는 자신이 사람을 어떻게 죽였는지 보여준다. 다음에는 차차차 춤을 춘다. 처음에는 구타해서 죽였지만, 피가 너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비린내가 말이 아니었죠.”) 그래서 친구에게 앉아보라고 하고, 전선 한쪽 끝을 기둥에 묶고, 반대편을 친구의 목에 감고 당기는 시늉을 한다. “이렇게 하는 거죠!”

안와르는 아직도 자신이 한 짓에 대한 악몽을 꾼다. 술, 마리화나, 엑스타시를 하며 잊으려고 한다. 그리고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 안와르의 친구는 미소 지으며 말한다. “참 유쾌한 분이에요.”

1965년 인도네시아 쿠데타로부터 1년 뒤,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산주의자 (실제로는 군에게 적대적인 인물 전반 및 화교, 지식인, 노동조합원 등)”로써 살해당했다. 안와르는 개구리 부대라는 학살자 집단의 두목이었는데, 몸소 1000여명을 살해했다. 안와르는 그와 그의 친구들에게 과거의 범죄를 극적으로 각색할 무대를, 즉 학살의 주인공 역할을 자랑할 기회를 마련해준 다큐멘터리 <액트 오브 킬링>의 주인공이다.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는 10년 전에 생존자들을 인터뷰하며 이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존자 한 명의 권유로 카메라를 가해자들에게 돌리게 되자, 가해자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자신들 입장에서 역사를 말하려는 것을 알았다. 학살자들은 수십년간 서로에게 반복해온 이야기, 즉 자신들이 지배계급이므로 그 행위는 영웅적이라는 버전의 이야기를 채용했다.

안와르같은 폭력배에게 있어서 오펜하이머는 “아름다운 가족영화”를 만들 기회를 제공한 셈이었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성공담을 기념하는 영화를 말이다.

“그들은 과거에 저지른 행위의 현실로부터 절박하게 도망치려고 합니다.” 현재 코펜하겐에 거주중인 38세의 하버드 졸업생 오펜하이머는 말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거울 속의 살인자와 마주보고 싶지 않으니까 학살을 미화합니다. 피해자들이 반론하지 못하도록 계속 억압합니다. 그 정당화 - 기념행위 - 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작 반성의 부재보다 살인자의 양심이 해체되는 순간을 보게 됩니다. ‘반성의 부재’로 보이는 증상은 역설적으로 그들의 인간성의 상징입니다.”

<액트 오브 킬링>은 오펜하이머의 영화인만큼 안와르의 영화이기도 하다. 그의 영화 취향은 서부극에서 갱스터 스릴러와 엘비스 프레슬리 뮤지컬에까지 이른다. 쿠데타 전의 사회주의 대통령 수카르노 연정 하에서 보이콧 당하던 미국적인 영화들이다. 재연된 학살극에는 끔찍하게 화려하고 기괴한 캠프함이 있다. 한 장면에서는 안와르의 피해자의 딸이 자기 아버지의 간을 안와르에게 강제로 먹인다. 안와르는 자기 자신을, 그의 절친한 친구 헤르만은 피해자의 딸을 연기한다. 헤르만은 통통한 아마추어 배우로, 빨간색과 금색의 반짝이 배꼽티, 짙은 아이라이너, 거대한 머리장식으로 치장했다. (오펜하이머에 의하면 “분장 아티스트 겸 의상 디자이너가 가수 디바인을 참 좋아해서”라고 한다) 헤르만은 키득거리고 비명을 지르며 안와르의 입에 고기를 밀어 넣는다. 오펜하이머는 곁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폭력배들이 필요한 것들을 전부 제공한다. 이 보기 거북한 재연극의 몽타쥬와 고백적이고 정치적인 폭로극은 다큐멘터리의 대부이자 본 작품의 총책임 프로듀서를 담당한 베르너 헤어조크와 에롤 모리스의 관심은 물론, 전세계 평론가들을 압도하며 사로잡았다. 

안와르가 과거의 악몽을 꾸듯이, 오펜하이머도 악몽을 꾸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가 점차 사랑하는 사람이 고문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장면으로 변해갔다.”) 오펜하이머는 너무나 오랜 시간을 안와르와 보낸 나머지 안와르의 세계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수 천명의 사람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른 괴물은 달달한 차를 내주고, 클리프 리처드 레코드를 틀고, 손주들에게 다친 동물을 보살피는 법을 가르치는 말쑥한 신사이기도 하다. 

이 불협화음은 영화는 불편하게 만든다. 관객으로 하여금 학살자를 이해하도록 몰아붙이기 때문이다.

오펜하이머는 말한다. “이런 일들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내서 사전에 방지하려면, 어딘가에 괴물이 있으니 경계하고 그것을 가두거나 죽이거나 수용소에 넣으면 해결된다는 식의 판타지를 버려야 합니다.” 

“누군가를 악당이라고 부르면 나는 착한 사람이라고 위안하게 됩니다. 자신을 미화하는 거죠. 나는 이것을 ‘스타워즈 윤리관’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그런 윤리관은 많은 이야기의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여전히 안와르와 연락을 한다. 두 사람은 한 달에 한번 정도 스카이프로 대화를 나눈다. 

오펜하이머는 말한다. “나는 안와르에게 마음을 씁니다. 우리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요. 나는 심판받지 않은 정권을 생존자들을 위해 폭로하려고 했습니다. 한편 안와르는 자신의 고통으로부터 도망치면서, 자기 트라우마를 보호할 영상적이고 정신적인 상처조직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나는 그를 좋아할 수는 없지만, 같은 인간을 향한 애정은 느낍니다.”


Posted by 시바우치
2013. 2. 22. 15:49

중세 문서에서 발췌했다는 것 외에는 본문과 별로 관련 없는 고양이 그림.


2월 22일은 일본에서 고양이의 날입니다. 일본에서는 숫자 2를 “니”라고 읽는데, “니 니 니”하면 고양이의 울음소리인 “냐- 냐- 냐-”와 비슷하다고 그렇게 붙었습니다. 참고로 한국 고양이의 날은 9월 9일이고, 미국은 10월 29일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고양이의 날 중 하나를 맞아서 고양이에 대한 옛 아일랜드어 시를 하나 올려봅니다. 아일랜드어를 몰라서 영어로 번역한 것을 번역한 중역이라 본래의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 있음을 유의하고 읽어주세요.


판구르 반


판구르야, 하얀 판구르야,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학자와 고양이 단 둘이서 함께

매일매일 주어진 일이 있으니

너는 사냥을 하고, 나는 공부를 하네

너의 빛나는 눈은 벽을 지켜보고

나의 허약한 눈은 책에 묶여 있네.

네가 기뻐할 때는 그 발톱이 쥐를 옭아맬 때

내가 기뻐할 때는 생각 끝에 문제를 풀어낼 때

각자 자기 일 즐기며 서로를 방해하지 않으니

우리 이렇게 지루함도 시기도 없이 살아가네


이 <판구르 반 (Pangur Bán)>이라는 시는 라이헤나우 수도원에서 발견된 문서 Reichenau Primer 중에 발견된, 필사하던 수도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쓴 것입니다. “반”은 아일랜드어로 하얗다는 뜻이고 판구르는 당시에 고양이에게 자주 붙였던 이름이라고 하네요. (우리식으로 “나비” 정도?) 그래서 저자의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로 추정됩니다.

판구르 반은 사실 문서 귀퉁이의 낙서에 불과한 위치에 있어서, 오랜 기간 묻혀 있다가 1903년 켈트어 학자 위틀리 스톡스 Whitley Stokes 와 존 스트라챈 John Strachan이 공저한 아일랜드 고문서 모음집 <Thesaurus Palaeohibernicus>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시인 로빈 플라워와 W. H. 오번 등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사실 로빈 플라워의 번역이 더 유명한 것 같지만 오번 쪽이 더 짧아서 편리해서 그 쪽을 번역...한 것만은 아니고, 짧은만큼 번역자의 해석과 개입이 적은 편일 것 같아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아일랜드어를 모르니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구글신에게 정확한 번역이 어느 쪽인지에 대해 물어봤지만 대답이 없습니다(...)


저기 왼쪽 하단이라는데 무식해서 읽을 수가 없습니다 흑흑;


아무튼 그 옛날에도 고양이가 인간의 일을 방해했다는 이런 증거이런 증거가 남아있긴 해도, 이 시를 쓴 수도사의 경우처럼 결국은 귀여움을 받았으니까 곁에 둔 것이겠지요. 특히 가족 없이 속세에서 떨어져 엄격한 수도원 생활 속에서 필사에 매진하던 수도사에게는 큰 마음의 위안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쥐를 퇴치하기 위한 실용적 기능도 충실했고, 실제로 많은 수도원과 수녀원에서 그 목적으로 고양이를 기르기도 했죠. 


쥐잡이(...)


결론은 <판구르 반>은 인터넷에 넘치는 팔불출 고양이 주인의 오글거리는 고양이 숭배질이 인터넷 이전에도 있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 주인들의 팔불출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군요.


폰카가 없어서 타페스트리로 짜냄.jpg



출처: Pangur Ban 위키피디아 페이지 http://en.wikipedia.org/wiki/Pangur_B%C3%A1n

Pangur Ban MSS Still in Existence? http://suburbanbanshee.wordpress.com/2009/05/17/pangur-ban-mss-still-in-existence/

Reichenauer Schulheft - Reichenau Primer http://hildegard.tristram.de/schulh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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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영화2012. 5. 19. 21:07

인기 영화를 초단축 대본으로 축약시키는 패러디 사이트 <Editing Room 편집실>의 <어벤져스> 편입니다. 당연하지만 스포일러 주의하시고...

원문은 이쪽입니다.



Posted by 시바우치
TV2011. 9. 29. 23:28
댓츠 게이That's Gay는 미국 방송사 Current에서 방영하는 3분짜리 프로입니다.

미국내의 동성애 이슈 및 미디어의 동성애자를 묘사한 방법에 대해서 풍자적으로 다루는 프로이며, 제작과 진행을 맡은 브라이언 사피 특유의 비꼬면서도 유쾌한 진행방식이 재밌습니다. 한국에서 번역된 건 죠니 위어(를 비웃는 피겨스케이팅계를 풍자하는) 편 정도밖에 없는 것 같던데, 한국 MC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비꼬는 어법을 써서 정말로 죠니 위어와 피겨스케이팅을 디스한다고 잘 못 받아들인 분들이 있는데...그게 유머 포인트입니다^^;

미드와 리얼리티 프로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미드 팬들도 재밌게 볼 것 같고, 미국 대중문화가 동성애자를 어떤 식으로 소비하는지 궁금하신 분에게도 참고가 될 듯 하여 번역해 봅니다.

일단은 남자 동성애자를 소비하는 예로 [게이 절친]에 대한 것,

 



또한 여자 동성애자를 소비하는 예인 [여자끼리 키스하기]부터 올립니다.



사실 미국 대중문화에서는 내내 후자 쪽이 압도적이었죠^^; 일본이나 간혹 한국 방송에서 여성향적인 동성애 요소를 넣는 것과 비슷하게...아니 그보다 더 노골적이고 성적인 방식으로 레즈비언을 소비해 왔습니다. 포르노에도 많이 활용되는 소재고, 사실 그런 이미지가 주류문화로 흘러나와서 이런 식으로 소비되는 것이죠.

물론 게이 절친도 딱히 덜 성적이라고 더 바람직하진 않지만요(...) 사실 아동, 외국인, 장애인, 빈곤층, 동물 등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대단히 편리한" 설정과 동성애자에 대한 자리매김도 비슷한 곳이 많아서 좀 불편하죠.


엄청 포스팅 안했다가 이제야 하는 게 이런 거(...)지만 쌓아놓고 비공개한 글들 차근차근 올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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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음악2010. 1. 10. 22:37


켈트풍의 발라드(물론 신승훈 발라드가 아니라 민요라는 의미의) The Bonny Swans입니다.

캐나다의 저명한 켈틱+월드뮤직 싱어송라이터 로리나 맥케닛의 앨범 The mask and the mirror에 수록.

본가나 집구석 어딘가에 시디가 있긴 할텐데 마침 유투브에 있으니 이쪽으로 올립니다.

어쨌든 포스팅에서 말하고 싶은 건 가사의 내용에 대해서인데...웹에 마음에 드는 번역이 없어서 적당히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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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시사2009. 5. 4. 00:16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사 원문은 이곳.

2008년에 아키타현이 [모에계 미소녀 일러스트]가 패키지에 그려진 쌀을 발매해 화제가 되었다. 이번에는 니이가타현이 [부녀자]나 [역녀(歴女)] 대상의 [훈남 무장 패키지] 쌀을 발매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키타현 우고마치의 [모에쌀]을 참고

무장 팬이라면 참을 수 없다? 니이가타현 카모시에서 쌀 판매를 다루는 [카모 유기농 쌀]은 2009년 4월 29일, 니이가타현의 전국시대 무장, 나오에 카네츠구를 애니메이션풍으로 그린 일러스트 패키지를 채용한 쌀 [니이가타현 코시히카리 ~나오에 카네츠구 패키지~]를 발매했다. 카네츠구의 트레이드 마크인 [愛]자가 장식된 투구를 든 미남이 한손으로는 주먹밥을 들고 있는 이 패키지는 기존에는 없던 강렬한 임팩트를 지니고 있다.

[훈남쌀]을 기획한 이시즈키 타쿠마씨의 의도는 다음과 같다.

[나오에 카네츠구가 주인공인 대하드라마 [천지인]이 한창 뜨고 있으니까, 저희 회사도 뭔가 해볼까 생각하다가 작년 화제가 되었던 아키타현 우고마치의 애니메이션풍 패키지의 성공사례를 떠올려 참고했습니다.]

일러스트는 [전국 바사라] 시리즈의 인기작가

원화 일러스트는 니이가타현 출신의 만화가, 쿠오리 치마키씨가 그렸다. 쿠오리씨는 일본의 역사 여성팬, 속칭 [역녀]를 대량으로 낳은 계기를 제공한 게임 [전국 바사라] 시리즈의 오피셜 코믹스 등을 그린 인기작가.

[쿠오리씨는 니이가타현에서 개최된 동인지 즉매회 [가타켓]에 출품했던 지인으로부터 올해 2월에 소개받았습니다. 마침 고향도 저희 회사 근처이시고, 일러스트를 부탁드리니 쾌히 승락해 주셨습니다.] (이시즈키씨)

실제로 목표하는 고객도 [부녀자]나 [역녀]라는 젊은 여성이라고 한다.

[저를 포함해 요즘 젊은 사람들은 쌀을 잘 안먹죠. 그런 분들에게 이런 특이한 패키지가 쌀을 먹을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라고 이시즈키씨는 [훈남무장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격은 10kg 패키지가 5500엔, 5kg 패키지가 3200엔으로 부록으로 클리어파일이 딸려온다. 덧붙여 목표 매출은 월간 4톤. 5kg 패키지 800개라는 계산이다. 주문은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에치고 농원] 및 [yahoo 쇼핑], [au 쇼핑몰] 등 쇼핑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카를로스 사쿠라이---


....그냥 모에쌀을 어설프게 고대로 여성향으로 전환하지는 않고 역덕후 노리기 카드 추가. 제법...

솔직히 지금까지 나온 부녀자 대상 집사 뭐시기 미소년 뭐시기 캐릭터보다는 훨씬 퀄리티가 높은 느낌.
(물론 바탕이 이미 성립된 인물이라서도 있지만;;)

역사적 실존인물-위인을 저래도 되냐고 할 수도 있는데 원래 일본은 각트가 우에스기 겐신을 연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지방에서 우에스기 겐신 축제를 할 때 각트를 포스터로 쓰고 초청하기까지 하는 그런 나라입니다.

니이가타 특산미에 니이가타 출신 무장에 니이가타 출신 만화가라니 그야말로 완벽한 니이가타 특산물(...)

...사실 동인녀들은 역학관계란 걸 중시하기 때문에 좀더 완벽하게 하려면 다른 무장도 내놓아야 하지만....

뭐 아키타 코마치도 그랬지만 코시히카리도 쌀 자체부터가 워낙 유명해서 잘 먹힐듯도 함.

그나저나 포스팅꺼리 물어다준 동생이, 문득 [근데 서울 마스코트는 뭐야?]라고 해서 저도 생각해보니 잘 몰라서 검색해 봤더니 이런 것이......존재했던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서울 시민인데도;;

서울시라면 저런 것보다 전경대를 마스코트화하는 게 어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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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
만화2008. 3. 21. 01:40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이미지 출저는 아마존 저팬

The Comics Journal 269호에 기재된 하기오 모토(萩尾 望都) 인터뷰입니다. 요즘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가 정식으로 출시되면서 하선생(^^;)님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는 대세를 타는 것...도 있지만 컴퓨터 앞에 내내 붙어있다 보니 괴로워서 조금은 현실도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출저는 일본 교토 세이카 대학교 만화학과에서 강의하는 미국인 인류학자 매트 손(Matt Thorn)의 홈페이지로 인터뷰도 매트 손이 담당했습니다. 사실 이분과도 지인 사이라 웬만하면 허가를 받고 올리고 싶었지만 작년부터 연락이 통 안되고 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삭제합니다.

원래 지면에는 인터뷰에 앞서 하기오 모토에 대한 굉장히 상세한 소개가 곁들여져 있는데 너무 길어서 우리나라에는 지식즐이라는 것이 있고 또한 미국과는 달리 하선생님 작품이 최소한 하나 정도는 정판으로 소개되고 있으니 생략합니다. 또한 주석도 일본 만화 및 문화에 익숙하지 않을 미국 독자를 위해 엄청나게 많이 붙어있고 상세히 설명되어 있지만 국내 실정을 고려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주석의 경우는 대상 독자가 다르니 번역보다는 제가 직접 쓰는 게 효율적일 듯해 그렇게 씁니다. 이미지도 제가 독자가 지겨워서 돌아가시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멋대로 도중도중 끼워 넣은 것으로 원문에는 없습니다.

인터뷰에 앞서 하기오 모토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1949년 5월 12일생으로 황소자리 O형입니다. 모토라는 독특한 이름은 의외로 본명(!)으로 클래식을 좋아하던 부친이 모차르트의 ‘모’와 ‘트(일본어로는 ‘토’)’를 따서 지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소녀만화에 SF, 판타지, 코메디, 호러, 스릴러, 소년애 등 다양한 장르 및 소재를 접목시켜 치밀한 심리묘사와 탁월한 연출로 일본 소녀만화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인물입니다. 대표작은 [토마의 심장], [포의 일족], [11인이 있다!], [이구아나 소녀],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외 다수 있습니다. 쇼가쿠칸 (소학관) 만화상,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일본 SF 대상 등의 수상경력이 있습니다.

인터뷰는 2004년 12월 6일, 도쿄 외곽 한노시(市)의 하기오의 (상당히 넓은) 자택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동거인이자 매니져인 죠 아키코도 당시 같이 있어 가끔 발언하기도 합니다. 인터뷰어인 매트 손과 하기오가 같은 세이카 대학에서 강의해 서로 친분이 있는 만큼 상당히 스스름없는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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