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많은 와중에 감기 걸려서 골골거리며 능률은 안 오르는 조바심에 괜시리 스트레스나 쌓이는 중입니다. (병원에서 약은 받아왔는데 신종플루 아니고 그냥 감기라며 쉬면 낫는다지만...잘 안 낫네요OTL)
혹시나 해서 백신 접종받고 싶지만 미취학아동도 군인도 아니라서 올해 안에는 못 받네요? 아하하하하^_^
여튼 도쿄 나머지 사진 방출입니다. 어차피 저번에 사진 사이즈 조절 다 해두었고...
11월 1일은 마침 코믹시티 스파크가 있는 날이고 일본 동인 분과 만날 약속도 있어서 빅사이트 회장으로 향함.
...마침 취업박람회와 같이 개최중이던데 검은 정장 맞춰입은 취업준비생들과 오덕들의 대조가 참;;
여튼 회장 내 매장에서 [아저씨 모에하는 당신에게 바치는 아저씨 모에 파이!]라는 과자도 팔고 있었는데 제가 아저씨 모에긴 하지만 저런 거 사면 왠지 지는 것 같아서...이전에 과자가 맛 없는 경우가 많아서 딱히 사지는 않았지만 일러스트는 마음에 들어서 촬영(...)
행사장 내부는 함부로 촬영하면 실례니까 찍지 않았지만, 같은 장르의 부스를 모은 쁘치 온리전이 많더군요. 헤타리아나 점프계는 너무 많아서 아예 다른 행사장이고 (굳이 가진 않았음) 그 외에 가장 두드러지게 부스 수가 많았던 건 란타로와 후쿠모토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란타로는 오래된 시리즈인데 왜 느닷없이 동인계 인기폭발인지 궁금했는데, 아마 최신 TV 시리즈에 5, 6학년 학생들이 신캐릭터로 등장해서인 것 같다는군요. (역시 여자는 쇼타보다는 10대 미소년에 끌린다는 증거;)
그 밖에 세인트 오니상 온리도 하고 있었는데 두려워서 책 안을 자세히 살피지는 못했지만(...) 아무리 무종교의 나라 일본이라도 그 분들의 거룩함을 훼손할 불경죄는 저지를 순 없었는지 대부분 개그거나, 커플색이 좀 강한 경우라면 보통 미카엘과 우리엘(누가 공인지는 모르겠...) 커플인 듯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MGS 온리전을 하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회지를 일정 개수 이상 사면 주는 상품도 받음. (솔리드 총수 남성향 18금 회지라는 걸 사니까 부스 보시는 분이 이거 남성향인데...하고 당황하더군요-_-; 똑같은 남자 육체 에로화라도 대략 커플링이면 여성향이고 다구리면 남성향이라는 게 요즘 추세인 듯...)
아 그런데 정말 MGS4를 해야지 이거 안되겠어...
여튼 이번 행사의 유일한(OTL) 스트레인저 부스 앞에서 약속한 분과 만났는데 장소가 장소라 다른 분들도 만났고 다 아는 사이였고 제 일본홈도 다 보시고 계셨고 해서 마이너계의 협소함 혹은 훈훈함을 실감했습니다(...)
뒷풀이로 토요스 역 건물의 조나단에서 수다 타임. 프라이 세트였는데 본 목적은 제일 왼쪽의 크림 고로케. (개별 판매는 안하더군요 툴툴....-_-)
물론 이것만 먹은 건 아니고 저 뒤의 [2접시에 500엔] 메뉴로 뭔가 더 시켜먹긴 했습니다만.
다들 행사장의 다양한 쁘치온리에 자극받아 우리도 합시다!-하는 계몽소설같은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습니다. 활동중인 사람들이 각자 신간을 한권씩만 낸다고 해도 10권은 나와요!--(아아 좁아라;;) 문제는 총대를 맬 인간은 누구란 말인가...물론 한다면 도깨비 투어로라도 다녀올 각오입니다만.
여튼 그 외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할 수 밖에 없는 마이너 동인들의 유쾌훈훈질펀한 토크였습니다:)
...온리전 정말 했으면 좋겠다는.
다음날은 국회도서관에 갈 예정인데 노선을 어찌어찌 이상하게 타서 이이다바시 역에서 하차. 남북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안 보이네요?...해서 그냥 잠시 둘러보기로 함.
마침 이이다바시에서는 옛날 영화 포스터 전시를 하더군요. 이이다바시 자체가 영화의 배경으로 많이 등장하기도 했구요.
단풍은 예쁜데 날씨가...
우중충--
멍하니 있다가 북오프가 보이길래 걸어갔는데, 마침 그곳이 갈아타는 역이라 들어갔습니다.
나가타쵸 역의 국회도서관은 국회의사당 옆 건물인데 실제로는 너무 길어서 카메라에 전부 담을 수 없었어요; 참고로 이게 정문처럼 보이지만 여기로 들어가면 경비오빠에게 주의를 들으니
이렇게 오른쪽으로 더 가서 벽돌길로 내려가야 합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우산은 없었지만 어차피 도서관 들어가니 뭐(...)
기존 카드가 없는 사람은 이렇게 별관에서 카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차피 대충 신상정보만 입력하는 것이니 어렵진 않고, 기본적으로 18세 이상이면 외국인도 이용 가능.
소지품을 1층의 사물함에 맡기고 책을 검색해 프런트에 부탁한 뒤 (한번에 3권까지만 가능) 자신의 카드 번호가 전광판에 나오면 책을 찾아가는 식입니다. 필요한 자료는 복사 코너에서 복사해 가면 됩니다. 단 저작권 문제가 있으니 하루에 1인당 100페이지던가? 잘 기억은 안나지만 페이지수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자료가 너무 많아서 행복했어요ㅎㅇㅎㅇ...그런데 5시에 문을 닫아서 유감TT 그리고 검색시스템이라던가 등등, 일본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사용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뭐 일본어 자료를 찾으려는 게 아니면 굳이 올 것 같지도 않긴 하지만;
다음에 도쿄 오면 또 들르고 싶은 곳입니다.
참고로 이것이 국회도서관 식당의 특별메뉴, 신국회 덮밥. (600엔) 가츠동과 오야꼬동이 반반 섞여있고 위에 완두콩을 뿌렸습니다. 설마 민주당과 자민당의 양당 체제를 상징...하는 게 맞는 거 같덥니다; 여튼 정권교체로 '신'국회덮밥이 된 모양인데, 오리지널 국회덮밥은 어땠을지 약간은 궁금. *Y님 제보로 알았습니다만, 오리지널은 카레+쇠고기 덮밥+반숙계란. 맛있지만 결국은 카레맛이라는 평(...) 된장국은 양파 된장국이었습니다. 보다시피 상당히 푸짐합니다. ...국회 라면도 있었는데 기회가 닿으면 다음에 먹도록 하지요.
저녁에는 동생이 부탁한 책을 찾으러 다시 이케부쿠로에 갔고 겸사 100엔 샵에서 비닐우산과 지인이 부탁한 무지막지한 양의 책을 들고 가기 위한 지퍼 달린 에코백을 구입했습니다. [도련님의 시대] 3, 4, 5권을 못 사온 건 여전히 한이 맺히네요. 책 짐이 워낙 많아서 어쩔 수 없었지만...
역에서 호텔로 오는 길에 비가 억수로 쏟아져서, 우산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젖었지만;)
프런트가 아침 9시-저녁 5시밖에 근무하지 않고 청소도 일주일에 두번밖에 안 한다는 단점이 있긴 했습니다. (그래도 공짜니까 감지덕지 하지요)
바로 옆 건물에 널찍한 로손 편의점이 있어서 대부분의 식사는 결국 거기서 때웠...
첫날의 저녁밥입니다. 명란첫+연어 트윈 삼각김밥에 두부 된장국.
이틀째의 아침입니다. 참치 샌드위치와 계란샌드위치의 트윈팩.
참치+계란도 맛있을 것 같은데...
주최측에서는 고맙게도 점심도 제공해 주었습니다.
좀 느끼했지만 원래 일본 음식이 그렇죠 뭐(...)
덧붙여 저녁은 주최측 대학 박사과정 중인 미국인이 아키하바라의 메이드카페(자비 부담)에 데려가려 했는데
한명만 빼고 발표 일정이 다음날+대부분 여성들이었던 고로 메이드보단 집사를 원함 (저의 메이드카페에 대한 정직한 정보 전달도 애로사항을 더했을지도;)
이라는 이유로 그냥 근처 이자카야 가서 적당히 때웠습니다.
참고로 그 사람은 발표가 메이드카페에 대한 거였고 OTAKU라는 책도 냄;;
그렇게나 자기 취미에 당당...이랄지 떵떵거릴 수 있는 게 참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뭐랄지;
아무튼 이자카야라 당연히 배에 성이 안 차고 저는 그 다음날이 발표라 설왕설래해서
야식을(...)
아, 차는 숙소에서 제공되는 립턴의 뭐시기라는 알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롤케익은 늘 먹어보고 싶은 생크림 가득한 종류였는데 너무 달지 않고 부드럽고 맛있었음!
그런데 발표 준비하면서 더더욱 설왕설래해져서 또 야식을...(그만 처먹어!)
도쿄식 온메밀 국수입니다. 전날의 두부도 그렇지만 튀김의 신선도 유지 참 대단함.
셋째날의 아침입니다. 샐러드와 치킨 샌드위치인데
정확히는 로손에서 파는 치킨 상품에 저렴한 햄버거식 빵을 따로 파는 식이더군요.
치킨을 더 잘 팔게 하려는 전략인 듯 한데 나름 잘 먹힐지도...
이 날도 점심 제공이었습니다. 저는 점심식사 바로 이후에 발표라 긴장했습니다만
그래도 다 처묵었(...)
전날의 도시락보다는 담백한 맛이었는데 왠지 제 건 새우가 안 들어 있더군요?! (대신에 호박이 들어있...필요 없어!!!)
왠지 불길한 징조를 느꼈으나(오버...) 다행히도(?) 발표에 대한 징조는 아니고 다른 것이었음.
여하튼 발표는 무사히 마쳤습니다. 언제나처럼 너무 긴장해서 발표문 자체는 못 읽게 되지만;;
사라진 새우의 진정한 징조는 학회 일정이 전부 끝나고 나서 뒷풀이에 가서야 알았음...
대게!!! 회!!!
스키야키!!!
고기!!!!
튀김샐러드!!!
하마터면 일본 체류 일정 중 가장 호화판 식사가 될 뻔한! 뒷풀이!
...왜 될 뻔한 이라고 하냐면...먹으려는 순간 교수님이 갑자기 일을 시켜서...^^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아 하하하하하~~^^
돌아와보니 물론 전멸...오호호호 까륵륵^^
사라진 새우는 이것을 암시하는 것이었구나아...!
...2차 갈 기운도 안 나서 숙소에서 나홀로 건배(...)
아아...게...회...고기이이이.....
그래도 다음날은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 다음 숙소로 이동하려는 도중 선배와 마주쳐서
모닝세트를 얻어먹었습니다. 계란샌드위치와 얼그레이.
옮기는 숙소는 미나미센쥬인데 처음 가보는 역이라 조금 걱정.
근데 도착하자마자 이런 게 보이더군요(...)
***HP, MP가 회복되었습니다***
미나미센쥬의 호텔 마루츄(丸忠) 클래시코라는 곳인데 동네가 일용직 노무자들이 많은 곳이라 험악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뭐 큰길을 다닌다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무엇보다 호텔 자체는 상당히 멀쩡한 비즈니스 호텔처럼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방은 딱 고시원 사이즈고 욕조, 화장실은 같이 안 붙어 있지만 깨끗하고 무엇보다 싱글 3500엔이면 상당히 쓸만하죠. 투숙객은 관광객이나 OL이나 샐러리맨이 대부분. 또한 미나미센쥬는 히비야선, JR선, 츠쿠바 익스프레스도 통하니 교통도 편리합니다.
여튼 이 호텔에 짐을 맡기고 약속 장소인 이케부쿠로로 이동.
그리고 기다리면서 이케부쿠로 세이부 백화점의 옥상 식당에서 수타우동 먹으러 기다리는 중(...) [고독한 구르메]에 나왔던 그곳입니다. 네...
사실 1화에 나왔던 미나메센쥬 밥집 식당을 미나미센쥬 안쪽 골목에서도 발견했는데 만화에서 중년 양복 남자가 뻘쭘할 분위기였던만큼 여자 혼자서는 더더욱 뻘쭘해서 사진도 못 찍었음;
백화점 옥상의 비교적 저렴한 식당인만큼 줄이 금방 줄어듭니다.
첫인상은 밝고 넓다는 느낌. 상당히 괜찮습니다.
[고독한 구르메]에서는 츠키미 오로시 (계란+무우 간 것) 우동이었는데 주인공 말대로 애매한 조합이라 그런지 결국 메뉴에선 없어져서 그냥 츠키미 우동(400엔)을 시킴. 맛있었어요! 면발도 쫄깃하고.
건너편에 앉은 카레 도시락 먹던 커플로부터 우동 먹을 걸 그랬나...하는 소리가 나오게 할 정도로 맛있는 외양.
이렇게 애들이 뒹굴며 놀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건너편 건물이 보이는군요.
푸른 하늘을 반찬...으로까지 삼을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여튼 상쾌해졌습니다.
꽃...이라기보단 식물 가게도 있습니다.
선인장입니다. 사지는 않았습니다만.
금붕어도 팔고 있습니다.
Y님과 롯데리아에서 조우! 자기주장이 강렬한 밤빵을 주셨습니다.
...거꾸로라 잘 알아보기 어렵지만 정말로 밤빵이라고 온몸으로 주장하는 밤 모양입니다. 야식으로 냠냠.
이후 토라노아나 갔다가 타가메 겐고로의 위험서적(내용적으로도 가격적으로도)에 꿰뚫리고;;
도큐핸즈 구경...할로윈이라 이것저것 재밌는 게 많았지만 그것보다
................
츤데레 카루타 (화투같은 카드게임). 여성향 남성향 골고루 있군요 호호호;;
....음성지원도 되나 봅니다.
그나저나 이 웬 짝퉁 히무롯치;;
츤데레 타로트(여성향)도 있...;;;
휴식차 데니즈에서 Y님이 시키신 메뉴. 전 재미없는 칼피스라 딱히 찍진 않았(...)
이후로 쥰크도라는 악마의 서점에서 피를 토하다가 텐동(튀김덮밥) 체인점에 들어가서 저녁식사.
제 빈궁한 처지를 배려하여 샐러드와 짠지류를 시켜주심TT
사실 짠지 없이 튀김 먹기 좀 느끼한 건 사실이고
문어가 탱글탱글해서 하앍
기간한정 새우+굴 텐동입니다. 새우님과 굴님이 너무나 ㅎㅇㅎㅇㅎㅇㅎㅇ
이것도 추가로 시켜주신 송이버섯(!)+은행+나물 튀김! ㅎㄱㅎㄱㅎㄱ 너무 맛있었어요----!!!!
아 사진만 봐도 군침이...
정말 별 거 없는; 1부는 여기서 마치고 나머지는 2부로 갑니다- (2부도 별 거 없습니다만...)
굉장히 격조했습니다. 2년만에 캐나다에 오니 물갈이(...)를 하느라 감기+소화불량에 포스팅이 게을렀습니다.
그래도 미루고 미루던 포스팅은 이번 주 안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동경 기행문입니다.
7월 13일~19일부터 학회 참가로 동경에 갔었습니다. 장마와 지진을 맞은 파란만장한 여행이었지요.
학회 도중에는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으니 날짜보다는 주제별로 갑니다.
동경대편, 이케부쿠로편, 아사쿠사편, 아키하바라편, 초밥편, 우에노편으로 나눕니다.
모 님이 친절하게도 숙소를 제공해 주시고 여러모로 신경을 써 주셔서, 끝까지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사실 애당초 이번 동경행은 학회 참가 때문이었죠.
학술지 Theory, Culture & Society 25주년 기념 학회, 유비쿼터스 미디어Ubiquitous Media였습니다. (일본어로는 [유비키타스 메디아]라고 읽음...)
학회장이었던 동경대의 아카몬입니다. 저를 제외한 일행들의 숙소와 가깝기도 했음..
....사실 장마기라, 동경 도착부터 날씨가 시커무죽죽했고 일본 체류 거의 내내 비가 내렸기 때문에
이것은 그나마 날이 개인 16일(학회 마지막날)에 찍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날씨가 개인 것은 좋았는데 아침에 지진이 있었죠(...)
저희 교수님이 발표하시는 도중이었는데 음...정말 흔들리더군요...
책상 밑에 들어가는 것이 지진 안전책이라고 들었지만 모두 다 태연해서 그만두었습니다.
사실 동경대라고 해도 아카몬에서 들어와, 학회장이 몰려 있던 야스다 대강당과 공학관 부분만 오갔지만...
덧붙여 제 발표는 15일 아침이었고, [Women's Games: Definition, Dynamics, and Significance]였습니다.
원래는 제목 중에 [미학]이 있었는데 내용상으론 미학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제목을 바꿨지요.
딱히 리벤지할 차원은 아니지만 2학기에는 기호학을 들을 예정입니다.
녹림이 울창하고 제법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인상적인 동경대 교내.
몇십년 자라서 저렇게 크는 나무들이 아니죠. 일본은 저 녹림보존에 대한 집착은 정말 부러운...
아무튼 진행자가 어설픈 사람으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시간 내에 무사히 마쳤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여성과 대중문화에 대해 강의하는 분으로부터 명함도 받았습니다. 연락드려야 하는데...
다른 얘기지만 제 발표가 마친 날은 기념(?)으로 Y님과 C님과 함께 노래방 올나잇을 했습죠(...)
그러고보니 제가 미천한 석사 1년생이라 명함이 있을 리가 없지만
학회같은 데서는 명함 주고받는 것이 일상이니, 받기만 하고 안 드리니 뻘쭘하더라는...;
다음에 학회에 참가할 일이 있으면 명함 파야겠습니다.
야스다 강당 앞의 커다란 나무. 무려 같은 종류가 쌍으로 있습니다.
다른 얘기지만 학회가 끝나고 나무 밑에서 야키소바빵을 먹다가
비둘기와 참새의 집중공습을 받을 뻔 했습니다. 이래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히치콕의 [새]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 것 같더군요(...)
이것이 야스다 대강당. 대부분의 학회 발표는 왼편 공학관의 강의실에서 행해졌습니다.
대강당 안은 큰 무대와 좌석, 2층 좌석이 겸비한 구조인데 장대하면서도 결코 썰렁하지 않아 인상적.
얼마나 장대했냐면 카메라 안에 다 못 담을 정도(....)
대개 그런 널찍한 공간은 썰렁하고 차가워 보이는데 묘하게 아늑한 느낌을 주더군요.
학회장 가는 길의 아마도 운동부 건물?-근처에 종종 보이던 고양이.
국가별 길고양이의 성격은 그 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길고양이들이 사람을 겁내고 경계하며 도망간다면,
일본 길고양이들은 결코 두려움은 없으나 그렇다고 지나치게 친하게 굴지도 않는...무심하게 시크하며
캐나다 고양이들은 모르는 사람 다리에 비비적대며 배를 홀랑 까놓고 뒹굴며 아양을 떱니다(...)
동경대 근교 거리입니다.
일본은 탐정이 합법적인 직업이라 종종 이렇게 탐정회사 광고도 보이는...
지하철에는 여자탐정사무소도 있더군요. 여성들이 의뢰하기 편할 듯?
일본에 갈때마다 (아마 여름이라서 그렇겠지만) 늘 선거철입니다.
자민당이 인기가 떨어졌다는군요.
아무튼 위는 공명당인데...거짓말! 당신의 어디가 제갈공명이라고! (퍽--)
아카몬 앞의 [케이스케]라는 라멘 가게에서 먹은 흑된장 라멘.
학회 둘째날인가 셋째날인가 저녁으로 먹은 것입니다. 물론 혼자서...
진하면서 짜고 구수한 맛이 나더군요. 맛있기는 한데 너무 짜서 국물은 다 못 마심.
하여튼 제가 이번 학회 코디네이터였던 것도 있고 해서 좀 정신이 없었고 학우들에게 배신감도 느꼈지만
그래도 학회는 무사히 마쳤습니다. 교수님, 학우들은 17일 귀국하셨고 저는 19일까지 좀더 남아있었지요.
오후즘에 학회 일정을 다 마친 저....참고로 전날 밤은 노래방 올나잇을 한 상태(...)
하지만 학회를 다 마쳤으니 화려하게 불타줘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물론 사교상의 교수님, 학우들과의 술자리는 몇일 전에 마쳤음.)
그런 의미로 이케부쿠로 직행.
여성향의 성지 이케부쿠로...의 수호신령이 모셔진 신사. (거짓말)
여성향의 성지라 오토메 카페라는 곳도 있군요.
...하지만 저런 미소년 그림으로 꼬시는 것은 좀 아닌데...
만다라케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찾던 장르가 없어서 건진 건 없는(...)
실내 사진이 없는 것만 봐도 제가 얼마나 정신없이 지르고 다녔는지 짐작할 수 있으실 겁니다.
뭐...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 어색했던 것도 물론 있구요.
실제로 대부분의 동인지 지르기는 케이북스였으나 너무 열심히 지르느라 사진도 찍지 못했죠.
케이북스는 이케부쿠로에서 다양한 지점이 있습니다. 남성향, 여성향, 아니메관 이런 식으로...
하지만 남성향에도 찾던 동인지 장르는 없(....)
케이북스 아니메관.
케이북스 여성향관 말인데 직원이 매우 친절했습니다.
아니메이트에서 사든 DVD봉지로 낑낑대고 있으니 큰 종이봉투에 동인지들과 함께 정리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오오...아가씨 복 받으시오~
아니메이트입니다. 사실 가장 처음 들러서 DVD를 지른 곳이기도 함...
정작 굿즈는 특정 인기작품에 몰려있어서-은혼이나 블리치나 루루슈나-그쪽을 전혀 안보는 저로써는
굿즈는 살 일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에바 캔커피가 종종 보이더군요.
이리저리 지르고 이케부쿠로 역으로 돌아가던 중 도큐핸즈를 지나치며 동생의 마작세트도 샀습니다.
....사실 내심 어디서 파는 물건인지 고민했지만 도큐핸즈를 지나가는 순간 번쩍!--지나가더군요.
왠지 (각종 메탈기어 피규어를 모아두었던) 저기라면 있을 것 같다!---고. 그리고 예감적중...
덧붙여 응원단 코스프레에 딱일 것 같은(...) 쵸란이나 붉은 머리띠 등의 코스츔도 팔았습니다(...)
뭔가 마무리는 라멘인 것 같지만...아무튼 지름으로 돈을 거덜낸 자의 이상적 선택, 라멘입니다.
돈코츠로 맛있는데 문제는...아마 가게 특징인 것 같긴 하지만....
작은 비계덩어리들이 수없이 헤엄을 치고 있다는 점;;;
부담스러워서 결국 국물은 다 못 마셨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날은 나름 문화관광이라는 이유로 아사쿠사입니다.
여기도 선거운동이...[여성당]이라는군요.
아사쿠사 카미나리몬 앞의 버드나무.
비석까지 있겠다 밤에는 나름 괴기스러울지도...
사람이 붐벼서 제대로 찍기 어려운 카미나리몬입니다.
절로 가는 길에는 나카미세라고 상점가가 늘어서 있습니다.
덧붙여 아사쿠사의 기념품들은...상당히 최악입니다.
우키요에가 그대로 찍힌 싼티나는 티셔츠나, 아사쿠사, 닌자, 사무라이가 쓰여진 셔츠나 촌스러운 머리띠...
간단히 말해 일본병 걸린 멍청한 외국인이나 살 것 같은 느낌?
교토에 비하면 천지차이....
....그래도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는 증거....(머리띠;;;;)
아무튼 북적북적.
절 센소지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뭔가 많이 화려합니다.
경내에 있는 탑입니다.
거대한 짚신의 의미가 궁금.
일본 절이나 신사에 꼭 있는 오미쿠지 코너. 이곳은 셀프군요.
저는 당첨운도 나쁜데다가 셀프라 불안했는데 역시 뽑아보니 [흉]이 나오는....;;
관광지인데 너무한 거 아니야?! 100엔 분명히 냈다구요!!!
아무튼 [흉]은 이곳에 곱게 묶어 둡시다.
향으로 정화도 하구요.
정원은 정말 예쁘게 꾸며져 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더군요. 저 오른쪽 분홍색 물체라던가(...)
제법 운치 있습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안됩니다] 아무렴요...
정원 구석구석에 이런 제단같은 것들이 있는데 내용물이 궁금한...
한 구석에는 시인이나 특정 인물을 기리는 비석이 모여 있습니다.
왠지 만화스러운 그림이 인상적이라...그런데 설명문이 없어서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지장보살에 온갖 옷을 입혀두는 것이 특이한...
원숭이 동상도 있습니다.
인기 가부키 배우의 동상도 있습니다.
경내 한 구석에는 전혀 인기가 없는 아사쿠사 신사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도리이를 지나 가면 이렇습니다.
이런 신을 모시고 있나 봅니다. 역시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박쥐 드래곤(...)
아무튼 사진만 찍고 가긴 미안하니 납봉함에 동전을 넣었더니...
불쑥! 고양이 출연!
설마 신사의 수호신?(...)
아사쿠사 출구 중 하나인 하나야시키 도오리...던가....
원래 기생집이 몰려있다는 곳이지만 지금은 보다시피 척박...
더 볼 게 없어서 다시 역 방면으로 내려오는 길에 주차장에서 목격한 고양이.
건너편에선 한 알바생 총각이 쭈그리고 컵라면을 먹고 있었는데 주위에 비둘기들이 마구 내려앉아
구해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
극장도 가끔 보입니다.
점심으로 튀김집에 들어가서 소바 세트를 시켰습니다. 여름이니 소바...
그런데 야채절임, 튀김, 소바, 밥, 된장국이 전부 나오니 으음...꽤 헤비한데 이거...
그래도 깨끗이 비웠습니다.
그나저나 일본에서 음식 먹을 때 가끔 나오는 저 계란두부...정말 맛있습니다.
국내에는 안 파나요?
어머니가 이웃들에게 돌릴 기념품-_-을 사라고 해서 다시 상점가에 어슬렁.
이런 재밌는 옛날 물건도 있군요.
음...가게 이름이 뭐였더라...아무튼 층별로 분류됨. 이쪽은 18금 남성향 동인지.
그러고보니 한때는 남성향 성인물 가게에 잘못 들어가서 뻘쭘했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 것은....음 이것이 늙음이란 말인가(...)
완구류, 피규어를 파는 층도 있습니다.
뒷골목 컷2.
여성향은, 대부분 큰 길의 가게에 있는 편이었습니다.
이케부쿠로만큼 다양하진 않지만 있기는 있습니다.
남성향 가게도 그랬지만 아키하바라에서 책 파는 가게들은 내용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
이것으로 [이런 삐~~~같은! 표지에 낚였다!]하고 책을 집어던지는 사태는 줄어들겠군요.
....하지만 어차피 온갖 야오이책이 국내에 정판 나오는 마당에 사봤자 허무해서 넘어감.
[BL한 일본사]라는 책도 있더군요. 삽화가는 큐슈 단지...[BL한 한국사]를 기대합니다.
아키하바라의 수호신을 모신 신사.(거짓말)
에반게리온 코인록커...여..역보다 싸잖아! 크윽~
....다른 얘기지만 코인록커가 편하긴 한데...다시 찾는 것이 진짜 난관입니다. 으으...
아키하바라는 원래 전자상가인만큼, 게임 가게들이 강세지요.
성황리인 NDS 코너.
[절품이 계속되었던 응원단2, 드디어 입고되었습니다! 다 팔리기 전에 빨리 사가세요!]-라는군요.
후후후 좋아하는 게임이 잘 팔리다니 이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것치곤 동인지는 참 없지만...리듬게임 캐릭터스러운 칼라풀 귀여운 캐릭터가 아니라서?!
하지만 응원단 애들도 귀엽단 말이닷!!! 누가 이 귀여움을 알아줘!!!
....진정하고. 아무튼 게임의 강세는 이번에 새롭게 발매된 wii판 드래곤 퀘스트였습니다.
도리야마 아키라도 요즘 모에가 뭔지 잘 아는군요~
이곳이 게이머즈 본점!....하지만 데지코가 없다!!!
케이북스라도 역시 아키하바라라 압도적으로 남성향.
안에는 사람이 많아서,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볼 것은 많았지만...
....그나저나 오타쿠는 청결하지 못하다는 선입견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가 없는 것이(....)
볼 것은 많았으나 냄새 때문에 전부 보지는 못했다고 하면...대충 눈치챌 수 있겠습니까OTL
어쨌든 중고게임 가게에서 필요한 것 사다가 멧세상오를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아키하바라 한 가운데에 떠 있는 여성향의 섬이랄지...으음...
대세는 귀축안경!
가을 발매 예정인 플스2판 토가이누.
18금이 빠지는 이상, 더 이상 날로 먹을 수 없을테니 퀄리티 향상이 기대됩니다.
2, 3층이 죄다 여성향...2층인 게임 코너입니다.
여성향 게임 뿐이 아니라 여성유저들에게 먹히는 게임도 있습니다.
환상수호전 시리즈, 데스노트 게임판, 역전재판 시리즈, 마인학원 시리즈, 쓰르라미 울 적에, 등등등....
3층인 동인지 외 기타 굿즈 코너. 아무튼 2, 3층 열심히 만들어 둔 건 좋은데 초 썰렁....
뭐...비가 와서 그려러니...합니다.
제가 여유가 생기면 꼭 해보고 말겠다고 다짐하던....
스시의 본고장에서 맛있는 스시 먹기!!!!!
Y님의 안내로 간 가게, 동긴자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츠키지 [스시 잔마이]에서 드디어 실현 가능!!
사진을 찍은 것은 저도 염장포스팅이란 걸 해보고 싶어서....크흐흐....
우선 첫 타는 흰살 생선.
대구랑...광어던가? 아무튼 여기서부터 좋은 예감이!
이리도 싱싱할 데가! 이리도 조화로운!! 으흐흐흐흐~~~~
Y님 추천으로 시킨 조개미소된장국. 한바가지 나옵니다.
.....이 이것이 된장국이란 말인가!!!!! 믿기지 않아! 게다가 조개도 큼지막!! 후덕해!!
정말 믿기지 않게 맛있는 된장국이었습니다....
이건 마치! 로드 오브 더 된장국스!!!! 우오오오오~~ 눈앞에 사우론이 보인다!!!
그렇습니다. 저는 새우 킬러! 따라서 새우!
우....오오오....이 달콤함! 싱싱함! 흐어흐어~~~
범상치 않은 연어!! 입에서 사르르르르르 녹는 연어! 정말루!!!
이것이 연어란 말인가!!!!
싼 재료라도 신선도, 조리법에 따라 이렇게 다르다니!
---라는 요리만화같은 시츄에이션이 입안에 펼쳐진다!!!
씁쓸하니 맛나게 녹아들어사는 게 내장 군함말이! 카니미소라고도 하지요~
전갱이였던가...? 아무튼 등 푸른 생선 초밥이었습니다.
특유의 적당한 비린 맛이 오히려 싱그럽게 맛있던 초밥~
게살 초밥! 이것을 먹은 자는 오양맛살따위는 입에 더 이상 대지 못하는 저주(...)를 받는다!!
소문의 성게 군함말이. 이....이것은....!
거짓말! 이것이 어디가 성게인가! 원래는 비리고 쓴 맛이 아닌가?!
그런데 단맛이 나더군요. 이야....게다가 향기가...이야아아아~~
성게의 신이다! 신!
새우는 다 먹어봐야!--라는 의미로 시킨 아마에비!
지금 제 입속에 맛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원래 생선알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런 보석같이 큼지막한 연어알 초밥은 안 시킬 수가 없지요.
씹으면 톡! 톡! 튀는 게 차암~~~>_<
민물장어 초밥. 양념과 더해, 비리하거나 느끼하지 않고 맛있습니다~!
왕연어라는 킹 샐몬! 녹는 감은 없지만 맛있더군요~
토로토로토로.
지금까지의 참치는 잊어라!
시로에비. 작은 하얀 새우를 여러마리 뭉쳐서 낸 초밥.
초밥만화에서나 구경할 수 있었는데 직접 먹으니 오...오오오~!
뭐라 형용하기 힘들지만 해...행복해!
.....그렇군 이제야 행복의 의미를 알았어...
행복은...맛있는 초밥이야!!!
이것저것 먹어보려는 의미로 시켜본 조개도 베리 굿~!
이렇게 튼실한 문어초밥은 처음이었습니다. 촉수...아니 빨판부터 큼직큼직~
왠지 계란이 없으면 허전해서 시켰더니 특이한 김말이로 나오더군요.
음음~이것도 감촉이랑 맛이 바람직~~
오오토로입니다.
녹습니다....녹습니다!
이 가게 초밥은 하나같이 밥과 재료가 잘 어울어져서 조화롭게 녹아들어갑니다.
단점이라면...더 음미하며 먹고 싶은데 순식간에 녹아버리는 느낌! 흑흑흑!
마무리로 성게라고 믿을 수 없는 성게!
싱싱한 성게를 잘 발라내서 바닷물과 같은 염도의 소금물에 담그면 이런 맛이 난다는군요.
오오..그런 초밥만화같은 처리법을 거치면 실제로 맛이 이렇게 난다는 말인가....
(그럼 초밥만화가 어디서 나왔겠냐....-_-)
배를 두드리며 동긴자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가부키 극장.
음...언젠가 가부키도 봐야....
아무튼 이렇게 초밥 사진을 올리니...
다시 가고 싶어지는군요...스으으읍.....
....우에노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 전에 부탁받은 물건 살 심부름-_- 때문에 신주쿠에...
겸사겸사 부탁받은 우표를 사려고 신주쿠 우체국을 찾으려 했는데 좀 헤맸습니다.
헤매다가 도쿄 시청도 나오고....
지진 때문에 높은 건물에 제한이 있는 일본인만큼 위대함을 자랑하는 듯한 시청.
그러고보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는 부분 같기도...
쿠우가에서 나오지 않았나?!
아무튼 간신히 우체국 찾고, 이것저것 심부름 쇼핑 마치고 문화관광(...) 겸 저녁 약속을 위해 우에노로~
도쿄국립박물관 로비입니다.
당장이라도 앙투아네트가 [베르사이유에는 사람이 참 많군요]를 되뇌기며 뛰어내려올 것 같...
국립박물관이래지만 그다지 볼 것은 없습니다.
사진은 주걱과 반찬그릇.
에도시대의 움직이는 장난감이었다고 합니다.
정교한 데서 보이듯이 어린이용은 아니었음.
화투...아니 카루타도 있습니다.
석장 끝부분인 듯.
15세기에 어떤 지역 영주가 조선의 장인을 초대해 만들게 했다는 다완 세트입니다.
근대미술 중에 있던 한 쌍의 병풍. 왼쪽 병풍에는 홀연히 한 마리의 새가 날고 있습니다.
친구를 애도하는 의미로 그렸다는 애틋한 사연이 있습니다.
대체로 한산한 박물관 중에 그나마 인기 있는 갑주.
이것은 갑주 속에 입는 것.
멀리서 본 그림인데도 단번에 우시와카마루라고 알아보게 된 것은...
아무래도 하루카3 덕분입니다. 일본문화 공부할 겸 모두모두 플레이 해봅시다(...)
가면극 노에서 사용된 의상입니다.
죽림칠현도의 모에 버전(....)인 죽림칠미인도 입니다.
일명 에도시대 모에물.
덧붙여 촬영금지된 국보관 중에 굉장히 인상적인 그림이 있었는데,
여성의 시체가 썩어가는 9단계를 세밀하게 그려둔 가마쿠라시대 비단 족자였습니다.
(왠지 정작 펼쳐진 부분은 8개만 있지만...)
리얼리티가 상당해서인지 마치 화가가 방 한 구석에 시체를 두고 관찰하는 것이 보이는 것 같아서인지
간식으로 먹은 돈까스 샌드위치가 넘어오는 줄 알았지만, 역겨우면서도 계속 다시 보게 되는
불가사의한 매력이랄지...귀기가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가마쿠라 시대 에로구로..일까요? 퉁퉁 불어서 그닥 에로는 아닌 것 같지만....
그밖에 용비녀. 글고보니 황후화의 윤발옵하 용비녀도 탐났음...
응원단의 도예가 선생이 실패하면 나오는 물건(....)
박물관을 나오면 이런 정원이 있습니다. 길은 건너면 우에노 공원이고, 각종 박물관이 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
과연 무엇을 그리 골똘이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번에야말로 그 비밀을 밝혀보고자 합니다.
답은 바로 이것!
클로즈업!
그렇습니다! 저 대충 만들어 바닥에 늘어붙은 저거!
대체 로뎅은 무슨 생각이었냐!
얼마나 고뇌하겠습니까! 꺼이꺼이~
그는 등짝만 보일 뿐 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모두 진실을 알았습니다.
어차피 공원쪽 기관들은 다 문을 닫으니 약속시간까지는 몇시간 남았지만 우에노 역으로~
바로 건너편에 야마시로야라는 좀 특이한 굿즈 가게가 있습니다.
당시 일본에 미개봉인 트랜스포머를 팍팍 밀어주던 거의 유일한 가게기도 했고...
아메요코쵸 근처라서 그런지 서양 굿즈의 비중이 상당했습니다.
이렇게 트랜스포머 코너도 있고...
......하지만....옵티머스 목소리 변경 마스크는...좀 아니지 않나 하는...;
이런 북두의 권 셔츠도 있어서 뿜었습니다! 우하하하하하;;;
아메요코쵸는 이태원+남대문시장+알파란 느낌이랄까요.
이런 bling bling(...)도 팔고...
묘한 한국 음식점도 있었습니다.
우에노 역 앞에서는 오츠지 카나코 의원이 선거운동 중이더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의원....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결국 지쳐서 우에노역 스타벅스 안에서 Y님이 빌려주신 역전재판4를 돌리다가
약속시간이 되어 대학동창 H양과 대략 2년만에 재회했습니다~
다음날은 출국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천에 상륙할 즈음에 안개가 지독해서 김포에서 임시착륙.
꼭 인천으로 들어오라는-_- 말에 안개 개일 때까지 비행기 안에서 2, 3시간 정도 대기하고 늦게 도착.
뭐...안전이 제일이니 무사착륙해서 다행이었습니다.
호텔 르완다를 보고 게드전기로 인한 슬럼프를 극복했습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추천할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하지만....직장에서의 일과 아마도 그와는 아주 무관하지는 않을지도 모르는 장기능 약화로 다시 기행문 보류;;
그래도 인간도륙하는 마당은 아니잖아?--라며 기운을 내서 씁니다. (하지만 정말 피곤...;;)
그런 고로 3일, 4일째!
...사실 4일은 비행기가 아침 출발이니 거의 여행도 아니지만...
3일째는 제대로 관광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므로, 반드시!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에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죠. 괜히 간사이 여행이 아니었던 겁니다....쿨럭....)
거기에 교토의 또다른 장관이면서 유명 관광지인 니조성과, 미부데라도 계획에 있고....
가족과 친척들이 부탁한 화장품 구입을 위해 백화점도 가야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아침부터 든 생각은.....
.....과연 가능할까? 저 스케줄.....이었습니다;; (사진은 호텔 근처 음식점의 장식...물론 먹지는 못함.)
일단 전날의 누적된 피로로 예상보다 늦게 일어나서 고이즈미의 신사참배 난리를 들으며 (날짜가 15일이었음) 세수를 하고 아침밥을 먹고 호텔은 나서니 10시가 넘어 있었고....
키요미즈데라에서의 더위와, 작열하는 태양과, 땀과, 과다한 걷기운동 및, 그로 인한 탈진현상을 생각하면, (지도를 보면 아무래도) 꽤 먼 것 같은 다카라즈카에 갔다가, 교토로 향한 뒤, [제대로 둘러보려면 2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니조성을 관광할 체력이 남아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망설임 때문인지 가게들이 여는 시간이라 느껴진 활기 때문인지, 난바역으로 가는 길을 일부러 길을 잃어보기도 하고(...) 아무튼 쉬염쉬염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불고기, 냉면을 파는 한국음식점이라는 [아저씨 (아죠시라고 쓰여있지만 의도는 아저씨라 믿음)].
한국에선 절대 볼 수 없는 가게 이름이라 생각해 찰칵...
쇼핑거리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안락한 쇼핑을 위해 천장까지 덮여져 있는 듯.
잘못(??) 들른 길에 보니 큰 타코야키 가게를 봤는데, [꼭 본고장 타코야키를 먹어보도록!]--이라는 K언니의 말씀이 떠올라 촬영도 하고, 사먹기도 했습니다.
차려져 나온 것은 위에 가츠오부시와 소스, 마요네즈를 거창하게 끼얹은 것이었는데 카메라가 흔들려서;;
그래서 맛은.........
........그 전에 감촉...정확힌 질감에 대해서 말해야겠군요.
왜 이리 흐물거려! -ㅁ-;;
젠장...만화에서 나오는, 그 딱 덩어리진 질감은 순 뻥이었단 말인가!! 내지는 오사카라서 이런거야??!
......하지만 옆의 사람들은 꽂아진 이쑤시개 두개로 잘만(한입에....) 먹고 있어서.....흉내를.......
뜨...뜨거워........결국 분해해서(...) 먹을 수밖에 없었음....
맛은 타코야키 맛인데 속도 흐물거리고, 뜨거워서 맛을 잘 기억 못하겠군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 내내 더위 때문에 미각이 대충 맛이 갔던 것 같으니;; 언젠가는 제대로 먹어봐야...
거기를 나와서 난바역으로 향하다가, 문득 문제의 메모리카드를 덴덴타운에서 구할 수 없을까, 라고 생각해서
난바역 남쪽의 오타쿠스러운 일대로 향했습니다.
게이머즈에도 들렀는데......
헉..........
토키!!!
저는....북두의 권에서 토키가 가장 좋습니다. 왜이리 (턱)수염 남자에 약한건지....
비록 작가가 가끔 깜빡하고 수염을 그려넣는 것을 잊어버리긴 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하지만 티셔츠는 가격도 가격이고 아무리 봐도 남자 체형용이니...눈물을 뿌리며 단념T_T
도중에 만다라케에 들러서 이 전연령 블로그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위험이 있는 책을 두 권 사고...
(도중에 본의 아니게 [가로채는 입장]이 되어봤습니다. 그렇게 강한 상념이 뒤섞인 눈빛을 받아본 것도 처음.
....하지만 바로 뒤에 똑같은 책 또 있는데요...라고 말해주고 싶었....)
난바에는 토라노아나가 3종류가 있는데 처음에는 남성향 동인지 파는 1층을 구경하다가....
왠지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다른 건물에 있는 여성향+남성향 동인지 파는 2호점인가로 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문에 이런 것이........
물론 저는 준법정신이 (대체로는) 철저한 건전한 시민이니까 딱히 손대거나 뜯어오지는 않았습니다.
저 게임에 대해 아쉬운 점이라면 추석 이전에 나와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처럼의 기나진 추석연휴를 광란의 (BL) 게임 휴가로 만들고 싶었건만....뭐, 그밖에도 쌓인 게임이 많으니 그거나 하라는 뜻이겠죠.
보니까 여성향 최신은 거의 환상수호전5 일색이더군요. 그것도 아저씨와 주인공 소년 커플링(하긴 엔딩도 있다고 함-_-;)....아저씨를 메인 커플링으로 띄워주다니...과연 무서운 코나미!...라 실감했습니다.
그 외의 신간은 아카기가 점령하고 있더군요. 아카기 자체는 전부 못 봤고, 메모리카드를 전혀 구할 수 없는 실태에 아쉬워하며 뭐라도 건지겠다는 심산으로 후쿠모토 작품 집합 동인지를 하나 샀습니다.
건담시드는 여전히 많지만 원래부터 관심 밖이었고, 토가이누 동인지도 상당히 많았는데 좋아하는 커플링이 취향인 그림체로 있지도 않았고, 그렇게 재미있는 개그는 없어보여서--가 아니라! 이것은 오타쿠 여행 따위가 아닌 언제까지나 건.전.한.관.광.여.행.이므로!!!---아무것도 사지 않았습니다. (헉헉...위험했....)
그 후 난바역으로 갔는데....역 앞에서......
오사카 어머니회에서 이런 것을 하며 전단지(빨간색)를 나눠주더군요....
전단지에는 8월 15일은 종전이 날이라는 것과, 그 이후 생긴 평화헌법 (일본의 병력 및 무기 보유를 제한하는)이 지켜져야 하고, 전쟁시에는 (뒷장에 찍혀진) 징집영장이 날아오면 아들들을 무조건 전쟁터로 보내야 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문구와 만화가 있었습니다. 서명도 하고 있었고...아침부터 고이즈미가 하필 8월 15일날 신사참배 했다고 난리가 난 판에 반면 아침부터 이렇게 평화를 위해 수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 일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단지도 안 받고 무시하며 지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잊어서는 안되는 풍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난바역으로 들어가 한큐-다카라즈카 선 특급표를 사고 종점(...멀덥니다;;)인 다카라즈카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특급 표를 사던 보통 표를 사던, 행선지고 같고 승강장도 같고, 기차 안에서 표를 일일히 검사하는 것고 아니고, 개찰구도 같은데......(덧붙어 버스는 내릴 때 표를 내는 식...)
.....그렇다면 엄밀히 말해서 훨씬 싼 보통 표를 사고 특급이나 라피도를 타도, 상관없다는 것??!
설마.....그렇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검사(??)가 되는 겁니까? 혹시 시간?? 그러니까 보통 표에 찍힌 시간으로 라피도를 타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면, 뻥쟁이! 보통표라면 40분 뒤에 와야지!--라며 개찰구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건가! 내지는 솔직히 그깟 개찰구 통과 못할것도 없어서 기어가려고 하면, 평소에는 친절한 역 직원들이 보고 있다가 날라차기를 날리며 추가요금을 내라고 다그치는건가!
.........외국인 신분이라, 미처 시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일본 기차표 시스템이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시는 분은, 꼭 진실을 가르쳐 주시길.....
하여간 이런 온갖 잡생각을 하며 다카라즈카에 도착한 겁니다....
도착할 때 웬 아줌마 및 젊은 엄마로 보이는 사람들이 우르르~내리던데, 직감적으로 뒤를 따라가니 쇼핑몰이 있고--하지만 그들은 쇼핑몰 따위에는 안중에 없었고, 거기서 아까의 직감이 들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쇼핑몰을 나오니 바로 다카라즈카 극장과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으로 향하는, 하나노미치(꽃의 길)가 나온 겁니다.
즉, 제 직감대로 그녀들은.......
다카라즈카 빠순이....였던 겁니다.......^_^;;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앞에 훨씬 우글우글 했음.....)
그래서 다카라즈카가 있는 방향으로 하루에 다섯번씩 절을......하는 팬도 어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념관 옆면에는 저렇게 캐릭터들의 부조가.......
씨잌....(이란 건 물론 제 웃음의 의태어)
정문 앞에는 신화급의 새싸가지 불새가 있습니다.
영화배우처럼 캐릭터들의 손도장, 발도장이 찍혀있습니다~
콤비라서 그런지 함께 찍힌 도로로와 햐키마루.
붓다도.......
(동생들을 위한 서비스~~)
물론 선생님도! (햇볕때문에 밑에 얼굴이 잘 안보이지만;;)
저 발 끝은 제 발 끝입니다.....
기념관 안은....사진이 없습니다. 촬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립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은 (플래쉬를 터뜨리지 않는 한) 실내촬영이 허용됩니다.
하지만 뭐랄까...막상 들어가니까 찍을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 디카레벨이 낮아서 실내촬영이 머쓱한 것도 있긴 있었지만, [카메라 너머보다는 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랄까요. 촬영을 하면서 보면 느낌이 그렇게 가깝게 와닿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 장소에서는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찍을 수 없었습니다. 사진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그런 이유로 사진이 없는 것이니 양해를 구합니다. (저 외에도 실내사진을 찍어둔 블로그는 꽤 있으니 아쉬우면 그쪽을....)
만일 또다시 방문할 일이 생기면...그 때는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념관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의 리본의 기사 장식이 반겨주었습니다. 물론 캐릭터 얼굴은 피해 밟아주는 센스를 발휘해 주어야겠죠. 그러고보니 프란츠 왕자는 없었던 것 같거나 있어도 인식을 못한 것 같습니다. 알았다면 자근자근 밟아주었을 터인데....
기념관 1층에서는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이 연대기 식으로 당시의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이 꽤 있었는데, 가족 단위는 물론 저처럼 혼자 오거나 어른끼리 온 관람객 등,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각 시기마다 자화상 캐릭터를 모티브로 만든 일종의 피규어(??)도 있었는데 그것이 꽤 매력포인트^^
어린 시절에 그린 낙서같은 만화도 있었는데, 낙서라기에는 나름 틀이 잡혀있는 구성의 그림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한 때 옆집에 살았던 다카라즈카 배우들과 같이 찍은 사진도 있었습니다. 다카라즈카 팬이셨다는 어머님이 좋아하셨을 듯^^; 그리고 그 어머님 때문에 어릴 때부터 다카라즈카를 봐 왔고 그것이 리본의 기사라는 일본 소녀만화의 시초로 이어졌으니, (사실 그 이전부터 부인지에 이것저것 해온 투고도 전시되어 있었지만) 새삼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됩니다. 동시에 영어수학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유익한 조기교육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괜시리 들더군요.
초기의 꽤 단조로운 구성의 SF인기작들과,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가 갔던 제작과정 노트가 몇가지 있었는데, 그 치밀함에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처럼 대략적인 줄거리를 끄적이기 시작하기도, 하나의 컨셉과 주제를 정해서 통일성을 유지하고, 콘티 전에 콘티 노트도 따로 있어서 마치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보드 옆에 붙어있는 (단지 좀 더 자세한) 장면 설명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좋아, 나도 막 그리지 말고 좀더 체계적으로...!---라고 마음은 먹었지만 실천은 늘 힘들지요^^;; 아무튼 전체적으로 영화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래서 영화적인 연출이 돋보이고, 탄탄한 구성이 가능했던 것일지도요.
전시장 한쪽의 텔레비전 화면에는 데즈카 선생님 생전의 인터뷰와, 선생님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일본 유수의 만화가들의 인터뷰가 나오는 다큐멘터리가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데즈카 선생님이 나오시는 부분을, 마침 다른 총각과 가만히 선 채 보게 되었지요. 아아, 이런 표정에, 이런 목소리였구나....하고 묘하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제가 너무나 어릴 때 돌아가셔서, 제가 저 분을 너무 늦게 알아서, 같은 하늘 아래 있지 않다는 사실이, 영영 저 모습을 직접 뵐 수 없다는 사실에 뭐라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이런 말 하면 오버한다고 비웃음 당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게 고백하지만, 진심으로 슬픈 감정마저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분의 작품은 남아있지 않은가, 그 속에 크리에이터의 의지가 살아 숨 쉬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나에게도 그것이 전달되었고 그에 감화받아 내가 열심히 살고 열심히 그리면 되지 않은가,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머지 전시물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칼라표지 작업과정도 있었는데, 프라임 로즈의 표지였습니다. 꽤 단순해 보이는 구도인데도 몇번의 스케치와 구상을 지나친 것을 보니, 새삼 제가 칼라 일러스트랍시고 (그것도 게으르게) 올려놓는 것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데즈카 오사무 선생님을 그냥 [천재]라고만 부곽시키는 것에는 늘 부족함을 느끼는데, 왜냐면 작품 구석구석에 처절한 노력과 고민이 보이기 때문이지요. 칼라 일러스트 한 장에도 그런 피땀을 직접 보여주는 전시물이 진정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블랙잭의 生원고도 있었습니다!>_<
바로 전설의 [그래도 나는 사람을 살린다! 내가 살기 위해서!]--페이지! ([햐-하하하하]라는 괴이한 웃음소리의 키리코가 사실 더 기억에 남긴 하지만-_-;;)당연하지만 생원고니 훨씬 컷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몇번을 들여다 봤는지 모를 정도...(제 3자가 보기엔 좀 변태같았을지도...쿨럭;;)
아무튼 1층은 몇번 둘러보았고, 2층을 가려고 하는데 그 계단 있는 곳에....
블랙잭21 포스터가.........
그놈의 챙모자.....포스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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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이딴 거 찢어주마!!!
손님 진정하세요~!!
그러니까 맹세코 절대로 죽어도 저러↑지는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대체로 준법정신이 철저한 시민...
만약 저질러 버렸더라면 다음 날 신문 헤드라인이 한국인 관광객,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에서 난동-총리대신 신사참배에 대한 항의?-북조선과의 연관성도 수사중에 있어-....였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_-;
하여튼 장소가 장소고 또한 국가위신(??)을 위해서 꾹 참았지만....기분이 더러워져 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요. 아니, 물론 저게 최신작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렇게 당당히 붙여놓는 심보는 뭐냐구......
정말 요즘 아들들은 왜 그러는지.....
하여간 2층에는 작은 카페가 있고 (냉수는 무료로 마실 수 있어서 잠시 목을 축일 수 있었습니다) 각국의 데즈카 오사무 책들이 있었습니다. 한국어도 있었습니다^^ 기념품 파는 곳에서 교토역 데즈카 오사무 월드에서 못 산 것을 사기도 하고 옛날 책 표지 모음도 있어서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한 구석에는 도로로 영화 홍보 코너도 있었군요. 사실 저것도 심하게 미스캐스팅....이랄지 감독이 원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달지...란 느낌은 들지만 아쉬운 사람은 그냥....도로로 게임이나 하라는 겁니다. 쿨럭-_-;
또한 사진 촬영이 불가능한 특별 전시 코너도 있었는데, 역대 데즈카 만화상 수상자들의 작품과 작가 프로필, 좋아하는 데즈카 오사무 작품에 대한 코멘트를 전시해 둔 곳이었습니다. 아는 작가도 좀 있었지만 국내에는 안 들어온 관계로 낯익지 않은 작가도 몇 있었지요. 이노우에 카즈히코와 미우라 켄타로가 둘 다 가장 좋아하는 데즈카 작품을 [블랙잭]이라고 대답한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가츠 머리에 대량 새치가??
지하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체험 코너가 있었고 그 끝에는 데즈카 선생님의 작업실 및 뒷모습!!--을 꽤 실감나게 꾸며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추가요금을 내면 무슨 영국식 가든이던가...라는 야외로 나갈 수 있었는데 영국에 대한 환상은 별로 없는고로(라기보단 돈이...) 패스. 더 들러붙어 있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념관을 나섰습니다. 또 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새로운 다짐을 품고.
지금 다시 돌아봐도, 그 때의 감회는 생생합니다.
그 후로 다카라즈카 역으로 들어가서 우여곡절 끝에 JR교토선으로 갈아타고....
JR이라지만 사람이 많아서 자리가 없으니 뭐가 편하다는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교토로 향하면서 시간을 보니 역시 도착해서 니조성 관광은 무리일 듯....해서 미부데라와 쇼핑으로 예정을 변경했습니다.
왜 하필 미부데라냐!---라고 묻는다면 우선 전날에 유신지사들의 묘에 갔으니까 공평하게 신선조의 성지(??)도 가 줘야!---라는 괜한 (가끔 피 보기도 하는;;) 공명정대 의식 때문에....역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구요...
사실 주 이유는 위의 것이고, 별로 신선조 팬은 아닙니다. 일단 제가 본 작품에서 중점으로 다루어진 적이 거의 없으니 당연히 팬이 될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팬인 사람들은 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지인들에게 [호호호호! 나는 신선조의 성지에 다녀왔지롱!]---이라고 자랑하는 거리를 만드는 것도 또다른 목적....(퍽...)
어쨌든 신선조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거라면....
딱 들으면, 횟집 같지만 사실은 막부 말기의 다소 시대착오적인 검술 집단이었다..........
라스트 사무라이 2탄이 나와서 톰 크루즈가 신선조랑 코스프레하고 놀면 웃길 것 같다........;;
정도..........
굳이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제가 본 만화나 영화에 가끔 튀어나올 정도로 신선조는 일본 대중문화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2차 대전 종전 초기에는 악당으로 인식되어 있다지만, 어느 시점부터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런 고로, 방문의 또다른 목적은 [왜 신선조는 인기가 있는가]를 알아내기 위해서 입니다.
일단 제가 아는 신선조 이미지를 총집합해 보자면.....
루로우니 켄신의 사이토 하지메.....
만화에서 가장 좋아하던 캐릭터였습니다. (랄까 사이토 외에는 그다지 마음에 드는 놈이 없었...)
RPG 게임판에서는 남자 주인공을 선택해야 동료가 된다는 의미없는 지식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군요.
당시에는 신선조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튼 주인공과 대립했었나 보다...정도로 이해함.
이미지 검색하다보니 이 총각이 연기한 사이토 하지메도 튀어나오는;;
NHK 드라마 신선조랩니다...
정작 교토 방문시에는 이미지도 본 적이 없었지만-_-;
이 영화....
지금 포스터를 다시 보니까...
헉! 자토이치의 핫토리 무사! 병약한 부인은 어따 내팽겨치고 이런 데서 놀아나는거야! 그것도 남자애랑!!!
....이라고 태클 걸게 되는 것은 하필 아사노 타다노부가 본인의 뇌내에 인식되어버린 배우이기 때문...
원망하려면 제가 아니라 당신의 수염을 원망하세요♡
...그런데 신선조 규칙 중에 [사내연애는 금지] 조항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
이 영화도 신선조 자체에 대한 설명은 별로 없었고, 코스츔도 그 유명한 코스츔이 아니었습니다.
최근에 본 작품에서 그나마 신선조 비중이 큰 거라면, [PAPUWA!]. ([남국소년 파푸와] 2부.)
정확히는....신센구미(新選組)가 아니라 신센구미(心戰組)지만, 컨셉 따온 게 뻔하니....-_-;;
당연하지만 시바타 아미 만화인만큼 제정신 박힌 애들은 거의 없습니다. (박혔으면 망가짐...)
뒤쪽의 떡대를 작품 최고의 모에캐릭터;;로 내세운 것도 특징.
또한 이미지는 구할 수 없었지만, 콘 사토시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인 [천년여우]의 남자 악역이라 할 수 있는 형사가, 막말 교토가 극중의 배경일 때에 신선조로 등장했습니다. 아저씨 고루고루 나오는구나...라고 생각했음.
참, 그러고보니......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작가, 아라키 선생님의 작가사진 콜렉션에 생뚱맞게 끼어있는 히지타카 토시조...
각지에서 아라키 선생님은 히지타카의 전생, 혹은 본인이다!---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듯함;;
하긴 나이를 들기는 커녕 되려 회춘하는 듯한 제법 준수한 외모를 보면 그런 설이 나오는 것도 납득이 갑니다.
왠지 신선조 만화라도 아라키 선생님이 그리시는 거라면 꼭 보고 싶지만....
(신선조는 사실 전부 파문 혹은 스탠드 술사였다! 유신세력과 스탠드 대결을!!)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본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신 것 같아 가능성이 낮군요.
.......죠죠로 가니까 점점 아스트랄해 지는데, 아무튼.....
.....요는 신선조에 대해서는 이렇게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인상 정도라, 좋게 말하면 편견이 없고 나쁘게 말하면(?) 환상이 없는 상태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럴수록 진실에 근접할 수 있어! 똑똑히 봐 주마, 신선조의 진실을!--이라고 다짐하고....
미부데라미치 역에 내려 골목길에 들어서니......
......
.........
............
...............
신선조여.....
당신들은................
관광상품이 되기 위해서 싸운거야???!!!
..................
--그들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쿨럭;;
왠지.....난 팬이 아닌데도.....
정말...........
OTL..........
안습...............
이대로 좋은걸까.........
정확히는 이곳은 미부데라가 아니고 신선조 숙소같은 곳으로 일부만 개방해두고, 안의 구조는 이러이러 합니다~라고 설명이 되어있는 그림이 있군요. 결국 골목도 애매해서 어딘지 모르겠고(...) 개방시간도 지나서 미부데라 자체는 가보지 못했지만 (적어도 둘러보았던 건물이 미부데라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음) 그 대신에...
옆 골목에 있는 신선조 발생지(?)에는 가 봤습니다. 초기 멤버들이 처음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라는군요.
안쪽에 아저씨가 앉아있는 문을 지나야 안채로 들어갈 수 있는데...
입장료 1000엔......
유신지사의 묘: 입장료 300엔.......
....................
그래....적어도.......
입장료에서는 이겼구나...신선조......-_-;
사실 돈이 좀 아깝기는 하지만 이왕 여기에 왔으니~심보에, 차와 다과는 나온다니 일단 들어감...
그렇게 크지는 않은 건물인데, 왠지 들어가니 묘한 한기랄지 의외로 시원하달지....그리고 왜 이상하게 낯이 익은 걸까?--했지만 어쨌든 가이드 아저씨의 설명을 앉아서 들었습니다.
저 외의 관광객은 대부분 중년의 분들이었는데 뭔가 오오라가 풍기는 젊은 여성과 나중에 들어온 총각도 있었고.
들으면서 알아낸 사실 하나....
[미부의 늑대]라는 멋드러진 호칭은....사실 시골무사들이 처음 교토 올라왔을 땐 돈이 없어서....
밥값 안내고 삥 듣고 깽판 치는 걸로 악명 높았기 때문에(....) 요는 깡패.....;;
....앞으로는 영영 멋드러지게 들리지 않을 호칭입니다...
게다가...밥을 확보하기 위해(요는 그렇다-_-)....자기들끼리 죽이기까지....(게다가 다른 데에 덮어씌움...)
실제 그 저택에서 피비린내 나는 혈투 끝에 좁은 복도에서 칼을 내리치느라, 여기저기 난 흠집이 그것이랩니다.
원래 건달들이 폼생폼사라고 괜히 있지도 않은 의리를 강조하듯, 이 때는 스러져가는 막부를 위한 충성이고...
막말연화니 바람의 검이니 뭐니 이제 제게는 씨알도 안 먹힙니다.
제게는...오로지 막말민폐안습식충조폭 신선조일 뿐....
(사실 유럽 기사들도 그렇지만 무력집단은 대개 기본적으로 조폭이다...)
나는 그것을 깨닫기 위해 교토에 온 거야......물론 깨달아서 어디다 써먹으라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_-;
팬들에게 진실이라도 설파하라는 것일까? 내지는 뭘 그려도 조폭물이 되는 김화백에게 신선조 만화를 그리라고 설득하기 위해? (히지카타는 교강용이 될 것이고 사이토는 개나리고 오키타는 갈수록 약해지는 결호겠지...) 아니면 나더러 신선조 만화 그리라고? 사실 모든 것이 밥을 위한 처절한 투쟁임을 보여주라는 거야 뭐야?-_-;;
헉...어쩌면 묘하게 낯이 익은 것은 설마 전생에 이곳에 살았다는?! 나는 신선조네 밥데기였던 거야? 그래서 [작작 좀 처먹지...]라고 투덜거리며 노상 밥만 지어주어서 밥이 연상되는 거야?? (정말 괴로운 전생이다...) 쿨럭;
어쨌든 안채에서 나와서 사진의 노란 건물인 가게에서 찹살떡과 차를 마시고...
(떡은 별 특징은 없지만 맛있었습니다...)
마주보는 벽에 NHK 신선조의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는데, 아니 이 거리에서도 처음 보는 복장의 오다죠를 알아볼 수 있다니!--라며 자신에게 쓸데없는 어빌리티가 하나 있음을 깨닫고....;;
참고로 과자 뿐만 아니라 부적을 비롯해 이것저것 관광상품이 있었지만...
앞서 말한대로 안습이라 사진도 찍지 않았습니다-_-;;
교토역에 돌아가기 위한 버스 정거장에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음...왠지 신선조의 민폐에 시달리던 동네 사람들, 이런 식으로 우려먹어서 복수(?)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그러고보니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에 신선조 유적에, 두 곳의 성지를 들른 느낌;;)
그러고보니 사카모토 료마의 묘처럼 특이한(...) 팬레터가 없는 것 등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신선조는 존경이나 경외심보다는 우선적으로는 단순히 좀 멋진, 흥미의 대상으로써 주로 여겨지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사의 승자인가 패자인가의 차이가 여기서 드러나는 걸까요? 물론 저렇게 관광상품화된 걸 보고 기뻐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왠지 이상한 팬레터를 받으며 신봉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겨지는 건 어째서인지....
아무튼 식충이에다가, 역사적으로도 그닥 중요하지도 않은 신선조가 왜! 인기가 있는가 하는 의문의 결론은....!
코스츔이다......
그렇습니다...코스츔만 멋있고 강렬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든, 역사에 패배했든, 인종청소를 하든, 대체 무슨 목적을 위해 조직된 조직이든간에 상관 없이 역사와 대중문화에 그 족적을 남길 수 있는 거였어!! 사실 나치 코스프레같은 것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개념밖인데, 신선조 즘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그렇다면 나도 코스츔만 멋드러진 조직을 만들면 역사에 남게 될거야!!! 자아 어서 강렬한 코스츔을 만드는거다!!! (퍼억!!!)
물론 신선조를 우익 보수정권 옹호집단으로 몰고가면 좀 더 정치적인 해석과 함께 일본의 우경화 성향이 반영 어쩌구...로 갈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끌고가면 복잡해지니 넘어가고....
뭐 어쨌든;; 교토역 백화점에서 살 건 사고....
저녁은 키츠네 우동(유부...정말 달았음;;)으로 떼우고...
오사카에 도착....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밤...이므로 이것저것 찍은 밤 사진 중 하나.
전날에는 역 근처에 있었던 개를 키우는 노숙자 아저씨....
한 11마리 정도 있었나...의외로 깔끔했습니다. 게다가 늘어져들 있음;
사진은 못 찍었지만 도중에 홋카이도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란 걸 먹어봤는데....
바닐라도 아닌 순수 우유로 만들면 아이스크림이 이렇구나...란 느낌...
깔끔한 맛이긴 했지만 너무나 밍밍한 맛인 나머지 차라리 초콜렛으로 할 걸...이라 생각.
어떤 토라노아나와는 좀 다른 의미로 불건전할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토라노아나.
돈이 남아돌면 호스트클럽 탐험도 해보고 싶긴 하지만, 그 전에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게다가 호스트 애들이 대부분 제 취향에는 좀 어려보입니다.
나름 오사카 명물이라는 거대 간판 모임.
가운데의 구리코 마스코트 아저씨는 언제 봐도 게이같군요.
반바지가 너무 짧아서인가....쿨럭....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기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
아침인데도 줄이 길어서, 그나마 일찍 오길 다행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을 스타벅스의 스트로베리크림 프라푸치노라는 것과 소세지빵으로 대신했습니다.
나름 맛있기는 했는데, 색깔부터 맛까지 어디가 커피야?--라는 생각이 드는 음료였음....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기진맥진하며 집에 도착....
짐을 풀며 후후....이제 나도 소위 말하는 염장질이란 걸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풀어놓은 지름품목~♡
중고게임 가게에서 지른 게임들;
과거에 복사시디로 즐겁게 했던 것도 있고, 좋았다고는 들었는데 미처 못 한 것도 있고...
하지만....정말 어느 세월에 하려나;;;
요즘 (게임을 할 시간이 나면;) 버닝중인 도키메키 메모리얼 걸즈사이드 2nd Kiss.
플레이 도중이지만 젠장 코나미! 그래 짱이나 쳐먹어! 쳐먹으라니까!--하고 울부짖게 만드는 좋은 게임입니다.
뭔가 티 나는 물품;; 블랙잭 정모에서 본 물건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 자랑하기도 뭐하지만...
카드는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에서만 팔더군요.
만화책들. 모 분에게 부탁받은 카시마시 하우스 외에는....
오사카 첫날, 호텔 근처 헌책방에서 떡하니 발견한 블랙잭 라이벌편 1, 2편(...)
쿠로사와가 있어서 샀는데 정작 안나와서 절규했던 후쿠모토 작품 동인지....
뭔가...동생 말이 인기 동인작가라는군요. 제 취향은 아닌지라 팔 의향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연락을....
북오프에서 유일하게 전권이 있어서; 산 알라바스터. (....그러고보니 아직 다 못 봤잖아! 크워어어~!)
이상으로,
간사이 여행기는 끝입니다....
참 덥고 힘들고 죽는 줄 알았지만 그만큼 피같이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정직히 말해 기행문 쓰는 것도 힘들었던, 정말 끝까지 힘들게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오오 있다!!!
잘 보니....웬 호텔 맞은편에 이어져 있는, 극장 건물에 있더군요...
설마 그 호텔에 묵으면 데즈카 캐릭터 꿈을 꾼다던가! 어서 나도 돈 벌어서 호텔에! (퍼억--)
괜히 클로즈업(.....)
하지만 개장시간은 30분 뒤라는 말에 그 때까지 기다리기도 애매하고 어차피 문 닫는 건 저녁 7시니까, 다른 곳이나 구경하다가 돌아오기로 하고, 일단 역에서 가까운 것 중에 가장 볼만하다는 산쥬산겐도(+근처에 교토 국립 박물관이 있음)로 가기로 했습니다 하루종일 사용 가능하다는 500엔짜리 버스표는 샀지만 길을 익히고 운동 좀 할 겸 도보로........
........간 것은 크나큰 잘못이었습니다. 적어도 한여름의 교토에서는 그랬습니다.
한마디로 더 웠 습 니다.
으어.........생각할수록 덥군요.
그러므로 어느 정도 더웠는지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생략합니다.
단지....사방천지에 널린 선토리 음료수 자판기가 저 덕분에 이익을 톡톡히 올렸을 거라는 힌트와,
그렇게 산 음료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따끈따끈 데워졌다는 것 정도만 알려드리지요.
그래도 도보니까 사진은 찍을 수 있어!--라며 찍기도 하고....
이렇게 현대적인 주택가 사이에 생뚱맞게 튀어나오는 유적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고궁처럼 아예 큰 거라면 모르겠는데, 정말 평범한 집 사이에 끼어있으니 더더욱 신기하더군요.
시치죠 다리 바로 옆에 있던 신사.
그리고.......
그 앞에 알짱거리던 신사의 수호신(??) 고양이.
너무 카메라를 드리대니까 너 뭐야~하는 식으로 좀 뒤로 물러났지만 대체로는 정말 느긋함......
그나저나 이 시점에서 카메라가 바테리 부족 경보 신호를 냈는데;; 디카 사용이 익숙치 않았고 어제밤만 해도 멀쩡했고 배터리를 들고 다니다간 뜨거운 태양열 아래 폭발(;;;)할 것 같다는 위기감에(정말?-_-)....한마디로 여분 배터리는 오사카의 호텔방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쿨럭;;
별 수 없으니 그냥 배터리 절약으로 밀고나가기+핸드폰도 웬만큼 버티는데 디카야 뭐!--하는 무식으로 밀고나가기로 결정.
다시 시치죠 역에 돌아와서....강가를 따라 걷는데.....
정말 좋더군요.....버드나무도 풍류가 있고 강가에는 종류불명의 새가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늘과 강가를 즐기며 걷기를 한 십여 분......
그러던 중 순간 깨달은.......
근데 여기가 어디지???-_-
서둘러 지도를 확인하니 목적지는 동쪽인데....강을 따라 북쪽으로 가고 있었던 겁니다....;;
그렇습니다....더위는 판단력과 방향감각을 흐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서둘러....가고 싶어도 지쳐서 무리니 아무튼 왔던 길을 다시 돌아와서....이제는 도저히 걸어갈 기력이 없어서+또 길 잃을까봐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진작에 그러지...-_-)
하여튼 이번만큼은 지도를 치밀하게 확인해서 여차저차 들어간 산쥬산겐도.
바깥은 이렇습니다.
안에는 1000여개의 불상들이 서 있는 것으로 유명하고 옆으로 쭈욱~기나긴 구조라 활쏘기 대회도 한답니다.
그 기~다~란 구조의 일부일 뿐입니다.
실내 촬영은 금지....라도 몰래 찍는 사람들이 있다지만...저는 금지라고 하면 정말로 안 하므로 사진이 없습니다.
하여튼 수많은 불상들이 좌악 늘어서 있고 (각자 얼굴이 다르고 이 중에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의 얼굴이 있다지만....대체로 클론틱한 편이라 불명; 차라리 진시황릉 토기인형들에 그런 속설이 붙었다면 믿을지도...) 그 앞에 좀더 오리지널한 불교의 수호신 및 불교의 수호신으로 승격된 일본의 민간 신들의 조각이 있습니다. 특히 풍신, 뇌신의 복근은 정말 압권이라 직접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이 유감이군요. 과연 이런 복근이 옛날에도 존재했었단 말인가! (←왠지 볼수록 모델이 있었을 것 같음) 아니 과연 그런 몸매가 옛날 일본에 가능한건가?!---등등 쓸데없는 생각만 들었군요;
아무튼 여기서부터 시작한 일본 절, 신사 특유의 관광객 돈 긁어모으기인 [소원 빌고 동전 넣기]가 틈틈이 보이더군요; 기복 신앙은 사실 우리나라보다 여기가 더 심한 거 아닌가?? 아니 물론 시설 관리하는 측에서는 좋겠지만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사찰이나 문화재도 저런 점을 본받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사행성으로 보이거나 다소 비굴해 보일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실내는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 조명이 어두운 편이었는데 (게다가 선풍기일 뿐...으허...) 거기다가 향의 냄새와 좌악 늘어선 불상들의 압박이 음침하다던가 무섭다던가 웅장하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문제는 저는 그냥 오~제법 인상적인데~정도의 반응이었다는 점-_-;; (유명하다는 대불도 그냥 보통...의 느낌) 나중에 생각해보니.....훨씬 더 무서운 스케일의 나라인 중국의 문화유산을 봐 버려서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과 중국 여행 양쪽을 고려중이신 분은 일본 쪽을 먼저 가셔야 감회가 더 강하실지도 모릅니다.
볼 것은 다 보고 바깥으로 이동.....
산쥬산겐도 정원 호수를 태연작약하게 거늘던 새. (이름은 모름;;) 강가에서 본 종류와 비슷했습니다.
그래도 어차피 박물관 계획이야 처음부터 약간 옵션의 느낌이었고, 또다른 목적지인 도보로 가야 하는 미미즈카와 도요쿠니 신사를 향해 박물관 벽을 따라 걸었습니다.
.....가는 길에 유카타 입은 아가씨들 찰칵. 도촬(;;)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저렇게 유카타 입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오사카나 교토에 종종 눈에 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시원해 보이는 데다가 예쁘더군요. 궁금한 것은 저것을 입고 아무 곳에나 놀러가도 되는건가?--라는. 오사카 카페의 손님 중에서도 보긴 했지만 말입니다.
뙤약볕 속에 산채로 삶아지면서 박물관 길을 따라 걸으니 먼저 도착한 쪽은 도요쿠니 신사였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영령을 모셔둔 곳이죠.
신사 중에서도 꽤 화려한 축에 속합니다. 금박(??) 장식도 있구요....
아시다시피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우리나라로써는 임진왜란의 주범이지만, 일본에서는 일개 머슴A에서 사족으로, 끝내는 일본 통일을 이룬 엄청난 인간승리, 휴먼드라마, 아메리칸....아니 사무라이 드림(??)의 위인입니다. 오다 노부나가 등 사람을 잘 만난 덕도 있겠지만, 분명 객관적으로 봐서도 굉장하긴 하지요. 단지 애꿎게 조선이 피해를 입어서 다소 관점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일 뿐이죠.
더 깊숙히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용하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함) 뭐 그렇게까지 서비스 해줄 생각은 없고....근처에 있다는 미미즈카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지도에 의하면 일단 길을 건너야 해서, 횡단보도를 건너니 바로 웬 놀이터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 놀이터의 이름이 미미즈카 공원(....공원급이라기보단 정말 지극히 평범한 모래밭 놀이터일 뿐이지만....)인 것입니다! 미미즈카 바로 옆에 있다는 놀이터가 여기구나!---하고 감회에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배터리 사망.......
크워어어어어어어!!!!
왜 하필 이런 타이밍에!!!!!
배터리가 죽는 거냐아아아아아아아!!!!!
이것은....이것은 아무리 봐도............
히데요시의 음모다!
자기 신사는 찍게 하면서 미미즈카는 못 찍게 하려는!! 히데요시의 음모!!!
.............좌우지간 이 카메라 사태에 대해 고민하며 착잡한 심정으로 미미즈카를 바라보았습니다............
배터리를 또 살 수도 없고.....으허허허......
그냥.....무(無)사진 여행으로 갈까? 추억은 내 마음속에 남는거야~~라고?
............하지만 첫날부터 사진 찍었으니....이미 늦었음.....게다가 오늘은 관서 관광의 꽃인 교토인데......
도요쿠니 신사 바로 앞에 있는 미미즈카(耳塚-하나즈카(鼻塚)라고도 불림)는 임진왜란 때 왜장들이 자신의 공훈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본국에 보낸 조선 병사들(이라지만 어차피 구별이 안되니 민간인 포함)의 시체에서 잘라낸 소금에 절인 귀와 코를, 한 곳으로 모아 무덤을 만들고 비를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히데요시 때는 무덤을 만들고 불교식 제사를 지냈었고, 비를 세운 것은 조선과의 화평을 원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였다는 설도 읽어본 것 같습니다.) 만든 이유가 죽인 이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인지, 히데요시의 공적을 자랑하기 위해서인지, 일종의 액막이 차원인지는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다는군요.
참고로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왼쪽 뒤에 보이는 것이 도요쿠니 신사, 오른쪽이 미미즈카....
참혹한 역사에 비해 분위기나, 느낌이 참으로 평온한 곳이었습니다. 절초 관리도 잘 되어 있었고, 초라하다기에는 사이즈 자체가 꽤 커서...단순함 때문인지 오히려 신사보다 더 인상적인 데가 있었습니다. 일반 일본 무덤과는 다르게 동산처럼 지어둔 것은 묻힌 이들이 조선인이라는 데에 기인해서?--라는 점이 궁금하더군요. 유적을 설명하는 표지판에도 유난히 조선 '민중'이라고, 민중이라는 단어가 반복되어 나오는데, 조총련계와 관련이 있는 건지도 궁금했습니다.
이 곳에 가면 전쟁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무덤이 도요쿠니 신사 바로 앞에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치가 떨리는 우리나라 분들이 많다는데 저는 뭐랄까....어떻게 보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얼굴에 당신은 이런 짓도 했지!---라고 들이대는 것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부쉬 대통령 무덤 앞에 이라크인 희생자들의 기념비를 세워두는 것 같달까요....일본인으로써 보면 저렇게 으리으리한 신사가 세워질 정도로 자수성가한 위인의 어두운 그림자를 바로 옆에서 마주해야 하는 입장일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저에게는 분노나 원한이나 울분보다는, 착 가라앉은 슬픔과 평온함이 느껴지는 장소였습니다. 영감이 있었다면, 이미 이곳에 남아있는 영혼은 없거나 편히 잠들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전쟁에 희생된 이들의 명복을 빌고 돌아서니, 지금도 이런 사람들이 계속 나오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나서 가슴이 무겁기는 했습니다.
주택가 골목길을 지나 큰길의 버스 정류장으로 가던 도중 찍은 무궁화. 왠지 교토 주택가의 정원에는 이 종류의 무궁화가 가끔 보이더군요. 캐나다에서 이따금 보이던 분홍 종류보다는 훨씬 좋아하는 하얀색이죠.
하여튼 버스를 타고 키요미즈데라 가는 길에 하차. 절 자체에는 직접 가지 않고, 걸어가야 한다는군요. 뭔가 길이 두 갈래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밀려 가면 있겠지 라 생각해 가다보니 (말해 두지만 버스는 약냉방이라 더웠고 바깥은 더 더웠고 버스 내려서 산 차가운 차는 5분도 안 돼 미지근 차가 되어 있었고.....) 웬 커다란 절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관광객보다는 일반시민들이 더 많이 있었고, 에어컨 찾아 들어간 실내는 납골당 분향소 관리국(...) 아무튼 절 바깥의 골목길에 많이 오르던데, 그쪽이 청수사인가 보군....하고 판단한 뒤, 관리국 실내 카페의 지나친 빙수값에 절 입구로 돌아와서 딸기시럽 빙수를 먹고 절 옆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골목길을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시럽을 많이 퍼준 건 고마운데 너무 진하니 빙수의 시원함이 전달되지 않더군요;
그래서....사람들을 따라 오르막길을 헥헥거리며 올라갔더니..............
공동묘지.............
.............................;;
그 때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았던 건, 다음 날인 오봉을 맞아 조상들 무덤에 참배를 하러 온 것이었음을....
뭐 그래도....일반 사람들의 풍습을 일부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솔직히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만한 규모의 일본 공동묘지에 와 보냐....는 생각에 그냥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니 음식 종류 공물을 무덤 앞에 두지 말고 가져가 달라는 포스터가 있었습니다. 원숭이가 출몰한다는군요. 또한 근처가 절이라서 그런지 계속 염불을 외우거나 원하는 사람에게 외워주는 (뭔지는 몰라도 의식적으로 어깨를 두드린다던가 도 함...) 스님들도 보였고....여승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라서 남자나 여자나 대머리로 깎은 사람은 없어서 이색적이었어요. 아무튼 더워 보이는 게 안돼서 조금 시주를 올렸습니다(...)
....문제는 대체 키요미즈데라는 어디냐!---였지만 지도를 확인해보니 사람들에 쏠려서 착각한 지점을 깨닫고 다시 가 보니....정말 아예 [키요미즈데라미치]라고 붙여져 있더군요-_-;; 너무 더우면 정말 주의력이 산만해지나 봅니다..... (원래 그래서일지도......)
하여간 드디어 제대로 들었다! 키요미즈데라 가는 길! 하고 찍은 사진....
잘 보면 가운데에 탑 같은 것이 보이는데 그것입니다....
오르막길인데............. 정말 꽤 많이 올라가야 해서........
.....도중에 이런 걸 보며 타고 싶어졌습니다-_-;;
하지만 운전수가 안보여.....서가 아니라 근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정말.....고생고생 하며 끝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했을 때는......완전히 파김치가 되어서.......
곧바로 입장하지 못하고 그늘에서 땀을 닦고 숨을 돌려야 했습니다;
하여간 대충 체력회복을 하고 (제법 뜨끈뜨끈해진....음료수로.....) 입장!
입구에서 찍은 해태. 미안하지만 또다시 중국과의 스케일 및 센스 비교가 되어버림;;
하지만 중국보다 훨씬 나았던 것은....
바로 풍부한 녹지의 보존이죠. 키요미즈데라는 바로 이 숲과 산이 있기에 더더욱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덧붙여 별로 남의 가족 기념사진 찍어주려는 건 아니었지만 그나마 사람이 적은;; 부분이어서 찍은 광경...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절경이었습니다. 땀의 보람이 있었어요.
오는 길에 오미쿠지를 뽑는 곳이 있었는데 제법 결과가 좋았어요. 남은 해는 좀 나아질 듯....
키요미즈데라 안에 있는, 연애점으로 유명하다는 지슈 신사.
이 돌에서 좀 떨어져 있는 다른 돌까지 눈을 감고 무사히 도착하면 (=터치다운 하면) 사랑이 이루어 진다나....
보아하니 다들 친구나 일행들끼리 길을 가르쳐주는 분위기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눈을 감고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 자력으로 하라는 내용은 없었군;;)
쿨럭....그렇게까지 나의 사랑을 이루어주고 싶었던 거야 총각?? 좋아 분발해 볼게.....
(아직 상대는 못 만난 것 같지만....)
하여튼 그 총각은 저를 친절하게 인도해준 다음에는 자력으로 해봐야지~하고 일행들에게 자랑하며
룰루랄라 반대쪽 돌로 향하더랩니다.....과연 성공 했을지....
내리막길로 돌아가는데 산 밑이 내려다 보이는 난간 위에 인형을 올려두고 사진을 찍던 총각의 정체가 궁금....
하여튼 내려가는 길에 있던 이런 여우 신사 앞 벤치에서 잠시 쉬고....
키요미즈(=맑은 물)데라 이름의 근원이라는 폭포수도 마셔보고.....
올라온 곳과는 반대쪽 길로 내려가며 수많은 관광객 대상 가게에 뜨억하기도 했습니다.
교토 명물이라는 삼각형으로 접은 떡을 시식하고 맛있어서 회사용 기념품으로 사가고....
어떤 큰 가게는 다양한 과자를 팔고 입구에서는 차가운 녹차를 주며 과자를 전부 시식해볼 수 있게 했습니다.
가족을 위해 가격대비 실용도가 괜찮아 보이는 선물도 사고 구경도 짬짬히 즐기며 내려왔습니다.
이런 곳까지 디즈니가;;
내려오는 길에 식사를 제대로 안했다는 사실에 자각, 유명하다는 교토 유도후(두부) 및 다양한 두부요리를 먹어보려고 서양식 저택을 개조한 듯한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 먹인 1인분 식사 중에 제일 비쌌지만 그래도 두부 매니아라 이 정도야!--하고 넘어갔습니다.
서양식 저택을 개조한 빨간 융단이 깔린 식당으로 (하지만 입구에서 신발은 벗음) 어떤 교수가 요리연구를 위해 세웠다나....입니다. 일단은 관광지니 그렇게 부담스러울 정도의 분위기나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음식을 사진으로 찍기에도 좀 애매한 곳이기는 해서 사진은 없습니다.
하여튼 요리는 나왔는데.....
더워서 뜨거운 요리가 입에 잘 안 맞아서인지, 진정 내 입맛이 싸구려라 그런 건지, 더위를 먹어서 식욕이 부진해서인지, 아까 시식용 과자를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왠지 입에 안 댕기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참깨 소스에 담긴 두부는 소스 자체보단 두부에 버터라도 섞어 넣었냐! 하고 느끼함에 진절미를 떨었고....
스님들의 정진요리가 모티브이다 보니 튀김도 죄다 야채튀김이었습니다.
유도후는 뭔가....소스가 더 다양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보통 때는 두부 그 자체의 맛도 즐기는 편인데 역시 더울 때는 뜨거운 것은 맵고 짜고 자극적이지 않으면 입맛도 안 댕기고 미각도 둔해지는 것 같습니다OTL
그래도 돈이 아깝다고 80% 이상은 먹고(...) 한동안 두부는 못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식당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서울에 돌아와서 바로 연두부를 사는 것을 보면 학습능력이 떨어지거나 뼛속까지 두부 매니아;;)
내려오는 길 자체가 거의 관광지랄지....옛 목조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묘하게 낭만적이고 고전적이었어요.
이런 풍경이나
이런 풍경....
이런 골목도 좋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전에 중국 사진 찍었을 때도 그랬지만 왠지 골목과 복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근두근한 걸요. 저 끝에, 모퉁이 너머에, 문과 담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상상하는 것이.
뭐 일단 다음 목적지는 정해야....야사카신사와 네네노미치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카모토 료마의 묘.
다음날에는 신선조의 성지(...)라는 미부데라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공평하게(!) 유신지사들의 묘 역시 봐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후후...이 몸의 공명정대함은~~♡), 그리고 메이지 시대를 다룬 박물관이 있다는 정보에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공동묘지이므로 또다시.....
오르막길............
우어...............
그리고 그렇게 올라간 박물관은(묘지 바로 옆에 있음)................
저희두 휴관이에용♡
크어.....이러기야 정말??!!! 이것들이 단체로 짠 거야??! (←단순히 월요일에 휴관이 많은 건지도...-_-;;)
어쨌든 기왕 기어올라 왔으니.....
본전이라도 뽑을 심산으로 봐주마!! 사카모토 료마 및 유신지사들의 무덤을!!!
입장료 300엔입니다~^^
;;;
무덤도 돈 내? 쿨럭........;
하지만 본전은 뽑아야 한다......는 의미로 300엔을 내고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몇 계단을 올라가서 가장 먼저 보였던 사카모토 료마의 묘......
저 소년처럼 (비키라고까지 하지는 않았음. 귀찮아서....) 참배는 하지 않았지만 여기저거 둘러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위인들과 달리 특이한 점은 매표소 앞의 포스터도 있었지만 여전히 이 인물의 추종자들을 위한 [료마 선생님을 기리는 ㅇㅇㅇ]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현재진행중이라는 점....물론 우리나라 위인들도 교과서나 책에서 칭송은 받고 존경을 하라고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사카모토 료마의 인기는 그것보다 좀 더 [살아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저 사진 아래에 보면 사각형의 돌 같은 것들이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팬레터입니다(...) 료마 선생님처럼 살고 싶다던가, 료마 선생님에게 용기를 얻었다던가, 날짜를 보면 대부분 최신의 것들이고, 비록 이런 단편적인 부분밖에 보지는 못했지만 거의 팬클럽(...)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보다 보니 그 팬레터 중에도 참 애매한 것들이.....
[고마워요! 전부 료마 선생님 덕분이에요! 시게루♡사토미(가명)]라던가 [타로↑유미(가명. 참고로 아이가사 모양;;) 저희를 지켜봐 주세요 료마 선생님!]....같은 것들을 보면........
물론 사카모토 료마의 무덤만으로는 본전이 뽑히지 않아서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한 높은 데까지는 다 올라가 봤습니다. 그 외에 아는 유신지사의 이름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던가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에도 불구하고요. 상당수가 군대의 장교였고, 일본 자국의 발전에도 전념했겠지만 동시에 조선침략에도 직간접적으로 기여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인지, 이방인으로써 그런 이들이 묻힌 땅에 서 있다는 자각 때문인지, 무성한 나무 그늘 때문인지는 몰라도, 묘한 싸늘함과 착잡함이 느껴지는 장소였습니다만.....300엔의 본전을 뽑기 위해 끝까지 올라갔습니다. 쿨럭;
유신지사들의 묘지에서 내려다보이는 교토 시내. 자신들이 건국한 나라를 어떻게 굽어보고 있을지....
아무튼 이후 타박타박 내려오며......
야사카 신사도 지나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인 네네가 남편의 죽음 이후 여생을 보냈다는 엔도쿠인도 지나치며.....
버스를 타고 교토역으로 돌아와 데즈카 오사무 월드도 둘러보고 (몇 개 물품 지름;; 사진이 없는 것은 1회용 카메라의 플래쉬 켜는 것을 깜박해서 실내 사진은 전부 안나와서...입니다;) 이후 약속이 있어서 마루타마치의 건물에서 만나 저녁식사도 하고, 오사카로 돌아왔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은총에 힘입어 사진은 빨리 올릴 수 있게 되었군요. 후후....
.....하지만 그만큼 양이 늘어나서 한번에 3일 여행기를 다 올리는 건 무리일 것 같습니다;;
덧붙여 이 여행에서 배운 교훈은 두 가지.
표범은 점박이를 못 바꾸고, 신선조는 안습이었다....
무슨 의미인지는....보시면 압니다(....)
13일 비행기는 아침 9시 40분 출발이었습니다. 일찍 간다고 나온 것은 문제인데 전 날 부랴부랴 사 둔, 햇빛차단용 사파리 모자는 잊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정말 왜 이렇게 건망증인지;;
어쨌든 런던에서의 액체폭탄 음모 적발 때문에 일찍 갔어도 번잡했던 공항. 특히 미국이나 영국행 승객들은 기내에 들고 가는 짐으로는 면세점 술은 물론 치약이나 화장품도 금지. 그나마 일본행은 그렇지 않아서 만나 뵙기로 한 분을 위한 선물용 술은 살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용 책자 및 여행사에서 제공해준 정보를 바탕으로 라피도라는 고속기차를 타고 난바에 가려고 했는데....여기서 일본여행 이후 몇 번이나 봉착하게 되는 난관에 접하게 됩니다. 바로 같은 방향에, 같은 승강장이라 하여도 오는 기차 종류가 다르다는 점.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실감하기 어려웠는데, 정말로 급행이든 특급이든 라피도든 이름이 분명히 쓰여 있는 기차를 타지 않으면 비싼 승차권이 마냥 헛것(...)이 되어버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빠른 열차의 차이는, 구간은 똑같은데 단지 역을 얼마나 많이 건너뛰느냐 입니다. 간단히 말해 2호선 신촌역에서 강남역까지 가는 열차가 있는데, 모든 역을 다 서는 일반 기차가 있는가 하면, 그 중에 3분의 1만 정차하는 기차도 있고, 마지막으로 가장 빠른, 합정과 신도림 역 등 갈아타기가 많은 역에만 정차하는 기차가 따로 존재하는 겁니다. 그것도 승강장도 같고, 목적지 도착하는 데에만 급급하다 보면 아무거나 타다가 모든 역에 다 멈추는 바람에 대략 시간이 질질 끌게 되지요. 다행히도 오사카-교토 이동 시에는 조심하느라 그런 일이 없었지만, 왠지 공항 구간은 착각하게 되어서 그만 시간이 좀 들었습니다...;;
어쨌건 우여곡절 끝에 난바역에 도착했습니다. 백화점 비슷한 쇼핑몰 지하라 출구 찾는 데에 조금 해맸습니다만(...) 뭐 이후 여행에서 동고동락하게 될 밀집모자도 사고....하여간 밖으로 나왔는데 사실 지도와 실제 루트는 꽤 단순했는데도 불구, 주변이 정신없어서 살짝 혼란 상태에서 물어물어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이 있었던 미나미 오사카의 난바 지역. 시끌벅적하고 서민적인 느낌의 번화가였습니다. 밤이면 더 재밌죠.
물론 처음에는 그 시끌벅적함이 참 혼란스러워서 정신이 없었지만;;
사실 애시당초의 계획은 점심 때 즈음에 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다카라즈카 시에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길을 조금 헤맨 것도 있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매우 지쳐 있었는데다가 짐 좀 풀고, 씻고 땀으로 흥건한 옷을 갈아입고 (노파심에 셔츠를 몇 장 더 가져간 것이 다행이었음) 정신 좀 돌리니....오후 3시. 참고로 다카라즈카 시의 데즈카 오사무 기념관 폐관 시간은 5시;; 별 수 없이 오사카 시내나 관광+부탁받은 물건들의 쇼핑이나 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난바 지역에는 덴덴타운이라고 아키하바라같은 전자제품 상가 밀집지역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중국도 그렇지만 일본 사람들도 정말 자전거 많이 타지요. 단지 중국보다는 더 종류가 다양하고 세련되 보임....
왠지 가다보니 벽에 이런 것이 있었음. 각종 보살 및 부처의 그림입니다.
에비스쵸였나...아무튼 집중쇼핑거리의 풍경입니다. 저렇게 천장(??)이 있어서 직사광선을 차단해 주지요.
그러고보니 저녁 즈음에 난바의 번화가를 걷다가 밀집모자가 휙~날라가서 웬 자전거 타던 조금 날라리같은 총각 앞에 떨어졌는데, 바로 자전거를 멈추고 줏어 주었습니다. (어떤 시가 생각나더군요;;) 물론 이것으로 인연 시작....같은 진행이 될 리는 없지요^^;;
참, 번화가 진입 전에 호텔 근처의 작은 헌 책 방에 들렀다가 블랙잭 편의점판 중 라이벌 1, 2편을 발견하고 싼 가격에 구입했죠.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것은 앞으로의 어두운(??) 미래를 향한 불길한 전조에 불과했습니다.
그 가게에는 하라 데츠오가 그린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있었는데 국내에 사콘은 나왔으면서 왜 도쿠가와는 안 나오는지 궁금하더군요. 너무 과하게 미중년이라서 그런가?-_-; 솔직히 이렇게 나이스 미들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보기 어려운 것 같음....물론 한조총각은 근육질.....
어쨌든 배도 고프고 하니....
오사카 명물이라는 금룡 라면입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라면을 좋아해서 꼭 들러보기로 결심한 곳이지요.
보다시피 지극히 서민적인 실내. 문 바깥에서 식권을 뽑아서 주문을 합니다.
TV의 경마를 보려고 동네 아저씨들이 몰려드는 시간대였습니다.
금룡라면에서는 금룡라면과 차슈가 추가된 차슈라면 두 종류만 팝니다. 돼지뼈를 우려낸 돈코츠 라면이었는데 홍대 뒤의 하다카 분코의 돈코츠만큼 진하게 우려내지는 않았고 뭐랄까...아주 서민적인 맛입니다, 전체적으로. 딱 동네 가족들이나 아저씨들이 모여서 먹기에 좋은 맛. (실제 대부분 손님들도 그랬음) 마늘과 김치, 밥은 셀프 서비스로 양껏 먹을 수 있게 되어있더군요. 차슈는 차갑지는 않았지만 조금 질긴 편이었습니다. 소박하지만 왠지 다시 먹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오사카가 워낙 다양한 음식의 원산지로 유명해서, 생각 같아서는 다양하게 먹어보고 싶었지만....정작 여행중이고, 여름이다보니 그만큼 다양하게 먹어보지 못해서 유감이군요;; 입안도 헐어서(...사실 아직도 헐어 있....;;) 음료수만 마셔도 따끔거렸고, 더워서 제대로 된 음식보다는 달고 시원한 것만 찾다보니 그렇게 미식여행은 되지 못한 것이 유감입니다. 역시 미식여행은 날씨가 좀 선선하거나, 여럿이서 여행을 해서 정신적으로 좀 여유가 있을 때야....가능한 것 같습니다. (정말 누가 저랑 함께 라면 투어 가요....)
어쨌든 배도 채웠으니 (별로 찾을 생각은 없었는데 오던 길에 너무 튀어서 금방 발견해버린...) 빅 카메라로 출발!
그야 물론....도키메키 걸즈사이드2(+부탁받은 물건)를 구입하기 위함이죠.....
하여간 장난감 코너를 지나 DVD, 게임 판매 구역에 도착~
....했더니 곧바로 이런 포스터가 맞아 주더라는..... (쿨럭;;)
일본에는 무극이 영어판 제목으로 개봉되었군요.
그런데 사실 그것보다 신경 쓰이는 건......
PROMISE라는 제목 위의 글자를 잘 보십시오.
무려 사나다 히로유키X장동건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함부로 커플링 만들지 마라!! 왜곡하지 마!!!---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그것도 무려 배우 커플링이라니...)
그리고 곧바로 눈에 들어오는....북두의 권 게임!!!
.............하지만 파칭코 슬롯트 게임. OTL............... (게다가 두 종류나 있다니;;;)
하긴 노부나가님도 몸을 팔아서 파칭코에 올인하시는 마당에....(퍽퍽...)
어쨋든 북두의 권 파칭코는 꽤 잘나가는 모양인지 빅 카메라 옆의 새로 개장한 게임/인터넷센터에서도....
.....단체고객에 한해서 게임 한판을 하면 저 부채를 주더군요.
가게 특성상 주로 어린이 동반 가족을 노리느라 린과 배트인가 봅니다....
.....하긴 그 외에 딱히 어린이가 공감할만한 어린이 캐릭터가 없긴 하지만;
(그나저나 배트는 왜 저렇게 느끼하게 자란 걸까....-_-;;)
사실 도우미 아가씨가 레이와 켄시로 부채도 들고 나왔는데!--곧바로 눈치빠른 여자 단체고객들이 싹쓸이;;
흑흑....나홀로 여행은 이래서 서러운거야?--라며 쓸쓸히 등을 돌려 빅 카메라로 향했던 것입니다........
아무튼, 빅 카메라로 돌아와서.
이상하게도 유명한 것은 물론, 각종 (그 동안 게임소식에 소홀하다 보니) 들어보지도 못한 여성향 게임들은 디글거리면서 걸즈사이드는 없는 것입니다! 헉 왜인거냐! 그렇게 안 팔린 거냐 코나미! 이걸로 걸즈사이드의 약발도 끝??!---등등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게임지역 일대를 빙글빙글 돌다가 견본용 게임잡지 만화도 보고 엑스박스용 검호도 구경하고....참, 게임만화에는 파판12도 있었는데 뭔가....아쉐가 [겉으로는 쪼금 무리하려고 해 보지만 사실은 무척 여리여리 약해서 결국 그냥 남자들이 다 지켜주는 여자 캐릭터]로 나와서 위화감이;; 내 머리속의 아쉐는 우거어~~우리집 마석 내놔아아!!! 이 제국 놈의 쉑히들!--하며 도끼 휘두르는 공주님이란 말야!....랄까 왜 여자캐릭터에 대한 해석은 거기서 거기인 걸까??--라는 점이 아쉽더군요. 물론 남자캐릭터도 특정 유형이야 있지만, 여자캐릭터는 그보다 훨씬 더 유형이 제한되어 있어요. 그리고 (현재의)밧슈장군은....아쉐한테 몬스터가 덤벼서 꺄아~~하니까 달려와서 공주님~!--하고 타이밍 좋게 쳐내는 거 절대 못해! 아직 게이지 차는 중이란 말야!! (퍼억--!) 게다가 게이지가 차도 멍띵하니 멀뚱멀뚱 보고만 있을걸! 내가 아는 밧슈장군은 그런 사람이란 말야!!!
---라고 머리속으로 생각하다가....
허걱! 내가 왜 이런 오타쿠스러운 생각을! 이번은 건전한 관광여행이란 말야~ 우후후 건전~
빅 카메라는 언제까지나 용건일 뿐이지~~--하고 스스로를 간신히 다스렸.....
....다고 생각했지만 주변의 게임들의 유혹에 대략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젠장! 이대로는 안돼! 빨리 사서 나가야지!---라고 생각하며 정신 집중한 결과....
..........!!
저....저거!!!
있다아아아!!!! 드디어 발견!!
....그런데 아까 둘러본 장소인데 왜?? 없었지?--라 의문점을 느끼며 갔더니....
정작 그 아래 있어야 할 게임이 없어서;;;; 였던 것입니다........
결국 머리를 굴리다가 신작 게임에 있을 거라 판단, 앞쪽에서 다시 찾아서 멜티 블러드 옆에 있는 것을 발견.....
그런데 디스플레이는 딱 저거 밑에 쌓여있도록 세트해 둔 것 같은데, 왜 점프 게임으로나 땜빵해둔 걸까?? 특별 메모리카드는 어딨고??---에 대한 의문점이 풀린 것은 카운터에서였습니다.....일단 게임 자체도 팍팍 팔려서 재고가 거의 안남았고 메모리카드도 진작에 전멸이라는군요;;
이....그렇게나 굶주렸던 거야? 오사카 여성 게이머들;;
아무튼 이런 것만 봐도 적어도 일본만큼은 여자가 게임을 안 한다고 할 수가 없는 나라군요......
일단 빅 카메라에서는 스스로가 대견하게도 당최 살 것만 사고 나왔습니다만 순수한 관광여행이 이상한 데로 빠지는 것 같다는 염려감+문화적인 것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난비 시내에 있다는 인기 있는 절 호젠지(法善寺)에 가기로 했습니다.
가던 길에 발견한 중고서적 전문 노부나가 서점. (원숭이까지 같이 있음;;) 남성향 성인용 상품을 주로 취급합니다. 게이 포르노도 조금 있었는데 그림이 별로 없는 잡지라던가 (일본어 활자 빨리 못 읽음...), 비디오 종류밖에 없어서 (집에 VCR이 없음....) 조금 유감이었습니다.
일본은 절이나 신사가 생뚱맞게 주택가나 번화가 한가운데 있는 것이 흔히 보입니다. 호젠지도 갑자기 튀어나와서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교토에서는 거의 일상다반적으로 보이더군요. 옆은 공사중인 듯.
정말 작은데 저 건물 두 채가 전부입니다. 뒤쪽으로 가면 다른 골목길이구요...
앞쪽 건물에 모셔져 있는 물 뿌리는 부동명왕. 국자가 얕아서 의외로 제대로 물 뿌리기 힘듭니다(...) 저는 발에나 간신히 닿아서 소원을 들어줄지 걱정되더군요. 적선은 했는데...!
관광객도 좀 있었지만 그보다는 시민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 부동명왕이 첫번째 케이스였지만 갈수록 일본의 신앙은 다소 단순한 기복신앙적 측면이 유난히 강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실리주의적이라면 실리주의적이랄지....그냥 램프의 바바랄지(.....)
북오프에도 부탁받은 것이 있는 것이 생각나서 다음에는 난바역으로 향했습니다.
....그 전에 지쳐버려서, 가는 길에 쵸코 크라상과 믹스 쥬스로 원기회복.
제가 음식사진을 잘 못 찍어서 그렇지 제법 맛있었습니다....
자칭 오사카 명물인 믹스쥬스는 재료는 비밀(...)인데 바나나와 파인애플의 맛은 감지하겠더군요.
그런데 북오프 가는 길이 생각보다 꽤 위험했습니다.
치안이 위험하다는 게 아니라 지갑 사정이.....였습니다;
왜냐면 중고 게임 가게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었던 것입니다-_-;
아아....참새는 방앗간은 못 지나치고 표범은 점박이를 못 바꾼다더니.....발이 멋대로.....
정말 이러깁니까 ㅅ님....너무하십니다 흑흑흑.....(퍽!)
처음에는 빅카메라에서 더 싸게 샀지~정도나 생각하다가 다음에 좀 깊숙히 가니 헉 이건 플스 때 하던 추억의 게임! 왜 이리 싼 거야! 헉 이건 플스 때 해보고 싶었던 게임!---해서......여하튼 이하 생략인 것입니다 쿨럭;
참, 유리 너머에 진열된 굿즈 중에는 이런 것도 있더군요.
........일본인 게이머가 보기엔 나름 신기한 걸까요? 내지는 설마 콜렉터가 있다던가....쿨럭;;
북오프는....최대한 (책과) 눈 마주치지 마!---모드였죠;; 볼 일만 보고 싹~~
.....그래도 빽빽히 꽂힌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너무나 뚫어지게 쳐다본 나머지 타치요미 하던 총각을 조금 놀래키기도 했고(...)
결국 두권짜리지만 뭔가 지르긴 해버렸으니.....크윽.......;;
북오프를 나오니 꽤 어두워졌고, 식당 들어가기도 피곤하고 해서....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호텔에서 먹었습니다.
야밤에 쓰다보니 졸려서 정말 정신이 없었군요;; (사진 순서도 뒤죽박죽이라 필름을 보고 간신히 확인...)
어쨌든 천단공원은 1일째에 갔던 것입니다. 우매한 중생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럼 과거는 물에 흘려 보내버리고....(이봐......)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는 뷔페식으로 죄다 중국식이라 까놓고 말해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기름기가...)
아침부터 볶음밥을 먹는건가? 사이즈는 작다지만 고기만두도? 야채도 전부 기름에 튀긴 것??!;
그나마 나은(...) 것은 죽과 달콤한 빵과 미니호빵 (개인적으론 딱 좋은 사이즈)랄까요.
어째 괜찮다는 게 거의 다 단 음식 뿐이군요;;
개인적으로는 일본에 있을 때 호텔에서 먹었던 일식(+약간의 서양식) 아침 뷔페가 더 취향이었습니다. 아무튼 호텔 아침 뷔페같은 데서 사진을 찍는 취향은 없으므로 전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아침에 잔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불안해서 결국 호텔방으로 잠깐 돌아가서 카메라 덮개(는 과연 수동카메라 덮개답게 무식하게 딱딱함....) 를 가져서 입혀놓은 채로 들고 다녔는데 나중에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둘째날부터 본격 세일즈! 루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페키지 관광답게(...)
오전에 들른 곳은 옥 가공, 세공 공정이었는데 입구부터 커다란 판타스틱 고전풍 조형물들이 있었지만 묘하게 사진 찍을 기분이 아니라서 안 찍었습니다(....설명불가;)
옥 박물관을 다소 초스피드로 박물관 가이드(덧붙여 우리 팀의 가이드도 그랬지만 이런 가이드들은 전부 조선족으로 한국어가 상당히 능숙했습니다.) 따라가면서 옥과 비취의 차이도 듣고....비취가 인간의 생기를 흡수하며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무시무시한 마석(魔石)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다소 왜곡의 여지가 있는 설명임.)
사실 나중에 실내 분수식으로 만든 옥 조형물을 찍기는 했는데 너무 가까이서 찍어서인지 그만 윤곽이 흐릿해져서 사진관 아저씨가 외계 생명체(....)로 착각해서 사실 MIB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무튼 필름으로만 존재하고 현상되지 못한 사진 중에 하나라 미처 못 올리는군요(....)
물론 박물관 끝에는 팔아요 팔아~.....입니다. 참고로 이것도 정부경영 기관입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 정부가 정말로 바쁩니다. 저희가 머물던 호텔도 정부경영이고 관광루트 중의 상당수의 쇼핑성(...) 기관과 대형 식당은 전부 정부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즉 이런 데서 보석 파는 애들도 말하자면 공무원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공무원 시험 봐서 공무원 되는 것보다 중국으로 이민 가서 공무원 되는 것이 더 나아보이기도 할 정도로 국가에서 정말 다양한 사업을 펼치더군요(...) 뭐 다른 말로는 공무원이 서비스업을 한다는 뜻이기도 한데....그 '공무원+서비스업'의 결과물의 전반적인 퀄리티에 대해서는 별 말 안해두겠습니다.
아무튼 어머니와 저를 제외한 일행은 꽤 질르셨습니다. 특히 비취가 심장에 좋다느니 하는 소리가 효과적이었던 것 같군요. 저희는 가난(?)해서....라기보단 들고 갈 것을 생각하니 귀찮아져서 그냥 구경만 하다가 작은 기념품만 조금 샀죠.
제가 중국에서 (필름 외에) 뭔가 산 곳이라면 이곳 정도로군요. 그냥 작은 옥돌로 조목조목 만든 팔찌였습니다. 또 하나는 사촌 조카를 위해서 샀구요. 인사동에도 있겠지만 어차피 싼 물건이고 뭔가 안 사기에는 썰렁해서...아무리 팔뚝이라도 굵은 팔뚝인데다가 셀카는 찍어본 적 없으니 구경하고 싶으신 분은 직접 문의를....퍽!
사실 산 것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구석의 잡화점에서 파는 중국 쵸콜렛 바였습니다. 맛의 감상은....뭐랄까....러시아도 그렇고 왜 사회주의 국가들은 쵸콜렛이 이 모양인 겁니까?! 아니 이것도 쵸콜렛이라고 불러줘야 하는 것입니까! 모두의 칼~이나 프리드리히~나 만국인민의 아이돌♥ 니콜라이가 쵸콜렛을 싫어했다는 말은 어디에도 안나와 있거늘!!! 아무튼.....왜 쵸코파이가 중국과 러시아에 인기가 있는지 정말 실감이 나는 체험이었습니다(.....)
아무튼 다음은 13릉입니다. 고로 이제 지겹디 지겨운 글 대신 마침내 사진이 나옵니다.
13릉은 명나라 황제들 13명이 묻혀 있다고 하는 (그러나 안 묻혀있는 황제도 있는...) 무덤들입니다.
이집트로 치자면 [왕들의 골짜기]같은 장소겠죠.
아무튼 사진은 무덤에 들어가기 앞서 있는 유물전시관인데....다 짜가! 입니다.
물론 아무리 짜가가 많은 중국이지만 이 경우는 짜가일 수밖에 없는 슬픈 사정이 있습니다...
문화혁명 시절 이 무덤을 발굴 당시, 발굴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던 당시의 북경 시장이 친구와 같이 스캔들에 휘말려 (*브로크백같은 스캔들 아님.) 불미스럽게 은퇴하게 되었고, 따라서 정적들이 [시장이 하고 있던 모든 일도 잘못되었다]는 의미로 홍위병들에게 명령해 무덤의 부장품과 장식품, 황제와 두 황후의 시신 등을 모조리 파괴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뭐....금 정도는 녹여서 빼돌렸겠지만요...-_-)
그런 이유로 황과 황후 두명의 초상화, 기타 부장품 등은 죄다 짜가인 것입니다.
사실 이 사진을 이 각도에서 모르는 인간의 방해를 받으며 찍은 이유는....황후의 왕관보다도 [북경에는 군인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왠지 대놓고 기념사진 찍기에는 좀 그렇고....일단 제 카메라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일행에서는 저밖에 없으니 안되고(....) 어쨌든 정말 많았습니다. 저보다 어려보이고 실제로 어린 애들이 다수라지만요. 서커스의 어린이들처럼 시골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 많다는군요....
과연 거대 스케일의 중국이라 무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아까 보이던 전시관 전에도 상당히 걸었어야 했고 그 다음에도 상당히 걸었어야 했습니다.
이런 성벽같은 것도 올라가면서요. 나무가 특이하게 자라서 찍었습니다. 판타지물같기도...
사실 몇년에 한번씩 내시들이 무덤을 청소했기 때문에 사람이 발길이 와야 하는 곳이라 어떻게 보면 공원같기도 했습니다. 추웠지만요....
무덤까지 내려가는 곳은 다행히도(?) 계단이었는데.....이........이............
메탈기어솔리드3의 사다리 기어오르기보다 더 끝도 한도 없는 계단을 직접 경험하다니;;
(다행히도 올라오는 출구는 낮았습니다;;)
무섭다! 스케일!---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_-;;
아무튼 왕릉 안은, [사후의 궁전]이라는 말대로 왕좌와 그 주변 방의 구도를 충실히 따르고, 사방이 전부 한백옥석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처음에 황제의 유체를 발견했을 때 놀랍게도 완벽하게 미이라화되어 보존이 되어있었던 이유는, 바로 옥석의 보존효과 때문이라고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미이라를 홍위병들이 절벽 아래로 냅다 던져버리긴 했습니다만(...)
사진이 없는 이유는....기술적 문제 때문입니다;
어중간하게 어두워서 플래쉬가 없는 상태로는 찍을 수 없었습니다.
휴우......망원렌즈와 플래쉬.....(하지만 니콘에서 더 안 만든다고 했지T_T)
황후 두명과 같이 묻혀있는 이유는, 첫번째 황후는 (당연히) 정략결혼이라 사랑하지 않았고 또한 일찍 죽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신 두번째 황후는 사랑하던 여자라고 합니다. 전시관에 황제와 황후 두명의 초상화가 있었는데 사실상 황후들은 사랑받은 황후 쪽이 더욱더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다는 것만 빼면 비슷하게 생긴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둘째 황후에게는 쌍꺼풀이 있더군요! 과연, 그래서 개나 소나 쌍꺼풀 수술을 하는건가!!! (드디어 깨달음을 얻음)
이 황제는 명나라 말기의 신종으로, 중국을 위해 해놓은 것이 하나도 없어(...?) 백성들과 후세에 지지리도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위해 원군을 보내주기는 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자기 무덤을 지은 것을 제외하고는 업적이 없다시피 하고, 후대에는 결과적으로 명나라의 쇄망의 책임자로 몰려 단단히 욕을 먹은 왕입니다.
그에 대해서 좀 묘하달까, 아이러니하달까 하는 일화가 있는데 바로 이 무자비(無字碑)입니다.
황제들은 각각 비문에 자신의 업적을 남기는데, 신종의 경우 하도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없어서(...) 고심하던 신하가 무엇을 적으면 좋겠냐고 묻자, 신종은 호탕인지/자포자기인지/진심인지/유머감각인지 [그냥 아무것도 적지 말아라. 아무것도 적지 않아도 백성들은 다 알아줄 거야.]라고 말해서, 아무 글자도 적히지 않는 무자비가 나오게 되었답니다(....)
(뭐....뭐지?!; 도저히 범인의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는 스케일의 센스야! 게다가 순 놀랑패 왕이!-△-; 설마 패리스 힐튼의 전생??! 내지는 시니컬 유머인가??! 도저히 모르겠어!!!)
아무튼 죽은 사람을 불러낼 수도 없으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뒤로 하고(....)
만리장성으로 향했습니다.
만리장성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점점 고지대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귀가 계속 멍멍해지고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만리장성의 가장 높은 부분을 케이블카로 이동해 그 위를 걷는 투어였습니다.
케이블카는................
스릴을 맛보고 싶은 분께 추천해드립니다(.......)
특히 제가 갔던 겨울/초봄의 바람이 엄청나게 강한 시기에....
사실 케이블카 자체보다는 도중도중 지탱하는 기둥에 있는 사다리를 보며, 고장시 저것을 수리해야하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니 더더욱 아찔하더군요.
어쨌든 만리장성은.......
크고 아름다웠 무지막지했습니다.
게다가..........
안그래도 바람이 센 북경인데 더 북쪽인데다가 더 높으니......
더럽게 추웠습니다;;;
계단 곧곧 얼어붙은 눈이나 얼음이 있어서 위험했지만....
수많은 세월을 지나다보니 계단과 바닥 그 자체도 울퉁불퉁해서......
잘못 발 내딧다가는 농담 안하고 으왓! 데굴데굴~---신세일 겁니다;;
그래도 가장 높은 지점에 올라가니 기분은 좋았지만....그래도 장소 자체가 무서워!
뭐랄까, 그 다소 살벌한 고도와 안전상태 때문도 있겠지만 그 이전에 무섭다는 의미가......
이런 괴물같은 것을 지은 놈들은 대체 뭐하는 녀석들이냐!!!-ㅁ-;;;
......라는 감탄사인지....욕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직접, 올라가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그 뒤로 한국에 돌아와서 중국 관광용 포스터에 아늑♡하게 푸른 숲에 둘러싸이고 아잉~하고 귀여운 척 하는 만리장성을 보고 하마터면 [거짓말!!!! 너의 본모습을 난 알고 있어!!]--라고 한 길가에서 절규할 뻔 했습니다;;
일단 저는 추울 때 가서 푸른 숲 따위는 없었구요.....
뭣보다........
추워요.............
더럽게 춥단 말이에요.......
아무리 아늑해 보이는 숲이 있어도....추울 거에요......
게다가 높아요......
사진같은 데선 그렇게 실감 안 날 수도 있지만......
산맥 위에다가 벽을 지은 거라구요.....
게다가 그 산맥 자체도 고도가 높아서 바람도 세고 귀도 멍멍하고.....
보면서......참 이런 데로 발령되기 싫겠다....하는 생각이 들면서......
(적을 탐색하기 위한 용도의 작은 구멍들이 곳곳에 보임)
다시한번 이런 괴물같은 것을 지은 놈들은 대체 뭐하는 녀석들이냐!!!-ㅁ-;;;---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데 이런 괴물같은 것을 이런 산까지 기어올라와서 때려부수고 침략하던 놈들은 또 뭐냐!!!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아....정말 스케일의 압박, 이었습니다;;
물론 멋지고 굉장한 체험이었음은 변함이 없지만요.......
그래도 정말....너무 무시무시했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더 무서운 건.........
그 가장 높은 지점에 차려져 있는 기념품 가게와(.......)
케이블카 내려오는 곳에서 버스정류장이 있는 아랫길을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만리장성 모형 저금통을 팔려는 지난 번의 엽서 아저씨를 능가하는 초거머리 근성의 아저씨 아줌마들;;
(일행 중 한분은 압력에 못 이겨 하나 사셨음.....그런데 같은 가격에 조금만 더 버텼으면 3개를 살 수 있었을텐데....)
후후 물론 저는 AT필드/바리어/자기장 기능으로 어머니도 지켜냈습니다. 후후.
돌아와서는 호텔의 큰 식당에서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역시 전 샤브샤브나 스키야키 류의 급히 국물에 데워먹는 요리랑은 잘 안 맞나 봅니다;
사실 왠지 고기맛을 국물에 잃는 것 같아서 아쉽고, 그렇다고 국물을 먹자니 나중에는 온갖 찌끄레기로 범벅이 되서 먹기 힘들지 않습니까?---같은 건 단순히 개인 취향의 문제일테니 그렇다치고....진짜 문제는......
왜 내 화로는 데워지지 않는거지....?;
.....하며 남들이 먹는 것을 손가락 빨며 구경......;;
먼저 데운 화로 중 하나인데 왠지 데워지길 거부하더군요;;
결국 기울여서 간신히......
고기는 소고기와 양고기 두 종류였습니다. 양고기......하니 브로크백 마운틴이 생각나는군요. 보면서 정말 양고기 먹고 싶었습니다. 향에만 익숙해지면 먹을만해요, 양고기.....Mmmm....lamb...... (심슨가족의 호머 억양으로)
식사 후에는 원래 그냥 발맛사지인데....어른들은 한 분의 선동으로 전신맛사지 받으러 가셨지만.......발맛사지 하는 스킬을 보니 전신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브로크백 감상을 적고 싶습니다만, 워낙 잔잔하면서 강력했던 영화라 마음을 정리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서 또한 중국 공안이 만약 현재 중국내에서 상영금지된(어차피 볼 사람은 다 봤지만...) 斷臂山 감상을 자국 관광 기행보다 먼저 올렸다는 사실을 알면 중국에 영영 재입국 금지될 것 같아서 우선 북경 기행문부터 올립니다.
대략 100장은 족히 넘는 사진 중에서 몇 개만 발췌해 올립...니다만 그래도 스캔하고 편집하기가 너무....힘이 들어서 일단은 절반 정도만 올립니다. 항의하고 싶으시면 저에게 최첨단 초성능 돼지털 카메라를 사 주십시오.
지지난 주(....시간이여...) 북경에 3박 4일 동안 다녀왔습니다. 가이드 한 사람이 딸린 8명 구성 그룹의 패키지식 여행...이었습니다만 언어가 안 통하는 나라니 감지덕지하죠.
우선 첫번째날. 도착은 북경이 아닌 천진 공항이었습니다. 천진에서 점심을 먹고 몇시간 동안 북경으로 이동하는 스케줄이었죠.
사실 중국은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대단했습니다.
세관을 향한 에스칼레이터가 정지된 것입니다.
따라서 무거운 짐을 끌고 걸어내려와야 했던 그 수많은 승객들.......
이때의 감상은....대단하다! 과연 중국! 호락호락하게 들여보내지 않겠다! 이거군!---이었습니다.
(....왠지는 몰라도;;)
어쨌든 중국에 대한 경이는 이곳에서 끝나지 아니할 것이었으니......
그 다음, 공항을 당장 나선 순간 흘러오는.....
중국에 와서 최초로 느낀 내음......
매연의 추억(.........)
그렇습니다, 중국은 전반적으로 급격한 (환경을 무시한) 공업화 정책으로......
까놓고 말해 오염도가 심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그런 시절이 있었으니 남말 할 처지는 못합니다만, 그래도 천진공항에서 나서자마자 풍겨오는 그...그 눈에도 보이고 냄새로도 느낄 수 있는 매연은.......
뭐랄까 빅토리아조 런던으로 타임슬립한 듯한 순간적인 착각과, 서울이 상대적으로 깨끗(...)해 보이는 혼란상태와, 목이 콱 막히는 반사작용을 동시에 동반한 다발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조금 익숙해졌습니다만, 그래도 북경 여행 내내 목이 막혀서 켁켁거리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천진의 풍경. 요즘 모 애니 때문에 마작에 빠진 동생을 위한 마장.
북경의 날시도 대체로 저렇게 희뿌연했습니다. 보통의 날씨라고 합니다.
여행 내내 대체로 이런 것을 먹게 되었죠.
대부분 한국인 관광객들의 입에 맞추어진 중국요였다고 합니다. (김치도 장비.)
그렇다 해도 기름은 많지만.......
저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여드름으로 고생중입니다(...)
식당에서 본 해괴한 광고....같은 걸 찍는 해괴한 관광객으로 보였겠죠.
자세히 보니 술 광고 같습니다. 아무튼 해괴한 오오라가 감지되지 않습니까?
사실 이 북경 가는 길에 천단공원에 들렀었는데....야밤에 기행문을 쓰느라 그만 기억력이 OTL
아무튼 필름 순서에 의하면 이곳이 천진과 북경의 사이에 있었습니다.
(인간의 기억력 따위! 역시 기계가 최고야! 기계제국 만세!←맛이 갔음...)
아무튼 사진에 정면을 대놓고 겁없이 엽서를 강매하려는 아저씨 1호입니다.
(앞으로의 관광지에는 차례차례 엽서/기념품강매 아줌마 1호, 아저씨 2호 기타 등등이 나오게 되지만 저는 어설픈 백인 관광객이 아니므로 끝까지 안 샀습니다.)
사진에 찍힐수록 영혼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입니다...(←미신)
그나저나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청조 황궁의 저 붉은 벽의 색은 돼지피와 찰흙의 배합물이라고 하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 햇빛에 바래 색이 변하므로 그때마다 새로 겹칠하고...)
한마디로 저 화려한 겉모습의 뒷면에는 수많은 백성...뿐만 아니라
처절하게 죽어간 돼지들의 피와 눈물(문자 그대로)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돼지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라는 제목의 역사 서스펜스 스릴러 비극이 있을....리가 없나;
아무튼 천단은 황제가 하늘에게 질러라 제사를 지내는 곳이었죠.
청조의 황족들은 만주족이라 그런지 지붕 모양이 특이합니다.
천단은 전부 한백옥석이라는 마치 대리석같은 하얀 옥돌로 만들었고
제단 한가운데서 소리를 내면 주위에 울리도록 되어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올라가서 하늘에게 소원을 빌었습니다. 후후후후....
정교한 세공. 지붕 기와의 일부입니다.
자금성의 노란 기와도 그렇지만 이 푸른 기와도 유리라고 합니다.
특히 청조의 황족들은 이런 식의 정교함과 화려함에 대단히 집착했다죠....
(라고 이전에 번역한 중국 미술사 책에 쓰여있었음.)
제사에 바치기 위한 조리실과 제단을 잇는 통로.
요리가 눈에 맞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기 위해서라는군요...
저는 왠지 복도라던가 통로라던가 골목길을 보면 이상하게 두근거립니다.
어쩌면 단순히 소실점(消失點)이 강조되는 구도가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천단공원에는 이렇게 잡상인(...)들과 시민들이 자주 와서 거닐고는 합니다.
수백년이 된 귀한 나무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이 나무를 보며 [카모플라쥬 XXX퍼센트!]--라고 하는 당신은 모모 게임을 한 사람입니다(....사실 저도 그 이유 때문에 찍었....;;)
북경으로. 북경에는 이런 낯익은 물건도 있었습니다.
(덧붙여 KFC는 背德基였습니다....;)
아쉽게도 중국의 패스트푸드가 특별하게 맛이 있는지는 시식해보지 못했습니다.
아래의 붉고 둥그스름한 것은 전화박스(...?) 아무튼 공중전화기입니다.
정확히는 공중전화기를 표기 및 비로부터 보호하는 지붕 정도랄까....
북경 시내 곳곳에 보이던데 예쁘더군요. (하지만 추울 것 같...)
왜 추울 것 같냐면 북경은 정말 심하게 바람부는 도시였기 때문입니다.
기온 이전에 바람이 세서 추운 것이 문제. 혹시 가시는 분은 두툼하게 차려입고 가시길.
북경에 도착하니 오후로 어차피 첫날엔 관광지보다는 그냥 북경 시내 구경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북경의 유명한 먹거리 거리인데....정말 빼곡히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팔고 있는 것은 고기, 야채, 과일, 생선, 그밖의 정체불명(...)의 음식으로, 주로 꼬치에 꿔어 팝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위생상으로 미심쩍어 과일 외에는 먹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하더군요. 모험을 하고 싶어도 식중독에 걸리면 가이드에게 폐만 끼칠테니....
백화점에도 들렀습니다만 아쉽게도 책방이 닫혀 있어서 黑傑克 선생님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사실 백화점 서점에 만화책을 갔다놓는 나라인지조차 모르겠습니다만;;)
그 대신 이곳에도 위용(...)을 떨치고 있는 카트라이더를....
사실 첫날의 사진은 이 정도로 끝입니다....
(정확히는 발췌한 것이지만...특별한 것은 없으니....)
왜냐면 어차피 첫날이고 시간이 늦었으니 관광지는 특별히 없었던 것도 있었지만...
또 다른 이유에는 사진관 아저씨의 개입이라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만 우슨 1일차 기행문을 다 쓴 뒤에 밝히죠.
저녁은 태족이라는 소수민족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왠지 그 동안의 음식 중 가장 입에 맞다는 느낌이. 전통의상을 입은 아가씨들이 무대에서 춤을 추기도 했지만 사진이 아래에서 언급할 이유로 및 나오지 못했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북경의 명물 중 하나라는 서커스를 보러 갔습니다. 곡예사들이 전부 다 어린이였는데, 다 가난한 지방 출신이고 몸의 유연성을 위해 식초를 과다섭취하는 나머지 평균수명이 짧다는 등의 가이드의 설명이 사전에 없었어도 왠지 그러한 곡예를 어린아이들이 펼친다는 것이 대견하다기보다는 어째 가엾고 위태로워 보인달까요. 무거운 항아리 저글링부터 물구나무 서기한 채로 허리 180도 돌리기(...) 사춘기 남자로서는 무리일 것 같은 신체의 유연성을 요구하는 곡예, 자전거 10인 타기(...) 등등 굉장한 곡예들이긴 하지만 어른이 한다해도 아슬아슬할 텐데 아이들이고 하니, 곡예들에 대한 감탄보다는 딱한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물론 자신들의 의지로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이런 길을 선택한 것이겠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착잡했습니다. 딱히 마음씨가 비단결이 아닌 저라도 이런 생각을 하니 보통 사람은 더 마음이 쓰릴 것입니다. (사실 사진을 안 찍은 것은 물론 빛이 충분히 안들어 와서도 있지만 애들 집중력을 떨어뜨릴까봐...라는 괜한 기우도 있었습니다.) 이 서커스가 상당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해외공연이 불가능한 것은, 단원들이 어린이라 불안정한 데가 분명히 있고, 또한 해외에서는 인권침해, 아동학대에 포함될만한 처사이기 때문이겠죠. 복잡한 생각을 하며 호텔로 향했습니다.
호텔은 북경 외곽에 위치한 5星급 호텔이라 시트도 깔끔하고 방도 고급스러워 보이고, 또한 온천 호텔이라 베란다가 있을 곳에 온천물이 들어오는 욕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5星급 호텔이라도 화장실 휴지재질은(....) 뭐 좋게 말해서 너무나 굵고 거칠고 흡수력이 낮는 나머지 소비를 억제하고 재활용을 촉진시킨다고 하지요(....) 샴푸는 머리 끝을 가르는 특수효과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1일째 기행문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차차 비정기적인 간격으로 다음 기행문들이 올라올 것입니다. 그리고 점점 화려한 관광지가 많이 나오면서 사진 수도 늘어날 것이구요(...)
그러고보니, 아까 말했던 현상된 사진에 대한 부연설명입니다.
캐나다에서 사진을 현상할 때면 간혹 드헉스러운 사진들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사진이 아무리 괴상하게 찍히고(내지는 아무리 괴상한 사진이 찍혀 나와도) 빛이 너무 많이 들어온 나머지 햇빛으로 색소가 증발한듯 한 19세기에 찍은 것같은 빛 바랜 사진이 나올지언정, 필름에 들어있는 것은 반드시 현상해내고 물론 현상비도 꼬박꼬박 챙겨먹는다는 원칙에 충실히 준수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쨌든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문화차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무리 괴이한 사진이라도 현상비를 내야하는 상황에 처해야 됩니다.
그에 비해, 이번에 다량의 사진을 한국에서 (7년만에) 현상하면서 한 가지 의혹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한국에 UFO나 수수께끼의 생물 등 괴현상의 보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진관 주인들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가설입니다. 왜냐면 조금이라도 빛조절에 실패한 사진이나, 흔들린 사진이나, 이상한 것(...?)이 찍힌 사진은 가차없이 현상화 과정에서 잘라낸 것입니다! 에잇 사진 찍을 때부터 그런 효과를 의도(....했을리가....)했던 건데! 내가 찍은 거 내가 뽑아달라는 데 뭔 참견이야!---라고 대놓고 노발대발하며 따지지는 않았지만, 물론 사진관 측에서도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는데 [이상하게 찍힌 사진을 현상하면(=현상비를 물게 하면) 손님들이 화를 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말이지....이게 무슨 가족 스냅샷 사진집으로 보이냐! (실제로 이 사진들에서 인물은 장애물이나 배경;;) 내가 나름대로 생각해서 찍은 거니까 뽑아달라는데 누구 멋대로 가려내! 그러니까 UFO나 유령같은 게 우리나라에 잘 안 찍히는거야!! 사진관 주인들이 잘라내니까(....)! 돼지털 카메라에는 손맛(...)이 부족해서 안찍히는거고!!! (기준이 멋대로...) ---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경험이었습니다. 으드득...다음에는 [무슨 사진(???)이 찍히든 다 현상하슈!]....라고 분명히 해 두어야지 원...그리고, 비록 보기 흉한 사진을 찍어도 일단 자신이 찍은 것이니, 돈을 내고서라도 현상받는 것이 낫지 누군가에 의해 먹대로 [현상할 필요 없음]이라고 낙인찍혀 빛을 못 보는 것은 더 기분나쁜 것이다...라는 것도 깨달았죠.
아무튼 그런 이유로 밤에 찍은 월요일 저녁의 사진들이나 차에서 찍은 사진들, 너무 햇빛이 많이 들어온 사진들은 가차없이 잘린 상태입니다(...) 그 중 없어진 것이 눈치 챈 몇가지는 현상을 요청해 사진을 뽑았습니다만, 대다수는 당시 미처 눈치채지 못했고 그렇다고 그 사진관(주변에서 유일한) 또 가기는 싫어서 이를 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