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2010. 7. 5. 13:09
 
화면은 아무래도 원어(영어)판보다 연기가 우월한 것 같은 일본어판 트레일러

[헤비레인] 1주차 클리어했습니다. 어드벤처도, 스릴러도 둘 다 좋아하는지라 상당히 재밌게 했어요.

많이 알려져 있겠지만 '영화적' 게임으로써 상당히 특이한 조작감을 취하고 있는데 익숙해지니 재밌...기는 하지만 역시 선택지 나오는 부분은 종종 ㅇ과 ㅁ이 잘 구별이 안되기도 해서 색깔이라도 넣어줬음 했습니다.
(뭐 미학적으로 영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하얀색으로 통일한 듯도 하지만...)

연쇄살인마 '오리가미 킬러'에 의한 남자아이 유괴, 살인사건을 둘러싼 4명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만약 미국에서 만든 게임이었다면 범인은 99% 쇼타콘 카톨릭 신부로 피해자들을 다 건드린 뒤 증거인멸을 위해 살인한 강간유괴살인사건이었을 테지만 프랑스에서 만든 게임이다보니 그냥 유괴살인사건이 되었습니다.


FBI요원 노먼 제이든의 등짝을 노리는 BIG BLACK COCK MAN...은 농담이고 Mad Jack.

사실 플레이하기 전부터 성우가 어색하다는 말은 들어서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회사가 프랑스 회사인 것도 있지만 주된 이유는 성우들도 미국인이 아닌 프랑스 현지인이나 영국인이 (그냥...제작사 측이 현지작업하기가 더 편해서라고 추정..? 그런데 슈퍼나 지하철도 보면 미국보다는 좀 유럽스러움.) 미국식 영어발음으로 연기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직접 해보니 그것도 좀 그렇지만 대본 자체가 '문법적으로는 대충 맞는데 어딘가 자연스럽지 않은' 대사나 '80년대 영어교본에나 나올 듯한 도식적 관용구'가 적잖이 눈에 띄어서 참...^^; 뭐 저같은 경우는 거슬린다기보단 왠지 뿜으면서 봤지만...요는 영어를 모르면 모를수록 더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일지도요?!  (한글자막으로 한글화가 되었는데 번역 퀄리티가 제법 괜찮습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감정처리, 연출이나 이야기는 상당히 좋아서, 가령 아이를 잃은 부모의 아픔이 절절이 묻어나오는 부분들은 매우 심금을 울리는 데가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를 잃은 가정은 이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현실적인 점도 반영되어 있구요. 가령 게임 초반의 에단의 작업실에서 무난히 일(건축 디자인)을 하도록 컨트롤할 수 있는데, 큰아이를 잃은 후에는 작업대에 먼지가 수북하고 행동조작을 시키면 일은 안하고 (말그대로 손에 잡히지 않고) 생전에 아이를 녹화한 비디오를 돌려보며 괴로워하지요.


슬픔에 빠져 남은 아들과도 소원해진 어색하고 침울한 일상의 분위기. 이런 묘사는 좋다.

비가 퍼붓는 음울한 도시의 풍경, '사랑과 희생'이라는 테마에 부합한 절절한 분위기를 살려낸 것도 큰 강점입니다.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게임으로써는 그런 이미지메이킹과 일관성이 중요하지요.
 
또한 조작의 특성도 캐릭터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컨트롤 화면이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화면은 영화처럼 진행되는 와중에 그 때 그 때 나오는 버튼, 조작을 눌러줘야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박진감과 몰입도가 더합니다. 특히 아픈 장면들에서는 진짜 간만에 후덜덜 떨리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들에 대한 대략적인 코멘트는 스포일러 없이 정리하자면--


에단 마즈: 2년전 큰아들을 잃은 후 둘째아들마저 오리가미 킬러에게 납치당한 아버지. 이따이계 담당.


매디슨 페이지: 악몽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여성 저널리스트. 에로, 액션 담당.


노먼 제이든: 최첨단 과학수사 시뮬레이터 ARI를 장비한 FBI 요원. 과학수사, 액션 담당.


스캇 쉘비: 오리가미 킬러의 흔적을 쫓는, 천식을 앓는 사립탐정. 멀티, 액션 담당.

간만에 차세대기에 걸맞는 본격 어드벤처 게임이 나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킵같은 보강 좀 하면 차후에 다른 어드벤처 게임들도 참고할만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고 가격도 제법 떨어졌으니 PS3를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꼭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남성분들이 좋아하실만한 에...에로도 제법 있고!


가령 매디슨의 꽃뱀질 용돈벌이 현장이라던가....노, 농담이우!;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