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2010. 5. 31. 22:43

-실은 몇년 전 흡연자가 되어 보려고 시도한 적은 있지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처참하게 실패. 하긴 부모님부터 술, 담배를 전혀 못하시니 유전자라고 체념.

-편의점의 주 수익은 동서고금 어디나 담배가 아닐까 생각됨. 캐나다에서 담배 팔아본 자의 경험이랄까. 사실 권한있는 점장도 아니고 그냥 알바생이었지만, 담배가 잘 팔릴수록 무슨 맹독을 파는 느낌이라 찝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술이나 담배 구입시 신분증 확인을 요청할 때 불쾌해하는 손님이 많다고 하는데, 문화...라기보단 사회적 환경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지만 캐나다에서 신분증 확인을 부탁하면 남자손님은 무덤덤하게 내놓고, 여자손님들은 오히려 되게 좋아했다. "나 그렇게 젊어 보여요? 까르르~"
 
-흡연율을 낮추려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가들이 몇 있는데, 가령 캐나다의 경우 일단 담배값이 비싸고, 툭하면 가격 인상하고 (그것은 국가가 돈 벌기 좋은 방법), 담배각에 니코틴에 쩔어 문드러진 폐라던가 좀비화되어가는 이빨같은 혐오사진 혹은 아기, 어린이같은 죄책감 유발사진을 부착하는 것을 의무화(실제로 나름 효과가 있는 듯한 것이, 더러운 이빨이나 어린이 사진이 붙은 담배각을 건네주면 바꿔달라는 손님이 가끔 있었음. 특히 여자손님...뭐, 그래도 사갔지만;), 금연공간 확대(식당에서도 금연)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물론 치솟는 담배값에 "이거 진짜 끊어야 하는데..."라고 중얼거리면서도 지갑을 여는 손님이나, 실내 금연공간 확대 때문에 혹독한 캐나다 눈보라 속에서 덜덜 떨어가며 담배를 피우는 족속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런 추한 꼴 겪기 싫어서라도 흡연을 멀리하게 되는 효과는 있을지도.
 
-퀘백주 담배값이 다른 캐나다 주보다 비쌌던 이유는 1976년 몬트리얼 올림픽 때 경기장(The Big O라고도 함. 모 로봇과는 상관없음.)에 든 예산이 어마어마했고 올림픽 자체도 냉전 때문에 엄청난 손해를 봤기에 그 빚을 갚느라 시행되었던 것이다. 결국 2006년 그러니까 30년만에 다 갚았음(...) 디자인 도시 계열 정책의 가장 잘못된 예.

-[헤어스프레이] 오프닝을 보면 60년대임을 나타내어주는 몇가지 코드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술집에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임산부들이었음. 흡연의 유해함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시대상+블랙유머적 효과.

-손에 담배갑을 쥐고 담배 한 개피를 꺼내놓은 상태에서 "나 피워도 돼?"라고 묻는 건 참으로 가식적이거나 혹은 멍청해 보이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도저히 언행일치가 안된다. 우선 담배 피우려고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춘 상태에서 담배 피워도 되냐고 물어보는 건 (본인의 의도는 어쨌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거의 암묵적 협박이지 진정한 배려심에서 비롯된, 상대방의 허락을 구하는 예의바른 행동이 아니다. 진정성이 있으려면 아직 담배를 꺼내지 않는 상태에서 물어봐야 한다. 내지는 차라리 묻지도 않고 뻔뻔스럽게 뻑뻑 피워대던가. (그리고 그만큼의 공격도 감당하고) 꺼내놓고서 물어보는, 마치 "내가 이렇게까지 피우고 싶어하고 예의바르게 물어보기까지 했으니 어디 니가 거절하고 배기겠어?"같은 태도보다는(게다가 차라리 꽤나 친한 사이라면 "안돼!"라고 말할텐데, 그런 관계도 아닌 상대방이 거절하기 쉬울 것 같나) 그런 뻔뻔스러움이 차라리 낫다. 배려 있거나, 뻔뻔하거나 한쪽으로만 가라.

-한편으로 위의 무의미한 언행불일치적 행동이 비롯된 배경을 흡연자측 입장을 배려해서 따져보면 생리적 현상에 가까운 흡연충동에 자연스럽게 담배를 손에 쥐게 되지만 순간 사회적 제지가 걸려오며 궁색한 배려 발언 정도는 하다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듯. 안쓰럽기는 하지만 가능하면 다음부터는 생리적 현상인 배설충동에 엉덩이를 내리지만 그 순간 눈 앞에 사람이 있는 것을 깨닫고 "싸도 되요?"라고 묻는 상황과 비슷한 것이라는 점을 유념하고 담배에 손이 가기 전에 우선 물어보거나, 내지는 배째라 하고 피워버리는 것을 추천.

-...저렇게까지 말했지만, 사실 담배연기 인내력은 어느 정도 있는 편이고(동행이 정 피우겠다면, 참아줄 수 있다) 홍대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 중 하나도 흡연카페. 좌석배치가 여유로워서 그나마 참을만한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카페, 금연만 되면 완벽할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어쩔 수 없는 재수없는(??) 비흡연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영화, 2차원 등에서 담배가 일종의 복합적 코드이고 많은 경우 멋있게 연출되는 것은 사실이며 이것이 청소년 흡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사실이긴 하다. 그렇다고 울버린을 금연시키려는 건 왠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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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