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2009. 12. 2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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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케이블 TV에서 스트레인저-무황인담 방영할 때

코타로에게 존대말 시킨 게 생각나네요(...)

집에 케이블이 안나와서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제보자 되시는 분의 목격담+상상으로 재구성...

...하니까 원래는 버릇없는 츤데레 초딩이었던 애가

단번에 재수없는 애새끼로 업(다운??)그레이드...;;

아무래도 아이가 어른에게 반말을 쓰는 꼴이 미덥지 않았던 윗 분의 조치로 여겨집니다만, 결과적으로 캐릭터 붕괴(...)에다 어른의 속 좁음만 드러내는 꼴이랄지.

이런 것은 사실 꽤 많죠, 번역 일하시는 분들 경험담 들어봐도...아무리 막 자랐고 배배 꼬인 아이라도 경어는 꼬박꼬박 사용해야 하며, 여자는 꼭 남자에게 존대말을 써야 한다던가 (심지어 배경이 21세기 미국이고, 직장 상사도 아니라 연인, 부부, 남매 사이라도) 그런 방침.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나 그런 번역 방침 세우는 분들이나 공통점이 꽤나 전근대적인 위계질서에 대한 집착적 애정(?)과 그 작품 자체의 맥락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과도하게 훈계적이고 조교적인 태도라고 할까요.

하이킥이 사실 15추 방송(...)이란 건 넘어가고 일단 공중파인 이상 언어에 신경을 쓰는 것은 중요하고 무엇보다 부모 입장이면 아이들이 TV의 나쁜 행실을 흉내낼까봐 걱정되는 것도 이해가 아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이 모든 발단이 방통위의 어떤 분이 자식/손주로부터 '빵꾸똥꾸'라는 말을 듣고 회복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라고 추정됨) 아이들은 이미 충분히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고, 18...뭐 이런 진짜 상소리보다는 훨씬 애교있는 욕설(?)이고, 작품중 맥락을 보면 해리라는 캐릭터의 형성과정에서 중요한 말이잖아요? 그런 고려도 없이 일방적으로 어른이 기분 나쁘다는 기준만으로 공공성을 핑계 대며 방송법 위반이라니, YTN 방송사고가 이해가 갈 정도로 어이없는 조치죠.

...생각해보니 스트레인저는 공중파도 아니라 시청율 얼마 나오지도 않는 케이블 방송에서 심야에 틀었잖아!
공공성 핑계도 안 먹히는 번역방침일세...

그래도 저는 실천적 관대주의를 목표로 하며 웃기는 소재를 제공해주기도 했으니 그냥 넘어가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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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