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2009. 8. 5. 22:49
원고중에 듣는 사운드트랙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구한 음원 중에 일본어판 [레 미제라블]이 있는데

여기서 [One More Day] 말입니다만, 도입부의 장발장의 파트에서

these men who seem to know my crime
will surely come a second time

(내 죄를 아는 그 남자들이
다시 여길 찾아 오겠지)

라는 가사가 있지요.
강도 테나르디에 일당을 자베르의 추격대로 착각해서 위기감을 느끼는 내용입니다.

근데 이게 일본어판에서는...

男たちはまた
俺を追いかける

(남자들은 다시
나를 쫓아 오겠지)

...라는...전혀 아무런 맥락 없이 그냥 남자들이 왠지 쫓아 온다는 식으로만...

괜시리 이런 게 연상되잖아....




그러니까...장발장은 19년 동안 감방 생활을 했구요...

힘이 장사라서 [기중기 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하구요...
 
18세기 감방에는 샤워실과 비누는 없었겠지만 그것이 상징하는 등짝이 없었을 리는 없구요...

즉 오랜 감방생활 동안 처음에는 험한 일을 겪다가 경험치가 쌓이면서 본의 하니게 짱(...) 먹어버린 장발장...

별로 그럴 의도는 아니었으나 타고 난 기운 덕분에 절륜대왕 기중기 장이라는 전설이 되어버리고

출소 후에도 그의 절륜함을 못 잊어서 쫓아오는 전과자들이 사실 자베르 경감보다 더 난감했던 것이다...!

아악~ 일판 레 미제라블은 썩었어!!!!!!
절대로 뭐시기한 원고를 하느라 내가 민감해진 건 아님

...다른 얘기지만 장발장 하면 늘 생각나는 게 어릴 때 읽은 조선일보 칼럼에서 마광수 교수가 레 미제라블을 평하면서 장발장이라는 인물은 너무 비현실적으로 가식적이고 위선적이다, 그 증거로 왜 코제트를 안 건드렸냐, 마리우스에게 주기 싫으면 자기가 먹으면 되잖아~라는 키잡설을 토대로 한 비판을 했는데

씁 키잡만이 남자의 로망은 아니잖소 완전소중 나의 마돈나라는 것도 있는데...라고 대꾸해주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19년 감옥에 있던 덩치남의 처지를 마교수님이 너무 간과한 게 아니신가 싶습니다 흑(...)

게다가 그 동안 뭔가 몹쓸병이 걸렸을지도...차라리 장발장 고자설이면 모를까 위선적이라는 건 너무하십니다.

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