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09. 6. 11. 17:59
 

...이 영화 최고!!!

영국/벨기에 합작영화. 벨기에의 관광도시 브뤼주에 두 명의 영국인, 레이와 켄이 도착하며 시작합니다.

거칠고 무식하고 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시비 거는 버릇이 있는 젊은 초짜 킬러 레이(콜린 페럴)은 첫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지만 그 과정에 실수로 어린 소년을 죽이고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한편 레이와 켄의 상관인 해리(랄프 파인즈)는 '어린아이는 죽이면 안된다'는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켄에게 레이를 죽일 것을 명령하는데...

원제는 [브뤼주에서]인데 왜 국내판에서는 저런 이상하게 무게 잡은 제목을 지어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국내판 제목에서 풍기는 액션 넘치는 범죄영화가 아니라 코메디입니다. 코메디 중에서도 엎어지고 재쳐지고 오버 떠는 슬랩스틱 계열이 아니라, 기막힌 대사와 절묘한 상황극이 배치된 블랙 코메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런닝타임은 107분인데(국내 극장 상영시에는 왠지 5분 잘렸다고 하더군요; 이해 불가...) 대본도 연출도 매우 훌륭해서 그만큼 몰입해서 보게 됩니다. 내용 전개와 대사 하나하나가 대단해서 괜히 제가 자세히 말했다가 스포일러 되서 망치느니 (저도 스포일러 모르고 영화를 봤으면 3배는 재밌었을 듯) 자세한 건 생략하고 직접 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그런 영화입니다. 연출 면에서도 미장센의 사용이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동화적인 도시의 풍경과 뻔뻔스러울 정도로 마이페이스인 도시 주민들도 매력적이라, 이국 도시 배경의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렇듯이 정작 도시의 주민들이 타자화되거나 배경으로 전락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물론 결정적으로 콜린 패럴, 브랜던 클리슨, 랄프 파인즈 세명의 쟁쟁한 배우들의 명연기가 캐릭터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영화를 살려줍니다. 특히 킬러임에도 나름대로 교양과 문화를 즐기려 하는 켄 역의 브랜던 클리슨이나, 잔혹하고 무자비한만큼 (입도 더러워 트레일러에서 대사 일부가 생략될 정도) 자신의 원칙에 철저한 해리 역의 랄프 파인즈의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코메디 영화지만 살인과 살인자를 다룬만큼 가볍게만은 볼 수 없는 (그렇다고 설교하거나 무게 잡으며 재지도 않는) 주제의식이 여러번 영화를 곱씹어보게 합니다. 어차피 돈 받고 사람 죽이는 킬러 주제에 어린아이를 죽이면 안된다는 기묘한 원칙이라던가, 실수라고 해도 저지른 일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진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죽이기까지 해야하나...라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언뜻 사소해 보이는 해프닝에도 인과 과정이 뚜렷해서 메세지성을 더 강화하기도 합니다.

뭐 그런 것을 떠나서 일단 영화로써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DVD 사서 두고두고 보게 될 듯.


...그나저나 [스트레인저] 때도 그랬고...점점 긴 영화에는 집중 못하는 몸이 되어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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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