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09. 4. 15. 11:54


모 언니 덕분에 시사회 얻어 봤습니다:) 문화비를 죄다 스트레인저에 탕진하는 요즘 너무 감사할 따름...

한줄 요약을 하자면 [무인 곽원갑] 30년대 버전이라고 할까요.

둘 다 실존했던 쿵후 고수가 주인공이고, 외세 침략기가 배경이고, 일본인 고수와의 대결이 있고...

망가진 중국의 자존심 회복이라는, 21세기 중국 정세를 생각하면 좀 위험하기까지 한 격한 애국주의 정서라던가, 일본 측이 비교적 정정당당한 무술가 일본인 한명과 과도할 정도의 개찌질 살인광 일본인(들)로 구성된 거나...
(물론 같은 일제시대 피지배 역사를 거친 한국 관객으로썬 끓어오르는 공감을 느낄테니 장점일지도?)

심지어 일본에 의한 독살 음모론이 도는 곽원갑과 달리 엽문의 사인은 확실한데도 애국주의적 비장함을 조성하기 위해 적잖이 무리를 하면서까지 기승전결의 결 부분마저 굉장히 유사하게 만들어 버려서, 마지막의 친절한(...) 전기적 설명이 첨부되지 않았더라면 대체 이소룡은 언제 가르친 거야?!--하고 급당황할 관객이 많았을지도...;

사실 이래저래 불평은 했지만(얻어 본 주제에...) 주인공 배우의 매력과 쿵후가 영화 최대의 강점이자 핵심이라는 점이나, 적절히 호쾌한 감수성과 무척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것도 [무인 곽원갑]과의 공통점입니다.

[엽문]이야말로 단아하고 차분하면서도 독특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특유의 담백하고 절제된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견자단의 확고한 대표작으로 자리잡을 영화이자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견자단 팬은 필견.




견자단 팬은 무조건 보기!

간만의 정통 쿵후 무협영화라는 점도 가뭄에 단비같은 느낌입니다. 괜히 억지 로맨스를 꾹꾹 쑤셔넣은 만능 인터테인먼트 스펙타클 오리엔탈 환타지 전쟁사극보다는 차라리 이런 깔끔한 것이 좋지요. 유일한 여성캐릭터인 엽문의 처를 연기한 웅대림은 모델 출신인데, 서구적인 미모와 견자단보다 큰 키(...엽문에게 도전하러 온 무술가가 영춘권이 여자가 창시한 권법이라고 비웃는 장면이 있지만 너무 예민해서인지 키는 건드리지 않더라는;)가 특징.




대체 이 용모의 어디가 수수하다는 건지 불명...

다소 아쉬운 점은 이런 이종무술 대결구도에서 기대하는 것은 역시 각 무술의 특징이 확실히 나와주고, 그런 이질적인 기술들의 장단점이 부곽된 중에서 합이 부딪치고 자웅이 갈리는 교류로써의 대결이고, 쿵후와 가라데가 붙는다는 얘기에 그런 것을 기대했는데...정작 영화 속에서는 가라데가 그다지 특징적이지도, 솔직히 강하지도(...) 않게 나와서 유감이었습니다. 사실 VS일본 구도의 대부분의 중국 무협영화들이 좀 그렇기는 한데 일본무술에 대한 연구...내지는 최소한 그런 이종의 무술이 부딪쳤을 때의 임팩트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할까요. 물론 중요한 것은 "일본을 이겼다!"--라는 건 알겠는데 그만큼 적도 강해야 카타르시스도 더할 텐데(시대적 정황상, 국경을 넘어 주먹을 섞은 무인들간의 공감대 형성같은 스포츠맨쉽에 유사한 감동까지는 무리라도) 다소 유감스러운 점.

사실 초중반의 중국 무술가들끼리의 대결이 더 재미있고 볼만합니다.




...그런데 일본인 장교가 일본인으로 보이지 않아!!!
 
앞서 말한 '정정당당한 일본인 무술가' 미우라 역의 이케우치 히로유키의 캐릭터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게는 (당연히)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엽문과 호적수에게 존경과 호의를 표하는 미우라(사실 일본어 자체만 들어보면 훨씬 부드러운 뉘앙스인데 어째서인지 자막이 이상하게 번역되어서 전달이 안됨...) 사이에 끼어서 얻어맞기 싫은 나머지 오해(?)를 부채질하는(...) 중국인 통역자도 재미있었고...

그래도 미우라, 당신의 가라데는 너무 약했어. 그리고 통역이 있다고 해도 진정한 국제교류를 위해서는 몸소 외국어를 익혀야 상대방이랑 소통이 되고 성의도 전달되는 법이지. 그런 의미에서 라로우는 모범사례...?


사실 엽문인만큼 이런 것을 기대했는데...




이런...홍콩 가서 제자들 키운 건 해설로만 설명되고 끝이잖아!; 일대기가 아니었어!-하고 아쉬워했는데


[엽문2] 제작중이라는군요...


꼬마 이소룡도 나온다 그러고....

봐야지 어쩌겠습니까;;;

그나저나, 신창 이서문은 안 나오나...성질이 너무 드러워서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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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