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09. 3. 10. 16:21


"죽일 거야?" ~갸우뚱~

새삼스럽게 잭 스나이더에 대해 이런 말 하는 것도 지겹지만 비주얼적 집착+과잉+원작분석력&섬세함 결핍

뭐, 원작 팬이라면 한번쯤은 볼만하긴 한 비주얼입니다. 그런데 안 읽은 분은 이해갈 수 있을지 궁금.

토요일날 보고 왔는데 스트레인저 개봉일정 변경이 하도 심해서 이제야 리뷰 올리네요(...)

일단 원작이 워낙 방대하고 심오하니까 그걸 한 편에 정리한 노고는 인정할만 합니다. 시리즈물 안된 게 어디에요.

무엇보다 비주얼적으로 원작에 충실하려는 대단한 집착이 보여서, 캐스팅이나 의상, 소품 하나하나까지 살린 것이 눈에 띕니다. 아쉬운 점도 몇 군데 있었지만 (오지만디어스의 황금스러움이 대폭 하락되었다던가 나이트아울의 초큐티한 털망토라던가...그리고 더럽혀진 로어셰크의 옛 복장)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특히 코메디언이나 정신과 의사는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캐스팅이더군요. 중요한 대사나 장면도 다음에 나오겠지...하면 80% 각도와 구도 거의 그대로 나오는 편입니다. 타이밍이 적절했는지는 다른 문제지만(...)

단점이라면 과잉과 분배의 문제에 있습니다. 액션이나 섹스씬은 불필요할 정도로 과잉이다 보니 (주인공들이 진짜 초능력자-초인으로 보일 정도로 지나칩니다;) 거의 비효율적인 수준이 되고 (사실 보다보면 지겹...;) 반면 정작 중요해야 할 흐름이나 디테일 묘사에는 인색합니다. 광고감독 출신답게 재빨리 지나가는 교차편집에는 괜찮은 테크닉을 발휘하는데(오프닝 크레딧은 영화 전부틀 통틀어 최고의 부분입니다...그런데 이래도 되는 건가;) 아주 조금이라도 드라마적인 연출력이 요구되는 장면에서는 아주 괴롭습니다. 특히 명대사를 구겨넣으려는 대화씬에서 이런 한계가 명백히 드러나는데 A와 B가 대화하고 있다고 A와 B의 대갈치기를 교차편집하며 각자 명대사를 읊게 하는 연출의 반복이니 따분하기 그지없습니다. 게다가 대본도 관객의 이해력을 돕기 위해서인지 단순히 지적 수준을 의심해서인지는 몰라도 지나치게 설명해주고 해설해주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이게 꼭 필요한 설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기보다는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찬 섬세한 원작의 대사를 그대로 넣은 뒤, 아 그런데 이거 너무 어렵지 않나 하며 주석 해설 느낌으로 갖다 붙인 듯한 필이라는 겁니다.


결론은 원작팬은 비주얼 때문이라도 한번 볼만하지만, 그래도 엔딩은 봐주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잉이면서(시간도 과잉...무릎이OTL) 정작 필요한 묘사는 없어 수많은 은유가 상실되었다는 점도 아쉽.

그런데 닥터 맨하탄표 귀걸이 어디서 안 파는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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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