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2007. 9. 10. 22:58


클리어한지는 좀 되었지만 이제야 리뷰하는 NDS용 어드벤처 게임, 위시 룸입니다.
귀축안경은...학업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지만 이번 주 안에는 끝장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카일 하이드는 뉴욕 경시청의 형사. 어느 날 출동명령을 받는데...



명령에 따라 카일이 쫓게 되는 남자는 파트너였던 브라이언 브래들리...
오프닝에서는 이 둘 사이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어쨌든 카일은 브래들리를 향해 발포하고
브래들리의 몸은 바다 속으로 빠집니다. 이 일을 계기로 카일은 경찰을 그만 두게 되고, 그 후 3년이 흐르지요.



프롤로그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1979년 12월 28일,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호텔 더스크에 카일이 도착합니다.
표면상으로는 레드크라운 상회의 세일즈맨인 카일이지만, 사실은 틈틈이 상사 에드를 통해 들어오는
비밀스러운 의뢰를 처리하기도 합니다. 호텔 더스크에 온 것도 어떤 의뢰인이 두고 간 물건을 찾기 위해서죠.

그런데 이 호텔에서 카일은 옛 동료 브래들리의 흔적을 발견하고
호텔에 머무는 하루밤 동안 잠도 안 자고 브래들리의 단서를 찾아 호텔을 조사합니다.
호텔 안에 숨겨진 비밀들, 그리고 투숙객들이 감추고 있는 비밀들...
각각의 비밀이 밝혀질수록 브래들리의 존재에 점점 가까워짐을 느끼는 카일...
호텔 주인은 카일이 묶게 된 215호실을 [소원이 이루어지는 방-위시 룸]이라고 알려 줍니다.
새해를 몇일 앞둔 금요일 밤, 카일은 과연 염원하던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요?



...다른 얘기지만 절대로 주인공 얼굴 보고 게임 산 거 아니에요...라고 말해봤자 소용 없는 줄 아니까
80%는 주인공 얼굴 보고 게임 샀음을 이 자리에서 고백하겠습니다. (그리고 내 지름에 한점 후회는 없다!)

어쨌든 위가 통상적인 게임 화면입니다.
오른쪽이 말하자면 방 단면도로 방향키나 터치펜으로 카일(붉은 동그라미로 표시된)을 이동시키는 것이고,
왼쪽이 카일의 시점인 3D 화면입니다. 오른쪽 화면에서 관찰 키를 누르면



이렇게 특정 위치나, 특정 아이템이 클로즈업됩니다.



다른 인물과 대화할 때는 이런 식으로 표시됩니다.
간단히 말해 배경의 아이템을 두드려 조사하거나, 사람과 대화를 하며 정보를 모으고 진행하는 어드벤처 게임.
1시간 단위로 챕터가 나눠지는 식이며, 도중에 상식선 내에서 풀 수 있는 자잘한 퍼즐도 있습니다.
(터치펜 덕분도 있어 정말 상식선 내에서 풀 수 있음...본인같은 머리나쁜 게이머도 공략 없이 풀었으니...)
처음에 게임에 익숙하지 않을 때는 진행이 막힐 수도 있지만 곧 요령을 익히면 술술 풀리게 됩니다.

우선 이 게임의 장점이자 특징은 굉장히 정통파 조사형 어드벤처 게임이면서 DS의 기능을 잘 살렸다는 점이죠.
그냥 3D로 이동, 그것도 이런 작은 화면이면 길이 혼란스럽기 마련인데 위와 같이 이동이 간편하고
그러면서 조사 기능으로 3D의 장점을 잘 살리며 퍼즐도 상식 선에 가능하다는 점도 좋습니다.
또한 터치펜 기능을 사용해, 게임 중의 정보를 메모장에 적을 수도 있는 점도 편리합니다.

또다른 장점은 게임의 특이한 시각적 연출법.
배경은 의도적으로 색이 바랜 느낌의 칼라 3D지만 캐릭터들은 흑백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늘진 부분이 조금씩 움직이고, 표정에 따라 다양한 제스처를 하기 때문에 묘한 생동감이 있습니다.
굉장히 독특한 연출법이라 아마 [위시 룸]을 대표하는 가장 큰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보시죠. [위시 룸] 트레일러입니다.



음악은 좋게 말하면 게임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고 나쁘게 말하면 좀 존재감이 희미한데...사실 이 게임에는 딱 이 정도가 좋고 더 이상 임팩트가 강하면 오히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할테니 적절하다고 봐야 하겠지요.

이 게임의 단점...을 굳이 꼽는다면 캐릭터가 흑백이라는 점인데, 트레일러에서 잠깐 나오듯이 칼라라도 별로 상관없었을 것 같은데 흑백이다 보니 칼라 화면에 대비해 좀 답답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뭐 이 점도 익숙해지다 보면 괜찮고, 그만큼 이벤트상의 칼라가 귀하게(...) 느껴지며, 게임의 느와르적인 분위기 도모도 합니다.

그밖에 조금이라도 좋으니 음성이 들어갔으면 좀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애당초 대사도 많은 게임이니 풀 음성은 기대도 안 하지만, 이벤트 때나 내지는 인사말 정도는 음성으로 넣어주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게임의 편리하면서 흥미로운 구성과, 무엇보다 (다소의 우연은 겹치지만 충분히 허용범위 내에 존재하는) 요즘 보기 드물게 짜임새 있는, 결코 가볍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와 게임 전체를 아우르는 씁쓸하면서도 서정적이고 희망적인 분위기는 간만에 충실한 미스테리 어드벤처를 했다는 만족감을 줍니다.
사실 플레이하는 도중에는 평범한 어드벤처라는 생각이었지만, 엔딩으로 가까워지며 모든 단서와 실마리가 하나로 묶이고 게임의 처음과 연결이 되며 깔끔하게 귀결되면서 가슴께가 싸아한 감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NDS를 가지고 있고 어드벤처 게임이나 미스테리를 좋아하신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영문판도 있으니 일본어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부담없이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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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게임 이미지 구하느라 돌아다니다가 보니, 두번 클리어하면 베스트엔딩이 나온다고 하는군요.
마침 역전재판4를 사두고도 이상하게 손이 안 잡혀 NDS 썩혀두는 중인데 잘 됐군요, 뭐...다시 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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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