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07. 6. 9. 03:14

PD 중 한명이 일본인이라 그런지 금성무가 사마노스케라 그런지 일본어 엔딩곡인 하마사키 아유미의 Secret.

사실 전혀 극장에서 영화 볼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봤습니다.
말하자면 압박 일상에 대한 작은 저항...이라고 쓰고 도피라고도 하죠.
게다가 무엇보다! 조위 옵하가 나오지 않습니까!!
강동원 저리가라! 급의 정통파 슬픈 눈! 양조위 옵하!
울어머니 말씀으론 명 짧을 것 같은!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남자!
플러스 사실 별 관심은 없지만 금성무도 나옴!
일본어 연기가 아니니까 괜찮겠지...
...라는, 배우에 대한 정보 외에는 아무것도 없이 본 [상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스터의 숨막히는 두뇌게임...은 뻥이고
하지만 그래도 결코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었다는 것.
감독들이 무간도 감독이고 양조위까지 나와서 그와 비슷한 걸 기대하시던 분들은 실망한 모양이지만, 그냥 다른 영화다...라고 생각하고 보면 (저같은 경우 전혀 의식을 안했기에;;) 좋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가치는 무간도틱한 홍콩 느와르가 아닌 거죠.

[상성]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안경 양조위 하아하아...

사실 극중에서도 이중적인 인물이라 그걸 암시하기 위해 안경을 꽤 오래 끼고 있고, 성공한 엘리트 형사반장이라는 설정이라 양복도 좋은 거 입고 머리모양도 단정하고 전체적으로 이지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의 엘리트 경찰...



또 봅시다 하아하아

과연 그 안경 낀 모습이 너무 자극적이라 공개 스틸컷에도 안경이 얼마 안되나 봅니다. (거짓말!!!)
한마디로! 양조위의 모에 안경 모습을 보고 싶으면 극장으로 오라! 홍콩 최초의 안경모에 영화!

...죄송합니다 뻥입니다 제대로 쓰겠습니다....


홍콩의 형사 유정희(양조위)와 아방(금성무)는 선후배 사이이자 둘도 없는 파트너입니다. 그런데 아방의 연인이 그에게는 아무 말 없이 자살을 하고, 충격을 받은 아방은 사직서를 내고 방황하지만 유정희의 도움으로 간신히 사립탐정으로써 생계를 꾸려갑니다. (비록 알콜중독증이 되었지만.) 한편 유정희의 장인과 집사가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터지고, 경찰에서는 이 사건을 단순한 강도살인으로 결정짓지만 뭔가 수상한 것을 눈치챈 유정희의 아내, 숙진은 아방에게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줄 것을 의뢰합니다.

사실 캐치프레이즈나 광고와는 달리 범인은 애당초 쉽게 밝혀집니다. 말하자면 사건 발발부터 스토리가 시작하는 콜롬보 타입의 스토리를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영화의 포인트는 결코 누가 했냐-whodunit이 아닌, 왜 했냐-whydunnit-그리고 진실을 추격하는 자와 범인 사이의 긴장감과 심리전입니다. 정확히는 이 영화의 경우 전체적으로 드라마에 치중을 많이 둔, 정서적인 면과 분위기를 강조한 쪽입니다. 그래서 여성 캐릭터-특히 유정희의 아내인 숙진(서정뢰)의 역할의 중요성과 비중도 상당하고, 사건 자체보다는 그것이 인물들의 심정에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감정의 흐름을 따르며 감성적인 레벨에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면 더욱 효과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홍콩 느와르의 장르적 요소들을 몇가지 활용하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신파적인 드라마의 요소가 더 강한 영화입니다. 우울하고 도회적인 멜로드라마라고 할까요.

금성무. 확실히 잘생겼음. 사마노스케를 벗어나려고 쌍커풀 수술했음. 아무튼 잘생겼으니 눈보신함.

저는 이 영화를 신촌 메가박스의 8관에서 봤는데, 커플 테마관으로 입구부터 벽의 무늬까지 하아트로 장식되어 있는 곳으로, 딱 데이트 영화 상영관인데 이 [상성]이 걸려 있어서 처음에는 좀 놀랐습니다. 연인들더러 오손도손 손 잡고 홍콩 느와르를 보라고? 설마 금성무*양조위의 퀴어영화?! 해피투게더 이후 간만의 퀴어영화인 거야? 단배산 보는 느낌으로 보라는 거냐? 등등등....실제 극장은 대부분 커플들로 꽉 차 있었지만 커플이든 뭐든 좋아하는 영화를 많이 봐주면 누구나 상관없습니다. 아무튼 영화를 보고 나서는....어느 정도 극장측의 선정에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쉬즈 더 맨같은 대놓고 하이틴 청춘 러브코메디스러운 영화가 있는데 무시하고 [상성]을 걸어놓은 센스는 모종의 뭔가가 작용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지만....) 감성이 강화된 드라마니까요. 피 튀는 잔혹한 범죄 장면과 긴박감 넘치는 추격씬이 나오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 영화는 멜로드라마이며, 좀더 정확히는 사랑과 믿음, 나아가서는 그것이 부서졌을 때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물론 금성무와 양조위둘이서 연애질한다는 건 아니고...(굳이 그렇게 읽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두 남자가 겪는, 좀더 확대하자면 그들 중 한명을 사랑한 한 여자도 얽혀버린 고통의 사슬이라고 할까요. 복수극이 서브플롯으로 지목되지만, 사실 영화의 포인트는 복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복수하는 자, 당하는 자, 진실을 알아낸 자의 마음에 각인되는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흔한 복수극을 조금 다른, 미시적이고 내밀한 관점에서 바라본 경우지요.

사운드트랙이 아주 인상적이고, 무엇보다 홍콩이라는 도시를 마치 또다른 중요한 등장인물처럼, 그 우울하고 차가우면서 혼란스러운 미추를 잡아낸 영상, 서로 잘 호흡을 맞추는 양조위와 금성무(젊고 아직은 희망적인 탐정의 역에는 금성무가 제법 잘 어울립니다. 양조위가 왜소한 체격-다리는 길지만-도 더해 가끔 더 어려 보이는 건 좀 당황스럽지만...), 오만가지 생각와 마음이 담겨 사람 심란하게 만드는 양조위의 눈빛 연기, 세련되고 도회적인 탐미성까지 느껴지는 연출(특히 금성무가 사건 현장에 도착해 흑백으로 사건이 재현되는 부분..) 및 훈남 배우가 투톱이라는 장점 때문이라도 꼭 보시길 추천하고 싶군요. 잔잔하지만 불안하고 암울한 분위기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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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