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2007. 6. 2. 16:39

타가메 겐고로 단편집 [천수에 사는 귀신/군지 (天守に棲む鬼/軍次)]. 정말 물건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만화 스캔해서 번역해서 올리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단순한 18금 야오이 레벨도 아닌 더 리얼한 수위의 이런 물건을 올렸다가는 세상의 편견으로 인해, 저는 변태 중의 초초초 쌍변태로 낙인 찍히고, 지금까지 쌓아둔 건전하고 우아한 이미지도 무너지고 말겠죠.
뭐 사실 그 이전에 귀찮고, 스캔하면 책이 손상되니 아까워서라도 못하겠고...
(사실 몇 페이지 직찍으로 보여주고도 싶지만 야하지 않은 장면 찾기 힘들어서...)
그 대신 염장...아니 감상 포스팅이라도 올려야 겠습니다.
제목의 이유는, 표제작인 [천수에 사는 귀신]과 [근육남]에서 연재한 연속작 [군지]가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죠.
표제작 [천수에 사는 귀신]은 시대극. 신하의 반역으로 3년간 옥에 유폐된 영주를 동생이 구하는데 이미......
넵...? 이미 뭐 냐구요? 그 정돈 알아서 상상할 수 있어야 이런 책을 보죠...
사실 다수의 입장을 생각하면 해피엔딩일지도....(라고 하면 너무 가혹한가...미안해유 영주...)
그리고 이 단행본의 백미 중 하나는 만화 감상도 있지만 텍스트로 된 작가 후기.
어떤 생각이나 의도로 그렸는지 설명하는데 만화 자체가 퀄리티가 높거나 어두울수록 뒤집어지는 데가...
예를 들어, 개별 단편 중에 개인적으로 좋았던, 무척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오오에야마 기담]의 후기.
"나름 소녀만화적 요소를 넣어봤습니다."에는 풉!-하면서도 그래그래, 왠지 납득...
게다가 데즈카 오사무의 [오니마루 대장]이 원안이었다는 고백까지.
..........물론 그렇다고 데즈카 오사무 오프모임에 들고 갈 생각은 없지만(그전에 들고 가면 안돼지 인마!!)......

또한 책 중의 유일한 연속작인 [군지].
직찍은 서비스다 위부인



작가가 나름 보이즈러브랍시고 그린 최초의 근육남 연재물 [군지]. 어디가 보이즈러브냐!--같은 태클은 작가에게.
아무튼 야하지 않은 페이지 찾느라 혼났음. 그나마 나은 건 [군지]는 야한 장면 아니면 때리는 장면이라...
한편 작가는 연재작으로 할 생각이 없어서 나중에 설정 맞추어 내느라 혼났다고 함.
아무튼 흑백 원고도 정말 깔끔하면서 연출도 잘 해서 부럽습니다.

원래 [근육남]에서 최초로 접한 작품이자 타가메 겐고로를 알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딱히 편마다 일정히 정해진 제목이 없고 매번 바뀌니 주인공 이름이 군지라는 이유만으로 동생들이 [군지 시리즈]라고 함부로 불러대서 작가가 정한 시리즈 타이틀도 안 나왔는데 멋대로 부르지 말라고 다그쳤지만 나중에 보니 작가 본인도 [군지 시리즈]라고 부르고 있어서 할 말이 없었다는 그 시리즈이기도 하죠.
어쨌든 내용은 한 고급 요정의 후계자인 불량 도련님 시게토과 요리장 군지의 십수년에 걸친 애증 SM극입니다.
양쪽에게 매우 파멸적이고 고통스러운 관계가 적나라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지는 수작이지요.
궁금하면 (성인이신 분들에 한해) 알아서 구해 보시고...그 진가를 말로 설명할 수는 없으므로...
하여간 이 [군지]의 후기 말입니다만.
작가 왈, [근육남에서 연재 제의를 받았을 때는, 나는 그 잡지를 완전히 보이즈러브 계열로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정말?! 내가 끼어도 괜찮은 거에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군지]는 나름대로 보이즈러브입니다.]

이 말을 듣고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거기 여자분, 웃지 말아주세요.] (정말로 이렇게 쓰여 있음!)



뭐...앞서 모 작품의 [소녀만화적 요소]도 처음엔 푸합...했지만 곧바로 뒤이어 납득이 간 것처럼, 순간적으로 웃어버렸으나 결국은 납득이 간 경우지만...어쨌든 작가 나름의 보이즈러브관(觀)에 의해, 애정 내지는 유사 연애감정이 들어가 있고, 두 캐릭터 중심이고, 한 쪽은 머리가 하얗고 다른 쪽은 머리가 검도록 신경 썼댑니다.



........!

그....그랬구나!!!!!!!!!

두 놈 중 하나는 머리가 검고 딴 놈은 희다는!!!!

그것이 BL의 기본 조건이었단 말인가!!!

앞으로 생존을 위해 BL을 그릴 일이 생기면 참고해야

뭐 어쨌든...작가는 저 점만 지키면 충분히 BL이라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좋을대로 멋대로 그렸다고 합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잡지의 색채를 배려하면서도 자기 색을 유지한 셈이니 본받을 데가 있기도....
단 하나, 엔딩을 BL식으로 내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합니다. 뭐 그게 작가 색채이니 더 어울리긴 하지만...
또한 연재 당시, 작가의 ○○털 그리는 경향 때문에, 잡지 아가씨들 사이에서 [가슴털도 팔털도 좋다! 하지만  ○○털은 좀....]하고  ○○털 논쟁이 일어나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고 합니다. 참고로 18금 BL정도엔 흔히 나오는 △△털이 아니라 ○○털을 말하는 것이니 [BL은 △△털도 안나오냐!]하는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나저나 고급요정의 요리장과 후계자인 방탕한 도련님...하니 딱 [맛의 달인]에 나올 법하지 않습니까...

고급요정 [미기와]의 맛이 변했다는 것을 아쉬워한 동서신문사 회장. 지로와 유우코에게 맛이 변한 원인을 알아내라고 한다. 조사해본 결과 2년 전 요리장이 갑자기 뛰쳐 나갔고 새로운 사장이 운영중. 아마 젊은 사장과 요리나 재료 거래처에 대한 충돌로 갈라진 것이 아닐까 추측해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는 지로와 유우코였으나 진상이 [12년 동안의 조교질]이었음을 알고 [당연히 관두지..]라고 납득해버리고 [미기와 요리장 복구] 건은 오리무중으로.

물론 [블랙잭]도 가능...

어느 날 블랙잭의 진료소에 듬직한 체구의 한 사내가 찾아온다. 그는 자신의 몸에 있는 흉터를 없애 달라고 요청하는데 그것은 가히 [결혼을 못할 몸]의 등급이라 보통은 성형을 선호하지 않는 블랙잭도 납득할 수밖에 없어 결국 수술을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수술을 하려는 찰나, 흉터를 낸 장본인이 진료소에 난입하는데...이 두 남자는 대관절 어떤 관계란 말인가? 과연 블랙잭 펀치는 방해꾼 시게토를 쓰러뜨리고 수술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인가?

전혀 어색한 데가 없군요. 음음....

사실 18금 장르가 개인 취향을 많이 타니 이 책도 아무에게나 추천하긴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추천하지 않기에는 아깝기도 하군요. 일단 판형도 크고 사실상 거의 무삭제라 (줄 그은 거...너무 짝아서 순 구색 맞추기...) 야한 게 좋다면 OK. 위험한 내용의 조교물을 어떻게 담담하게 그리는지 궁금하면 OK. 게이물 작가가 나름 보이즈러브를 시도하면 어떤 걸작이 나오는지 궁금해도 OK. 레벨업하고 싶어도 (...뭘?) OK. 작가 팬이라면 필히 구매할 것.

아아, 그리고 물론.

하극상이 좋아!--라던가 듬직한 남자들이 깔리는 게 좋아!!!--인 사람도 필시 구매할 것.
(뭐...생각해보니 예외도 한두개 있지만 대체로는....)

위부인 일단 이 포스팅을 임시 생일선물로 대신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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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