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2007. 4. 21. 01:02
류정한씨, 김무열씨 캐스팅의 A캐스팅으로 관람.
몇 주 전부터 K모님의 추천&예매 덕분에 봤습니다.
황량한 생활에 간만의 문화라이프를 주셔서 감사~
1924년의 레오폴드와 로엡 사건 (두명의 만 19세 시카고 법대생들이 니체의 초인 사상에 입각, 완전범죄를 하겠다는 이유로 어린아이를 납치, 살해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2인+피아노 반주의 뮤지컬입니다.
사실 미국에선 이유없는 살인, 사형제도, 변호사의 12시간짜리 공포의 명연설 등 전설적인 사건이지만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편이라, 국내 번역판 대사에서는 미국 원판과는 달리 캐릭터들의 이름이 나오지 않고 [나]와 [그]로만 처리한 것이 특이하면서 동시에 일종의 몰입도와 현장성을 증가시킵니다.
일단 배우 두명+피아노 반주만으로 거의 2시간 남짓 공연이라, 공연자들에게 있어 엄청나게 체력적으로 하드하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두 배우 다 매우 박진감 넘치는 연기를 펼쳐보여서 내내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특히 [나]역의 가창력은 굉장히 뛰어났습니다. 작은 무대라 연기자들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어 실제 상황과도 같은 생생함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내용을 보면...
극작가....
틀림없이 게이입니다...
아니면 제 손에 장을 지지겠습니다.
게다가, 뉴욕 공연에서는 무려 지가 주인공 역 해먹기도...바...밥맛 없어!-_-;;
아무튼 실제 사건을 공범 중 가장 동기가 모호했던 네이슨 레오폴드의 입장에서 (실제로 그를 분석하던 심리학자들도 동기-불명이라고 결론), 상당히 그럴 듯하면서도 흥미로운 해석을 이끌어낸...
야오이입니다.
절대 거짓말 아님.
이제 당당하게 야오이를 뮤지컬로 공연하는 시대가 왔구나...
뭐 다양한 것은 좋은 거죠.
덕분에 B캐스팅 쪽도 궁금해지고 말았습니다.
배우들의 열연과 음악, 두 인물들간의 밀고 당기기가 압권이라, 별로 야오이 취향이 아니라도 강추.

곁다리로 실제 사건 쪽 말인데...사실은 변호사인 클레어렌스 대로우도 전설입니다.
위에서 12시간짜리 명연설이라고 썼는데, 아마 한번에 12시간...은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원래 노동, 인권변호사로, 자신의 사형폐지론을 실천으로 강화하기 위해 이 사건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물론 워낙 악명높은 범죄자들을 변호해서 욕은 많이 먹었지만...저 사건이 해결난 직후에는, 백인 동네에 살던 흑인가족이 집 빼라며 집안으로 쳐들어오는 백인 폭도들을 향해 총을 발사해 한명이 숨진 사건에서 흑인가족 측을 변호, 오히려 배심원들의 인종차별적 경향을 되돌아보게 만들어 정당방위 무죄로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연극에는 언급되지 않지만 공범자 둘 다 부유한 유대인 가정 출신의 자제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범인이 밝혀지자, 미국 유대인 사회에서는 큰 파란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유대인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지, 이것으로 반유대주의적 움직임이 심해지면 어쩌나...라는...
마치 지금의 버지니아 공대 사건에 대한 한국 교민들의 반응처럼요.
과잉반응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역으로 평소에 그만큼 일상적인 차별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쓰릴~미~
쓰리이이일~미이~~~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 노랫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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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바우치